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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열도 감성돔 낚시] 새해 첫 고기로 2015년 낚시 시작합니다.
지난 1월 11일(일), 쯔리겐 팬클럽인 쯔리겐 fg 카페에서 감성돔 필드스텝 선발전이 열린다고 하여 감성돔 탐색차 금오열도를 찾았습니다.
제가 활동 중인 쯔리겐(본사) 필드스텝과는 별도로 카페 내에서 감성돔과 벵에돔 필드스텝을 뽑는다고 하는군요.
출전 자격은 작년 한 해에 열린 몇 번의 정기출조에서 상위 순위권에 든 자에 한하였습니다.
저는 선수로서가 아닌 취재와 개인낚시 겸사로 이들 팀에 합류. 새벽부터 낚시 준비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집결 시간이 새벽 5시입니다. 서울에서 출발하면 밤을 꼴딱 새우고 달려와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예 하루 일찍 출발해 이곳 여수에서 전야제(?)를 치렀습니다.
전야제는 각 지역에서 모인 선수들과의 친선 당구 대회와 음주. ^^
경서(경기서울), 부산, 포항, 후포 팀에서 두 명씩 차출돼 일명 '겐빼이' 토너먼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김남규 쯔리겐 fg 회장님과 편을 먹고 정말 오래간만에 3쿠션을 치게 되었습니다. 데뎀찌로 상대를 정해 포항팀과 맞붙게 되고.
서로 치고 박는 공방전 끝에 가락에서 저의 마무리로 결승에 안착. 옆 다이에서 이기고 올라온 부산팀과 우승을 놓고 최후의 일전을 벌입니다.
그런데 이 팀은 다마 수에서 상대가 안 되네요. 그쪽은 300과 500인데 비해 우리 팀은 200과 120.
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양 팀 모두 열 개씩만 놓고 하니 더욱 불리했는데 이상하게 제 공이 잘 풀려 가락에 먼저 안착 후 곧바로 마무리까지.
뜻밖에 우승하며 당구비와 치킨, 탕수육 비를 면제하고 가뿐하게 나왔습니다. ^^;
이후 회원님들과 술 한 잔에 밤이 깊은 줄 모르고 있다가 자정이 돼서야 숙소로 들어가고 거기서 네 시간을 자고 나왔습니다.
AM 5:00 여수 서울낚시
여수 서울낚시 대표인 강민구 고문께서 개회사를 한다.
AM 6:10 출항
이런 문구 참 좋죠? ^^ 하나부터 열까지 공감 백배입니다.
내용을 곱씹어 보니, 그간의 경험과 문제점들을 압축해 해결점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문구를 다른 배에서도 부착해 낚시꾼들의 자정 운동으로 확산하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AM 7:25 여수 금오열도 안도에 도착
AM 7:40 낚시 시작
내린 곳은 안도 심포마을 앞.
이곳은 감성돔이 잘 나오기로 유명한 명당인데 이날은 어떨지 두고 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전날 밤에 들은 이야기로 이때의 금오열도권 조황은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열 몇 포인트에서 감성돔이 확인된 곳은 고작 1~2군데. 그러니 어디 어디에 감성돔이 나왔다 싶으면 그쪽으로 포인트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새벽 3~4시 출항은 기본이고 심지어 전날 밤부터 미리 들어가 야영을 불사하는 팀이 있기도 하답니다.
게다가 이날은 휴일이다 보니 고기 좀 나온다는 포인트는 이미 선점당한 상태. 상대적으로 한산한 지역에 포인트를 배치하게 되었는데요.
아시겠지만, 감성돔 낚시는 포인트 선점에서 이미 70~80%는 먹고 들어가는지라 제아무리 명당이라도 최근 조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면, 마음을 비우고
낚시에 임하는 것이 이제는 일상화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수도권 낚시인들에게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모처럼 시간 내어 출조했는데 이런 날이 걸리면 그야말로 '희생양'이 돼야 하거든요. 운이 나쁜 거죠.
