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류도감/원투낚시] 노래미와 쥐노래미(횟집의 놀래미로 알고 먹지만)
아무도 모르는 횟집 놀래미의 독특한 비밀


오늘 이야기 할 횟감은 낚시꾼은 물론 우리 국민들에게도 매우 친숙한 놀래미입니다.
횟집과 수산시장 등지에선 일반적으로 "놀래미"라 불리우는데 이 횟감의 실제명은 "노래미"입니다.
그런데 포털의 지식백과나 인터넷에선 노래미와 관련하여 부정확한 정보들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대부분 노래미나 놀래미 정도로 알고 먹지만 실상은 엄연히 다른 어종임을 많은 분들이 모르고 계세요.
그래서 오늘은 노래미에 대한 상식도 바로 잡아줄 겸, 요즘 제철인 노래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노래미(놀래미) ← 우리가 횟집에서 먹는 어종이 아닙니다.^^

표준명 : 노래미(쏨뱅이목 쥐노래미과)
방언 : 놀래미(전국)
영명 : Spotty belly greenling(이름 참 길죠?)
일명 : クジメ(쿠지메)
전장 : 30cm
분포 : 한국의 전 해역, 큐슈 북부에서 부터 일본 전지역
음식 : 튀김, 소금구이, 탕
제철 : 6~11월(여름에서 늦가을)
어류의 박식도 : ★★★
(★★★★★ : 알고 있으면 학자, ★★★★ : 알고 있으면 물고기 마니아, ★★★ : 제법 미식가, ★★ : 이것은 상식 ★ : 모르면 바보) 

 

감성돔 낚시 도중 손님고기로 올라온 노래미


■ 특징과 생태
노래미는 연안의 수심 낮은 암초와 해조류가 적절히 어우러진 곳에서 서식하며 작은 갑각류를 먹고 삽니다.
산란시기는 쥐노래미와 함께 11월~12월로 알려져 있지만 쥐노래미와 달리 금어기가 없습니다. 
문제는 자산어보에 이 두 어종에 대한 설명이 서로 바뀌어 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노래미의 산란시기가 봄으로 기록되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수산 어류 학자들의 연구로 산란 시기라던가 종의 구분이 명확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과거 옛 선조의 지혜가 깃들었던 자산어보에는 당시의
과학적 기술력의 한계인지 어류의 산란장 위치, 산란 시기등의 정보들이 일부 부정확했던 것 같아요. 

노래미는 서식환경에 따라 채색의 차이가 크게 변하는 어종이기도 하다

맨위 사진은 추자도에서, 가운데는 경남 통영의 좌사리도에서, 그리고 맨 아래 사진은 충남 태안의 신진도에서 잡은 노래미인데요.
이들 노래미는 모두 같은 종입니다. 그만큼 주변 환경에 따라 황색에서 적색등 다양한 빛깔을 내기도 합니다.
이것은 지역에 따른 차이기도 하지만 수중 속 여건에 따라 보호색을 띈다고 봐야겠죠. 일부 꾼들은 황놀래미, 적놀래미라 부르면서 노래미 채색이 다른
이유를 "종이 달라서"라며 애써 구분하기도 했지만 알고보면 전부 같은 종입니다.
위에 붉은색 노래미가 잡힌 곳은 산호지대가 많은 원도권의 바다 환경을 닮은 것이고, 아래 흑갈색 노래미는 방파제 내항의 석축에서 잡힌거여서 어두운
색깔을 띄게 된 것이지요.


우리가 횟집에서 먹는 노래미는 노래미가 아닌 쥐노래미다.

■ 노래미와 쥐노래미의 구분(놀래미와 쥐놀래미)
노래미와 쥐노래미를 구분함에 있어 가장 큰 특징은 '측선의 갯수'를 세는 건데 이는 초보 낚시꾼들에게 햇갈림만 가중될 수 있어 보다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는 꼬리 지느러미의 모양으로 보고 판별하는 건데요. 보다시피 노래미와 쥐노래미의 꼬리 지느러미는 서로 다릅니다.
노래미의 꼬리는 부채꼴 모양으로 둥글져 있지만 쥐노래미는 가운데가 살짝 패여진 형태가 가장 큰 특징입니다.

■ 노래미 낚시와 식용
노래미의 최대 체장은 35cm 정도, 반면 쥐노래미의 최대 체장은 60cm에 육박하니 이 둘이 비슷해 보여도 속내용을 들여다보면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쥐노래미는 그나마 환영받는 물고기지만 노래미는 원체 작고 살점도 몇 점 안나와 방생하거나 먹어도 잡어 매운탕에 쓸 뿐입니다.
때문에 상업적인 유통은 흔치 않으며 동해나 남해 어물전에서 '놀래미'란 이름으로 취급하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맨 위에 노래미를 소개할 때 음식의 활용도에서 '회'가 빠진 이유이기도 해요. 실제로 노래미의 회맛은 쥐노래미에 비해 떨어지는 편인으로 이는
한, 일 양국의 공통된 시선인듯 합니다. 다만 일본에선 조림과 튀김을 했을 때 맛이 담백하고 좋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횟집에서 먹어왔던 일명 '놀래미회'는 어떤 어종을 가르키는 걸까요? 바로 아래에 있습니다.



