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에돔의 아가미뚜껑

 

벵에돔 낚시를 즐기는 분들은 국내 서식하는 벵에돔이 두 종류가 있음을 알고 계실 겁니다. 사진은 일반 벵에돔입니다. 보시다시피 아가미 뚜껑에 검은테가 없습니다.

 

 

긴꼬리벵에돔의 아가미뚜껑

 

사진은 긴꼬리벵에돔입니다. 아가미뚜껑에 검은테가 선명합니다.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은 습성이 서로 다르고 낚시 방법도 다르지만, 생김새가 비슷해 눈여겨보지 않으면 잘 모르고 지나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아가미뚜껑의 검은테는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을 구별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긴꼬리벵에돔의 특징인 (아가미뚜껑) 검은테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은 성장 속도가 느려 몸길이 40cm까지 자라는데 8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가미가 면도날처럼 날카로워지고 융모(벵에돔의 이빨 구조)가 단단해지는 시기도 이때입니다. 그래서 두 어종 모두 40cm가 넘어가는 성체라면 조심히 다루어야 하는데 특히, 긴꼬리벵에돔의 아가미뚜껑이 굉장히 날카롭습니다. 아가미뚜껑이 날카로워서 발생되는 위험성, 무엇이 있을까요?

 

 

긴꼬리벵에돔을 잘못 만져서 생긴 상처

 

#. 아가미뚜껑에 의한 안전사고

낚시로 잡은 고기를 다룰 때는 크게 세 가지를 조심해야 합니다.

 

1)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아가미뚜껑

2) 이빨

3) 지느러미 가시

 

제가 낚시하면서 느낀 점은 긴꼬리벵에돔이 날카로운 아가미뚜껑을 의도적인 느낌으로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낚시로 갓 잡힌 긴꼬리벵에돔은 처음에는 거친 숨만 몰아쉴 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사람으로 하여금 방심을 유도합니다.

 



그러다 사람이 손대려고 하면 자신에게 다가오는 물체에 시각적으로 반응해 본능적으로 팔딱거립니다. 무심코 잡았다가 아가미뚜껑이 스치기라도 하면 위 사진처럼 될 수 있는 것. 사진은 38cm급 긴꼬리벵에돔을 잡은 직후 무심코 들다가 다진 손입니다. 아가미뚜껑에 살짝 스쳐서 저 정도에 그쳤을 뿐, 제대로 쓸렸다면 심한 부상을 입었을지도 모릅니다. (상처 직후에는 후시딘, 상처 아물 때는 마데카솔 ^^;)

 

낚시 경력이 오래되었거나 맨손으로 산 생선을 다루는 숙련자도 가끔 다치는 부분이라 초심자는 더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이럴 때 가장 안전한 방법은 생선 잡는 립그립이나 집게 같은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지만, 갯바위 낚시꾼들은 대부분 갖추지 않고 출조합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수건으로 눈을 가리고 잡는 것입니다. 수건으로 눈을 가리면 발버둥 치는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벵에돔의 거친 브러쉬 같은 융모

 

#. 융모의 위험성

지금부터는 낚시할 때 조심해야 할 부분을 짚어봅니다. 사진은 몸길이 45cm에 달하는 일반 벵에돔의 융모입니다. 보시다시피 수직형 톱날 구조라 파래 같은 해초 따위를 뜯어먹기에 적합합니다. 다시 말해, 물고기를 물어뜯거나 삼키는 구조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벵에돔의 주 먹잇감은 파래(여름)와 김(겨울) 비롯한 해초, 여기에 작은 갑각류와 동물성 플랑크톤이며, 융모도 이에 맞게 발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 융모를 손으로 만져보면 앞뒤로 살짝 흔들립니다. 까끌까끌하긴 하나 날카로운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그저 거친 브러쉬 느낌에 가깝습니다.

