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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저희 부부의 제주 이민이 있는 날! 이민이라고 해봐야 주어진 시간은 '두달 뿐'이지만 짐도 있고 차량도 가지고 가야 하기에 인천에서 제주도를 운항하는 여객선 '오하마나호'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오하마나호는 바다를 향해하는 거대한 호텔로 약 800여명의 승객과 300여대의 차량이외에 다수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대규모 여객선입니다.
예전에 '에드워드 권의 YES셰프' 촬영도 이곳에서 했고 또 이승기씨와 함께 1박 2일 팀의 촬영지로도 유명하지요. 오늘은 인천 제주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을 이용하며 느꼈던 후기와 가격, 그외 정보에 대해 상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오하마나호 타는 풍경
탑승에 앞서 기본적인 사항부터 알려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 인천에서 제주도로 운항하는 여객선(오하마나호) 운항 정보
- 매주 월, 수, 금, 주 3회 운항
- 인천에서 출발시각 → 19 : 00 정각(18 : 30분까지 탑승완료)
- 제주도 도착시각 → 익일 08 : 30 분
- 평균 속도 → 시속 30~40km
- 총 운항시간 → 약 13시간 소요
- 출항 장소 →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앞
※ 인천에서 제주도로 운항하는 여객선(오하마나호) 가격
- 1등실 → 130,000원
- 2등실 → 94,500원
- 3등실 → 69,500원
- 차량 적재는 소나타급의 경우 → 190,000원
- 차량을 적재할 경우 2~3등실 이용시 1인당 30% 할인
- 차량 적재는 16 : 30 분까지 배에 탑승 완료해야 함
PM 6:30분 오하마나호에 탑승하는 승객들
아직 배가 출발하지는 않았지만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저녁식사를 하러 갑니다. 사실 배안에서는 선식을 포함한 모든 비용들이 육지보다 비싸기만 합니다. 가능하면 밖에서 좀 더 맛있는 식사를 하고 탑승할 수도 있겠지만 인천 제주 여객선에서는 어떤 밥이 나오는지 보여드리고자 직접 사먹어 보기로 합니다. 이 날 저녁 메뉴는 김치콩나물국, 꽁치조림, 제육볶음, 호박나물, 두부부침, 김치네요. 가격은 7,000원입니다.
식사는 이렇게 군대식으로 배식을 받습니다. 이렇게 받아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
저는 제육볶음이 중요한데 양은 쥐꼬리만큼 줍니다. ㅎㅎ 꽁치조림은 통조림 꽁치로 만든 것이고 맛은 전반적으로 무난한 편입니다. 밥 남기지 않고 삭삭 긁어 먹으면 배도 부르고요. 선식이니 비싼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이게 7,000원이면 좀 쎄죠?
식사를 마치자 어느새 배는 떠나고 있었습니다. 그 육중한 여객선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으니 신기하긴 신기한가 봅니다. 지금 이 시간대엔 실내에 계시는 파와 갑판에 바닷바람 쐬러 나오는 파가 양분되어 있지요. 실내에서 이른 잠을 재촉하시는 분들은 주로 화물차나 공사차량을 몰고 오신 직업인들이고 이렇게 갑판에 나와계신 분들은 여행자들이겠죠. 앞쪽엔 가족으로 보이는 분들이 모여 앉아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맛있게 드시고 계셨습니다.
인천대교를 가로지르며
이곳은 2등실이 있는 복도. 저희부부는 자가용을 탑승했기에 30% 할인을 적용받은 2등실에서 묶을 수 있었습니다. 로얄실도 있던데 거의 호텔 수준이라 보심 되겠고, 1등실도 2인실과 가족실로 나뉘긴 하지만 단독적으로 사용하는 방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반면 3등실은 넓직한 온돌방에서 여러명이 자는 구조로 되어 있으며, 2등실은 2층 침대칸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제 2층 침대칸을 살펴보도록 할께요.
방마다 수용 인원수가 다르지만 이 침실의 경우 총 8명이 묶을 수 있습니다. 남녀 상관없이 묶을 수 있으며 부부나 커플의 경우 2층짜리 침대 하나를 배정해 줍니다. 여러명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니 정숙은 기본이겠지요.
이어지는 이벤트는 다트 게임. 마침 이 날은 경인여고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가는 날이였나 봅니다. 다소 시끌시끌 했지만 진행자의 능숙한 솜씨로 한바탕 신나는 분위기가 연출되었지요. 각 반을 대표하는 학생들이 나와 다트 게임을 하고 그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학생이 경품을 타갔습니다. 1등 경품은 13만원 상당의 운동화 ^^
오하마나호 선상 도서관
북카페 느낌으로 되어 있어 책을 보며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져봅니다. 선상에서 책을 읽으면 멀미나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도 계실텐데요. 여객선이 워낙 대형급이다보니 어지간해선 멀미가 나지 않을 겁니다. 이 부분은 크게 걱정안해도 될 것 같아요.
이어지는 미니 콘서트. 저기 앞쪽의 학생들은 박수쳐주며 호응하는데 비해 뒷쪽에 앉은 학생들은 저마다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음악은 흘러간 팝송을 주로 부릅니다. 아무래도 학생들에겐 취향상 안맞겠지요.