  ■ 쥐노래미(쥐놀래미) ← 우리가 횟집에서 먹는 놀래미회가 바로 이 어종입니다.


표준명 : 쥐노래미(쏨뱅이목 쥐노래미과)
방언 : 놀래미(전국), 돌삼치(강원), 석반어(이북), 게르치(경남)(X) ← 게르치라는 어종이 따로 이므로 틀린 방언이 되겠습니다.
영명 : Greenling
일명 : アイナメ(아이나메)
전장 : 60cm
분포 : 한국의 전 해역, 큐슈 북부에서 부터 일본 전지역
음식 : 회, 튀김, 소금구이, 탕
제철 : 6~11월(여름에서 늦가을)

어류의 박식도 : ★★

(★★★★★ : 알고 있으면 학자, ★★★★ : 알고 있으면 물고기 마니아, ★★★ : 제법 미식가, ★★ : 이것은 상식 ★ : 모르면 바보)


여름철 살이 통통하게 오른 쥐노래미


■ 특징과 생태
쥐노래미는 노래미와 같은 연안성 어종이며 암초와 해조류가 적절히 어우러진 곳을 서식환경으로 삼는 것까진 같지만 노래미에 비해 좀 더 깊은 수심층을
좋아하며 이 두 어종은 서로간에 서식영역을 공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시말해 노래미가 낚이는 그 근방엔 노래미만 낚이고 쥐노래미가
낚이는 근방엔 쥐노래미가 낚인다고 하던데 실제로 낚시를 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더군요.
이는 낚이는 범위가 어느정도 크기냐의 문제인듯 싶습니다. 한평 남짓한 수중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있다가 다른 종이 들어오면 영역을 지키고자 하는
본능에 의해 쫒아내기도 하는데 그 반경이 작기 때문에 사실상 한 포인트에서 낚시를 해도 노래미와 쥐노래미가 혼획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쥐노래미의 측선 갯수는 5개인데 이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어류학계의 미스테리다

■ 쥐노래미의 풀리지 않은 수수께기
노래미와 쥐노래미의 구분을 어류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하자면 '측선의 갯수'를 보는 방법입니다.
측선이란? 어류의 몸통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선인데 이는 매우 중요한 감각 기관이기도 하지요.
수온, 촉각, 수류, 진동, 물리적 압력등을 이 측선을 통해 느끼게 되는데 보통 우리는 물고기 측선이 하나뿐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희한하게도 쥐노래미만
5개의 측선을 갖고 있다는 게 특이합니다. 가장 유사 어종인 노래미도 한개의 측선만 갖는다는 사실만 놓고 본다면 참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쥐노래미의 측선을 세는 방법은 사진에 나온대로 입니다.
사진상에 쥐노래미는 2번과 3번 측선은 서로 이어져 있지 않아 개별적으로 구분한 것이고, 4번과 5번 역시 서로 이어지지 않은 개별 측선인데요.
진짜 측선은 1번 뿐이고 나머지는 감각기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아닌 단지 장식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즉, 2,3,4,5번의 측선에는 센서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어째서 쥐노래미의 측선만 5개인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습니다.


가거도에서 잡힌 54cm급 대물 쥐노래미


■ 우리가 횟집에서 먹는 '놀래미회'는 전부 쥐노래미
사진속 고기는 국내 최고 기록어인 59cm에 불과 5cm 미달되는 대형 쥐노래미입니다. 제가 아니고 함께 낚시했던 파트너께서 잡으셨는데요.
앞서 말했듯 쥐노래미는 일반 노래미와는 달리 최대 성장이 60cm까지 자라는 중형급 어종입니다. 우리가 횟집에서 먹는 놀래미회는 '노래미'가 아니고
100% 전량 '쥐노래미'인데 양식이다 보니 크게 키우진 못하고 대부분 30cm이하에서 대부분 출하시키는 실정이지요.
가격대는 언제나 우럭, 광어보다 한단계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횟집에 따라선 농어, 도다리, 도미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합니다.
손님은 횟집 메뉴의 가격 책정을 보고 고급 횟감인가 약간 저급인가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솔직히 말해 횟집에서 파는 양식어종들은 그 종류를
불문하고 다 거기서 거깁니다. 물론 키로수가 많이 나가는 특 A급이라면 양식이라 해도 얘기가 다르겠지요.


