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 제주 도두항

 

이날은 1박 3일 갈치 낚시를 위해 모처럼 제주도로 내려왔습니다. 하긴 모처럼이라 하기에는 올해 제주도 출조만 네 번째. 올해 갈치 낚시는 지난 5월에 한 번 하고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연중 갈치 낚시가 되는 제주도지만, 그래도 6~12월은 놓칠 수 없는 시즌이니 제목에서 쓴 것처럼 지금 가면 누구나 잡을 수 있는 것이 제주도 은갈치이기도 합니다.

 

 

제주도의 은갈치 낚시는 수도권에 사는 낚시인들을 위한 패키지로 시스템이 되어 있습니다. 공항에서 도두항까지 버스 픽업을 하고요.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1인 1쿨러가 제공됩니다. 그러니 무겁고 짐만 되는 아이스박스를 가져올 필요가 없겠지요. 또한, 저처럼 일 년에 갈치 낚시를 1~2회만 하는 사람들은 고가의 장비를 갖추기가 부담스럽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대여 시스템이 되어 있다는 것도 낚시 짐 없이 가볍게 다니기에 좋습니다.

 

이날 저는 배낭 하나에 옷 가방 하나만 들고 왔습니다. 올 땐 가볍게, 갈 때는 아주 무거워야 하는 것이 갈치 낚시의 매력이죠. 참고로 낚시를 마치면 잡은 갈치들을 스티로폼 박스에 포장해 가져갈 수 있습니다. 20~30kg 이상 잡으면 아예 화물 항공편으로 보내기도 하죠. 저녁밥과 아침밥이 제공되고, 밤새 낚시를 했으니 사우나가 제공됩니다. 저는 이틀 연속 갈치 배를 타기로 했으니 사우나를 하고 찜질방으로 향하겠지요.

 

이러한 이유로 여수 쪽 갈치 배보다는 비용이 조금 비싸지만, 태워주고 먹여주고 씻겨주고 재워주면서 무엇보다도 운전 부담이 없고 비행기로 신속하게 오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봅니다. 이날 김포 제주행 항공권은 왕복으로 8만 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운전 안 하고 기름값과 톨비 안 들고 이 가격에 제주도를 오갈 수 있으니 세상 참 좋아졌지요.  

 

 

제공된 쿨러에는 얼음이 한가득 들었습니다. 이날은 태풍이 지나간 터라 날씨가 매우 좋을 것으로 예보가 되었습니다. 내일 새벽에 입항할 즈음에는 이 쿨러가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제가 가져온 소품은 세 가지입니다. 낚싯줄을 자를 수 있는 쪽가위, 삼치나 만새기가 걸려들었을 때 날카로운 이빨을 피해 바늘을 뺄 수 있는 플라이어, 그리고 잘 갈아놓은 식칼입니다.

 

 

배에서 제공하는 물과 캔커피, 꽁치 미끼입니다. 위치를 확인해 두고요.

 

 

오후 6시 출항

 

그런데 갈치 낚시는 첫날부터 꼬이고 말았습니다. 원래 출항 시각은 오후 5시인데 청주에서 오는 손님이 항공편 지연으로 완전히 늦어버렸습니다. 그 바람에 5시에 출항해야 할 배가 6시에나 출항하게 된 것. 출항이 늦으면 늦을수록 좋은 자리는 다른 배들에 빼앗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 넓은 바다에 대충 자릴 잡아도 잡힐 것 같은 게 갈치라지만, 실제로는 가볍게 여길 문제가 아니지요. 늦게 출항한 대가는 생각했던 것보다 혹독합니다.

 

고등어, 삼치, 만새기 등 채비를 휘감는 어종의 습격은 기본이고요. 이날은 사리 물때라 조류가 매우 강할 때입니다. 다른 배들은 조금이라도 조류가 덜 가는 곳에 대겠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는 우리 배는 시냇물처럼 콸콸 흐르는 곳에 배를 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옆 사람과 채비 엉키고, 낚시 효율은 떨어지고, 조과도 동반 하락하는 등의 악재가 겹치겠지요. 아~ 낚시 시작도 안 했는데 처음부터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불길한 생각은 이쯤에서 떨치자! 모처럼 제주도까지 왔으니 힘내서 열심히 낚시 아니 조업해야죠.

