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뉴타운, 한우 불고기 전골이 맛있는 집(부자참숯구이)

은평뉴타운, 한우 불고기 전골이 맛있는 집(부자참숯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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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없기로 소문난 진관동 은평 뉴타운에 그나마 괜찮은 식당이 생겼습니다.
근방에 식당이 많지 않아 무엇을 해도 될 것 같지만, 치킨 일변도의 아파트 상권에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기가 만만찮습니다.
입맛 까다로운 아파트 주민들 특히 주부들 입맛을 사로잡으며 꾸준히 유지해 온 식당은 아쉽지만, 거의 없었습니다.
김밥천국, 곱창, 임실 피자치즈, 수입산 고깃집, 그리고 얼마 전에 소개했던 '간판 없는 수제 돈까스'까지 죄다 문을 닫고 말았지요.
그나마 한식 식당이었던 부대찌개마저 자리를 털고 나갔는데 그곳에 난데 없이 한우 불고기 식당이 들어와 지금까지 3~4개월 정도 장사하고 있습니다.
은평뉴타운의 식당 손님은 아파트 주민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뜻밖에도 직장인들이 많습니다. 이유는 이곳의 여러 상점과 더불어 은행만 다섯 군데.
그간 변변찮았던 식당에 깔끔하고 괜찮은 식당이 들어와 초기 오픈빨을 유지하며 아직은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입니다.
저는 바로 근처에 자택을 두고 있어 이 집을 자주 이용했습니다. 그간 이용한 횟수만도 10회 정도인데 느낀 점을 간략히 써 봅니다.
근방에 사는 분들에게는 참고되기 바라며 사진은 휴대폰으로 찍어 화질이 별로니 이해해 주세요.

부자참숯구이 메뉴

이곳의 주 메뉴는 불고기와 삼겹살입니다.
고기부터 반찬까지 거의 모든 재료를 국내산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특히 암소 한우는 1+ 등급으로 질을 높였습니다.
여기서 질이라 함은 통상 한우 협회에서만 인정하고 있는 마블링 기준의 고기 등급을 말합니다.
제가 이곳에서 맛 본 메뉴로는 한우생불고기 버섯정식, 한우사골육개장, 한우된장찌개, 진짜참기름 전주비빔밥 정도.
한우생불고기 버섯정식은 한우 1+ 가 들어간 뚝배기 불고기를 전골화 한 건데 가격은 고기 등급을 고려했을 때 적정 수준입니다.

한우생불고기 버섯정식 2인분 20,000원

불고기 전골을 시키면 나오는 찬들입니다. 사진은 조금 먹다가 찍었는데요.
괜찮았던 건 부침개가 기본으로 나와준다는 것. 부침개에 들어간 재료는 단출하지만, 얇게 펴고 바싹하게 부처 가장자리가 크러스트합니다.
'부침개는 재료의 가짓수보다 부침 노하우로 말한다.'는 좋은 예.

불고기 전골 2인분입니다. 이때는 불고기 전골에 시금치가 들어가 색다른 맛과 질감이 있었는데.

며칠 후 불고기 전골 3인분을 주문했다.

며칠 뒤에는 시금치 대신 쑥갓으로 바뀌어 있었고 지금까지 쑥갓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금치일 때가 더 좋았는데. ^^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시금치가 불고기 육수에 끓여졌을 경우 맛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듭니다.
불고기 전골은 제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2인분을 시켰을 때나 3인분을 시켰을 때나 고기양에서 큰 차이를 못 느꼈습니다.
들어간 고기가 한우 1+ 등급이다 보니 고기양을 넉넉히 하지 못한 걸까? 3인분 치고 양이 적어 이유를 여쭤보니 고기는 인분 수에 맞도록 저울에 재서 
정량으로 낸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제 기분 탓이었거나 혹은 전에 먹었던 2인분 때는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나가는 과정이라 고기양이 다소 넉넉했거나
그랬던 것 같습니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바삭한 부침개.

이 부침개, 원가로 따지면 얼마 안 하지만, 부침개 한 접시로 거둘 수 있는 효과는 원가 이상이라고 봅니다.
다른 곳 같았으면 한 접시에 최소 3천 원에는 팔아도 될 만한 부침개가 이렇게 기본으로 제공되니 이것이 주는 심리적 효과도 무시 못 할듯.
저렴한 원가로 최대 효과를 내는 방법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연두부

배추김치

김치는 이 집에서 직접 담근 겁니다. 김치 맛도 보통 이상이고.
김치나 반찬 만드는 솜씨가 좋으면 다른 음식도 기대해볼 만하지요.

