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도 에깅낚시(2), 무늬오징어 먹물찜, 보기엔 이래도 포기할 수 없는 맛


 

 

무늬오징어 포인트가 되는 수심 얕은 홈통

 

어제 글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서해 외연도에서 막바지 무늬오징어 낚시 중인데 낱마리 조황입니다.

잘피가 여기저기 떠다니는 것으로 보아 무늬오징어의 산란이 끝난 것으로 보입니다. 수면을 보니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손가락만 한

무늬오징어가 떠다니는 것도 이러한 사실을 뒷바침해주는데 일단 산란이 끝나면 성체는 죽어버리기 때문에 자원이 한정된 서해는

시즌 종료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포기할 수 없어 그나마 남은 개체를 꼬드기기 위해 포인트가 될 만한 홈통을 열심히 탐색했습니다.

 

 

이렇게 갯바위가 움푹 꺼지고 만곡진 곳도 무늬오징어의 훌륭한 포인트가 되고(며칠 전에 이 근방에서 마릿수가 나왔다고 함)

 

 

저는 에깅낚시가 연중행사라 늘 배우는 입장입니다. 이날도 포인트에 따른 공략법에 대해 선장으로부터 조언을 많이 받았습니다.

잘피밭을 공략할 때는 에기가 잘피밭에 묻히거나 걸리지 않도록 살짝 띄워가며 액션을 줘야 한다고 합니다.

에기에 잘피 잎이나 기타 이물질이 묻게 되면 그 자리에 무늬오징어가 있어도 먹이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덤비지 않는다는군요.

 

 

이렇게 수중여가 듬성듬성 있는 곳은 여와 여 사이에 무늬오징어가 있을 확률이 높으니 여 사이를 공략하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무늬오징어가 포인트 내에 있을 때 이야기겠지요. 지금은 시즌 오프라 잘해야 이런 분위기라면 두세 마리 정도 낚는 데

그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녀석들이 소극적으로 건드리는지 제게도 툭툭 치는 입질이 오긴 하는데 히트가 되질 않고 있습니다.

그만큼 무늬오징어가 예민하거나 좀 전에 수면을 떠다니던 작은 유생이 건드리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이날 외연도에는 우리 외에 다른 배가 한 척 와 있었는데 우리처럼 낚싯대를 흔들지 않고 던졌다가 감기만 하는 것으로 보아 농어를

노리나 봅니다.

 

 

서해에서 낚시하다 보면, 제주도에 버금갈 정도로 멋진 섬을 많이 만납니다.

하선 금지만 아니면 한 번쯤 내려보고 싶은 갯바위가 즐비한데요. 

포인트 대부분이 릴 찌낚시보다는 루어로 했을 때 조과가 두드러질 만한 곳이 지천입니다.

 

 

서해라고 말하지 않으면 제주도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풍경입니다. ^^

 

 

오후의 따가운 햇볕을 피해 그늘진 자리에서 한차례 공략하는데 여기서도 선장이 무늬오징어를 두 마리나 잡아냅니다.

손님들은 다들 꽝 치고 있는데 쩝 ㅎㅎ

 

 

이번에 잡힌 녀석은 흔치 않은 암컷이네요.

 

 

서해권 무늬오징어는 평균 씨알이 굵어서 감자 사이즈는 거의 없고 대부분 고구마나 킬로에 육박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김치찌개로 점심을 먹고

 

홍원항 방파제와 피싱 피어

 

이후 좀 더 흔들어봤지만 반응이 없어 귀항했습니다. 사진의 홍원항 방파제는 제가 소싯적에 자주 갔던 곳입니다.

주로 루어나 원투낚시를 하는 이들과 달리 저는 끝까지 릴 찌낚시를 고수했는데 이곳에서 우럭, 숭어, 학꽁치, 감성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어종을 접했던 곳으로 기억합니다. 5월 말부터 6월 사이에는 우리 부부가 형광등 급에 가까운 학꽁치를 타작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하지만, 몇 년 전 피싱 피어가 생긴 이후부터는 영 안 됩니다.

방파제 내 사람과 차량은 은 오히려 늘고, 그래서 이후로는 잘 안 가게 되는 곳이 돼버렸습니다.

 

 

이날 무늬오징어 조황

 

이날 무늬오징어 탐사는 낱마리에 그쳤습니다. 수컷과 암컷은 5:1 비율.

다섯 명의 손님을 끌고 외연도를 탐사했는데 6마리 중 4마리를 선장이 잡아냈습니다.

