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맛집] 신선한 돼지고기와 채소가 인상적인 강명선 샤브샤브


예전에 제주도 여행 시 한 번쯤 맛볼 만한 음식으로 '돼지고기 샤브샤브'를 추천한 적이 있었습니다.
샤브샤브를 좋아하는 마니아라면 평소 쇠고기와 해물을 넘어 돼지고기라는 생소한 재료를 맛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 싶은데요.
언제나 무난한 선택이 되는 쇠고기 샤브샤브와 달리 돼지고기는 '특별히 잘하는 집'에서 먹어야 잡내 없이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뭐든 처음 먹었을 때의 인상이 뇌리에 깊이 박히는 법. 제아무리 돼지고기 샤브샤브가 별미라지만, 첫인상부터 구겨지면 평생 씻을 수 없는 편견이
생기는 게 사람 입에 들어가는 음식이라고 봅니다. 
4박 5일 제주도 여행에서 첫 번째 외식 장소로 선정한 이곳은 제주시 연동에 있는 강명선 샤브샤브로 개인 이름을 걸고 하는 음식점입니다.
재료가 신선하지 않으면 좋은 인상을 받기 어려운 돼지고기 샤브샤브를 상당히 잘한다고 생각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강명선 샤브샤브, 제주시 연동

때는 오후 1시 30분. 점심 식사를 하기엔 다소 늦은 시간이지만, 그렇다고 손님이 아예 없을 시간은 아닐 텐데 예상과 달리 한적한 모습입니다.
제주시 연동에 있어 공항과의 접근성은 아주 좋습니다. 관광지가 아니다 보니 이곳을 이용하는 손님의 절반 이상은 제주도 현지인들입니다.
관광객은 알만한 사람만 알음알음 찾아가는 정도랄까. 그렇게 많이 알려지거나 한 곳은 아니에요.
강명선이라는 이름은 최초로 가게를 만든 분이고 그것을 따님이 이어서 운영한다고 하는데 이 얘기는 제가 직접 확인한 게 아니므로 참고만 하세요.
내부에 들어서자 신축 건물의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식당 이미지의 한 축을 담당하는 내부 조명은 자연 채광과 함께 어우러져 밝아서 좋습니다.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단정한 인상을 주네요.


강명선 샤브샤브의 가족 이름을 새긴 룸

룸 내부는 프라이빗을 강조한 공간에 정갈한 분위기 어서 가족 단위 외식에 좋아 보이네요.
방 안에는 "밥상을 속이면 3대가 망한다. 이 문구를 항상 기억할 것입니다."라는 액자가 걸려있는 게 눈에 띕니다.


좋은 가격, 좋은 재료로 출발했지만, 손님이 몰리고 장사가 잘 되면서 슬그머니 욕심을 부리고 중심을 잃어가는 곳이 얼마나 많던가요?
맛의 변질에 관해 스스로 각인하자는 문구가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도야지(돼지고기) 샤브샤브 2인분을 주문하였더니 육수부터 내옵니다. 육수의 주재료는 북어.
육수 위에는 향신료로 보이는 게 뿌려져 있습니다. 통후추로 보이지만, 정확히 무엇인지는 물어보지 못했어요.


곧이어 꽃게 한 마리가 투입되고

도야지 샤브샤브의 주재료입니다. 돼지고기는 제주산.
살짝 얼려 대패 형식으로 얇게 썰어 내었는데요. 색깔 좀 보십시오. 흡사 쇠고기를 연상할 정도로 색이 진하고 마블링도 훌륭해 보입니다.
예전에 같은 제주도 샤브샤브 맛집으로 궁한스 샤브샤브(제주도 현지인이 추천)를 추천한 적이 있었는데요.
돼지고기 질 만큼은 강명선 샤브샤브가 한 수 위로 보입니다. 슬슬 맛이 기대되는데요.


소스는 두 가지에요. 하나는 칠리소스 같은 맛이고 다른 하나는 레몬의 상큼함이 느껴지는 간장 소스입니다.
여기에는 취향에 맞게 잘게 다진 땡초(매운고추)와 겨자를 섞습니다.


강명선의 도야지(돼지고기) 샤브샤브 2인분. (가격은 본문 하단의 메뉴판 참고)

4박 5일 일정 중 제주도에서 외식으로 먹는 첫 끼니입니다.
원래는 시간이 없어 숙소 근처에서 가볍게 먹으려 했지만, 마땅한 곳이 생각나지 않자 뜬끔 없이 찾아간 곳이 이 집이었습니다.
그런데 상차림이 이게 웬 날벼락. 가볍게 먹으려고 했던 점심 식사가 아주 푸짐하게 되었어요. ^^;
전날 낚시 대회의 여파로 피곤함이 채 가시지 않았고 반찬을 일일이 찍을 기력도 없어 이렇게 전체 샷만 올리겠습니다.