오이지 무침

시금치

콩나물

나물은 조금 아쉽습니다.
저는 집에서 화학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 거기에 입맛이 길들어져 있는데 이렇게 감칠맛이 든 나물은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평소 맛소금, 미원을 넣은 나물 맛에 입맛이 길들었다면, 이집 나물이 입에 맞을 것입니다.

흑미밥

쌀도 나쁘지 않은 듯.

불고기 전골은 새송이와 팽이버섯, 쑥갓, 당면 등을 더한 스타일.
국물 맛이 달달하고 순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맛입니다. 고기의 질감도 순하고 부드러워 이가 약한 어르신들께도 괜찮을 듯.

한우사골 육개장(8,000원)과 한우 된장찌개(7,000)

개업 초기에는 차돌박이 된장찌개로 팔았는데 지금은 한우 된장찌개로 바뀐 상태.
차돌박이로는 타산이 안 맞았거나 혹은 따로 차돌만 구입해서 끓여야 하는 번거로움에 한우 된장찌개로 바꾸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된장찌개에 들어간 한우는 고기를 재단하고 남은 자투리를 활용한 게 많아요.
아쉬운 점은 된장찌개가 평균 이상 짭니다. 처음에는 몰랐다가 먹다 보면 간간함이 느껴지는데 된장 자체가 짜서 그런지 된장에 맛을 가미하려고
쌈장을 더해서 그런지는 제 입맛으로는 알 길이 없습니다. 저는 후자 쪽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된장 자체에서 나온 강한 맛이라기보다 쌈장 맛이 나서 말입니다. 과한 나트륨 섭취를 조금 순화시킬 필요가 있는 된장찌개.

육개장도 2% 아쉬운 맛. 개업 초기에는 달걀을 풀어 넣었는데 이때는 지단을 넣었습니다.
마침 지단이 있어 활용한 것인지, 레시피를 바꾼 건지는 모르겠지만, 육개장은 달걀을 풀었던 게 더 나았습니다. 

고기는 손으로 찢은 정성이 보이는데 조금 질긴 부위가 들어간 듯. 
얇고 널찍하게 썬 양지머리 편육을 넣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육개장 국물은 고기 육수가 충분히 우러난 맛.

은평뉴타운 부자참숯구이 : 356-9492
네비주소 : 서울 은평구 진관동 현대아이파크 709동 113호
주차시설 : 해당 아파트의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동네 식당치고는 꽤 훌륭한 편입니다. 쌀, 김치, 고기 등 국내산 식재료를 고집한다는 점도 마음에 들고.
특히 직접 담근 김치에 부침개 내공이 좋고 다른 밑반찬도 어디서 받아 쓴 게 아닌 손수 만들었다는 점이 좋고요. 
비록 동네 식당이지만, 가볍게 여길 맛은 아닙니다. 가장 무난한 메뉴는 한우 불고기 버섯 전골. 그리고 비빔밥인데 메뉴판에 '진짜참기름 전주 비비밥'이
말해주듯 다른 식당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강한 참기름 향이 확하고 올라온다는 것도 이집 비빔밥의 특징입니다. (비빔밥에 계란이 없는 건 좀 아쉬워요.)
한우 불고기 버섯 전골은 맛은 있는데 양이 좀 아쉽습니다. 1+ 등급의 소고기를 사용하면서 1인분 만 원에 마추려다 보니 그리 된 것 같네요.

혹자는 '특별한 메뉴, 개성 있는 음식'을 취급해야 맛집이 아니냐고 하는데 저는 '기본에 충실한 음식'을 최우선으로 꼽습니다. 
사용하는 쌀의 품질, 김치, 재료의 품질과 원산지, 그리고 위생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렇다고 이 집이 맛집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맛집이라 함은 최소 수십 km 떨어진 곳에서 일부러 찾아와 먹을 수 있을 정도여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많이 약해요. 단지 은평뉴타운 주민이라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집으로 사료됩니다.
이 집에 대한 맛 평을 찾아보니 딱 1건이 검색되었는데 삼겹살 품질이 매우 만족스럽다니 참고하십시오.
아직은 식당을 운영한 지 몇 개월 안 되어 레시피나 메뉴 등이 자리를 잡아나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만약 글을 보고 찾아갈 때는 포스팅 내용과 다를 수도 있을 겁니다. 은평 뉴타운은 임대료가 비싸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래서 이곳의 식당들은 재료 단가를 낮출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만족스러울 만한 식당이 없었는데 이 집은 아직 개업 초기다 보니 매우 의욕적으로
장사를 꾸려나가는 듯 보입니다. 초기 오픈빨을 넘어 어느 정도 안정권 궤도에 들었을 때 임대료와 매출 사이에서 식재료 단가를 낮출 여지가 향후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쪼록 지금과 같이 나아가되 조금만 더 보완했으면 더 좋은 식당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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