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들의 진땀 승부, 매물도 벵에돔 낚시 대회


 

 

얼마 전, 매물도에서 열렸던 벵에돔 낚시 대회 후기입니다.

쯔리겐 FG 주최로 치러진 이번 대회는 한국 대표 선발전을 뽑는 예선전입니다. 

이 예선전에서 3위 안에 들면, 12월에 열리는 대마도 결승에 진출하게 됩니다. 거기서 다시 최종 3위 안에 들면 내년 6월 후쿠오카 오도열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할 자격이 주어지는데요. 그 첫걸음을 매물도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말은 예선전이지만, 이름만 대면 그 지역에서 알아주는 고수들이 출전하기에 평균 그레이드가 높은 편입니다.

그들은 각 지역에서 내로라하는 현지꾼이자 점주의 대표이기도 하며 벵에돔 낚시 전문가들입니다.

그런 분들과 함께 진검승부를 벌인다는 것. 승패 여부를 떠나 즐겁고 유익한 경험일 것입니다. 저 역시 칼을 갈았습니다.

토너먼트 대회는 작은 차이 하나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은 만큼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판단을 잘하는 선수가 올라갈 것입니다.

 

 

기준치 미달 참돔과 돌돔

 

도착한 곳은 거제도 끝자락에 있는 대포항입니다. 마침 구을비도에서 낚시를 마친 꾼들이 하선하길래 무엇을 잡아왔나 구경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잡아다 펼쳐 놓은 것은 놀랍게도 20cm가 될까 말까 한 깻잎 참돔과 돌돔이었습니다.

구을비도 조황이 좋지 않으니 고기가 안 잡힌 것은 이해가 되는데 그렇다고 하여 이런 방생 씨알의 고기를 잡아다 놓은 것은 다소 이해되지 않습니다.

차림새로 보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나는 낚시꾼이요.'라고 하는 분들이 이런 걸 잡아와서 꺼내 드니 어안이 벙벙하기도 합니다.

어디에서 왔는지는 모르지만(서울은 아닌 듯), 리무진 버스를 타고 온 출조점 손님들이었습니다.

 

 

밑밥을 개는 선수들

 

한편, 한쪽에서는 대회용 밑밥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저는 귀찮아서(?) 대충 개 왔는데 이분들 밑밥 개는 걸 보니 보통 정성이 아니네요.

크릴을 최대한 잘게 분쇄해 다짐육 만들 듯하고 거기에 파우더와 빵가루를 섞은 다음 해수를 부어 점도를 맞춥니다.

밑밥을 개는 표정에는 여유가 넘쳐 보이지만, 아마도 속으로는 순위권에 들겠노라고 칼을 갈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

 

"에구 무시라. 밑밥 좀 살살 개세요."

 

 

조 추첨 결과

 

이제 운명의 조 추첨. 제비를 뽑아 결정하는데 8, 13, 22번을 뽑으면 상대가 없는 관계로 1라운드는 부전승으로 올라갑니다.

저도 내심 부전승이 되길 바랐지만, 아쉽게도 임자를 만났어요. 다행인 것은 제가 아는 분이 아니라는 것. (아는 분이 걸리면 심히 부담스러워서)

선수 면면을 살펴보니 어느 한 명 만만하게 볼 선수가 없지만, 그래도 순위권에 올라갈 선수가 예상되기는 하였습니다.

벵에돔 낚시를 하는 이들이라면 대부분 알만한 금성철 프로. 울릉도 벵에돔 토너먼트 대회 2회 우승자이기도 하지요.

 

닥터 K 한파 승부에서 닥터 K를 이기기도 했던 박경호 프로는 동해에서 빵가루 조법의 달인이기도 합니다.

김수영 프로도 순위권에 들 것 같고 올해 울릉도 벵에돔 컵 4위를 했던 분도 참여했고 사실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어도 대부분 자기 고장에서

벵에돔 낚시라면 다들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라 박 터지는 한판 승부가 예상됩니다.

또 이날은 FTV 맨투맨 진행자였던 김정욱 프로도 참가했는데 이쯤 되니 제가 들어갈 자리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법!

