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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바람이 부는 어느 가을 날.. 김녕 미로공원 입구에는 고양이 두 커플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 고양이 커플들은 오후의 따사로운 햇볕 아래, 단잠을 즐기고 있었지요. 노란 점박이 한마리, 검은 점박이 한마리. 그리고..
흰 고양이 한마리, 전형적인 코숏 고양이 한마리.. 참~! 뒤에 한 녀석을 빼먹었군요. ^^
솔로와 커플의 차이, 김녕 미로공원에서
이들 다섯 고양이의 관계는 잘 모르지만, 이 장면으로 봐선 저만치 가는 녀석이 왠지 외로워 보여요.
반나절을 걷다가 지친 우리 부부는 이곳에서 잠시 쉬어갈까 하는데 바로 앞 벤치에서는 점박이 커플이 식빵을 굽고 있어요. 우리는 살금살금 다가와 사뿐히 앉고선 멀찌감치 바라봅니다. 여느때 같으면 불러도 보고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고 싶것만.. 단잠을 자고 있는 녀석들의 평화로운 시간을 깨고 싶지 않았습니다.
조용히 그리고 다소곳이 앉은 우리는 커플과 솔로 고양이의 동태를 지켜보는데.. 잠시후 김녕 미로공원 앞에는 어느새 단체 관광객들로 웅성거립니다.
입장료를 사려는 인파 속엔 아이들도 있군요. 우리는 아이들이 고양이를 발견하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가져 봅니다만.. 아이들은 얼마되지 않아 고양이를 발견했고 이후에 일어난 상황은 예상대로 전개되었습니다. ^^;
"엄마, 야옹이다~! 야옹~야옹"
하더니 한 꼬마애가 고양이에 접근하기 시작합니다. "녀석들 단잠을 자기엔 글렀군.." 고양이 커플은 성큼성큼 걸어오는 아이들의 모습에 놀랐는지 곧바로 자리를 뜨고 마네요.
이제 남은 건 초록 테이블 위에서 식빵을 굽던 점박이 커플. 주위가 소란스럽자 단잠을 체념한 듯 기지개를 펴고 일어납니다. 우리도 쉬고 싶은 만큼 냥이들도 쉬고 싶었을텐데 다행히 아이들의 시선이 여기까지 뻗치진 않은 듯. ^^
그리고 이 녀석..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 부비부비 해줬다. 김녕 미로공원에서..
노란 점박이는 아내에게 다가와 부비부비를 시도. 첨 보는 이방인에게 쉴새 없이 부비부비를 합니다. 집냥이라 생각되지만 여튼 신기하네요. 우릴 언제 봤다고~ ^^
"녀석..머리로 밀고 부비는 힘이 상당해^^"
처음 본 사람에게 호기심이 있어서 일까? 아니면 아내의 인상이 좋다고 느껴져 애정공세를 펼치는 걸까?
"고양이가 이렇게 부비부비하는 것은 친근감을 표시하는 거라던데.."
사실은 그게 아니라고 합니다.
그렇게 한동안 부비부비를 하던 녀석과는 달리.. 검은 점박이 냥이는 옆에 누가 오든지 말든지 우두커니 앉아만 있습니다. 같은 고양이라도 성향이 이렇게 틀릴 수 있구나. 예전에 해외 여행가서 만난 고양이 커플도 그랬답니다. 한 녀석은 강아지 마냥 쫄쫄 쫒아다니고, 다른 한 녀석은 불러도 만져도 귀찮기만 한지 고개를 돌려 은근슬쩍 피하는..
요 녀석.. 바로 코 앞에서 카메라를 들이대도 꿈쩍도 안하네. 그러지 말고 한번만 쳐다봐주라~!!
"뜨끔.. ^^;"
김녕 미로공원 입구는 냥이들의 휴식처였다
고양이가 다가와서 부비부비를 해 준다는 것. 그것도 처음 본 사람에게 마구 해준다는 것은 어쩌면 기분좋은 일일런지도 모릅니다. 아내도 그런 고양이의 애정행각이 좋았는지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더군요. 하지만 고양이가 부비부비하는 진짜 이유..
"애정을 표현하는 거라기 보단 자기 영역을 표시하는 수단"
이 아닐까? 실제로 고양이 수염과 볼, 귀부분, 그리고 똥꼬;;쪽에 페로몬이 분비된다는데 이것을 부비부비 함으로써 자기 영역을 표시한다고 해요. 특히나 자기 영역에 낮선 냄새가 들어올 경우 그것을 자기 냄새로 칠하려는 의도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울 아내, 인상 좋아서 애정표현 당한게 아니라 고양이한테 영역표시 당한거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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