 

 

썰어 둔 꽁치 미끼

 

배는 30분을 달려 바다에 풍을 놓습니다. 사람들은 채비하랴 꽁치 썰어다 놓으랴 아주 분주합니다. 저는 꽁치를 한꺼번에 많이 썰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세 마리씩 가져다 썰었는데요. 시간이 지나면 남은 꽁치살이 흐물흐물해지면서 바늘에 쉽게 떨어져나가고, 미끼로서 기능이 떨어짐을 느꼈습니다. 이번에는 두 마리씩 가져와 썰었는데 이렇게 하면 일곱 개의 바늘에 꿰고 위 사진만큼만 남습니다. 7단 채비를 쓰는 사람들에게는 2~3번 던질 수 있는 양이라 적당하죠. 

 

 

이날은 수심 30m부터 시작했습니다. 채비 들어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낚싯대가 쿡쿡 거립니다. 올커니 왔구나 싶었는데 낚싯대가 오도방정을 떠는 것이 영 조짐이 좋지 못합니다.

 

 

쓸만한 삼치 한 마리가 올라온다

 

올려보니 삼치 한 마리가 매달렸습니다. 갈치 낚시에서 흔히 보는 삼치지만, 우리의 장바구니 물가는 사정이 좀 다르지요. 요즘 제철 맞은 삼치 값이 장난이 아닙니다. 마트에서는 이보다 작은 삼치 한 마리가 8,000원이나 합니다. 그러니 이런 건 많이 잡을수록 (개)이득일 것입니다. ^^; 갈치도 갈치지만, 삼치 많이 잡아 오라는 아내의 어명도 있었으니 최대한 챙기는 것으로 ㅎㅎ

 

 

줄삼치를 낚은 상원아빠님

 

이날은 오랜만에 상원아빠님과 함께했습니다. 현재 상황은 갈치보다는 삼치나 줄삼치가 걸려들어서 여기저기 채비가 엉켜서 올라오는 광경을 종종 봅니다. 삼치는 그나마 덜한데요. 이놈의 줄삼치는 덩치가 크고 워낙 활동성이 좋아 한 마리만 걸어도 바로 올려야 채비 엉킴을 피할 수 있습니다.  

 

 

더블 채비를 사용 중인 갈치꾼

 

그렇게 우리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삼치와 줄삼치를 낚고 있을 때 혼자서 조용히 은갈치만 낚는 분이 계셨으니, 맨 앞 선수에 선 소위 '갈치 선수'입니다. 이 갈치 선수분은 12단 채비를 두 개나 가용하고 있었습니다. 일명 더블 채비라고 하지요. 갈치 낚시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채비입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채비를 내리고 입질 받는 동안 또 다른 12단 채비에는 미리 미끼를 꿰놓습니다. 입질을 충분히 받으면 갈치들이 대롱대롱 매달릴 것을 상상하면서 채비를 올리겠지요. 다 올리면 갈치 거두기 전에 채비만 똑 때다가 잠시 걸어두고요. 미리 준비한 또 다른 채비를 연결해 갈치 유영층으로 내립니다. 입질 받는 동안 좀 전에 잡아둔 갈치를 수거하겠지요. 미끼도 미리 꿰놓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 두 개의 채비가 쉼 없이 돌릴 수 있고. 이런 작업을 무한 반복하면, 남보다 2~3배 이상의 조과를 거둘 수 있겠지요.

 

말은 쉽지만 엄청나게 부지런해야 합니다. 게다가 거기에 따른 부작용도 있습니다. 더블 채비 옆에 선 사람은 상대적으로 조과가 떨어지는 편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 분 옆에 섰는데요. 그래서 좀 불안하긴 합니다. ^^; 하지만 선수에 선 사람이 갈치를 잘 잡아야 집어가 돼서 뒤쪽 사람들의 조과도 좋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선사에서는 낚시를 잘하는 선수(選手)를 선수(船首)에 세우려고 합니다.