PM 9 :00 불꽃놀이 이벤트
좀 전 다트게임을 진행하셨던 분이 이번에도 나와 열창을 하고 계십니다. 진행도 노래솜씨도 춤까지 정말 프로세요. 아까 갑판에서 홀로 말춤추는 연습을 하시던데 역시나 요즘 유행하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열창하기 위해 연습하셨군요. 확실히 최신가요를 불러주니 여학생들이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이건 거의 광란의 밤이네요. 나이트 클럽을 연상케하는 화려한 불빛 아래서 한바탕 댄스 타임이 주어집니다. 여학생들은 물론 그 뒤에서 지켜보시던 선생님과 중년 여행객들도 함께 가세해 혼연일체가 되어 갑니다. 과연 이곳이 여객선인지 나이트 클럽인지 모를 정도. 밤 바다를 가르는 호텔이라기 보단 나이트 클럽이 어두운 공해상을 지나가는 독특한 풍경이였습니다.
그런데 그걸 지켜보는 제 아내는 눈물을 글성거리며 서있어요. 갑자기 왜 그럴까? 이유를 물어보니.. 정말 혼이 빠져나가라 흔들고 있는 저 학생들을 지켜보자니 그간 얼마나 공부에 지쳤으면 저럴까 싶어 내심 맘이 아팠나네요.^^; 사실 배위에서 하는 이벤트라 특별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실제 나이트라던가 클럽에서 노는 것에 비하면 많이 조악하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열심히 춤 추는 모습을 보니 괜히 짠해지더라는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아내도 저 아이들 땐 춤꾼을 자처할 정도였다네요. ^^; 그땐 인터넷도 동영상도 없이 TV 녹화분을 보며 따라 춰야 했기에 춤을 배울만한 환경이 녹록치 않았지만, 당시 아내가 한번 추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언제나 주변을 애워쌓았다고 하니 어느 정돈지 대충 짐작은 갑니다. ㅋㅋ
이어지는 오늘의 메인 이벤트, 바다 한가운데서 벌어지는 화려한 불꽃놀이!
여의도 한강 불꽃축제와 비교할 순 없지만 지금 이 시각, 어두운 망망대해를 가르고 있는 페리에서 이 정도면 정말 괜찮지 않나요? ^^
반면 이런 열띈 현장 속에서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분들이 계시니 화물차를 끌고 인천과 제주를 오가며 건설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세요. 여기 대부분은 여행자들이지만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배를 타야하는 분들도 계시다는 사실. 강남 스타일의 음악이 조금 멀어지는 뒷쪽 간판에선 하염없이 담배 연기만 뿜어져 나옵니다.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이지만 서로 다른 이면들이 불과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한 공간에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2000cc 맥주 + 한치 견과류 세트가 25,000원
밤 10시가 되자 학생들은 선생님의 지도하에 취침에 들어간 듯 보입니다. 선내는 어느새 조용해지고 있었고 일부 관광객들이 호프에 앉아 라이브 음악과 맥주를 즐겼어요. 저희 부부도 앞으로 두 달간 있을 제주도 생활에 대해 화이팅을 외치며 시원한 맥주 한잔 하였습니다. 역시 선실 물가다 보니 조금 비싼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또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런 중년풍이 팍팍나는 분위기에서 맥주 한잔 마셔볼까 싶기도 하고 ^^;
한숨자고 일어나니 오전 6시. 더 자고 싶었지만 곧 바다에서 맞이하는 일출을 보기 위해 일어나야 했습니다. 배는 어느새 추자도를 향하고 있네요.
AM 6 : 20분, 바다에서 맞이하는 황홀한 일출
아침에 바다 바람이 상쾌하다 못해 쌀쌀합니다. 방한대비를 제대로 해오지 못한 게 후회스럽습니다. 이 육중한 배가 어떻게 이런 속도를 내며 힘차게 달려나가는지 그저 신기하기만 한데요. 그렇게 바람을 쐬며 곧 눈앞에 펼쳐질 추자군도를 감상해 봅니다.
추자군도는 수십여개의 무인섬과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인섬들이 모여 하나의 군도를 이루고 있는 천혜의 섬이자 수산자원의 보고입니다. 바다낚시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언젠가는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로망이기도 하지요. 사진은 추자군도의 모습을 전부 한 프레임에 담아봤는데요. 북쪽에 선두로 선 직구도를 비롯하여 상추자도, 하추자도가 있고, 그 아래론 푸랭이와 사자섬이 희미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제 작년 사자섬에서 낚시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그리고 올 가을, 제주에 머무르면서 반드시 가봐야 할 1순위 섬으로는 바로 추자군도 맨 끝 남단에 위치한 절명여입니다. 이 곳은 신이 허락해야만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기상이 굉장히 좋아야 하는데 아무쪼록 올 가을 절명여에서 아내와 함께 멋진 낚시를 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대관탈도
이 섬이 보인다면 제주에 거의 다다른 겁니다. 역시 절명여와 함께 낚시하고 싶은 곳이고요.
