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갈치낚시(하), 배낭 매고 떠나는 제주도 갈치낚시 여행


 

 

 

아시다시피 한번 낚시가려면 짐이 많이 필요합니다. 낚시장비, 낚시용품, 밑밥통, 신발, 구명복, 그 외 챙겨야 할 여러가지들.

그렇게 한짐 가득 차에 실어 낚시하러 가면 특히, 서울 수도권에서 오가는 이들에게는 운전의 부담과 피로감을 견뎌야 하는 일정과 함께하게 됩니다.

생각해 보면, 낚시하는 시간보다 차량에 있는 시간이 더 많죠. 당일치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 서울에서 거제나 여수, 남해 쪽으로 낚시를 가게 되면 정작 낚시

시간은 길어야 6~8시간인데 차량에 있는 시간은 왕복 10~12시간. 가까운 서해로 가면 그나마 차량에 있는 시간이 줄지만 조과의 보장이 어렵고, 거리에 따른

시간 소모가 많고 낚시 효율은 떨어지는 이런 악순환을 탈피하고자 저는 예전부터 제주도로 종종 낚시하러 다녔습니다.  

그렇다면 제주도 갈치낚시는 어떨까요? 김포에서 제주까지 왕복으로 두 시간, 집에서 공항까지 오가는 시간을 더한다 해도 이동 시간이 획기적으로 줍니다.

그러면서 낚시할 시간은 10시간 정도가 주어지고 2박 3일이면 20시간으로 늘어나니 조과는 더하고 이동 시간은 줄이니 효율 높은 낚시를 할 수 있겠지요.

 

"갈 때는 빈손, 올 때는 갈치 상자 한가득"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는 구절이지만, 이것도 정보가 없으면 하기가 어렵습니다.

갈치배 예약은 어디서 하는지, 준비물은 뭐가 필요한지, 가격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갈치낚시를 잘 하기 위한 방법 등등.

지면 하나로 채우기에는 그 정보량이 많아서 총 세 편을 할애해 제주도 갈치낚시에 대한 이야기를 써나갈 계획입니다.

그중 한 편은 지난주에 썼으니(관련 글 : "쿨러 가득 '빈손으로 즐기는' 갈치낚시") 둘째 날 갈치낚시와 팁에 관한 글로 이어 나가보겠습니다.

 

 

PM 5:00, 제주시 도두항

 

이날 갈치배를 진두지휘할 한준섭 선장

 

출항 30분 전, 배에서는 한바탕 화투 뽑기가 진행 중입니다. 

이 화투는 갈치배 자리를 뽑는 것인데 아무래도 갈치낚시는 자리에 따른 유불리가 있어 모든 손님이 만족하려면 이 방법이 무난할 것입니다. 

 

 

콘돔과 집어등

 

갈치낚시에 사용하는 개인 집어등인데 하루 써보니 물이 샌다며 옆 사람이 임시처방 중입니다. ㅎㅎ

 

 

이렇게 씌워서 묶으면 물 새는 걸 막을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씌워놓고 보니 좀 남사스럽네요. ㅎㅎ

 

 

배에는 자리마다 갈치 보관용 쿨러가 놓여 있습니다. 안에는 얼음이 채워져 있어 잡은 고기를 보관하면 다음 날 입항 때까지 끄떡없습니다.

그 옆에는 대여한 장비입니다. 갈치 전용 낚싯대와 전동릴을 함께 대여해주며 채비와 바늘, 쇠추는 선사에서 제공합니다.

 

 

앞에는 미끼(꽁치) 썰 때 사용하는 식칼과 로드 거치대, 그리고 사진에는 빠졌지만 쇠추가 놓여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개인이 꼭 챙겨와야 할 것은 쪽가위(왼쪽에 녹색) 하나뿐입니다. 칼은 배에서 제공하지만, 개인 칼을 챙길 수 있으면 더 좋습니다.

