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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벤자리 낚시] 낚시꾼이 손꼽는 최고의 횟감을 찾아서
아마 제 블로그에 '벤자리 낚시'를 주제로 한 조행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생선회 이야기에서는 종종 언급했지만, 40cm가 넘어가는 돗벤자리는 실물을 볼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있어도 제가 직접 낚은 게 아니다 보니 사진만 몇 방 찍고 자료로 사용했는데요. 이날 드디어 벤자리 낚시에 도전해 봅니다.
도전이라고 표현하니 좀 어색하네요. 왜냐하면, 벤자리 낚시는 방법만 알면 누구나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마도 히타카츠 항
어제 예고편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때는 장마철이 한창인 7월 중순이었습니다.
중부지방에는 비다운 비가 안 내려 가뭄으로 고생할 때 장마전선은 계속 남쪽에 머물고 있었던 시기였죠.
3박 4일 일정으로 어렵게 왔기 때문에 화두는 역시 날씨였습니다.
비가 쏟아지거나 혹은 구름이 개여 햇볕이 쨍하거나.
그 어느 쪽도 낚시에서는 도움이 안 되기에 "제발 구름만 가득 낀 흐린 날씨였으면"하고 간절히 소원을 빌었습니다.
이번 조행은 어제 글에서 썼다시피 아내의 고별전과 더불어 대마도가 초행인 블로그 독자님 세 분과 함께하였습니다.
짐을 싣는 동안 기념사진을 찍고
물속을 살피는 필자
항만을 둘러보던 중 커다란 물고기들이 어슬렁거리는 장면을 봅니다. 40cm에 달하는 호박돔 두 마리가 벽에 붙어 다니고 있군요.
우리나라 항에서는 숭어 외에 큰 고기 보기가 쉽지 않은데요. 이곳은 벽면에 붙은 따개비나 조개 따위를 깨 먹으려고 접근하는 호박돔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항만시설임에도 물속 환경이 깨끗하다는 증거겠지요. 호박돔과 벵에돔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니 낚시에 대해 기대감이 서서히 불타오릅니다.
히타카츠 항에서 숙소까지는 약 한 시간 거리. 목적은 낚시인데 가는 동안만큼은 관광의 기분을 느껴 봅니다.
마침 여행사 직원분이 마중 나와 마이크를 잡고 열심히 설명해 주시는데요....가 아니고 우리가 묵게 될 민숙집 사장님이십니다. ^^;
방 배정을 받고
점심을 먹는다.
개인적으로 일본식 카레를 좋아하지만, 이 제품은 먹다 보니 좀 물리는 느낌이 ㅠㅠ
PM 2:00 출항
대마도에서 첫날 일정은 가볍게 벤자리 선상낚시로 시작하였습니다. 주어진 시간은 약 4시간 정도.
저는 물론이고 대마도가 초행인 일행도 몸이 덜 풀렸기 때문에 얼마나 적응해나갈지가 관건이었죠.
벤자리 낚시가 어려운 편은 아니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릴 찌낚시의 기본적인 이해가 있었을 때 이야기.
특히, 미네만 입구로 나가서 하는 선상낚시다 보니 콸콸 흐르는 조류에 채비를 자연스럽게 내리지 못하면 입질 받기가 어렵습니다.
조류의 세기에 맞춰 봉돌을 가감해주는 센스, 그리고 적당한 타이밍의 뒷줄 견제, 채비를 자연스럽게 내리는 기본 테크닉 등을 필요로 합니다.
일행 중에는 벤자리 낚시가 처음이고 또 선상, 갯바위 통틀어서 초행이신 분도 계시다 보니 이번 벤자리 낚시는 '감을 익히는 데' 목적을 두면서
레슨이라고 말하기에는 거창하고 옆에서 봐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내는 임신 7개월이라 선상낚시에는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이때는 태아의 귀가 형성되는 시기로 시끄러운 엔진소음이 안 좋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본인이 신경 쓰이는 문제다 보니 숙소에서 쉬기로 합니다.
배에 탄 인원은 총 6명. 우리 일행을 포함해 대마도 현지 가이드인 신민욱 실장님, 일본인 선장.
해무가 아닌 수증기로 가득한 바다
채비를 꾸리는 일행
갯바위 낚시만 하다가 흔들리는 배에서 채비하자니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서로 부대끼지 않고 넷이서 낚시하는 선상낚시가 얼마나 편하고 즐겁겠습니까? ^^
이 바다에 어떤 어종, 얼만 한 씨알의 물고기가 기다리고 있을지는 낚싯대를 담가보지 않은 이상 장담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예상하기 어려운 낚시. 그것이 이 순간 가슴을 쿵쾅거리게 만드는 지도요.