더 어려운 것은 이런 상황을 예측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수온이 내려가고 바다 여건이 안 좋아지면 감성돔의 이동 경로가 특정 지역에 몰리게 됩니다. 그러면 그 자리를 정확히 꿰뚫고 있는 선장이나 가이드로부터
자리를 배정받지 못하면 그날은 꽝인 거죠. 그러니 겨울 감성돔 낚시에서 2할이면 '무난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날 저는 선수 출전이 아닌 개인 낚시로 왔습니다. 함께한 분은 한조무역 박범수 대표님.
상황이 안 좋다곤 하지만, 그래도 갯바위에 서서 첫 캐스팅을 날리는 순간만큼은 설렙니다.
이때만큼은 나는 할 수 있어!
정 안 되면, 폭탄 밑밥으로 밀어붙이거나 적절한 수심 조절과 견제로 감성돔을 꼬셔보지! 하는 무한 자신감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른 아침, 가장 중요한 두세 시간을 아무런 성과 없이 허비하기까지는 말이죠. ^^;
그러고 나서 내린 결론은 '수온이 너무 차서 오늘 고기 안 되겠네.' 일 것입니다.
겨울이라 수온이 찬 건 당연한 사실이지만, 그래도 꾼들에게 가장 만만한 핑곗거리가 수온과 조류 아니겠어요. ^^
산 민물새우를 준비했다.
이날은 대체 미끼로 민물새우를 준비했습니다. 전날, 한바탕 낚시한 선수들로부터 받은 첩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복어와 전갱이 등의 성화가 있어 어떤 종류든 대체 미끼를 준비해 가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거금 들여 낚시를 왔는데 기껏 5천 원 아끼고자 대체 미끼를 준비하지 못해 잡어에게 연신 털려 낚시를 망친 경우.
다들 한 번쯤 경험해 봤을 겁니다. 그러니 현장에서 준비한 대체 미끼가 쓰이든 안 쓰이든 일단은 준비해 놓고 봅니다.
감성돔을 잡기 위해 들이는 정성이 이렇습니다. ^^
#. 나의 채비와 장비
낚싯대 : 머모피 티탄사이버3 1-530
릴 : 오쿠마 3000번 LBD릴
원줄 : 쯔리겐 프릭션 제로 서스펜드 타입 2.5호
어신찌 : 쯔리겐 TOP 치누 1.5호와 -1.5호 수중찌 → 1호로 변경
목줄 : 토레이 SS 토너먼트 1.7호
바늘 : 감성돔 전용 바늘 3호
봉돌 : B봉돌 2개 분납
옆 바람이 불고 있어 찌를 조금 무겁게 꾸려봅니다.
포인트 앞 수심은 7~8m라는 정보를 듣고 몇 번 캐스팅했는데 간조여서 그보다 낮음을 알고 찌를 1호로 변경하였습니다.
봉돌은 처음 캐스팅 시 무조건 바늘 위 30cm에 붙여서 탐색합니다. 밑걸림을 유도해 지형을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두 개의 봉돌을 전부 도래 방향으로 끌어 올렸습니다.
조류가 썩 잘 가는 편이 아니므로 여부력을 제거하는 용도로만 쓰고 나머지 목줄은 부드럽게 늘어트려 흐르는 속조류에 미끼가 나풀거리는 식으로
유도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몇 차례 해초 걸림으로 수심을 조절하고요. 특정 구역에서 단단한 밑걸림이 여러 차례 발생함으로써 수중여 위치를 파악.
그쪽으로 채비를 흘리면서 견제에 들어가 보지만, 뒤에서 밀어주는 조류가 약하다 보니 수심을 올려서 공략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밑걸림이 발생하는 등
공략에 애를 먹었습니다. 이럴 땐 잡어의 반응이라도 있어줘야 단서라도 잡는데요.
