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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찌낚시 입문(6), 낚시 릴 구입에 관하여(드랙 릴 vs LB 릴)
<<목차>>
바다찌낚시 입문(1), 거부할 수 없는 릴 찌낚시의 매력
바다찌낚시 입문(2), 바다낚시 장소, 어디가 좋을까? 심층 분석
바다찌낚시 입문(3), 바다낚시 물고기(대상어) 총 정리
바다찌낚시 입문(5), 바다 낚시대를 고르는 기준에 관하여
바다찌낚시 입문(6), 낚시 릴 구입에 관하여(드랙 릴 vs LB 릴)
바다찌낚시 입문(7) ~ (45) : 준비중
낚시에 사용되는 릴 종류는 다양하지만, 찌낚시에서는 오로지 스피닝 릴만 사용합니다. 그 이유는 채비를 먼 곳으로 보내야 하는 비거리, 역회전으로 인한 줄엉킴 방지, 쉬운 채비 조작, 파이팅 시 드랙力 등 여러 가지 이유에서 스피닝 릴은 장구통이나 베이트 릴보다 앞서기 때문입니다. 스피닝 릴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드랙 릴과 LB 릴입니다.
오늘 바다 찌낚시 입문, 장비 편에서는 방파제 혹은 갯바위에서 사용하는 릴의 기준과 고르는 방법에 관해 알아봅니다.
큰 고기를 걸었을 때 릴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대물과의 파이팅에서 LB 릴의 장점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 저가 릴 vs 고가 릴
낚시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 릴은 '던지고 감는데' 필요한 장비쯤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릴의 역할은 그것이 전부이기도 합니다. 채비를 던질 때는 줄이 잘 풀리면서 엉키는 일이 적어야 합니다. 감을 때도 힘(드랙力)이 좋아 작동이 부드럽고 섬세하면 큰 고기가 물어도 쉽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파이팅하는 요령에서 따로 소개하겠지만, 거기서 등장하는 '펌핑과 릴링'에서도 릴의 성능(기어비와 드랙力) 등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이 모든 것이 유연하고 좋은 릴이 훌륭한 릴일 것입니다. 또한, 그런 릴일수록 가격은 배 이상 올라갑니다. 실제로 성능이 향상되고 내구성이 올라가면서 가격도 올라갑니다. 저렴한 건 3~4만 원짜리 릴부터 시작해 비싼 제품은 100만 원이 넘기도 하니 그야말로 천차만별입니다.
초심자들은 이러한 릴에 성능의 차이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성능 차가 없으면 굳이 고가의 릴을 살 이유가 없겠죠. 그런데 릴의 성능 차는 필드에서 낚시 경험이 쌓여야만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는 서너 번 출조해서 쉽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므로 초심자들은 고가 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생각하는 고가와 저가의 차이는 이렇습니다.
- 저가 릴과 고가 릴의 차이는 20~30%의 성능 향상이 있다.
- 그런데 가격은 200~300%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 20~30%의 성능 향상을 느끼고자 300% 이상의 가격을 지불하고 살 가치가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답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일 것입니다. 필드 경험이 쌓이다 보면, 여러 차례 대물과 맞닥트리게 됩니다. 기존에 쓰던 저가형 릴로는 한계가 있음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만약, 그렇게 생각했다면, 그 사람에게는 그때가 고가 릴로 전향하는 타이밍일 것입니다. 반대로 그러한 필요성을 여전히 느끼지 못했다면, 그냥 쓰던 릴을 고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모든 낚시장비는 경험과 필요에 의해 업그레이드가 되는 것이 좋으며 처음부터 아주 비싼 장비를 살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중 지출'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낚시란 취미는 1~2년 즐기다 마는 게 아닌 거의 평생 갑니다. ^^; 1~2년 쓰고 망가질 것 같은 장비는 애초에 구입하지 말아야 이중 지출을 줄일 수 있는데요. 지금 당장은 주머니에 여유가 없다 하더라도 거기서 조금만 더 보태면 1~2년 쓰고 말 제품을 두 배 이상 버틸 수 있는 제품으로 구입하게 되니 신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 찌낚시 입문자에게 권하는 릴 가격대
- 최소 10만 원 이상인 제품을 권장.
- 여유가 있는 이들에게는 20~30만 원대가 적당.