 

 

대회 룰을 설명하고 계신 박범수 쯔리겐 FG 운영자

 

선수들이 일제히 승선하고

 

마치 작전 회의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두 선수 ^^

 

1조부터 차례대로 하선하며 벵에돔 낚시 대회가 시작됐다.

 

멀리 대구을비도와 소구을비도가 보인다.

 

대매물도와 뒤에 보이는 소매물도

 

나의 1라운드가 펼쳐질 장소

 

이어서 제 이름과 파트너 이름이 차례대로 호명됩니다. 저곳이 제가 하게 될 1라운드 장소인가 보군요.

지형이 밋밋하게 이어진 것이 첫인상부터 좋은 포인트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자리에서 오른쪽을 바라본 모습

 

내려서 짐을 정리한 후 상대 선수와 인사를 나누고 어디서 낚시를 해야 할 지 의논하였습니다.

그리고 가위바위보로 결정해 이긴 사람은 이곳 홈통에 서기로 하고.

 

 

자리에서 왼쪽을 바라본 모습

 

진 사람은 이쪽에 서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둘 다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나마 홈통이 있는 곳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어차피 40분 낚시하고 자리를 바꾸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물때를 보면 이때가 중썰물이라 승부를 보려면 빨리 봐야 할 것 같았습니다.

가위바위보는 제가 이겨서 홈통 자리에서 먼저 시작하였습니다.

 

 

상대선수는 꽤 많이 걸어가시네요. 그렇게 멀리 안 가셔도 되는데 아마 저 자리가 나아 보여서 그랬을 것 같습니다.

 

 

1라운드 채비는 자중이 나가는 00(투제로)찌로 시작하였다.

 

#. 나의 채비와 장비

낚싯대 : 시마노 베이시스 이소 1-530

릴 : 다이와 임펄트 2500LBD

원줄 : 쯔리겐 프릭션 1.5호 (서스펜스)

어신찌와 수중쿠션 : 쯔리겐 N원투 00호, 조수우끼고무 M사이즈

목줄 : 쯔리겐 제로알파 1.5호 7m

바늘 : 벵에돔 전용 바늘 5호

 

시각은 한낮, 물때는 중썰물. 상황은 옆바람이 꽤 성가시게 불고 있어 채비를 눌러주지 않으면 미끼가 원활하게 내려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포인트 수심은 정확히 모르지만, 내린 곳의 지형이 일자로 떨어지는 직벽 형 갯바위임을 감안했을 때 적어도 8~9m 이상은 떨어질 듯.

밑밥을 치는데 잡어가 피어오르지 않습니다. 좀 더 품질 했지만, 피어오르는 생명체가 보이지 않으니 중하층 공략에 맞춰 채비를 꾸렸습니다.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투제로 잠수찌를 택했고 여차하면 원거리 공략을 해야 할지도 몰라 자중이 나가는 찌를 골랐습니다.

목줄은 7m로 찌를 목줄에 단 007 조법이며 봉돌은 처음부터 g4번 하나를 물려 채비 내림에 속도를 붙였습니다.

 

 

첫 수로 어린 참돔

 

채비를 내려보니 10m가 넘는 듯합니다. 계속된 품질에도 잡어가 피어오르지 않자 포인트에만 집중적으로 밑밥 띠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굳이 캐스팅하고 난 후 품질 하거나 혹은 품질한 다음 캐스팅 하는 식의 일반적인 벵에돔 공략보다는 채비가 내리는 도중에도 계속해서 밑밥을 넣어

수직으로 밑밥 띠를 형성하는 식이었습니다. 계속되는 밑밥의 하강에 언젠가는 저활성의 벵에돔이 조금이라도 반응할 것을 기대하며 채비를 내리는데

뭔가 톡톡 건드립니다. 올려보니 미끼가 따먹히고 없네요.

 

그런 식으로 몇 차례 미끼를 도둑맞자 용치놀래기 정도로 예상하고 이번에는 확실히 걸어 실체를 확인하고자 하였습니다.

캐스팅하고 1분 50초가 지나자 같은 지점에서 톡톡 건드리는 입질이 들어옵니다. 수심은 거의 바닥층에 가까운 듯하였습니다.

대를 살짝 드는데 갑자기 초릿대를 가져가는 시원한 입질에 챔질할 새도 없이 후킹 됩니다.