그런 저의 생각과는 달리 현장에는 그 어떤 생명체의 반응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제 찌 앞으로 떠내려가는 솔채를 발견.
채비를 회수하면서 운 좋게 바늘이 걸렸습니다. 걷어보니 경기공방 회원님의 것으로 판단.
중간에 포인트 이동할 때 주인을 찾아줄 수 있었습니다.
이날따라 다들 지형 파악에 고전하는지 찌가 많이 떠내려오더군요.
쯔리겐 대회다 보니 대부분 쯔리겐 찌가 떠내려오고 있어 그중 하나를 건져보았습니다.
역시 쯔리겐 찌인데 이건 제가 모르는 옛날 모델 같습니다.
AM 11:30, 포인트 이동
시간을 아끼기 위해 포인트 이동 중 식사
결국, 첫 번째 내린 포인트에서는 생명체 자체를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이날은 바람 방향이 북서에서 북동으로 바뀌는 바람에 급히 포인트를 이동해야 했습니다.
이동 중에 도시락을 까먹는데요. 사실 이 도시락도 썩 괜찮은 편은 아니지만, 가거도 도시락을 생각하니 이건 진수성찬이군요. ^^;
바람이 정면으로 부는 안도의 동고지는 이렇게 변해있었습니다. 보기만 해도 울렁울렁.
이쪽에서 낚시하던 선수들을 모두 태워 바람을 막아주는 서고지로 이동합니다.
동고지와 달리 평화로운 안도의 서고지
바람 방향을 피해 섬 반대편으로 오니 전혀 다른 세상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거의 장판 수준.
박범수 대표님은 업무상의 이유로 먼저 철수하고 저는 대회 중인 어느 한 조와 함께 내려 이분들의 활약을 지켜보기로 합니다.
이 조에서는 쯔리겐 카페 회장님과 경서지구 회원이 한판 붙고 있었습니다.
저도 구석진 곳으로 가서 얼른 채비를 담가보는데 이곳에 대한 수심 정보를 몰라 등 뒤 지형이 떨어지는 모양을 보고 유추.
일단 8m 정도면 되겠다 싶어 던져보니 멀리서는 밑걸림이 없는데 찌가 다가오는 조류에 밀려 들어오다가 전방 10m 근방에서 깔짝거립니다.
밑걸림인가 싶어 대를 살며시 드니 초릿대가 톡톡 하는군요. 뭐 보나 마나 잡어겠지만요.
오~ 초반에 당찬 손맛이 딱 1~2초 이어지다 이내 힘이 풀어지며 올라온 이 녀석.
2015년 새해 첫 고기는 쥐노래미로 당첨
을미년 새해 첫수는 쥐노래미가 되었습니다. 조금 아쉬운데요? 이왕이면 감성돔이길 바랐건만.
일단은 쥐노래미가 올라왔으니 입질 받은 지점의 수심은 8m 전후임을 확인. 하지만 지금은 해가 중천에 떴고 파도 없는 잔잔한 바다이므로 근거리 공략은
감성돔 낚시에서 의미가 없을 거라고 판단합니다. 저는 수심을 10m로 늘려 전방 25~30m로 채비를 날려봅니다.
이 부근에서 수중여 한두 개만 확인할 수 있다면, 그 부근으로 집요하게 밑밥을 넣어 공략할 것을 염두에 두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곳에서 또 한 번의
어신이 들어옵니다.
다시 한 번 쥐노래미가 낚이고
아무래도 이곳의 정확한 수심을 파악하려면 쥐노래미가 아닌 지구를 걸어봐야 하겠다는 생각에 수심을 12m로 늘리고요.
이번에는 40m 전방으로 채비를 날립니다. 그런데 채비가 정렬되지도 않았는데 찌가 사라집니다. 일단 챔질해 보는데.
중층에서 청어가 물고 늘어집니다. 청어를 본 저는 이제야 대체 미끼를 꺼내 듭니다.