오늘따라 채비하는 손이 왜 이리 더딜까? 아마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채비를 마치고 대마도에서 첫 캐스팅을 날리기 직전
이제 채비를 다 마쳤습니다. 그런데 아닙니다. 가만 보니 복장 불량이군요. 제 조행기에 나오게 된 이상 이런 부분은 확실히 해줘야 합니다.
구명복의 안전끈을 매도록 하고요. 채비를 하다 보면 주머니 지퍼가 열린 채 낚시하기도 하는데 이런 건 바로바로 닫아주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결국에는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입니다. 물론, 시행착오가 때로는 약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소지품을 잃어버려 불필요하게 금전적 손실을 발생시키는 건 사전에 막아주는 게 좋겠지요.
00(투제로) 잠수찌 채비로 벤자리 공략에 나섰다.
#. 나의 채비와 장비
낚싯대 : 동양레포츠 리미티드 원정기 1.75 - 530
릴 : 브랜드를 모르는 국산 릴 5000번
원줄 : 토레이 SS 하이포지션 5호
어신찌 : 쯔리겐 N원투 00호, 조수 직결 스토퍼
목줄 : 토레이 스파L EX 4호
바늘 : 참돔 바늘 12호
봉돌 : g2 → g2분납 → B → B분납
채비를 하는데 첫 출조부터 바람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날은 흐리니 여름 낚시로는 최적인데 남서풍이 7~9m/s 가량 불고 있어 채비 내림에 신경 써야 했습니다.
그래서 모두에게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 00(투제로) 잠길찌를 권했고 입수부터 채비 내림까지 상황을 보면서 봉돌을 맞추는데 서로가 조금씩 다른
호수로 물려 채비 내리는 속도가 서로 다르게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다가 입질 수심층을 발견하면 그 사람의 채비와 봉돌을 참고해 맞추는 식으로
해야 동료들과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으니까요.
긴꼬리벵에돔
잠시 후 첫 캐스팅에 기분 좋은 긴꼬리벵에돔이 올라옵니다.
평소였으면 반가웠을 텐데 돗벤자리를 기대하고 간 낚시였기에 저의 반응은 무덤덤합니다. 살려주고요.
상원아빠님도 작은 벵에돔으로 첫수를 올립니다.
낚시에 입문하고 벵에돔을 처음으로 낚는 순간
비록, 선상 씨알치고는 작지만, 초행인 대마도에서 낚은 첫수였기에 의미가 컸을 것입니다.
게다가 상원아빠님은 갯바위와 선상낚시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저와 동행했습니다.
평소 제 블로그에서 조행기를 탐독하면서 벵에돔을 자주 보아왔지만, 실물로 낚아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지금 상황에서 씨알은 그리 중요하지 않아요. 사진으로만 보던 벵에돔을 실제로 낚아 봤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감격스러웠을 겁니다.
저도 8년 전, 그러한 경험을 했던 게 생각납니다. 거제도로 첫 출조를 갔을 때였죠. 처음으로 벵에돔을 낚아봤는데 방송에서만 보던 청록빛 색깔이 짙은
벵에돔을 실물로 보니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아마 상원아빠님도 그때의 제 심정과 비슷하겠지요. ^^
이때만 해도 상원아빠님은 경험이 부족해 채비는 따라 해도 실전에서의 감이 바로 와 닿지는 못했을 때입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 벤자리 낚시를 하면서 그 감을 빨리 깨우쳤죠. 낚시를 배우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신 분입니다.
상황은 조류가 빙빙 돌면서 벤자리 낚시에서는 매우 불리하게 돌아갔습니다.
조류가 시원하게 뻗어줘야 하는데 오른쪽으로 갔다 왼쪽으로 갔다를 반복하면서 발밑에는 말쥐치가 누렇게 피었습니다.
잔씨알의 벵에돔 외에는 이렇다 할 입질이 없어 반찬감으로 낚아볼까 했는데 지금 맨 바늘이 참돔 12호.
주둥이가 작은 말쥐치를 상대로 하기에는 미끼만 따먹히기 딱 좋은 채비지요.
그렇다고 벤자리를 낚으러 온 이 자리에서 바늘 호수를 줄일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잔씨알의 벵에돔은 방생하고 그 와중에 챙겨도 될 만한 것들은 물칸에 넣으면서 조류가 나아지기를 기다렸습니다.
금방이라도 줄이 쫙 풀려나갈 것만 같은데
한동안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를 비롯해 일행들도 이렇다 할 입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이드는 선장에게 포인트를 옮기자고 합니다. 그래서 몇 분을 더 달려 닻을 내리는데 이곳은 조류가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습니다.
왠지 여기는 될 것 같네요. 아니나 다를까 채비를 흘리자마자 줄을 시원하게 풀고 가는 입질이 들어옵니다.
"왔다!"