잠깐 짜릿한 전율이 흐르는가 싶더니 허무하게도 힘이 풀립니다. 올려보니 아기 참돔.

정말 초릿대가 훅하고 구부러지는 입질인데 어린 참돔이었다니 허망해도 이렇게 허망할 수가 없네요.

저런 참돔이 톡톡 건드리는 입질로 보아 물속 여건이 뭔가 맞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전반전에는 양 선수 모두 기준치가 되는 벵에돔을 낚지 못했습니다. 40분이 지나자 자리를 바꾸고요.

밋밋한 갯바위에서 포인트를 찾으려니 마땅한 곳이 없습니다. 그나마 전방에 포말이 일고 있어 이쪽으로 타깃을 삼고 열심히 공략했지만, 벵에돔은

끝내 낚이지 않았습니다.

 

 

경기 종료 10분 전, 상대 선수가 입질 받고 파이팅에 들어갔다.

 

그러다가 경기 종료 10분 전, 상대 선수가 그럴싸한 입질을 받고 파이팅에 들어갔습니다.

대 휨새를 보니 잡어가 아닌 듯 보입니다. 최소 기준치는 넘어가는 듯한 씨알의 벵에돔이 예상되네요. 이렇게 1라운드에서 무너지다니. ㅠㅠ

그런데 뜻밖에도 줄무늬 고기가 올라옵니다. 다행히 돌돔이었네요. ^^;

 

 

딱 한 마리만 물어주면 되는데 바다는 말이 없었다.

 

결국, 1라운드는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1라운드라 전 라운드 성적이 없는 상태이기에 가위바위보로 진출자를 가려야했습니다.

그런데 운이 좋아 제가 2라운드에 진출하였습니다. (하여간 가위바위보는 기가 막히게 잘해요 ^^; )

이로써 저의 WFG 벵에돔 낚시 대회 예선전 1라운드 성적은 3승 1패. 물론, 지난해 성적까지 합친 것으로 1라운드 승부는 확률이 높은 편이지만, 문제는

2라운드에서 줄곧 고배를 마셨다는 점입니다. 이번만큼은 2라운드도 통과해 결승에 안착하겠다는 각오로 뛰었습니다.

 

 

벵에돔이 나오지 않자 가위바위보 승부가 속출하였다.

 

배에 오르자 포인트 편차가 크게 벌어짐을 알았습니다. 고기가 나오는 일대에서는 대부분 3~4마리씩 나온 데 비해 고기가 안 나온 곳은 전멸이었습니다.

제가 내린 포인트를 포함하여 대매물도 남쪽 일대에서는 대상어가 나오지 않아 양 선수 모두 가위바위보로 진출자를 가려야 했습니다.

사진은 거제도 거성낚시 대표인 김성규 프로가 가위바위보로 진출한 모습. 

 

 

부전승으로 올라간 김정욱 프로도 고기가 안 나와 애만 탔다고 하고

 

 

매물도의 특급 포인트인 삼각여

 

이제 총 인원 24명에서 절반인 12명이 2라운드에 진출해 결승 진출을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입니다.

저는 동해의 고수인 박영규 프로와 함께 이곳에 내려 2라운드를 치렀는데요. 예전에 후포에서 저와 함께 감성돔 낚시를 했던 낯익은 분이십니다.

(관련 글 : 내겐 색달랐던 동해 감성돔 낚시)

 

 

내게 걸려든 기준치 벵에돔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시작합니다. 자리가 협소해 서로 간의 영역을 나눌 것도 없이 한 공간에서 함께 흘려 낚시해야 했습니다.

독립여다 보니 본류대가 발 앞으로 스치면서 홈통으로는 물이 돌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건을 보니 확실히 고기는 나올 것으로 보였습니다.

두 사람 모두 똑같은 채비, 똑같은 품질 법으로 포인트를 공략해 나가니 엇갈릴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다른 게 있다면, 봉돌 호수와 봉돌 물린 위치, 그것으로 인한 목줄 각도일 것입니다. 이 승부는 그것으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이는데 제가 채비를 바꾸는 사이

먼저 영규씨가 기준치가 되는 벵에돔을 낚아 올립니다.