이날 이후 한 번 더 외연도로 들어갔지만, 그때는 무늬오징어가 아예 나오지 않은 거로 보아 이때(9월 초)가 마지막이었나 봅니다.

그렇게 보았을 때 서해권 무늬오징어의 주 시즌은 8월 한 달로 매우 짧다는 데이터가 나옵니다.

해마다 음력이 다르니 약간의 변동은 있겠지만, 대략 시즌이 이러하다는 것이겠지요.

 

 

오징어 신경 절단(이까시메)

 

무늬오징어는 이렇게 신경을 절단함으로써 식감을 보존합니다. 만, 이것을 무조건 해야 한다고 믿는 이들도 있는데 만약, 현장에서

회를 썰어 먹겠다면 신경 절단을 굳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신경 절단은 일정 거리를 이동하면서 나빠질 수 있는 식감을 유지하고

보관력을 높이는 데 있습니다. 신경 절단을 하지 않고 집으로 가져오면 살이 끈적해지니 해주는 것이 좋고, 현장에서 썰어 먹겠다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됩니다.

 

요령은 오징어 신경을 절단하는 전용 도구나 송곳 등 날카로운 물건으로 찌르기만 하면 됩니다.

나중에 동영상으로 따로 올리겠지만, 여기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오징어 신경 절단은 총 두 곳을 찌르는데 첫 번째, 몸통을 마비시키기

위해 사진에 보이는 눈과 눈 사이 정중앙에서 몸통 쪽으로 밀어 넣어 찌릅니다. 이렇게 하면 몸통은 순식간에 하얗게 되고 보호색과

흥분에 따른 색 변화의 기능이 마비됩니다.

 

 

두 번째로 다리를 마비시키기 위해 눈과 눈 사이를 찌릅니다. 이렇게 하면 다리도 하얗게 되면서 급사합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집으로 가져와 싱싱한 회로 먹을 때 하는 방법입니다.

 

 

낚시꾼들만 맛볼 수 있는 별미, 무늬오징어 먹물 찜

 

먹물의 요오드 향을 가득 느낄 수 있는 먹물 찜이 완성됐습니다.

이 먹물 찜을 잘못하면 비린내가 나기도 하는데요. 싱싱한 무늬오징어로 먹물 찜을 하는 방법, 조만간 꾼의 레시피에서 소개하겠습니다.

먹물 찜에는 고추냉이를 푼 초고추장이 잘 어울립니다. 이 음식을 처음 접하는 이들은 이게 과연 먹어도 되는 음식인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데 일단 한 번 맛을 보면 헤어나올 수 없는 묘한 중독성이 있습니다.

 

쫄깃한 식감은 말할 것도 없고, 씹으면 씹을수록 약간의 고소함과 단맛이 나오는 게 특징입니다. 

무늬오징어는 제주도의 재래시장을 제하고는 일반인이 구하기 매우 어려운 식재료입니다.

그 희귀성에 맛도 오징어 중 으뜸이라 각별한 가치가 빛나지요. 

 

다만, 이 음식을 먹고 나서 웃지는 말기. ^^

외출할 때는 반드시 양치질을 하고 나갑니다. 안 그럼 이상한 사람 취급받을지도 모릅니다.

다음 날, 변을 확인할 때는 마음의 준비를 하소서 ㅋ

 

 

모든 오징어 중 제왕인 무늬오징어 회

 

신경을 절단한 무늬오징어는 회로 썰었습니다. 껍질을 벗기고 몸통만 썰어내는 게 일반적이지요.

일반 오징어보다 단맛이 들어 생고추냉이를 한점 올리고 생선회 전용 간장에 찍어 먹는 방법이 무늬오징어의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먹는 데 정해진 형식은 없겠지요. 초고추장도 좋고, 양념 된장도 좋고 오징어는 무엇이든 다 잘 어울립니다.

비록, 신경을 절단하고 숙성시켜 썰었지만, 그래도 오징어 종류는 현장에서 바로 썰어 먹는 맛이 가장 좋았습니다. 

오징어는 숙성하면 숙성할수록 특유의 끈적함만 늘어나기 때문에 숙성회로 먹었을 때 얻는 이득은 별로 없다는 결론입니다. 

 

시즌이 시즌이니만큼 계속해서 서해 에깅낚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며칠 후 저는 갑오징어 낚시를 위해 무창포를 찾았습니다. 소위 '쭈갑'이라 부르는 낚시 자체가 제게는 첫 경험인데요.

이번에 탄 배는 주꾸미보다 갑오징어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고 합니다. 생애 처음으로 해 보는 갑오징어 낚시.

그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다음 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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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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