 

 

내게 낚인 3.5지급 갈치

 

이어서 제게도 갈치가 낚이기 시작하는데 첫수부터 쓸만한 씨알이 올라와 기대를 더욱 높입니다. 

 

 

오후 8시, 저녁 식사

 

선사에서 제공하는 밥입니다. 사실 갈치가 한창 낚이기 시작할 때라 식사도 거르는 분들이 꽤 됩니다. 식사도 대충 먹고 일어나기 마련인데요. 꾼들의 그러한 식습관(?)을 의식해서인지 선사도 대충 후루룩 말아 먹을수 있게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냅니다. 이러면 식사 시간이 꽤 단축되겠지요. 다들 갈치가 고픈 사람들이다 보니 식사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그래도 저는 끝까지 꾸역꾸역 먹고 힘내서 할 겁니다. 속이 비면 나중에 멀미가 올 수도 있으니까요.

 

 

식사를 하면서도 저의 시선은 초릿대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초릿대가 꾸부정하게 들어간 것으로 보아 이번에도 갈치가 매달린 모양입니다. 올려보니 기분 좋은 4지급 갈치가 올라옵니다.

 

 

상원아빠님은 네댓 마리를 한꺼번에 수확합니다.

 

 

저는 마릿수가 떨어지는 대신 한 마리를 올려도 요런 씨알이 올라와 주고 있습니다. 백화점 가면 이런 은갈치 한 마리가 얼만지 아시지요? 하여간 갈치 낚시를 오면 왜 자꾸 배춧잎으로 생각하게 되는지 ^^;

 

 

여기서는 작은 갈치가(이것도 마트에서 몇천 원은 할 텐데 ㅎㅎ) 미끼가 됩니다. 동족의 살도 가차 없이 물어버리는 갈치 습성을 이용한 것이지요.

 

 

꽁치 미끼에 반응이 미적지근할 때 갈치를 뼈째 썰어다 꿰면 바로바로 입질이 들어옵니다. 희한하게도 삼치나 고등어보다는 갈치, 그것도 씨알이 좋은 갈치가 달려들 확률이 높아지니 갈치를 아낄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갈치가 갈치를 부르는 것인지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 아무래도 갈치의 은비늘이 물속에서 야광처럼 빛나면서 녀석들의 주의를 끌기 때문이란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면 이렇게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시판되는 제품 중에는 집어력을 향상하기 위해 루어(인조미끼)에 향을 가미한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갈치 은비늘 성분처럼 물속에서 반짝거리는 성분을 가미해 꽁치 미끼에 뿌리면 갈치 미끼를 쓴 것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듭니다. 

 

 

갓 낚은 고등어도 미끼로 써봤지만, 적어도 이날은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날 꽁치 미끼가 잘 듣는지, 고등어나 갈치 미끼가 잘 듣는지는 그날 상황마다 달라집니다. 실험해서 그날 반응이 가장 빠른 미끼로 하는 것이 쿨러 조과의 지름길이겠지요.

 

 

고등어와 줄삼치

 

이번에는 고등어와 줄삼치가 나란히 걸려들었습니다. 일단 줄삼치가 걸리면, 초릿대가 심하게 요동치고 심지어 대가 펴지기도 합니다. 1kg짜리 추를 들었다 놨다 할 만큼 물속에서 심하게 발버둥 치니 이대로 놔두면 채비고 뭐고 다 엉키므로 서둘러 올려야 합니다.