 

 

긴꼬리벵에돔의 작지만 단단하고 날카로운 융모

 

반면에 긴꼬리벵에돔의 융모는 단단하고 날카롭습니다. 사실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의 융모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생각했던 것보다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긴꼬리벵에돔의 융모가 일반 벵에돔의 융모보다 길이가 짧고 자잘한 느낌입니다. 그러나 손으로 만져보았을 때의 느낌에는 적잖은 차이가 있습니다.

 

긴꼬리벵에돔은 몸길이 40cm가 넘어가는 시점부터 융모가 단단해지고 날카로워집니다. 이 때문에 입질 시 바늘을 삼키면 여지없이 목줄이 나가는 것입니다. 낚시인들은 긴꼬리벵에돔의 융모에 목줄이 잘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해왔습니다. 즉, 긴꼬리벵에돔이 미끼를 완전히 삼키지 못하게 하면서, 바늘이 입술에 정확히 걸리는(재물 걸림) 기술과 타이밍이 필요했을 겁니다.

 

대표적으로 챔질을 한 템포 빨리하거나, 4호 이상 두꺼운 목줄을 바늘에 덧대는 방법입니다. 이 중에서 챔질을 한 템포 빨리 가져가는 것은 입질 직후 돌아서는 긴꼬리벵에돔의 순간적인 스피드를 생각했을 때 매우 어렵다고 봅니다.

 

긴꼬리벵에돔은 주로 해뜰때와 해거름(제주에서 해창이라고 말하는)에 출몰합니다. 만약, 벵에돔 낚시 중 찌가 총알처럼 사라지거나 원줄이 빠르게 풀려 챔질로 이어졌는데 곧바로 목줄이 잘려나갔다면, 4짜 이상 긴꼬리벵에돔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이는 긴꼬리벵에돔이 미끼를 완전히 삼켜(안창 걸이) 목줄이 융모에 쓸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럴 때 저는 두 가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1) 사용하던 바늘을 제거, 긴꼬리벵에돔 전용 바늘로 교체한다.

입질이 시원하다는 것은 긴꼬리벵에돔이 미끼를 흡입하고 돌아서는 스피드가 빠르다는 것입니다. 벵에돔은 자신이 삼킨 미끼가 안전한 먹거리라 생각할 때 비로소 방향 틀어 달아나는 습성이 있습니다. 고활성일수록 이러한 현상이 빈번한데요. 이때 안창 걸이(바늘 삼킴)가 되면, 십중팔구는 목줄이 융모에 쓸려 순식간이 잘립니다.

 

긴꼬리 전용 바늘은 바늘 침 각도가 안으로 많이 굽은 형태이고, 제품에 따라 미늘이 없어 챔질 시 바늘이 입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입술 언저리에 꽂히게 되어 있습니다. 호수별 차이는 있지만, 대게 4짜 이상 긴꼬리가 들어왔다고 판단되면, 최소 7호 바늘부터 시작해 8~9호까지 사용합니다.

 

 

2) 4~5호 목줄을 덧댄다.

예전에는 대물 긴꼬리벵에돔을 잡기 위해 돌돔낚시에나 쓰던 와이어를 동원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과한 조치라고 보는데요. 현장에서 즉석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4~5호 정도의 목줄을 10cm 길이로 덧대는 것입니다. 사용 중인 목줄이 2~3호인데 깔끔히 잘렸다면, 4호 정도의 목줄을 약 15cm 정도 잘라다 사용 중인 목줄에 직결 매듭하고 바늘을 묶습니다. 