40cm급 돗벤자리
드디어 한 마리 낚았습니다. ^^;
벤자리 한 마리 낚은 걸로 유난을 떨었죠? 벤자리는 군집을 형성하므로 한 번 낚이기 시작하면 계속 낚입니다.
이 벤자리는 이번 대마도 출조에서 떼고기 조황을 만나게 될 첫 신호탄이었으니 이 순간을 잘 기록해 둡니다.
일행이 낚은 구갈돔
여기서는 흔히 '갈돔'이라고 부르는 구갈돔입니다.
농어목 갈돔과의 생선이 몇 종류가 있습니다. 주요 서식처는 대마도를 비롯해 일본 남부(규슈), 필리핀, 동중국해, 남중국해로 매우 따듯한 물을
좋아하는 아열대성 어종입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수온이 오르는 여름과 가을에 한시적으로 제주도와 남해 일부에서 어쩌다 낚이곤 하지요.
갈돔과 어종은 출현빈도가 높은 일본에서도 대상어로 치지 않습니다. 이유는 '맛'에 있겠죠?
하지만 그 맛이란 지극히 상대적입니다. 비록, 구갈돔이 일본의 낚시꾼들에게는 맛이 없어 잡어 취급받지만, 필리핀에서는 제법 맛있는 식용어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예전에 세부 재래시장을 탐방할 때도 구갈돔을 자주 보았는데 어차피 필리핀에는 '회 문화'가 없으니 굽거나 튀겨서 먹겠지요.
그러니 구갈돔을 잡으면 튀겨서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어서 밥곰님의 낚싯대가 휘어지고
역시 돗벤자리
드디어 밤곰님도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다들 몸이 덜 풀렸고 아직은 선상에서 흘림 릴 찌낚시가 어색할 수도 있습니다.
감성돔 선상낚시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바닥층을 노리는 반유동 채비와 이곳 대마도에서 하는 전유동 흘림 찌낚시는 채비와 접근법에서부터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선상 찌 흘림 낚시에서 극복해야 하는 것은 '갯바위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조류'가 아닌가 싶습니다.
콸콸 흘러가는 본류대에 채비를 태워 흘리는 것은 갯바위 참돔 낚시와 비슷합니다.
다만, 반유동이 아닌 g2~5B 정도의 봉돌을 물려 표층에서 입질 예상 수심층까지 천천히 가라앉혀줘야 하는 낚시지요.
조류가 이 정도 속도라면 몇 호 봉돌을 물려야 원하는 수심층에 도달할 수 있을지를 끊임 없이 생각해야 합니다.
똑같은 입질 수심층이라도 조류가 세면 100m는 족히 흘려야 내 미끼가 도달할 것이고, 조류가 느리면 고작 30m 앞에서 탄착궁이 형성될 수도 있습니다.
탄착궁이라는 사격 용어를 섰습니다만, 정확히 말하자면 입질 예상지점일 것입니다.
그러니 벤자리 낚시는 나, 입질 예상 지점, 입질 수심층이라는 세 가지 꼭지점에 조류 속도라는 변수를 계산해서 즐기는 '삼각함수'입니다.
삼각함수를 잘 계산하는 자에게 더 많은 입질이 들어오는 낚시. 그것이 벤자리 낚시의 특징이 아닌가 싶습니다.
크릴이 1m 가라앉는데 10~15초가 소요된다는 말은 갯바위에서나 통하는 법칙. 본류대가 콸콸 흘러가는 난바다에서는 오로지 '감'에 의존해야 합니다.
감은 곧 '촉'. 선천적으로 촉이 좋은 꾼도 있지만, 옆 사람 채비를 열심히 베끼고 끈질기게 벤치마킹해서 얻어내는 촉도 촉이니 몰라서 묻는 건 흉이
아니에요. 옆 사람이 낚으면 봉돌 호수를 물어 타작의 대열에 빨리 합류하는 것이 모두가 함께 즐기는 방법이라고 봅니다.
최필님은 아직도 스타트를 끊지 못했습니다. 뭐가 문제인 걸까요? 뭔지는 몰라도 뭔가 문제가 있으니 입질을 받지 못한 거겠죠.
봉돌 가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행여나 무의식중에 있을지 모를 '안 좋은 낚시 습관'을 체크하며 고쳐야 할 부분은 바로 잡아가며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첫 입질을 받는 것'. 어찌 됐든 낚시의 감은 고기를 걸어봐야 오니까요. 지금 최필님에게 절실한 것은 첫 입질입니다.
봉돌을 수정하고 채비를 내리자.
드디어 첫 입질이 닿습니다. 네 명 중 가장 막둥이로 받은 입질. ^^
물론, 그것이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란 말도 있듯이.
슬로우 스타터가 선발 투수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낚시에서도 슬로우 스타터는 있는 법.
돗벤자리를 낚고 얼굴이 활짝 핀 최필님.