- 10만 원 미만인 제품은 구입을 재고 (이중 지출 우려가 있음)
만 원짜리 초저가 릴로 잡은 아내의 조과 (조행기 보기 : 아내의 원맨쇼)
일각에서는 중저가형(15만 원대 이하) 릴은 찌낚시용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하지만, 저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중지출'을 피하고자 10만 원대 미만의 제품은 피하라고 썼지만, 사실 이 말도 그 사람의 낚시 기량, 습관, 장비 관리 여하에 따라 제품 수명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비 관리를 소홀히 하면 10만 원짜리 릴이 아니라 30만 원짜리 릴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다만, 적정선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기 위해 설정한 기준이 10만 원일 뿐. 그보다 더 저렴한 릴로 감성돔 낚시를 즐겨온 저로서는 '15 만 원대 이하의 릴은 구멍찌낚시용으로는 사지 않는 게 좋다.'는 말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어쩌면 그 말은 저가 릴을 써보지 않은 사람이 썼을 가능성이 큽니다.
위 사진은 가장 작은 감성돔을 제외하면 전부 제 아내가 낚은 조과입니다. 당시 사용한 릴은 월마트에서 구입한 만 원짜리 낚싯대+릴 세트입니다. 가격대가 가격대인 만큼 낚싯대는 품질이 아주 낮았기에 좌대용으로 썼고, 릴은 갯바위 낚시에서 사용했는데 비록, 1년가량 쓰고 버리긴 했지만 (제품이 저렴하니 관리도 그만큼 소홀하여) 37cm 감성돔을 비롯해 53cm 농어를 낚는 데는 지장 없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조금 극단적인 예입니다.
통상적으로 만 원짜리도 안 되는 릴로 이러한 낚시를 지속해 나갈 확률은 낮으며, 행여나 이보다 큰 고기가 걸면 그때는 실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장담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고가 릴에서 내세우고 있는 섬세한 드랙력과 기어비 등이 물고기를 잡는 데 필요한 제1 조건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제1 조건은 그 사람의 파이팅 능력으로 나중에 다시 한 번 언급하게 될 '릴링과 펌핑', 그리고 대물이 차고 나갈 때의 대응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서 1만 원짜리 릴로 극단적인 예를 들었지만, 사실 제가 가진 릴도 15만 원 이하 제품이 대부분이며 지금까지 이걸로 수년 간 낚시를 해왔습니다. 아내가 주로 사용한 제품은 13만 원짜리 다이와 제품이었고 저의 경우 최근에 사용 중인 릴(60만 원 상당)을 선물 받기 전까지는 9만 원짜리 대만제 LB 릴로 찌낚시를 즐겨왔습니다. ^^;
결국, 이것도 소비자 선택의 문제일 것입니다. 자기 주머니 사정에 맞는 릴을 구입하되 될 수 있으면 너무 저가 릴은 피하길 권합니다.
드랙 릴
LB(레버 브레이크) 릴
드랙 릴과 LB릴
#. 드랙 릴 vs LB 릴
스피닝 릴의 범주에는 크게 드랙 릴과 LB 릴이 있습니다. 어느 것을 사용해야 좋을지는 일전에 쓴 칼럼이 있으니 한 번쯤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관련글 : LB릴 VS 드랙릴, 무엇을 사용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여기서는 간략하게 개념만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드랙 릴과 LB 릴의 가장 큰 차이는 스풀을 역회전하는 구동 방식에 있습니다. 대상어가 힘이 세 차고 나갈 때는 줄이 풀려나가야 합니다. 대상어가 차고 나가는데 줄이 풀리지 않으면? 줄이 끊어지거나 최악의 경우 낚싯대가 부러지기도 하겠지요. 이때 대상어가 어느 정도는 (힘겹게) 차고 나갈 수 있도록 줄을 풀어주는 역할이 필요한데 그러려면 스풀이 역회전해야 합니다. 스풀이 역회전하면서 줄이 풀리는 데 이때의 구동 방식을 드랙으로 하면 드랙 릴, LB(레버 브레이크)로 조작하면 LB 릴입니다.