반찬은 그날마다 달라진다니 참고하시고. 개인적으로 돼지고기 다음으로 인상적이었던 게 채소들이었습니다. 
스타일상 비교되는 집을 꼽으라면 채선당 샤브샤브일 겁니다. 냉동 만두(별로), 치즈 떡(맛있음), 간 고기(최악), 유부(맛있음), 어묵류(맛있음) 등등
나름 다양한 재료를 선보이는 채선당과 달리 이 집 컨셉은 오로지 '신선한 채소'에 중점을 둔다는 것도 눈 여겨 보아야 할 점입니다.
버섯, 숙주, 그 밖에 쌈 채소의 신선함이 눈으로 확인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버섯은 단가가 비교적 저렴한 새송이, 팽이버섯 종류가 아닌 느타리인 점도 보이고요.
특별히 담백한 국물과 채소를 좋아한다면 이 집 샤브샤브가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처음에 나온 채소 한 판을 다 부어 이렇게 잘라 주고서는(이것도 한가한 시간대라 가능했을 듯) 다시 채소 한 접시를 서빙해 주니 처음에는 어리둥절
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나온 채소를 다 먹어갈 즈음 또다시 한 접시 가져오길래 그때부터는 사양했는데요.
알고 보니 이 집은 채소를 손님이 원하는 만큼 주문할 수 있는 '무한 리필'인 셈입니다. 인심이 제법 후한 편.


선홍 빛깔을 넘어 쇠고기 같아 보이는 돼지고기를 서너 점 넣습니다.
한꺼번에 많이 넣지 말고 바로바로 건져서 먹을 양만 넣어준 후 몇 초간 기다렸다가 색이 변하면 건져 먹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달리 돼지고기로 샤브샤브해 먹는 것에 인색해하는 편입니다. 누린내와 기생충에 대한 염려도 있을 테고요.
무엇보다도 돼지고기는 바짝 구워 먹는 식문화다 보니 이렇게 데쳐 먹는 게 생소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얇게 썰어진 돼지고기는 10초면 속까지 충분히 익혀 먹을 수 있어요. 튀기거나 굽지(태우지)않아 몸에는 더 좋습니다.
돼지고기의 순수한 맛을 즐기기에 이만한 조리법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배춧잎 위에 적당히 익은 돼지고기를 올립니다. 그 위에는 다진 고추 몇 점 얹고요.


숙주도 좀 넣고 돌돌 맙니다.


소주 한 잔 곁들이고 싶지만, 운전 때문에 꾹 참았습니다. ^^


간장 소스에 콕 찍어 먹으면 돼지고기 잡내는 아무리 집중해서 느껴볼래야 느끼기 어렵고 대신 담백함과 숙주의 아삭함이 입안 가득 전해집니다.


이번에는 돼지고기만 따로 찍어 먹어봅니다. 이게 생선회였다면 입안에서 살아 헤엄치는 것 같다는 되도 않는 미사여구를 사용했을 수도 있지만,
돼지고기가 너무 신선하면 어떤 표현을 갖다 붙여야 할지 심히 고민되는. ^^
젓가락으로 들어 보면 살이 찰랑거리고 입에 넣으면 야들야들하고. 


끓는 육수에 다진 고추를 넣으면 국물이 좀 더 칼칼하고 시원해진다는 사장님의 조언에 투입해 봅니다.
안 그래도 육수 자체가 자극이 없고 담백했는데(인공 조미료 맛을 느끼지 못했음) 이것으로 약간의 포인트를 준 셈입니다.


해물 서비스?

난데없이 등장한 해물은 사장님의 '서비스'라고 하니 이 점은 분명히 말해 둡니다.
본 메뉴(돼지고기 샤브샤브)에는 이것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요. 왜 서비스를 주냐고 물어보는 것도 이상하고 해서 (정황 상 짐작가는 부분은 있지만)
감사히 받아 먹기로 하였습니다. 주는 데 굳이 거절할 필요는 없지요. ^^;


삼색 칼국수는 본 메뉴에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서비스 된 해물과 함께 바글바글 끓입니다.