 

"축하합니다.'

"고맙습니다.'

 

이런 대화가 오가며 점점 긴장 모드로 돌입합니다. 스코어는 0 : 1로 제가 뒤지고 있습니다.

잠시 후, 영규씨가 비슷한 씨알의 벵에돔을 또 낚습니다. 저는 축하합니다란 말을 생략한 채 밑밥을 열심히 뿌렸습니다. ㅋㅋ

상대가 벵에돔을 갈무리할 때 제 채비는 내려가는 도중이므로 밑밥 띠를 계속 형성하여 행여나 지금 입질을 받지 못하더라도 다음 캐스팅에서 받고자

함입니다. 그런데 역시나 입질이 없네요. 에잉! 나란히 서서 똑같이 던지고 똑같이 밑밥을 뿌리는데 누구는 낚고 누구는 못 낚고.

이런 게 벵에돔 낚시의 묘미지만, 막상 당하는 입장이 되니 기분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습니다.

 

0 : 2로 뒤지는 스코어라 여기서 제가 어떻게든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지 않으면, 이 라운드는 따라잡기 어려울 듯합니다.

양 선수의 찌는 2m 정도의 간격으로 흐르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저보다는 조류의 하류 방향에서 흘리는 영규씨가 밑밥의 효과를 보는 듯하여 자리를

옮겼습니다. 자리를 옮겼다곤 하나 워낙 포인트가 협소해 몸을 튼 것에 불과합니다.

아예 난바다를 향해 정면에 본류대가 스치는 쪽으로 캐스팅하였습니다. 그리고 발밑에 다섯 주걱의 밑밥을 뿌리고 찌를 그쪽으로 갖다 놨습니다.

한 30초 지났을까? 갑자기 원줄이 쏴~ 하며 풀립니다. 왔다! 낚싯대를 세워 녀석을 제압하자 25cm 정도의 벵에돔이 올라왔습니다.

 

이제 스코어는 2 :1.

이제 감 잡았으니 여기서 승부를 봐야겠다 싶어 제 밑밥을 뿌리는데 어라 벌써 전반전이 끝났답니다.

발판은 좁아도 경기는 경기인지라 서로 자리를 바꾸고 후반전에 돌입했습니다. 저는 영규씨가 낚은 지점에 밑밥을 뿌리고 찌를 갖다 놨습니다.

30초가 지나자 이번에도 원줄이 쏜살처럼 나갑니다. 서두르지 말고 차분히 올리니 기준치가 되는 벵에돔입니다.

 

스코어가 2 : 2가 맞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왜냐하면, 좀 전에 영규씨가 추가로 한 마리 올렸는데 그게 기준치가 되는지가 애매했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기준치가 안 된다면 스코어는 2 : 2 동점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자력으로 이기기 위해 최소 두 마리를 추가해야만 할 것입니다.

점점 똥줄 타는데요. 순간 영규씨도 좀 전에 제가 낚아올린 그 지점에서 벵에돔 한 마리를 뽑아냅니다.

아. 이렇게 되면 스코어가 3 : 2. 시계를 보니 벌써 5분밖에 안 남았습니다.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흐르는지. 국방부 시계는 어디갔냐?  

 

5분 안에 영규씨가 못 낚고 내가 두 마리를 낚아야 결승 진출인데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저는 캐스팅 전에 6~7주걱, 캐스팅을 하고 나서 6~7 주걱씩 넣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래도 안 피어오를래?' 하면서 말이지요.

순간 옆을 보는데 영규씨가 조용합니다. 아무래도 지금 낚지 못하면 이 승부는 질 게 뻔합니다.

다시 시계를 보니 2분 정도 남았습니다. 2분이면 많아야 두 번 캐스팅하고 기다릴 시간입니다.

 

건너편에는 철수배가 들어와 경기를 마친 선수들을 태우고 있었습니다.

이때 제가 사용한 채비는 00찌가 아닌 0c 찌로 교환한 상태입니다. 사실 2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찌를 교환하면서 스타트가 늦었습니다.