칼은 날이 잘 들어야 꽁치를 반듯하게 썰 수 있으니 날을 잘 갈아 놓고요. 이왕이면 과도보다 식칼이 편합니다.

 

 

제주시 도두항을 출발해 포인트로 향하는 중

 

2박 3일 일정 중 이날은 두 번째 출조입니다.

전날에는 떼로 달려드는 고등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채비가 자주 엉켰고, 그 바람에 조과가 다른 사람보다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고등어는 50마리 이상 잡았지만, 정작 갈치는 20마리에도 못 미치는 굴욕 아닌 굴욕에 이날은 설욕전을 치러야 했죠.

그래서 저 개인적으로 설정해 둔 목표는 전날 조과의 3배인 60마리였습니다. 갈치낚시는 거의 처음이나 다름없는데 너무 거창한가요? ^^;

 

 

배에서 제공하는 갈치 채비입니다. 왼쪽은 15m가 넘어가는 본줄이고 오른쪽은 갈치 전용 바늘.

본줄에는 바늘 묶는 도래가 2m 간격으로 7개가 붙어 있습니다. 이 본줄을 엉키지 않도록 일렬로 펼친 다음 바늘을 달아주면 됩니다.

매듭법은 여기서 설명하기보다는 현장에서 배우는 게 훨씬 빠릅니다. 배에는 선장 외에도 사무장이 손님의 편의를 돕고 있기 때문에 낚시하다가 뭐가

잘 안 풀리거나 모르는 게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갈치 채비 완성

 

갈치 채비는 조만간 쓰게 될 갈치낚시 팁을 통해 상세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는 완성된 모습만 올리겠습니다.

원줄(합사)에 대형 핀도래를 달고 여기에는 집어등을 등이 아래를 보도록 달아줍니다. 그 밑으로는 역시 핀도래가 달리고 본줄(채비)를 연결합니다.

본줄에는 7개의 도래가 있는데 여기에 바늘을 달아주고 바늘은 사진과 같이 스펀지에다 순서대로 꼽아둡니다.

본줄의 맨 마지막에는 쇠추가 달리겠지요. 무게는 그날 조류에 따라 다른데 보통 800g~1kg 사이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날 함께한 한조무역 박범수 대표님의 채비는 바늘이 무려 15개나 됩니다.

바늘과 바늘과의 간격이 2m라고 보았을 때 이 채비의 길이는 총 30m에 이르겠죠.

수심계를 영점으로 세팅하고 10m만 내려도 그 밑으로 채비가 30m가 늘어지므로 공략 수심층은 10m~40m로 넓어지게 됩니다.

그만큼 남보다 조과가 좋을 수밖에 없지만, 단점은 바늘이 15개다 보니 올리고 내리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며 채비 자체가 워낙 길어서 컨트롤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초심자들은 저처럼 바늘 7개짜리만 사용해도 충분합니다.

 

 

이곳은 도두항에서 북쪽으로 15분 거리에 떨어진 북제주 해역입니다.

포인트에 도착한 배는 서서히 속력을 줄이더니 자리를 잡고요. 풍(흐르는 조류에 태우는 닻)을 놓는데요.

줄 풀림을 원활히 돕기 위해 저렇게 막대기로 내려치는 모습입니다.

 

 

미끼(꽁치)는 배의 선수와 선미의 쿨러에 몇 상자씩 보관돼 있습니다.

필요할 만큼만 꺼내 썰어서 사용하는데 이 부분에 관한 팁과 노하우는 조만간 '갈치낚시 팁' 편에 올리겠습니다.

 

 

멀리 소관탈과 대관탈도가 보인다.

 

관탈도는 갯바위 낚시꾼들에게 로망과도 같은 곳이지요. 

비록, 소관탈도는 하선이 금지돼 선상낚시로밖에 할 수 없지만, 예전에는 저곳에서 돌돔, 참돔, 긴꼬리벵에돔을 엄청나게 잡았다는 영웅담이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제 귀에 간간이 들리곤 합니다. 대관탈도는 저도 몇 번 갔었고 올해도 출조 계획이 있는데 참 여러모로 재밌는 포인트죠.

