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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시 지촌리
빙어낚시의 불모지였던(?) 입질의 추억 블로그에서 빙어낚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겨울에는 아무래도 좋아하는 낚시(갯바위 낚시)를 즐기기가 호락호락하지 않기에, 서울 근교에서 1~2시간 이내면 닿는 지촌리를 찾았습니다.
지촌리는 강원도 춘천시에 있습니다. 수심은 2m 내외인 소하(遡河)인데 오는 동안 볼 수 있었던 (흐르는)강줄기와 달리 이곳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평일이라 막힘 없이 쾌적하게 올 수 있었는데요. 지금 한창 빙어가 낚인다는 소식에 이미 적잖은 사람들이 빙어낚시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때가 오후 2시경. 집에서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늦게 도착했지요. 해가 지기 전에는 철수할 생각이므로 앞으로 3~4시간 남짓 짧은 시간동안만 빙어낚시를 해볼까 합니다.
현장에는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중계하는 분도 있습니다.
포인트에는 여기저기 구멍 뚫은 흔적이 있고요. 우리도 적당한 자리에 적당한 구멍(막혔지만, 낚시했던 자리)을 찾아 텐트를 치기로 합니다. 이날은 강추위가 잠시 주춤할 때였는데요. 그래도 영하의 기온입니다.
첫 빙어낚시라 그런지 아내와 딸 모두 부푼 기대감을 안고 왔습니다. 다만, 아직은 차멀미에 취약한 어린 딸이라 포인트로 오가는 부분에서는 여전히 힘들어합니다. 다행히 달리는 차에서 낮잠을 자서 별 탈 없이 올 수 있었지만, 벌써부터 지친 기색이에요. 게다가 자고 일어나니 체감되는 추위는 더할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방한대비는 철저히 해야겠지요?
이날 빙어낚시를 위해 새로 구매한 아이스오거입니다.
여성분들도 충분히 할 수는 있는데 이날처럼 얼음 두께가 20cm 이상일 때는 마무리 단계에서 약간 애를 먹기도 해요. 얼음이 뚫리는 부근이 매끈하게 뚫려야 채비를 내리고 올리는데 걸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스오거로 20cm가 넘어가는 얼음을 뚫다 보면 가장 아래쪽 얼음이 뚫리다 맙니다.
망치나 얼음끌로 몇 번 내리치면 탁하고 뚫릴텐데, 뚱뚱한 아이스오거로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손잡이를 빼서 내리찍는 것으로 구멍을 정리했어요.
얼음 구멍을 파면 이렇게 작은 얼음 알갱이들이 팥빙수처럼 나옵니다. 이를 거름망으로 치워줘야 해요.
그리고 그 위에 텐트를 칩니다. 얼음낚시 전용 텐트인데요. 세 가족이 낚시하며 안락하게 지내기 괜찮더라고요.
얼음 바닥에는 계속해서 냉기가 올라오기 때문에 이를 막아주기 위해 에어매트를 깝니다. 짐 정리를 하고 빙어 채비를 만들어 낚시를 시작하는데요.
시작하자마자 첫 빙어를 낚은 아내
시작하자마자 아내가 첫 빙어를 낚아 올립니다.
이어서 두 번째 빙어까지 어렵지 않게 잡는데요. 이날 우리가 사용한 채비는 바늘이 5개가 달렸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빙어 줄을 태우기로 합니다.
딸과 아내가 나란히 앉아서 낚시하는 모습이 이제는 가능해졌다. ^^
딸에게는 전용 낚시대를 쥐여주고. 아내는 견지대로 낚시하는데요. 이날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물이 너무 맑아서 바닥이 훤히 보입니다. 빙어가 노니는 것도 다 보이고요. 빙어가 미끼를 건드리는 모습, 입질하는 순간까지 눈으로 보면서 할 수 있어 재미를 더합니다.
딸도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치자 이제는 제법 어엿한 자세로 낚시하기에 이릅니다. 아내가 빙어 태우는 요령을 알려주었거든요. 입질 보는 방법부터 입질 들어왔을 때 챔질해서 빙어를 매달아두는 요령까지.
처음에는 그게 잘 안 돼서 한 마리씩 잡았던 딸이
횟수가 거듭되면서 2~3마리씩 잡기 시작합니다. 와우 ^^ 어렸을 때부터 경험하는 빙어낚시. 나중에 어른이 되면 낚시 도사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스무 살이면 낚시 경력만 이미 15년. 하하하~
바다빙어목 바다빙엇과에 속한 빙어
참고로 빙어는 바다에서도 삽니다. 산천어와 마찬가지로 육봉형과 강해형으로 나뉘는데 지금 국내에 서식하는 빙어는 모두 민물에서 나고 자라 세대를 거듭하는 개체들입니다. 좀 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하천으로 회귀하는 빙어를 잡아다 전국 각지에 있는 저수지에 풀어놓은 사업이 어느 정도 빛을 발한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야생 상태에서의 빙어는 바다에서 자라고, 알을 낳을 때가 되면 하천으로 거슬러 올라와 산란 후 죽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서 태어난 새끼들은 다시 바다로 나가며 그렇게 빙어의 일생이 돌고 돌지요. 수온 1도에 서식하는 냉수성 어류라 물이 아주 찬 알래스카나 러시아, 사할린에 분포하고, 남쪽으로는 일본 홋카이도와 우리나라 동해 북부 정도가 분포 한계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빙어가 모이고 있는데 이때를 기점으로 입질이 아주 약아졌습니다. 미끼에 관심을 두지 않고 휙휙 지나가기를 여러 번. 채비를 잠시 걷고 기다려봅니다.
그 사이 튀김우동을 끓여 먹는데 이 엄동설한에 텐트에서 먹는 맛이 정말 끝내줍니다. ^^
빙어 튀김도 해 먹었어요. 정말 간단하게 튀길 수 있는데요. 단, 사용한 기름은 그대로 회수해 가는 것. 잊지 말아야겠지요?
이후로도 빙어낚시는 계속 이어집니다. 딸은 덥다고 웃옷을 벗었어요.
이날 우리 가족이 잡은 빙어는 대략 60여 마리. 우리는 유튜브 촬영 때문에 낚시도 했다가 중간에 멈췄다가, 사실상 낚시에 집중할 수 없었지만, 이 글을 보고 가는 여러분이라면 우리보다 더 많이 잡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먹을 만큼만 잡자!'
빙어 도리뱅뱅
남은 빙어는 집에서 도리뱅뱅이를 만들어 먹었는데요. 정말 별미였습니다.
이쯤 되니 빙어낚시가 또 생각나려 하네요. 최근 유튜브 채널 운영으로 인해 가뜩이나 부족한 시간이 더 부족해지면서 물리적인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무언가 일이 늘면, 그만큼 다른 무엇을 줄여야 하는데 잠을 줄이면서 하기에도 한계가 있고요.
제가 준비할 시간이 없다 보니 이번 빙어낚시는 기획부터 준비까지 철저하게 아내의 주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아내에게 고맙고 수고했단 말을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 또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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