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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육수를 우린다
#. 냉이 새조개 샤브샤브 재료
- 샤브샤브 육수
다시마 육수 한 냄비, 대파 3뿌리, 양파 반 개, 다시용 멸치 한 줌, 건새우 한 줌, 손질하고 나온 큰 새우 껍데기, 표고 버섯 1개, 마늘 5~6알, 생강 한 톨, 국간장 1스푼, 우스쿠치 간장 1스푼(없으면 국간장으로 대체), 소금 약간
- 샤브샤브 주재료
새조개, 큰 새우, 낙지(또는 문어) 한 마리, 마무리는 쌀국수
- 채소류
냉이, 아기배추(혹은 봄동), 청경채, 미나리, 대파, 버섯류(팽이, 느타리, 표고 등)
- 소스류
칠리소스(또는 초고추장), 회간장과 고추냉이
※ 참고(중요)
- 꾼의 레시피는 밥숟가락으로 계량하고 있다.
- 샤브샤브 육수는 먹으면서 양이 줄어드니 큰 냄비에 충분히 낸다.
- 다시마 육수는 찬물에 다시마를 충분히 넣어 냉장고에서 하루 정도 우린다. 끓이면 쓴맛이 날 수 있으니 끓기 시작하면 다시마를 버린다.
- 대파 3뿌리는 반으로 잘라 흰 부분은 육수를 우릴 때 쓰고, 파란 부분은 다른 채소와 함께 샤브샤브 재료로 낸다.
- 껍질을 까지 않은 통 새조개는 1kg당 2인분을 잡으면 된다. 손질 새조개 1kg이면 3~4명에서 먹을 수 있다.
- 손질 새조개는 반드시 바닷물에 세척해야 한다. 바닷물이 없으면 소금물에라도 세척해 놓자.
- 큰 새우는 주로 흰다리새우, 아르헨티나 붉은 새우, 국산 대하 등으로 준비해 껍질을 깐 다음, 이쑤시개로 내장을 떼서 세척해 둔다.
- 새우를 손질하고 나온 껍질은 육수용으로 쓴다.
먼저 큰 냄비에 육수용 재료를 모두 넣고 한소끔 끓입니다. 끓기 시작하면, 제일 먼저 다시마를 건진 다음 냄비 뚜껑을 연 상태에서 중약불에 10분간 끓입니다. 10분 정도 끓였을 즈음에 떠오른 거품과 육수용 건더기를 모두 걸러냅니다.
마지막으로 간을 맞추는데 저는 우스쿠치 간장(일본에서 맑은 육수를 낼 때 쓰는 국간장) 1스푼과 국간장 1스푼을 넣어 간을 본 다음, 모자란 간을 소금으로 맞추었습니다. 간은 심심하게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샤브샤브 육수는 먹는 동안 계속 조려지면서 간이 세지게 마련입니다. 다 끓이면, 반만 사용하시고 나머지 반은 따라놓았다가 중간에 육수가 줄어들 때 보충하면 됩니다.
새조개는 깨끗한 해수에 씻어 물기를 털어내고 준비했습니다. 새조개 손질법은 관련 글을 참고하세요.
(관련 글 : 새조개 초간단 손질법(동영상))
마찬가지로 새우도 손질해 함께 놓았습니다. 새우 손질법도 링크로 올릴게요. (관련 글 : 새우(대하) 간단 손질 방법)
육수에 담가 먹을 각종 채소류는 흐르는 물에 잘 씻어서 물기를 털고 접시에 담습니다. 청경채는 세로로 반으로 가르고, 표고와 미나리는 먹기 좋은 크기로 준비합니다.
아기 배추와 냉이, 대파, 팽이버섯도 준비합니다.
소스는 칠리와 간장 고추냉이 두 가지면 충분하지요. 여기까지 했다면, 새조개 샤브샤브는 끝입니다.
육수가 끓으면 향긋한 봄 채소부터 넣고
새조개는 살짝만 담갔다가 채소와 함께 건져 먹습니다. 새조개는 순식간에 익으니 10초 이상 담가두지 마세요. 하지만 정말 좋은 새조개는 10초 이상 담가도 그렇게 질겨지지는 않습니다. 그런데도 새조개를 오랫동안 담가두지 말라고 하는 것은 새조개 특유의 달달한 즙이 국물로 빠지면서 온전히 느껴야 할 맛을 헤치기 때문입니다. 될 수 있으면 속으로 열까지만 세고 꺼내는 것이 좋습니다.