 

#. 관련 글

제주도 낚시 21부, 제주도 관탈도(마당여)에서 90분 낚시

제주도 낚시 12부, 관탈도에서 돌돔 찌낚시

제주도 낚시 13부, 아쉬운 관탈도 낚시 그리고 긴꼬리 벵에돔회

 

해넘이와 함께 시작된 갈치낚시

 

아름다운 해넘이를 보면서 낚시하는 이 기분, 해 본 사람만이 아는 매력이기도 하지요.

어제는 낚시 시작과 동시에 채비가 엉키는 바람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요. 이날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차분하고 여유롭습니다.

제주도 갈치낚시를 2박 3일로 떠나면, 첫날은 적응이 안 된 상태라 체력적으로도 힘이 들지만, 지금은 푹 자고 나서 바로 시작하는 낚시다 보니 오히려

체력적으로 충전된 상태이고 마음도 여유가 있습니다. 

 

 

오 그런데 낚시 시작과 동시에 초릿대가 쿡쿡 박히네요.

저게 갈치면 좋으련만, 초릿대 움직임이 영 방정맞으니 아무래도 고등어인 것 같습니다. 만약, 저러다가 초릿대가 위로 서면 바로 감아 올려야 합니다.

사용한 추 무게는 1kg 정도인데 씨알 좋은 고등어 2~3마리가 물고 늘어지면 1kg짜리 쇠추 정도는 들었다 놨다 하며 옆 사람 채비까지 감아버리므로

남은 바늘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바로 올려주는 것이 채비 엉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 

 

 

요동치던 초릿대가 잠잠해지니 아무래도 이쯤에서 올려봐야 할 듯.

 

 

너무 시간을 끌었는지 뭔가로부터 공격당한 고등어가 흉물이 되어 올라옵니다. 한치의 소행으로 보이는데요.

나머지 미끼도 다 떼먹은 것으로 보아 한치가 들어온 것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한치가 많이 붙으면 한치 채비(에기)를 내려서 잡아낼 수도 있지만, 갈치 채비로는 잡아낼 방도가 없습니다.

어쩌다 한번 다리만 바늘에 걸쳐 있거나 운 좋으면 몸통이 걸리기도 하지만, 대부분 미끼만 축내고 사라질 뿐이죠.

 

 

한치가 어서 지나가길 바라면서 채비를 제 차 내리는데 옆 사람에서는 번쩍번쩍 빛나는 은갈치가 올라옵니다.

약오르게 저만 쏙 빼놓고 양쪽에서 갈치를 잡아대고 있으니 마음이 살짝 급해지고 ^^

 

 

첫수로 올린 제주 은갈치

 

그러다 제게 딱 한 마리 걸렸는데 씨알은 작아도 어찌나 반갑던지 ^^

 

 

이번엔 고등어 한 마리에 갈치 두 마리. 욕심부리지 말고 계속 이 정도만 올라와도 감개무량할 것 같습니다.

이때부터 저는 속력을 내 갈치 낚시에 집중하는데

 

 

이번에는 1지짜리 풀치가 올라와 미끼로 썰었습니다. 갈치는 처음 썰어보는데 사무장께서 친절히 알려주시네요. 덕분에 잘 배웠습니다.

 

 

PM 8:00, 저녁 식사.

 

갈치낚시는 시간도 배고픔도 잊게 하는 마력이 있습니다. 채비를 몇 번 던지지 못했는데 벌써 식사하라네요. 

시계를 보니 벌써 9시가 다 돼 갑니다. 얼마나 낚시에 집중했는지 배가 고픈 줄도 몰랐네요. 식사는 맛있게 했습니다.