드랙은 말그대로 드랙을 조이거나 풀어 스풀의 역회전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드랙 릴은 스풀 앞에 달린 드랙을 조이거나 풀어서 드랙력을 조절합니다. 드랙을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드랙이 조여지는데 최대로 조이면 사람이 줄을 잡고 당겼을 때 어지간한 힘으로는 풀리지 않은 상태가 됩니다. 릴을 구매할 때 제원표를 보면 '드랙력이 5kg'식으로 된 말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드랙을 꽉 조인 상태에서 5kg의 힘이 가해져야 스풀이 역회전한다. 라는 의미입니다. 바다 찌낚시에서 사용하는 드랙 릴은 일반적으로 3~5kg의 드랙력을 가집니다.
반대로 드랙을 반시계방향으로 돌려놓으면 쉽게 스풀이 역회전합니다. 고기가 잡아당기면 줄이 풀리는 상태가 되겠지요. 그 정도를 드랙으로 조절하는데 저의 경우 원줄을 손에다 2~3바퀴 감은 다음 조금 힘주어 당겼을 때 스풀이 힘겹게 돌아간다면, 적당하다 보고 낚시에 임합니다. 물론, 조절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파이팅 시 대상어가 차고 나가는 정도에 따라 수시로 드랙을 조절해 주기도 합니다.
드랙 릴은 참돔, 부시리에 적당하고 LB 릴은 감성돔, 벵에돔에 적당하다.
만약, 큰 고기가 걸려 힘을 쓰는데도 스풀이 역회전하지 않는다면, 재빨리 드랙을 풀어줘야 합니다. 반대로 드랙이 너무 헐거워서 스풀이 빨리 역회전하면 재빨리 드랙을 조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큰 대상어가 물면 수시로 드랙을 조절하는 등의 순발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아예 처음부터 부시리나 참돔 같은 대형급을 상대하겠다면, 사전에 미리 드랙을 조절해 줌으로써 어느 정도 콘트롤이 되지만, 순간적으로 차고 들어가는 벵에돔이나 감성돔이라면 드랙을 조절하려는 순간 이미 게임 셋이 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LB 릴보다 진화한 LBD 릴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그것을 보완한 것이 LB 릴입니다. LB란 '레버 브레이크'로 말 그대로 손가락으로 레버를 조작해 스풀의 역회전 정도를 콘트롤합니다.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내는 벵에돔, 긴꼬리벵에돔, 감성돔, 그리고 돌돔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돔 어종을 상대할 때는 본인 스스로 빠른 대응을 해야 하므로 레버로 쥐었다 놨다 하며 신속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LB 릴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대형급 참돔, 부시리, 벵에돔이 걸려든다면, 그 힘이 어마어마해 손가락으로 조절하는 것도 한계입니다. 그래서 나온 제품이 LBD 릴입니다. 여기서 D는 드랙을 의미. LB릴의 기능과 드랙의 기능을 모두 합쳤습니다. 손가락으로 미처 제어하지 못한 그 긴박한 순간에서(터지기 일보 직전에) 드랙이 작동되므로 보험을 둔 효과를 봅니다.
최근 드랙과 LB의 장점이 하나로 흡수되었기 때문에 이를 찾는 꾼들도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LB 릴의 생산은 사양 추세에 있고 LBD 릴 생산이 압도적으로 많아졌습니다. LBD의 유일한 단점은 가격입니다. 최소 20만 원대 후반, 30만 원 이상인 제품이다 보니 아무래도 가격 부담이 듭니다만, 여유가 된다면, 하나 장만해 (이왕이면 보조 스풀까지) 2~3까지 원줄을 감아 놓고 그것만 잘 사용해도 충분할 것입니다. 15만 원대 릴을 두 개 구입해 서로 다른 용도로 사용하느니 제대로 된 제품 하나를 사서 다용도로 쓰는 것이 더 효율적일지도 모릅니다. ^^
드랙 릴의 파지법 A와 B 타입
릴 파지법은 A 타입이 정석이지만, 드랙 릴이라면 B 타입으로 쥐어도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LB릴 파지법
하지만 LB 릴은 반드시 A 타입으로만 쥐어야 검지로 레버를 잡기가 편합니다. 사진에서는 레버를 쥐지 않았습니다. 이 상태를 드랙 릴로 해석하자면, 역회전 방지 레버가 on 한 상태와 같습니다. 여기서 줄을 잡아당기면 스풀이 역회전하겠죠. 이제 바다낚시에 입문했고 LB 릴을 써보려는 이들이 많은 줄 압니다. 특히, 드랙 릴만 써오다가 LB 릴을 쥐면 그 순간부터 어색한데요.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는 위 사진 상태에서 챔질하는 것입니다.