소관탈도
만약 기상이 허락한다면 저 곳도 꼭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내릴 수 있는 자리는 굉장히 협소하지만 정말 대물이 우글우글 거리게 생기지 않았습니까? ^^
이윽고 한라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제주항에 들어서며
드디어 제주도에 도착하다
장장 13시간이라는 기나긴 시간 끝에 도착한 제주도. 비록 항공편 보다 가격이 비싸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저 처럼 짐이 많거나 차량을 싣고 가야 할 경우라면 '바다에서의 호텔'을 한번쯤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사실 2등실이라곤 하나 그래도 잠자리는 여전히 불편했습니다. 때는 여행의 시작점이였고 좁은 2층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다 보니 아무래도 뒤척이게 되고 잠도 잘 못자는 경향이 있지만 문제는 배개가 너무 높아서 목도 아프로 이래저래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흔히 할 수 없는 경험이였고, 갑판위에서 낭만과 여유를 느낄 수 있었던 점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 매우 중요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인천 제주도를 운항하는 여객선, 오하마나호는 "청해진 해운"이 예약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차량 예약을 담당하시는 남자 직원분은 여객선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최소한의 예의나 기본을 갖추지 않은 채 전화 응대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차량 예약을 위해 몇 차례 통화를 해 보고 느낀 점은..
"이 사람은 고객과의 전화에서 최소한의 예의나 절차도 모른채 무조건 자신의 편리대로만 하는구나"
처음부터 딱딱하고 사무적인 말투는 원래 성격이니 그렇다쳐도, 조금이라도 상대방의 말이 늦어지거나 호흡이 길어지면 재촉에 종용을 가하는 듯한 압박을 가하며 마치 "나 굉장히 바쁜 사람이니 빨리빨리 말하고 끊어라" 라고 하는 듯한 응대 태도에 기분이 상할 수 있습니다.
뿐 만이 아닙니다. 여객선을 타기로 한 당일날, 저는 배를 탈 수 없어 제주도에 갈 수 없을지도 모를 위기에 처했습니다. 인천 제주도행 여객선의 출발 시각은 오후 7시입니다. 저는 6시에 도착해 차량을 어떻게 싣느냐고 묻자 매우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지금 오시면 어떡하느냐? 예약은 했느냐?"며 확인하는 과정에서 눈치주고 무안주는 고객 응대 태도에 기분이 상했지요. 뭔지 몰라도 제가 굉장히 잘못한 사람이 되어버린 겁니다.
저는 차량을 예약 할 때 분명히 "차량 입고 시간은 4시 30분 부터이며, 오시면 차량부터 입고시킨 후 6시 20분까지 연안여객 터미널로 오면 된다"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4시 30분은 차량 입고 시간이 아니라 입고 완료 시간이다"라며 "예약을 했더라도 너무 늦게 왔기 때문에 화물칸에 자리가 남아있지 않으면 차량을 싣을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화물칸 직원과 무전기를 두드리며 "지금 차량 한대가 더 왔는데 실을 수 있겠느냐?"고 대화를 한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 거대한 여객선을 탈 수 있는 기회는 살면서 많지 않을 겁니다. 대부분 이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상태지요. 4시 30분에 차량 입고를 완료해야 정상적인 탑승이 된다면 이는 차량 예약을 진행할 때 반드시 상대방에게 각인시켜야 할 매우 중요한 메세지입니다. 천보 만보 양보해서 그것을 제가 착각했거나 잘못 전달받았을 수도 있다고 칩시다. 면전에서 "탈 수 없을 지도 모른다"며 으름장을 놓는 태도"부터 시작해 차량을 검사하고 배에 싣는 용역 직원의 태도도 굉장히 불친절합니다. 툴툴거리는 말투는 기본이고 "당신들 때문에 내가 바빠졌잖아?"식으로 면박주는 태도가 과연 정상적이라 할 수 있을까?
더욱이 어이가 없었던 건 제주에 도착해서 차를 내릴 때의 일입니다. 제가 알기론 이 배는 300여대의 차량을 탑승할 수 있는 걸로 압니다. 그런데 일반 승객이 모두 내린 상황에 차량 탑승 승객만이 딸랑 남아 있길래 한번 세어보니 30명도 안되더군요. 그렇다면 처음 차량을 탑승했을 때 "화물칸이 다 차서 못 탈 지도 모른다"며 엄포를 놓은 건 무엇일까?
사실 여객선 이용이 가지는 잇점은 차량을 싣을 수 있다는 점과 밤 바다의 운치와 여행의 낭만을 느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 외 가격적인 메리트나 시간은 항공기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되지 않지요. 청해진 해운사는 내 돈 내고 비싼 값을 치르면서 배를 이용해야 하는 고객의 입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무엇이 그들을 고자세로 만들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청해진 해운'에서 차량 예약을 진행하는 담당인 말투와 고객을 응대하는 태도는 매우 아쉬운 부분입니다. '오하마나호'가 오나마나호가 되지 않으려면 청해진 해운사의 고객 응대하는 태도부터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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