다만, 밥을 먹는 와중에서도 계속해서 처박는 초릿대를 곁눈질로 보고 있자니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다들 밥 먹는 속도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수준인가 봅니다. ^^

 

 

그렇게 초릿대가 처박혀서 기대했더니 에게 달랑 한 마리. 씨알은 여름이라서 2지 반에서 3지 반 사이가 주종입니다.

이러한 씨알은 가을이 깊어가면서 더욱 커지겠지요. 다가올 10월이 기대됩니다.

 

 

박 대표님은 4지 갈치를 올리며 주변의 부러움을 샀는데 제 눈에는 왜 저게 갈치로 안 보이고 배춧잎 4장으로 보이는지 ㅎㅎ

 

 

한편, 제 채비에는 한번에 네 마리가 올라와 즐거움을 선사해 줍니다.

 

 

앞서 맨 갈치 한 마리가 아래 바늘에만 매달려 있길래 그만큼 수심을 내렸더니 타겟이 제대로 맞았는지 갈치들이 덮석덮석 물기 시작.

갈치는 양보다 질인데 그토록 고대하던 4~5지 갈치는 아직 소식이 없지만, 이 정도로만 올라와도 마냥 신이 나기만 합니다.  

 

 

AM 12:00, 불청객의 출현

 

밤이 깊어지면서 만새기 몇 마리가 배 주변을 배회합니다. 갈치낚시에서 불청객은 사실 갈치를 제외한 거의 모든 어종이라 할 수 있지요.

바늘을 끊거나 매달린 갈치를 공격하는 삼치, 채비를 엉키게 하는 고등어, 미끼 도둑 한치. 그리고 만새기는 크고 힘도 좋아 바로 걷어내지 못하면

옆 사람, 뒷사람 채비를 엉키게 하고요. 올라와서도 한동안 난동을 부려 신속한 채비 회수와 함께 깔끔한 뒤처리가 수반되지 않으면 난감한 상황을 만드는

골칫덩이인 거죠. 

 

"훠이~훠이~ 저리 가"

 

채비를 거둬야 할 타이밍에 저렇게 만새기가 설치고 다니면 채비 올리기가 상당히 부담스러워집니다. 그렇다고 채비를 빨리 올릴 수도 없고.

일전에는 고등어나 갈치를 처리하고 있는데 수면에 걸친 바늘을 만새기가 물고 늘어지는 바람에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잡은 고기에서 바늘을 때고 있는데 만새기가 물고 늘어지면 자칫 바늘이 손을 찌르는 부상의 위험도 있죠.

   

 

만새기

 

결국, 한 마리 잡았습니다.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고 잡고 싶어도 잡을 수 없는 청개구리 만새기.

신속한 채비 회수로 녀석을 끌어낸 쥐 난동을 부리는 만새기를 발로 살짝 밟아 바늘을 빼냅니다. (이때 플라이어가 필요하네요.)

 

 

만새기를 미끼로 썰었습니다. 그리고 이 미끼로

 

 

일곱 바늘 중 갈치만 다섯 마리를 거두는 수확을.. 만새기 한 마리 정도는 걸려도 괜찮을 듯하네요. ^^

우리나라는 만새기기를 좋아하지 않아 천대하지만, 호주나 하와이, 괌에서는 스테이크 재료로 인기가 높습니다. 

저는 예전에 만새기를 챙겨다가 생선가스를 해 먹었는데요. 썩 맛있지는 않았지만, 먹을 만 했던 기억이 있네요. 

 

 

이어서 남규 형님은 은갈치 몽땅 걸이에 성공합니다. 헐~

저런 식으로 열 번만 태우면 은갈치 70마리. 갖다 팔면 돈으로 음...

말로는 못 하는 게 없습니다.ㅎㅎ

 

 

표준명 별복

 

옆쪽에는 커다란 복어 한 마리가 올라와 술렁이는데 딱 보니 별복.

저게 참복이나 자주복이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설령, 직접 요리해 먹을 용기는 없다 하더라도 갖다 팔았을 때 가격은 상당할 듯.