챔질과 파이팅에는 반드시 레버를 쥐고 해야 한다.
챔질하거나 혹은 파이팅에 들어갔을 때는 반드시 레버를 쥔 상태에서 해야 합니다. 만약, 레버를 쥐지 않고 챔질하면 줄이 엉킬 수 있으며 고속으로 회전하는 손잡이가 손가락에 부딪혀 다칠 수 있습니다.(유경험자 ^^;)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어렵겠지만, 몇 번 다루다 보면 이것도 금방 익숙해 질 겁니다.
낚싯대를 세우고 파이팅에 들어가면 고기가 처박는 힘에 따라 레버를 조절해야 합니다. 사용하는 원줄과 목줄 호수마다 다르지만, 제가 주로 사용하는 2호 원줄에 1.5호 목줄을 기준으로 35cm 이하의 감성돔은 레버 조작이 필요 없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35cm라도 벵에돔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처박는 힘이 감성돔보다 강하기 때문에 레버를 적당히 풀었다 쥐었다 하는 식으로 녀석의 힘을 뺍니다. 녀석도 살기 위해 밑으로 처박을 텐데 그럴 때 말 고삐를 잡았다 놨다 하듯 단지 손가락 하나만으로 쥐었나 놓기를 2~3번 하면 그 기가 한 풀 꺾이게 되겠지요.
LB(레버 브레이크)를 콘트롤 할 때는 한 번에 크게 풀지 말고 방아쇠 당기듯 여러 단계의 압력으로 그 정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미끄러지듯이 레버 브레이크도 너무 강하게 쥐거나 풀면 오히려 독이 됩니다. 평소 우리는 낚싯대를 세워야 대상어의 힘을 뺄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것을 설명한 부분이 그림에서 A입니다. 낚싯대의 탄성이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각도가 90도 수직으로 세운 각입니다. 이 상태가 되면 거의 웬만한 고기 힘은 낚싯대의 탄성과 복원력으로 제압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상어의 힘입니다. 대물을 걸면 그 힘이 너무 강해 B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이때의 낚싯대는 각도를 잃었기 때문에 탄성 또한 잃어버립니다. 이것을 낚시에서는 '대를 뺐겼다.'라고 표현합니다. 선택은 하나뿐입니다. 낚싯대를 세워 각도를 복원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저 상태에서 강제로 세웠다가는 줄이 터지거나 낚싯대가 부러지거나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낚싯대의 탄성이 한계점에 도달하면, 그때부터는 원줄의 인장력으로 버텨야 하는데 이 인장력도 낚싯대의 탄성과 균형을 가져야 제 힘을 발휘하므로 낚싯대의 각도가 B 상태가 되면 그 한계도 빨리 옵니다. 이때 레버를 조작해 줄을 풀어 힘을 분산시킵니다. 이것도 기술이 있습니다. LB 브레이크를 한 번에 주기보다는 쥐었다 놓기를 2~4회 빨리해주는 것. 자동차에서 브레이크를 연타로 밟아주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얻습니다.