면도 입에 착착 감깁니다. 전반적으로 강명선 돼지고기 샤브샤브는 자극이 없고 은은한 육수에 착한 재료(돼지고기, 채소)가 좀 전의 문구에서 봤던
'건강한 밥상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모토와 일맥상통하고 있습니다. 뭐랄까 밑반찬부터 본 메뉴까지 굉장히 깔끔하고 웰빙스러운 인상이 들어요.


칼국수까지 모두 건져 먹으면 이렇게 진국만 남습니다. 이제 샤브샤브의 마무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죽까지 마무리하니 몸이 노근해지네요.
이제부터 여행이 시작되려고 하는데 초반부터 너무 융슝한 밥상을 접했습니다,


후식은 수정과

강명선 샤브샤브 차림표

우리가 먹은 음식은 '도야지 점심특선'으로 1인 9,500원짜리 메뉴였습니다. 그러니깐 지금까지 먹은 게 1인당 만 원이 안 되는 상차림이였죠.
이 집의 다른 메뉴들도 평판이 좋습니다. 특히, 제육볶음정식은 나오는 음식에 비해 가격이 매우 착한 편이고 국산콩을 간 검은콩냉국수는 양도 많고 
맛도 좋다니 가벼운 식사도 함께 겸할 수 있겠군요.



강명선 샤브샤브 본점(참고로 체인점이 아님) 찾아오는 길 : 아래 지도 참조
네비주소 : 제주시 연동 300-17
도야지 점심 특선 : 11:00~16:00
영업 시간 : 11:00~22:30 (연중무휴)
주차 : 주차장 완비 


#. 제주도 돼지고기 샤브샤브 맛집으로 당당히 추천할 만한 곳
제가 먹은 메뉴는 '도야지 점심 특선'입니다. 여기서는 전적으로 제가 먹은 것에 한해 추천하고 있으며 먹어보지 못한 다른 메뉴는 평가하지 않습니다.
역시 돼지고기라 호불호가 갈릴 만한 음식이지만, 특유의 잡내도 없고 담백하고 정갈한 음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돼지고기의 마블링과 선도, 신선한 채소의 무한 리필이 가장 강점이라 할 수 있고요. 육수부터 반찬까지 인공 조미료가 아예 안 들어갈 수는 없지만, 
상당히 자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재료가 신선한 만큼 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하도록 배려했고 전반적으로 심심한 맛이라고 할 수 있으나
건강적인 측면에서는 이것이 '모범 답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쇠고기 샤브샤브를 즐겨 먹는 이들에게는 돼지고기가 너무 담백한 나머지 고기에서 우러나는 향미를 느끼기 어려워 자칫
밍밍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육향이 있는 쇠고기 는 데쳤을 때에도 그 향을 즐길 수 있다고 보지만, 돼지고기의 경우 육향이
지나치면 '잡내'로 받아들여 감흥이 떨어집니다. 신선한 돼지고기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은은한 육향을 들어 우리는 '담백하다'고 표현하지만,
자극적인 맛에 길든 우리네 입맛이 이러한 음식이 주는 은은한 여운을 잘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쇠고기 샤브샤브에 익숙하다면 '담백하기는 한데 좀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안 그래도 얇게 나오는 돼지고기 살점이라 감질나게 한 점
씩만 넣어 그것도 여러 채소와 곁들여 먹는 게 돼지고기 고유의 맛을 느끼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샤브샤브용 돼지고기를 두껍게 썰어내면 감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돼지고기 샤브샤브의 맛 포인트는

"고기를 양껏 먹는 데 있지 않을까?"

이는 어디까지나 채소 중심이 아닌 고기 중심으로 맛 보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드리는 의견인데요.
얇은 고기를 채소보다 많이 두 세 점 가량 입에 넣으면 돼지고기 특유의 담백함이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아 씹는 치감도 맛도 충분히 느낄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샤브샤브용 고기는 늘 한정돼 있고 또 혼자 양껏 먹었다가는 일행들의 눈치를 살 게 뻔하니까요. ^^ㅋ
그래서 필요한 게 "고기 추가"인데요. 메뉴판에는 이 부분이 빠져 있어 넣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참고로 점심 특선의 도야지 샤브샤브와 일반 도야지 샤브샤브는 가격 차이 만큼 고기 양에서 차이가 난다고 하니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돼지고기 샤브샤브는 우리에게 생소한 음식이지만, 잘만 먹으면 쇠고기와는 또 다른 담백함이 있습니다.
본 음식점은 제주 공항에서 가까우니 오며 가며 들릴 만한 곳으로 괜찮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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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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