참고로 별복은 먹어도 되지만 식용어로서의 가치는 낮아 잘 먹지 않는 편입니다. 이유는 맛에 있겠지요.

 

 

이어지는 회 한상

 

이 배는 회 서비스도 해주네요. 사무장이 잡은 갈치와 고등어를 썰어 시원한 얼음판 위에 놓았습니다.

이런 데코레이션이라면 그대로 식당에 내다 팔아도 손색없겠는데요.

 

"자자~ 얼른 와서 갈치회 한 젓가락씩들 하세요."

 

 

그래도 꾼들은 갈치잡이에 여념이 없다.

 

워낙 갈치가 잘 낚이는 상황이다 보니 앞에 회가 놓여도 꿈쩍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태반.

 

 

덕분에 갈치회는 원 없이 맛보았습니다. 이렇게 초고추장에 듬뿍 찍어

 

 

김에다 싸 먹으면.. 근데 이게 무슨 맛일까요? ^^;

갈치회는 즉석에서 썰어 먹는 싱싱한 맛에 쫄깃하게 씹히는 맛으로 먹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것도 호사를 누리는 것이지만, 미각의 관점에서 보자면 갈치회보다는 고등어회에 좀 더 점수를 주고 싶군요.

이런 걸 먹을 때도 채비를 던져놓고 왔기 때문에 지금쯤 얼마나 달렸을까 하는 기대감이 마음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채비를 올려보니

 

 

에게 달랑 두 마리. 그러고 보니 어느새 부터 고등어가 눈에 띄게 줄었네요.

밤이 깊어가면서 갈치 씨알도 조금씩 좋아지고 고등어의 성화는 줄고, 이대로 지속할 수만 있다면, 이날 만선의 기쁨을 누리는 것도 꿈이 아닐 것 같습니다.

 

 

옆에 분은 만새기가 연신 물고 늘어져 고생하시네요. ㅎㅎ

 

 

AM 3:00

 

새벽이 깊어도 갈치낚시에 대한 열정은 지칠 줄 모릅니다.

어제는 고등어가 얼마나 달려드는지 하다가 하다가 안 돼 선실에서 잠을 청하는 손님이 많았는데요.

이날은 전원 쿨러 조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저도 목표치에 한층 다가서고 있습니다.

 

 

이 장면을 끝으로 카메라 전원을 껐다.

 

새벽이 깊어감에 따라 고등어가 뜸해지면서 갈치 위주로 낚이는 호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갈치가 한 마리 한 마리씩 매달릴 때마다 초릿대는 점점 숙이며 수면에 닿을락 말락 하는 이 장면을 지켜보는 기분이 얼마나 뿌듯한지 .

이때부터는 낚시에 집중하고자 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저도 마릿수 좀 해야죠. ^^;

 

 

AM 6:30, 입항

 

갈치 낚시는 4:30분을 기점으로 종료. 서둘러 정리하고 입항하니 해가 떴습니다.

손님들의 조황을 살펴보다가 박 대표님의 스티로폼 박스를 보는데 갈치를 거의 쓸어담으신 수준이네요.

 

 

사무장께서 갈치와 고등어를 스티로폼 박스에 옮겨 담아줍니다.

 

 

이날 필자의 갈치 조과

 

박 대표님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전날의 부진을 완벽하게 설욕했습니다.

정확히 세본 건 아니지만(중반까지는 세면서 낚시했는데 이후에는 까먹어서) 약 60수 정도 했고 고등어는 50여 수 정도.

이렇게 잡아서 집으로 돌아가면 제아무리 낚시를 달가워하지 않은 안주인도 환영할 수밖에 없겠지요.