이제는 확실히 벤자리가 붙은 것 같습니다. 이제는 우리에게 허락된 시각까지 열심히 낚는 일만 남았습니다.
"방금 낚았을 때의 감을 잘 기억해두세요."
벤자리가 생소한 분들이 많을 것 같아 부연 설명을 하겠습니다.
우선 벤자리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생선입니다. 특히, 인구가 밀집된 서울, 수도권, 내륙지방에서는 대부분 잘 모릅니다.
특별히 산지도 없습니다. 그나마 모습을 드러내는 경남의 먼바다, 제주도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고 어부와 낚시꾼 등 벤자리를 아는 이들에
의해서만 그 맛이 간간이 전해지고 있을 뿐입니다.
벤자리가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희귀성에 있습니다. 군집을 형성해 수백 마리가 떼 지어 다니지만, 그 철이 여름과 초가을에 반짝할 뿐이고 출현 지역도
제주도 근해를 비롯해 경남 홍도, 전남 여서도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벤자리가 수온 20도 이상의 쿠로시오 해류를 따라 들어오는 아열대성 어종이기 때문입니다.
남해와 제주도는 벤자리가 서식할 수 있는 북방 한계선인 셈. 주로 일본 남부(규슈), 대만, 홍콩, 남중국해에 집중 서식하는 까닭에 우리나라에서는
시즌도 짧고 자원도 많지 않다는 점이 귀하다는 인식에 일조한 듯 보입니다.
여름이 한창인 지금, 대마도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건 벤자리이며 11월까지 시즌이 이어진다고 합니다.
낚시를 마치고 돌아오자 아내가 마중 나와 있었다.
"좀 잡았어?"
라는 물음에 저는 본능적으로 장난기가 발동.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물이 차. 한 마리도 안 나왔어"로 대응했습니다. 나의 완벽한 연기에 속아 넘어간 아내. ^^
"그래도 좀 잡았네"
그래 좀 잡기는 했는데.. 네 명에서 반나절 낚시면 백 마리 조과가 나와야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어디까지나 내일을 위한 워밍업. 낚시에는 이런 조법도 있고 저런 조법도 있다지만, 벤자리 낚시에서의 삼각함수는 처음이다 보니
이날은 감을 찾았다는 것으로 만족하였습니다.
이날 최대어는 50cm급 돗벤자리
벤자리는 여름에 산란을 맺습니다. 올해는 윤달의 영향으로 산란이 조금 늦어지는 듯해요.
대부분 벤자리에는 알과 이리가 가득 들었습니다. 이날 저녁은 당연히 벤자리 회. ^^
잡은 것 중 가장 실한 놈을 골라 회를 썰고요. 남은 대가리의 사용은 대마도라서 가능한..
스텝분이 미리 설치해 둔 통발을 끌어 올립니다.
올려보니 이날은 잔씨알의 독가시치만 몇 마리 들었을 뿐 이렇다 할 수확이 없었답니다.
손질하고 남은 벤자리는 이 안에 넣어 다른 물고기를 꼬득입니다.
몇 달 전에는 수 킬로는 나갈 법한 자바리(제주 다금바리)가 이 안에 들어와 갇혀 있었답니다.
그날 직원들은 다금바리로 회식을 했다던데요. 그만큼 이곳 선착장 앞에는 어떤 녀석이 잡힐지 모릅니다.
우리는 돗벤자리 회를 먹으러 숙소로 들어갔습니다. 참고로 벤자리는 크기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불리는 출세어입니다.
30cm 이하는 아롱이, 40cm가 넘어가는 개체는 돗벤자리라는 명칭이 붙었죠. 그러니 종류가 다른 것은 아닙니다.
벤자리는 회가 정말 일품이고 그 외에도 간장 조림, 소금구이, 매운탕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벤자리는 양날의 검입니다. 죽으면 선도가 급격히 저하되므로 취급이 잘못되면 살이 쉬이 물러 맛을 그르칠 수 있습니다.
벤자리가 활어 유통이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산 양식 벤자리가 동네 횟집에 종종 들어옵니다.
하지만 양식에다 씨알이 잘아 벤자리의 고유한 맛을 보는 데는 무리가 있습니다.
벤자리의 회 맛은 뭐니뭐니해도 돗벤자리. 그중에서도 50cm가 넘어가는 대형급 벤자리를 으뜸으로 칩니다.
그것을 산 상태에서 바로 회 쳐서 먹는 벤자리 활어회는 참치 뱃살과 견줄 수 있는 구수함과 광어 육질 못지 않은 쫄깃함이 있습니다.
제 기억 속에 가장 맛있었던 횟감을 들자면 바로 '돗벤자리 회'인데요. 우리 일행들에게는 그것을 맛보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대마도 벤자리 낚시,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다음 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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