백령도에서 먹어 본 쥐노래미 양념찜

놀래미회 가격이 그리 책정된 건 들여온 단가에 의해서 겠지만 특별히 놀래미회가 더 맛있고 뛰어나서 우럭, 광어보다 비싼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기호의 차이일 뿐 어느게 더 맛있고 뛰어나다고 할 만한 부분은 없고, 단지 평소에 우럭, 광어가 식상할 때 1~2만원 정도 더 줘서 놀래미회나 
농어회를 시켜 먹는 정도겠지요. 참고로 우리 가정에서 종종 해 먹는 '임연수어'도 어류분류학상 쥐노래미 사촌입니다. ^^
쥐노래미는 여름에서 가을에 이르기까지 회 맛이 좋은 고기입니다. 사실 살이 포슬하여 생물 상태에서 굽는 건 그리 뛰어나지 않은데 이것을 꾸덕하게 말려
이른바 반 건조 상태에서 저렇게 양념을 올려 찜을 하면 기가 막히지요.
그 밖에 쥐노래미는 매운탕을 끓여 포슬포슬한 살덩이를 수저로 떠먹는 맛도 일품입니다. ^^


여름에 제철에 들어선 쥐노래미회와 이 시기에 가장 맛이 떨어지는 광어회


회의 경우는 사시사철 사료를 먹고 자란 양식 놀래미회(쥐노래미) 자체가 년 중 맛의 변화가 적은 생선이기도 해요.
식감은 다른 횟감에 비해 꼬득거리는 맛은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러져서 횟감보단 매운탕 선호도가 높습니다. 

자연산은 계절에 따라 맛의 차이가 나는데 겨울에 맛이 드는 우럭, 광어완 달리 쥐노래미는 찬바람이 부는 11월경부터 이듬해 초봄까지가 살이 없고 맛도
덜 한 편입니다. 아무래도 산란기라서 그런데 이는 거의 모든 바다 물고기의 공통된 사항이기도 해요.
그러다 봄이 오면 가을에 있을 산란을 하기 위해 먹이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살이 통통하게 오르게 됩니다.
이 얘긴 딱히 자료를 뒤질 것도 없이 그동안 낚시를 해오면서 계절별로 잡아다 회도 치고 맛도 보면서 알게 된 사실입니다.

그런데 낚시꾼들 사이에선 시기와 관계없이 노래미, 쥐노래미 회를 등한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감성돔과 같은 대상어종을 노리고자 할 때 노래미과
어종은 마냥 잡어 취급을 받는데요. 여름에 씨알 굵은 노래미를 잡을 확률은 다른 계절에 비해 적지만 원도권에선 그래도 굵직한 쥐노래미가 종종 낚이기도
할테니 버리지 마시고 갯바위에서 회를 맛보시기 바래요.  비록 놀래미회가 다른 어종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는 편견이 있지만 여름과 가을에 맛보게 된다면
"놀래미로선 최선을 다한 맛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5월 중순, 쥐노래미에서 나온 아니사키스(일명 고래회충)

■ 쥐노래미(노래미 포함)와 아니사키스
다른 생선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노래미과의 어종을 회로 드실땐 반드시 살아 있을때 피와 내장을 적출해 내셔야 합니다.
아니사키스는 모든 바다 어류의 내장에 기생하지만 특히 감염도가 높은 어종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쥐노래미, 붕장어, 고등어, 조기, 명태, 방어가 있는데 이들 중 회로 먹는 어종은 쥐노래미, 붕장어, 고등어, 방어정도가 됩니다.
양식 어종은 어차피 사료를 먹고 자라 아니사키스의 감염 확률이 적은 편이지만 자연산은 아니사키스의 2차 숙주인 작은 갑각류를 먹이로 취하다 보니
감염도가 꽤 높습니다. 사진은 5월에 인천 앞바다에서 잡은 쥐노래미인데 아직은 저수온기다 보니 아니사키스의 개체수라던가 활성도가 그리 높진 않았지만
단 한마리라도 들어 있을 확률은 높으므로 회로 드실 땐 꼭 살아 있을때 내장을 적출하셔서 활어회든 선어회든 즐기셔야 안전하니다.


아니사키스는 대부분 내장에 기생한다. 따라서 살아 있을때 내장을 제거하면 안전하게 회로 먹을 수 있다

참고로 대가리를 내장과 함께 적출하는 방법을 링크로 걸어두겠습니다.(관련글 : 노래미(놀래미) 깔끔하게 손질하는 법)
두어번 연습하면 누구나 손쉽게 손질이 가능하니 회 뜨실때 참고하십시요.
오늘 어류도감 이야기는 여기까집니다. 다음에는 보다 재밌는 어종으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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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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