본류대가 받치는 곳이라 굳이 멀리 던질 필요 없이 발 앞에서 낚을 수 있겠다는 계산 하에 부피가 작은 0c 찌로 교환한 건데 (그때 영규씨가 한 마리

낚아서) 그냥 채비를 바꾸지 말고 그대로 할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하였지만, 이제 와서 그런 생각을 한들 뭔 소용이겠습니까.

 

초반에 상대 선수가 두 마리를 올릴 때 저도 재빨리 따라가 주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습니다. 아니면 처음부터 난바다 쪽을 공략해야 했습니다.

2라운드에서는 그러한 판단이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끝났고 저는 2 : 3으로 물러나야 했습니다.

결승에 진출한 영규씨에게 선전을 빌며 저는 또 다른 동해의 고수와 만나 패자부활전에 합류하였습니다.

패자부활전 시드는 단 한 명. 1~3위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 중 가장 나은 득점을 한 선수가 차지하게 됩니다.

패자부활전이라도 잡으면 이날 대회에서 1~3등을 거둔 선수들과 함께 12월 대마도 결승전에 진출하게 됩니다.

거기서 다시 1~3등 안에 들어야 내년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한국 대표로 출전하니 산 넘어 산이네요.

 

 

배에 올라 3라운드(패자부활전)을 준비하는데 다른 조가 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마침 경서지구 회원분이 뜰채로 벵에돔을 올리고 있어 이 승부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였습니다.

상대방은 올해 울릉도 벵에돔 컵 4위에 오른 실력자라 더욱 궁금했는데 이미 여덟 마리를 잡아 놓은 상태라네요.

상대 선수를 네 마리 차로 가뿐히 따돌리고 결승에 올랐습니다.

 

 

3라운드가 시작됐다.

 

저는 패자부활전에 합류해 또 다른 동해의 고수와 함께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저 멀리에는 제가 2라운드를 치렀던 삼각여가 보이고 있습니다.

 

 

오른쪽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제가 주로 공략하게 될 지점인데 사진상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15m 전방에 커다란 수중여가 하나 있어 찌를 그쪽으로 흘렸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시원하게 차고 나가는 입질이 들어옵니다.

 

 

25.5cm 벵에돔이 내게 걸려들었다.

 

들어뽕으로 올리니 기준치가 되는 벵에돔이네요.

여기서 최대한 많이 낚아둬야 패자부활전을 뚫을 수 있으니 설렁설렁할 수 없습니다.

 

 

이어서 들어온 입질은 용치놀래기

 

이어서 들어온 입질은 용치놀래기인데 입질이 벵에돔처럼 시원하게 가져가서 처음에는 깜빡 속았습니다.

아니 이런 녀석도 여를 파고드네요. 그것도 여 뒤쪽으로 파고드는 바람에 십몇 초 동안 낚싯줄의 텐션을 풀고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빼냈는데 허망하게도 용치놀래기. 게다가 목줄이 죄다 쓸려 있어 괜한 용치놀래기 때문에 목줄을 갈아야 했습니다.

참고로 푸른 색을 띠는 이 녀석은 무리 중에 왕인 수놈입니다. 경남에서는 이를 청술뱅이로 부르는데요.

수컷이 여러 암컷을 거느리고 있다가 그 무리에서 이탈하거나 죽게 되면, 암놈 중에서 힘이 가장 센 놈이 수컷으로 성전환하여 무리를 다스리는 특이한 

습성을 가졌습니다.  

 

 

매물도에서 펼쳐진 벵에돔 낚시 대회는 이렇게 끝나고 말았다.

 

결국, 3라운드는 상대 선수와 비슷한 씨알로 나란히 한 마리씩 잡으며 끝났습니다.

이번 예선전에서는 2라운드에서 저를 밟고 올라간 박영규 프로가 일곱 마리로 1위.

그의 상대인 김수영 프로가 여섯 마리로 패자부활전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저는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하겠습니다.

 

사실 이번 주 일요일에는 제주도 예선전이 있지만, 아내의 출산이 임박함에 따라 출전을 포기합니다.

지금 이 글이 발행될 시점에 저는 충남 서천에서 삼치 루어와 학꽁치 낚시를 즐기고 있을 것이며 이것이 어쩌면 올해 마지막 낚시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리며 조만간 아내의 순산과 입질의 추억 2세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조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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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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