 

고등어는 우리가 참고등어라 부르는 표준명 고등어와 망치고등어(점고등어)의 교배종으로 보입니다. 망치고등어의 특징이 배에 있는 자글자글한 반점인데 이 녀석은 그런 점이 거의 없는 대신 몸통 중앙에 일렬로 난 점들이 있죠. 개인적으로 망치고등어나 그 유전자가 섞인 고등어는 미끼로 쓰고 참고등어만 챙깁니다. 조림은 모르겠는데 구워서 먹으면 확실히 맛의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삼치(위)와 줄삼치(아래)

 

밤이 깊어갈수록 갈치가 잘 물줄 알았는데 이날은 늦게 출항하는 바람에 제주 해역을 빙 둘러싼 갈치 배 중 가장 후미에 섰습니다. 그 결과 조류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갈치보다는 삼치 종류가 많이 걸려드는 모양새입니다.

 

모름지기 갈치 낚시는 조류가 세지 않아야 합니다. 날을 정해서 출조할 수 있다면, 보름달이 뜨는 사리 물때보다 반달이 뜨는 조금 물때가 훨씬 유리합니다. 같은 사리 물때라도 보름달이 훤히 뜨는 날보다는 달이 뜨지 않는 그믐달이 유리하고요.

 

 

한동안 잠잠해 뭐 하시나 봤더니 옆 사람들 엉킨 채비를 풀어주고 계신 상원아빠님. 

 

 

수면에 떠다니는 밧줄이 채비 진행을 방해하길래 건졌더니 그 밧줄에는 이런 치어들이 붙어살고 있었습니다.

 

 

밤 11시, 대삼치가 잡혔다

 

제가 이틀 연속 갈치 배를 타는데 첫날인 이날은 전반적으로 조황이 부진했습니다. 내일 얼마나 대박이 나려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 갈치가 나오지 않는 원인은 정말 다양한데 이날은 삼치와 줄삼치가 워낙 설쳐서 갈치 세력이 약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이 와중에 쓸만한 삼치가 나온 것은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곧 세 돌을 앞둔 우리 딸 반찬으로 생선만 한 것도 없으니까요. 이런 삼치를 차곡차곡 잡아다 한 토막씩 손질해서 보관해두면 반찬 고민도 줄고 얼마나 요긴한지 모릅니다.

 

 

삼치 이빨 좀 보세요. 정말 날카롭죠. 줄이 이빨에 쓸려 너덜너덜해지기도 합니다. 예전에 감성돔 낚시를 하러 홍원항에 갔을 때 일입니다. 시즌도 딱 지금인데요. 이른 아침에 삼치 떼가 들어왔는지 던지는 족족 물고 늘어지는데 다섯 번 걸면 한 마리나 겨우 올릴까. 나머지는 이빨에 목줄이 터져나가기 일쑤였습니다.

 

처음에는 이 현상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삼치 이빨이 날카로운 건 알지만, 보시다시피 이빨 간격이 넓습니다. 그 사이에 목줄이 끼는데 왜 터질까? 이번에 삼치를 올리면서 자세히 봤더니 줄 터짐이 이해가 가더라는 것입니다. 일단 삼치가 바늘에 걸리면 정말 혼이 나가도록 흔들어 댑니다. 마치 일부러 낚싯줄을 끊어내기라도 하듯이 말이죠. 그렇게 좌우로 비트니 낚싯줄이 이빨에 쓸릴 수밖에 없겠더군요.

 

참치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참치도 자세히 보면 이빨이 날카롭기는 마찬가진데요. 제가 이번에 몰디브에서 황다랑어를 낚으면서 느낀 것은 참치는 몸부림을 쳐도 이빨로 줄을 끊어내려 하기보다는 그냥 파르르 떨면서 죽어가기 바쁩니다. 확실히 줄을 끊으려고 대가리를 비트는 삼치와는 대조적이었죠.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던 갈치가 오래간만에 올라옵니다. 가을이라 갈치 씨알이 부쩍 좋아지기는 했는데 오늘은 마릿수 분위기가 아닌 듯합니다.

 

 

상원아빠님은 줄삼치에 혼쭐이 나고 있습니다.