 

이렇게 하면 두꺼운 목줄이 융모에 쓸리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해주는데요. 문제는 부자연스러운 미끼 연출입니다. 이 방법은 그날 긴꼬리벵에돔의 먹성에 따라 입질이 들어올 수도 있고, 안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사진 1> 낚싯대를 수직으로 치켜세워서 제압하는 예

 

#. 벵에돔을 제압할 때 주의 사항

벵에돔은 언제나 암초가 무성한 곳에 서식합니다. 여차하면 돌 틈 사이로 숨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습성은 낚시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되는데 벵에돔은 기본적으로 위협받은 즉시, 암초(여)를 향해 돌진합니다. 그 암초는 갯바위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수중여일 수도 있고 간출여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갯바위에서 이어진 여밭일 때가 많습니다.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은 벵에돔은 자신의 움직임을 억제하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돌진하는 습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낚싯대를 수직으로 치켜 세우면 세울수록 벵에돔은 더욱 격렬하게 몸부림치며 처박으려고 합니다. 이러한 파이팅이 갯바위 근처에서 행해진다면, 오히려 벵에돔이 돌 틈 사이로 박히게 하는 화를 자초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진 1>과 같이 낚싯대를 수직으로 세워서 제압하는 파이팅은 적어도 근거리에서는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중거리나 장거리에서 잡은 벵에돔을 제압할 때 효과적이죠. 입질 받은 시점에서는 주변에 암초가 보이지 않으니 벵에돔도 몸부림이 덜하며, 오히려 질질 끌려오는 식으로 전개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갯바위 자락까지 끌고 오면 그때부터는 격렬하게 처박습니다. 

 

 

<사진 2> 낚싯대를 옆으로 뉘여서 제압하는 예

 

이럴 때는 낚싯대를 옆으로 뉘여서 통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정리하자면, <사진 1>의 방법은 먼 거리 및 벵에돔을 강제적으로 띄울 때 사용하고, <사진 2>의 방법은 갯바위 자락에 다다랐을 때 돌 틈으로 박히려는 벵에돔을 달래는 용도입니다.

 

 

<그림 1> 긴꼬리벵에돔과 파이팅 시 적절치 못한 예

 

#. 긴꼬리벵에돔과 파이팅 시 주의사항

30cm급인 중치급은 그냥 아무렇게나 파이팅해도 힘으로 제압할 수 있지만, 40cm가 넘어가는 씨알부터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바늘에 걸린 직후 기를 쓰고 달아나는데 수심과 지형에 따라 달아나는 방향에 약간씩 차이가 있습니다.

 

긴꼬리벵에돔은 벵에돔처럼 무작정 수직으로 달아나기보다는 수직으로 내려갔다가 지형을 따라 옆으로 째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적당한 구멍이 보이면 대가리를 처박으려고 합니다. 이럴 때 파이팅의 양상은 대게 <그림 1>처럼 전개됩니다. 낚시꾼은 연신 처박는 긴꼬리벵에돔을 제압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낚싯대를 세우는데요. 이렇게 하면 아가미에 목줄이 쓸리기 딱 좋습니다.

 

"갑작스러운 입질에 대를 급하게 세웠는데 힘이 장난 아니다. 몇 초 동안 양손으로 대를 붙잡았는데 갑자기 팅. 낚싯대가 하늘로 서버렸다."

 

이 같은 구절에 알맞은 상황이 전개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서 긴꼬리벵에돔은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아가미뚜껑을 '의도적'으로 사용하려는 습성이 있다고 썼습니다위협을 느끼면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재끼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의도적이 아닌 본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그림 2> 긴꼬리벵에돔과 파이팅 시 적절한 예

 

<그림 2>는 대물 긴꼬리벵에돔을 걸었을 때 적절한 파이팅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긴꼬리벵에돔이 갯바위를 따라 파고들면, 그 반대 방향으로 대를 세우는 것이 아닌 파고드는 방향으로 대를 같이 돌려주는 것입니다. 이는 날카로운 아가미뚜껑에 목줄이 쓸리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격렬하게 몸부림치는 녀석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억제? 달래주는 효과? 란 측면에서도 상당히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긴꼬리벵에돔을 주제로 고기를 다룰 때와 낚시할 때 주의사항을 짚어 봤습니다. 나중에 현장에서 이와 같은 상황에 직면한다면, 꼭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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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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