산 민물새우를 꿰는데 씨알이 왜 이리 작은지. 감성돔 3호 바늘이 커 보일 정도군요.
이래서 민물새우 살 때는 반드시 씨알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건 영 못 쓰겠네요.
어쨌든 수심을 12m로 놓고 40m 전방으로 던져 찌를 흘리는데 중간에 밑걸림이 있어 다시 10m로 세팅하고 흘리고. 그래도 그곳만 가면 밑걸림.
수중여가 있는 듯해서 이번에는 10m 수심을 그대로 두고 수중여가 있을 거라고 예상되는 지점에서 견제해 보는데 찌가 스르륵 하고 잠깁니다.
거리상으로 전방 35m로 정도면 꽤 먼 거리이므로 감성돔을 기대하고 챔질.
처음에 꾹꾹 거리며 힘쓰는가 싶더니 아. 또 속았네
계속 쥐노래미만 올라온다.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씨알인데도 먼 거리, 깊은 수심에서 물고 올라오니 손맛이 나름 당찹니다.
하다 보니 어느새 감성돔 선상 낚싯배가 들어와 갯바위에 밧줄을 묶고 낚시를 시작. 너무 가까이 붙여서 하네요.
조류 방향이 저쪽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저 배가 밑밥으로 집어하면 이쪽 갯바위에 있는 꾼들은 어쩌라고요?
이건 갯바위에서 고기 잡지 말라는 것과 같죠. 선상과 갯바위 낚시. 이 둘의 공존은 참으로 불편한 관계인데 유독 한국에서만 그러하답니다.
그렇게 만든 장본인은 저렇게 무턱대고 갯바위로 들어와 그곳의 꾼들을 무시하고 밑밥을 날리는 선상낚시의 탓이 큽니다.
일본에서는 서로 간에 섹터를 나누고 서로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배려합니다.
그러니 선상과 카고낚시도 하나의 장르로서 존중받는 게 아닐까요? 이런 걸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PM 3:00 철수
저의 새해 첫 출조는 쥐노래미 3수, 청어 1수로 마무리합니다.
철수배에 올라 조황을 확인하는데 단 한 마리의 감성돔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한두 마리는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날 안도의 조황 날씨는 흐림을 넘어 주의보급. ㅠㅠ
어떡하겠습니까? 바다가 그러한데 제아무리 날고 기는 선수라도 방도가 없겠지요. 낚시는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저나 본부에서는 비상이 걸렸네요. 감성돔 필드스텝을 선출하는 대회인데 고기가 안 나왔으니 말입니다.
이럴 때 25cm 감성돔 한 마리만 잡았어도 결과가 확실해질 텐데, 대회를 미루고 싶어도 그때는 참여한 선수들이 시간인 안 되니 어쩔 수 없이 제비뽑기로
선출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자리에 나온 분들은 지난 정출에서 우수 성적자이기 때문에 누가 필드스텝이 되더라도 이상하진 않지만, 그래도 뽑기로
스텝을 선출하게 된 아쉬움은 지울 수 없었습니다.
제비는 꼴찌부터 4위까지 역순으로 뽑습니다.
그리고 남은 세 장의 카드. 이 중에서 1, 2, 3위가 결정되는 가운데
창원에서 오신 회원님이 올 한 해 동안 수고해 줄 감성돔 필드스텝에 당선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원래 대회를 열면 전통적으로 조황이 떨어지는 상황을 익히 겪어왔지만, 이렇게 한 마리도 나오지 않았던 적은 처음 봅니다.
아마 여기 계신 분들도 비슷한 심정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고기가 안 나와 아쉬웠지만, 올 한 해의 낚시,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란 말이 있듯이 올 한 해 더 많은 어복과 손맛의 즐거움을 위해 아껴둔다는 차원에서 소박한 조행기로 출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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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협조 : 여수 서울낚시(061-643-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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