레버를 조작하는 이유는 힘의 분산 외에 또 있습니다. 파이팅을 하다 보면 지형지물에 따라 줄의 텐션을 유지해야 할지 순간적으로 무너트려야 할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줄이 터지는 이유 중 80%는 전방에 턱이나 수중여 등 장애물에 의해서입니다. 텐션을 팽팽히 하면 할수록 줄이 쓸릴 위험성은 커집니다. 순간적으로 LB를 조작해 텐션을 무너트리면 터질 확률을 감소시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목줄이 몇 차례 쓸려 보풀이 일기도 함)
그렇다고 하여 마냥 풀어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LB 브레이크를 과다 사용해 대상어가 가는 데로 놔둔다면 수중 동굴이나 암초 사이에 박힐 수도 있겠죠. 그 정도를 가늠하고 조절하는 것. 글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므로 이는 전적으로 현장 경험을 쌓아야만 알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관한 이야기는 나중에 '파이팅의 기술' 편에서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2500번과 5000번 릴
#. 번 수와 권사량(가장 중요)
번 수 또한 릴 구입에서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번 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굵은 줄을 많이 감을 수 있습니다. 번 수가 높을수록 릴 크기도 커집니다. 8~10호 원줄을 사용하는 부시리 찌낚시에서는 10,000번 이상의 초대형 릴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찌낚시에서는 2,500번~3,000번을 가장 많이 사용하며, 참돔과 부시리 등 대형어를 상대할 때는 4,000~5,000번을 사용합니다. 번 수를 보고 고를 때는 반드시 확인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감고자 하는 원줄이 몇 미터 감기는지는 같은 번 수라도 모델마다 다릅니다. 어떤 호수의 원줄을 감든 최소 150m 이상은 감겨야 합니다. 이를 제원표에서는 권사량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가령, 2/200, 3/150, 4/100이라고 쓰인 제품은 2호가 200m, 3호가 150m로 감기므로 이 제품은 2~3호 사이를 감아서 쓰는 게 가장 알맞습니다. 4호 원줄은 100m밖에 감기지 않으므로 4호 원줄의 사용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겠지요. 요즘 나온 원줄은 대부분 150m로 감겨 출시되는 것도 참고하십시오.
권사량을 보는 핵심은 자기가 감고 싶은 원줄, 그것을 150m 이상 감을 수 있는 릴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보통 2호 원줄을 감을 때는 2,000번, 2.5호 원줄을 감을 때는 2,500번, 3호 원줄을 감을 때는 3,000번이 적당하지만, 제품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으므로 반드시 제원표에서 권사량을 확인하고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보조 스풀을 1~2개 구입해 2~3가지 호수의 원줄을 감아 놓으면 여러 대상어를 상대하기에 편하다.
#. 기어비와 베어링
기어비는 한 마디로 자전거 기어와 비슷합니다. 톱니바퀴가 얼마나 세분화되어있느냐로 감아들일 때 얼마나 빨리 감기는지의 능력입니다. 릴 제원표에 쓰인 기어비에서 예를 들어 4.7:1이라고 표시되어 있으면 핸들을 한 바퀴 돌릴 때 스풀이 4.7바퀴 회전한다는 뜻입니다. 제원표에 따라 1회전당 몇 cm가 감긴다고 표시가 되어 있기도 합니다. 요즘 출시된 대부분 릴은 1회전당 1m 이상 감깁니다.
비싼 제품일수록 기어비가 높으니 저 많이 감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부분에 대해 그리 큰 의미는 두지 않습니다. 100m씩 흘려야 하는 선상낚시나 참돔 낚시에서는 기어비가 높을수록 팔목의 노동을 줄이는 효과가 있겠지만, 기껏 해봐야 반경 30~40m를 공략하는 감성돔, 벵에돔 낚시에서는 기어비가 제품을 고르는 결정적인 기준이 되지 않습니다.
베어링도 마찬가지입니다. 3볼, 8볼, 11볼 식으로 홍보를 하는데 물론, 베어링이 많을수록 부드럽게 감기기야 하겠지만, 베어링은 들어간 숫자보다 질의 문제가 더 크다고 봅니다. 요새는 5만 원짜리 릴에도 8볼이 있는 데 비해 20만 원 짜리 릴에 8볼이 안 되는 제품도 있습니다.
#. 보조 스풀
개인적으로 저는 보조 스풀이 있는 제품을 선호합니다. 보조 스풀을 2개만 구입해도 총 3가지 호수의 원줄을 감아 놓을 수 있습니다. 위 사진에는 2호 원줄과 1.5호 원줄이 감겨 있어 대상어와 노리고자 하는 씨알에 따라 스풀을 교체해가며 사용합니다. 간혹 보조 스풀을 포함하는 제품도 있지만, 대부분은 별도로 구입해야 합니다.
일제품의 경우는 보조 스풀 하나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위 모델은 다이와 임펄트로 보조스풀 가격만 14만 원가량 합니다. 일반 릴 가격이나 다름없는데 이를 구매하기가 부담스러워 같은 제조사의 저가형 릴인 트라이소 모델의 보조스풀(7만 원)로 구입했습니다. 이렇듯 모델은 달라도 서로 호환되는 스풀이 있습니다. 제조사 홈페이지나 쇼핑몰에 공개되어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고 구입하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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