주변에서는 갈치 좀 달라고 아우성인데 그만큼 요즘 갈치가 금값이기도 하고, 한번 맛보면 그 맛을 잊을 수 없어서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신선도에 있습니다. 똑같은 제주산 은갈치라도 시중에 파는 것은 유통 경로를 거치면서 시간이 지난 것이기에 아무래도 갓 낚은 은갈치보다

신선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시중에 파는 은갈치도 충분히 맛있지만, 낚시꾼이 잡은 갈치의 신선함에는 비할 수 없기에 특유의 폭신한 질감과

고소한 맛이 한번 맛보면 잊히질 않는 것이지요.

 

혹시 갈치구이에서 스폰지 케잌과 같은 부드러움을 느껴본 적이 있으십니까? 낚시 갈치를 맛보지 못한 이들은 그게 어떤 느낌인지 상상되지 않을 것입니다.

제주도 갈치낚시는 빈손으로 와서 갈치를 든든히 잡아갈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지만, 무엇보다도 저는 다음에 100수 이상도 할 것 같은 자신감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잡은 갈치는 스티로폼 박스에 포장해 이름을 새기고 공항으로 옮기게 됩니다.

가져갈 박스가 개인당 1상자씩이면 티케팅 시 짐으로 부칠 수 있지만, 2상자가 넘어가면 수화물 규정에 따라 인당 20kg이 넘어섰을 때 추가 비용을 내야 해서

아예 화물 직송으로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과정도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갈치 배에서 기본 운송료만 받고 다 해줍니다.

공항에 도착하면 화물청사로 찾아가 짐을 찾아오기만 하면 됩니다. 이틀 동안 갈치배를 탄 저는 3박스라 화물 비행기로 부쳤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갈치를 손질하고(손질할 것도 거의 없지만, 이것도 알아두면 편하니 조만간 갈치 손질법 동영상으로 올리겠습니다.) 고등어는 현장에서

잡자마자 바로 손질했기 때문에 크린랩 같은 비닐에 적당히 먹을 만큼씩만 담아서 냉장고와 냉동실에 넣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갈치와 고등어가 필요한 지인들, 친인척들에게 몇 봉지씩 나눠주고요. 남은 건 냉장 상태로 5~6일 보관이 가능하니 이걸로 조림도 해 먹고 구이도

해 먹고 싱싱한 갈치는 갈치국도 해 먹었습니다. (관련 글 : 제주도 토속 음식, 갈치국 만들기)

 

 

그나저나 이틀 동안 갈치 조업하느라 몰골이 말이 아니네요. 차마 몰골은 올릴 수가 없어 그 흔적만이라도 보여드립니다.

다음에는 앞치마를 두르고 하던가, 아니면 버려도 될 만한 옷을 입는 게 낫겠네요. 지금은 자국을 지우기 위해 고민 중이랍니다. ㅎㅎ

 

 

#. 갈치낚시 비용과 준비물

마지막으로 비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제주도 갈치낚시는 공항 픽업으로 시작해 픽업으로 끝나므로 랜터카를 빌릴 필요가 없습니다.

2박 3일 일정으로 갈치배를 타는 손님에 한하여 무료 숙소도 제공해 줍니다. 이 두 가지만으로도 비용이 상당히 세이브되겠지요.

갈치배는 한번 타는데 18만원입니다. 여기에 장비를 대여료가 2만원인니 총 20만원이 들겠지요.

그날 저녁밥과 다음 날 아침 식사, 사우나는 선사에서 제공해 주며 채비와 바늘, 쇠추, 생수, 미끼, 멀미약도 선사에서 제공합니다.

 

개인이 챙겨야 할 준비물은 쪽가위와 목장갑, 간식거리, 식칼입니다.

식칼은 선사에서 제공하지만, 칼이 무딜 수 있어 개인이 챙길 수 있으면 더 좋습니다. 선사에 숫돌이 있으니 사전에 충분히 갈아 쓰시고요.

그 외에 알아두어야 할 사항과 갈치낚시 팁, 미끼 써는 방법은 쿨러조황을 부르는 갈치낚시 노하우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다음 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제주도 갈치낚시 문의

은갈치 선단(1호, 2호) : 010-9121-7913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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