새조개, 미나리, 아기 배추, 냉이 등 봄이 제철인 재료가 한 접시에 모였습니다.
소스는 취향껏 찍어 먹으면 됩니다. 나중에는 이런저런 소스에도 찍어 먹겠지만, 처음만큼은 소스 없이 새조개의 은은하면서 향기로운 단맛을 음미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싱싱한 새조개가 연거푸 들어갔다가
몇 초 지나지 않아 바로 꺼냅니다.
냉이와 새조개의 이기적인 궁합. 이건 그냥 봄을 먹는 것과 다름이 없군요.
통통한 새우도 건져 먹는 재미가 있지요. 요건 어린 딸이 잘 먹습니다.
새조개 샤브샤브의 향연이 중반을 넘었습니다. 이제 산낙지를 준비합니다. 보통은 밀가루에 빡빡 문질러서 헹구는데 빨판이 너무 깨끗하니 그냥 넣기로 합니다.
미안하지만, 우리 가족의 보양을 위해 희생해다오.
그 모습을 근심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는 어린 딸. 살아있을 때 손으로 콕콕 만지면서 신기해했는데 이제는 불쌍한 감정이 교차했을 겁니다. 동화책에서나 보던 낙지와 문어를 실물로 접했을 때의 호기심. 그 호기심이 이제는 측은함으로 변했기에 낙지를 거부할 줄 알았는데 웬걸요? 잘게 잘라준 낙지를 폭풍 흡입하는 것입니다. 새우보다 더 잘 먹으니 깜짝 놀랐죠.
낙지가 들어가고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국물 색이 발그스레해졌습니다. 이 타우린 덩어리는 금방 익습니다. 육수가 다시 끓을 때까지 놔두면 안 됩니다. 한두 번 뒤집어주다가 바로 앞접시에 건져서 가위로 잘라 놓아야 합니다. 그걸 개인이 추가로 담가서 먹어야지 여기서 모두 익혀 먹겠다는 생각이면, 낙지는 금새 질겨질 것입니다.
낙지 알입니다. 낙지 산란은 늦봄부터 시작하는데 알은 이미 어느 정도 차 있습니다.
우리 가족은 칼국수보다 쌀국수를 더 선호해서 마무리는 쌀국수로 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도 너무 배불러서 죽은 생략했어요. ^^;) 그러고 보니 이 글에서 특별한 레시피나 비법 전수는 눈에 씻고 찾아봐도 없네요. 제가 한 건 별로 없고, 재료들이 알아서 맛을 내주니 말입니다. 그저 새조개 샤브샤브라는 이제는 익숙한 제철 음식에 살포시 숟가락만 얹는 기분이라 미안합니다.
냉이와 합을 맞춘 새조개 샤브샤브는 가히 봄의 식탁다웠습니다. 씹으면 쩍하며 혀에 달라붙는 새조개의 달달한 육즙, 그 사이로 냉이의 향긋함이 내쉬는 코로 젖어 듭니다. 냉이와 새조개의 서로 다른 식감도 일품입니다. 이렇게 가족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먹고 있으니 드디어 봄이 오는구나 싶습니다.
사실 제철 식재료만으로 봄 향기를 맡기에는 우리 모두 힘들고 암울한 시기를 겪었습니다. 그래도 오늘 아침 '그 소식'을 접하고 나니 진정한 봄날이 오고 있음이 느껴지더군요. 마냥 춥고 어둡기만 할 줄 알았던 긴 터널이 이제 끝나나 봅니다. 저 멀리 희미하게 새어 들어오는 한 줄기 빛을, 봄이 준 선물을 이제는 편안히 받아들입니다.
지금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냉이 새조개 샤브샤브'는 그래서 혀가 아닌 마음으로 느끼고 싶은 봄맛인지도 모릅니다. 아직 새조개 시즌이 유효합니다. 앞으로는 길어야 한 달이죠. 새조개가 본격적으로 산란기에 접어들면, 알을 채우는 대신 육이 줄고 맛도 빠지니까요. 봄이 가기 전에 새조개 사브샤브로 봄의 식탁을 완성해 보기 바라면서 꾼의 레시피는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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