 

 

표준명 줄삼치

 

줄삼치에 혼쭐이 나기는 저도 마찬가지. 게다가 이번에는 덩치급 줄삼치가 잡혔는데요. 입질 당시 눈으로 봤으니 바로 올렸지, 딴청 부렸다면 옆 사람 채비까지 다 휘감으면서 꽤 골치를 앓았을 것입니다. 휴~

 

참고로 줄삼치는 갈치꾼들이 가다랑어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어류입니다. 어류학상으로는 삼치보다 가다랑어에 가깝게 분류되어서 일본에서는 '하가쯔오(ハガツオ)'라 불리는데요. 우리나라처럼 어획량이 많지 않아서 시장에 흔히 유통되는 생선은 아닙니다. 그러니 줄삼치의 맛 또한 줄삼치를 가끔 혼획하는 어부나 낚시꾼으로부터 전해지는 풍문이 전부입니다.

 

줄삼치를 먹어본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딱 삼치와 가다랑어의 중간 맛이라고 기술되어 있는데요. 그래서 저는 포를 뜬 줄삼치를 무니엘(밀가루를 묻혀 굽는 방식)에 적합한 생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철은 가을부터 겨울까지이며, 선도가 좋은 것은 회로 먹어도 일품인데 문제는 워낙 성질이 급해 금방 죽어버리며, 선도 또한 금방 나빠진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줄삼치나 다랑어 종류가 올라오면, 회로 먹든 구워 먹든 일단은 깔끔한 맛을 위해서라도 죽기 전에 목부터 따놓는 것이 좋습니다. 기념 촬영은 그다음에 해야 할 일. 위 사진은 그러한 부분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새벽 3시

 

약 기운이 떨어지려는지 자정을 넘기면서 멀미가 살짝 올라오려고 합니다. 그 사이 상원아빠님은 두 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나와 컨디션을 회복한 반면, 저는 새벽 1시부터 갈치 두세 마리만 낚고 자야지 했던 미련을 못 버리고 3시까지 와버렸습니다. 그나마 물어주던 삼치도 뜸하고, 이제는 체력의 한계가 선명히 느껴지려고 합니다. 철수 시각까지는 1시간 반이 남았지만, 이제는 더 해야 의미가 없을 듯. 이제 그만하고 선실에 들어가 눈을 붙이기로 합니다.

 

 

이날 나의 조과

 

나중에 들어보니 제가 들어간 이후로는 입질이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절묘한 타이밍에 들어가 눈을 붙인 것은 마음의 위로가 되었지만, 쿨러를 보면 꼭 그렇지도 못할 것 같습니다. 이날 잡은 갈치 씨알은 전보다 나아졌는데 마릿수는 저조하였습니다. 대신 밑에는 삼치가 잔뜩 깔려있죠. ^^;

 

 

새벽 5시, 입항

 

기념 촬영을 서두릅니다. 잡은 생선은 모두 스티로폼 박스로 포장해 냉동 창고에 보관하기로 하고요. 우리는 이날 오후에 있을 두 번째 출항을 위해 쉬어가기로 합니다.

 

 

아직 해가 뜨지도 않은 캄캄한 밤이지만, 항구의 식당에는 갈치 꾼들로 만원입니다. 아침을 먹고요.

 

 

이제 막 먼동이 트기 시작했

 

버스가 데려다준 곳은 인근 대로변에 있는 찜질방입니다. 이곳에서 사우나를 하고 몇 시간 정도 눈을 붙이기로 합니다.

 

 

오후 5시 30분, 갈치 포인트에 도착

 

점심을 먹고 다시 출항합니다. 이렇게 보니 낚시가 아니라 완전 어부 됐네요. ^^; 전날에는 비행기 연착으로 손님이 늦게 오는 바람에 출항이 늦어졌고, 그 바람에 좋은 포인트를 다 빼앗겨서 갈치 조황이 부진했다고 한다면, 이날은 제시간에 출항해 선장이 원하는 포인트에 배를 댈 수 있었습니다. 과연 이날의 운명은 어찌 되었을까요? 다음 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 대장쿨러 가득 채운 제주도 은갈치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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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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