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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머리 김치찜
문서를 검색해 봅니다.
"방어머리 김치찜, 또는 방어 묵은지 찜"
뜻밖에도 검색되는 문서가 거의 없습니다. 방어머리 김치찜이라고 제목에 정확히 들어간 문서는 단 1건. 그 또한 제가 만든 음식과는 좀 다른 스타일.
이 음식을 만들게 된 경위는 방어 김치찌개로부터 출발합니다. 예전에는 회를 뜨고 난 뼈와 자투리 살에 신김치를 넣고 찌개처럼 바글바글 끓였더니 그 맛이 매우 좋았더라.
8.7kg 방어
그러던 어느 날, 8.7kg 방어를 해체한 뒤 큼지막한 방어 대가리를 본 아내가 그럽니다.
"신김치를 통째로 넣고 김치찜을 해 먹으면 좋겠다."
그 방어 대가리는 이미 볼살과 두육살이 도려진 상태였지만, 워낙 큼지막해서 김치찜을 하는데는 손색이 없었죠.
바로 이 방어머리 반쪽이 오늘의 주재료입니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고, 들어가는 재료도 많지 않으니 방어 대가리만 구한다면, 그 누구도 쉽게 맛을 낼 수 있는, 앞으로 대유행할 음식을 미리 선점해서 만든 창시자의 기분으로 오늘 레시피를 소개할까 합니다. ^^;
#. 방어머리 김치찜 재료
방어 머리(大) 반쪽, 묵은지 1포기, 대파 1~2대, 홍고추 1개, 간 마늘 1큰술, 고춧가루 2큰술, 된장 2숟가락(바짝 깎아서), 까나리액젓 반 숟가락(선택)
※ 포인트
- 계량은 밥숟가락으로 합니다. 1큰술은 수북이 푸고, 1숟가락은 적당히 깎아서 풉니다.
- 홍고추는 쏭쏭 썰고, 대파는 큼지막하게 어슷 썹니다.
- 된장 2숟가락은 바짝 깎아서 넣어요.
- 시판 된장 중 된장찌개용 양념 된장을 쓰면 감칠맛 내는 데 유리합니다.
- 방어 대가리는 안쪽에 응고된 핏기로 비린내가 날 수 있으니 그 부분을 철 수세미나 조리용 솔로 깨끗이 긁어서 씻겨주세요. (중요)
조리 과정은 없습니다. 그냥 다 때려 넣고 바글바글 끓이기만 하면 끝납니다. ^^;; 그래도 설명은 해야 하니까 과정을 올릴게요. 먼저 커다란 냄비에 방어 대가리와 묵은지를 넣습니다.
간 마늘 1큰술을 넣고요.
고춧가루 2큰술 넣어줍니다. 입자가 굵은 것과 얇은 것이 있다면 각각 한 숟가락씩 넣어주세요. 없으면 그냥 집에 있는 고춧가루 씁니다.
이어서 된장 2숟가락을 넣고 물을 자작하게 붓습니다. 정확한 양은 재지 못했는데요. 그냥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재료가 모두 잠기지 않게 부어주면 돼요. 재료가 잠길 정도로 붓게 되면, 싱거워서 맛이 없으니 이점 유의합니다.
그리고 센 불에 팔팔 끓입니다. 사진은 이제 막 끓기 시작한 상태인데요. 한번 끓였다면, 불을 중불로 낮추고 몽글몽글 끓입니다.
그렇게 몽글몽글 끓인 지 10분이 경과되었습니다. 중간에 김치와 방어 머리를 한두 번 뒤집어 주는 것도 잊지 마세요. 이 과정에서 방어 머리가 으깨질 염려가 있으나 뭐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원형을 유지하는 것보다 재료가 모두 국물 속에 잠겨 맛이 충분히 우러나게 하는 것이니까요.
이쯤에서 대파를 넣어주고 약 30초간 팔팔 끓인 뒤 불을 끕니다. 마지막으로 간을 보고 싱겁다 싶으면 까나리 액젓 반 숟가락을 넣고, 없으면 국간장을 아주 살짝 넣습니다. 보시다시피 인공조미료는 들어가지 않았어요. 제가 급할 때는 가끔 MSG도 쓰는 편이지만, 방어머리 김치찜은 굳이 MSG를 넣지 않아도 감칠맛이 충분히 우러납니다. (단, 겨울에만.. 봄~여름 방어는 쓰지 마세요. 그때는 부시리가 맛있습니다.)
이제 접시에 담기만 하면 끝.
그냥 내 방식대로 만들어 본 방어머리 김치찜
홍고추는 장식용으로 뿌려주고요. 기호에 따라 후추를 살짝 뿌려도 좋습니다.
불을 켜고 조리한 시간은 약 12~13분 정도. 처음 1분은 센 불에 팔팔 끓인 뒤 중불에 10분간 몽글몽글 끓입니다. 마무리 단계에서는 불을 그대로 유지한 채 대파와 액젓(또는 국간장) 등을 넣으면서 1~2분을 보냈으니 12~13분 정도 끓여서 국물 맛을 냈습니다.
요즘 방어가 기름이 오를 대로 올랐습니다. 게다가 9kg에 육박하는 대방어 머리를 넣고 우렸으니 불포화지방산의 기름이 국물에 많이 녹아들었을 겁니다. 사용한 묵은지는 2년 된 것으로 이 방어가 한창 자라고 있을 때 만들어진 김치였지요. 그 결과, 각각 다른 곳에서 성숙해 한 자리에서 만난 꼴입니다.
일단 국물 맛부터 보는데요. 참치 김치찌개 저리 가라할 정도. 국물 속에 밴 배지근함이랄까요? 맛의 깊이가 달랐습니다.
볼살과 두육살을 쳐낸 대가리지만, 여전히 살이 붙어 있어요. 밥 한 술 뜨고 여기에 방어 살 한덩이 올린 다음, 김치를 찢어서 밥위에 올려 먹습니다.
그 결과..
저는 최근에 알게 된 말인데요.
"존맛탱?"
처음에는 비속어인 줄 알았는데 웬걸요. 국어사전에도 있더라고요.
"존맛탱 : 매우 맛있음을 뜻하는 '존맛'에 강조하는 의미로 '탱'을 붙인 말."
최근에는 <#좋맛탱>이란 드라마도 방영하던데.. 하여간 요즘 언어를 쫓아가기에는 벅찬 세대지만, 그래도 굳이 여기서 요즘 언어로 맛을 표현하자면, 존맛탱이네요. ^^;
여기서는 큼지막한 방어 머리를 썼지만, 꼭 방어 머리가 아니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요즘 대방어 많이 드시잖아요? 회를 떴으면 분명 남은 서덜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잘 챙기셔서 방어 김치찌개나 김치찜을 해 드시길 권해요. 입맛 없을 때 공깃밥 두 공기는 후다닥 비웁니다.
※ 추신
방어와 관련해 저의 유튜브 채널인 '입질의추억tv'에서는 오늘 오후 6시쯤 업로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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