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 삼천포

 

※ 2016년 11월 13일 출조입니다.

 

작년 이맘 때 두미도를 찾은 이후 1년 만입니다. 11월 들어서 감성돔 시즌은 시작되었는데 뭐랄까요. 두미도 여기저기서 고른 조황이 나온다기보다는 여전히 일부 포인트에서만 낱마리로 비추는 분위기라 곧 터질 것을 기대하며 찾았습니다. 금양낚시에 도착하자 이제 막 갈도에서 철수꾼들이 들이닥쳤는데 한두 자리에서 40cm급 참돔이 마릿수로 나온 것만 확인되었습니다.

 

 

삼천포

 

이제 막 초겨울에 접어들었지만, 비교적 따듯한 날씨입니다. 일요일 오후임에도 생각보다 적은 출조객이네요. 

 

 

꼭두새벽부터 서울에서 달려와 몸은 피곤하지만, 이런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마냥 기분이 좋습니다. 이제 곧 당도하게 될 두미도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가 되고요. 늘 그렇지만, 낚시꾼의 기분은 이때와 첫 캐스팅할 때가 가장 설레죠.

 

 

12시, 두미도에 도착

 

평화로워 보이는 두미도

 

일찌감치 들어와 자릴 잡고 있는 꾼들

 

배는 두미도 북쪽 사면을 따라 수심 낮은 여밭을 위주로 하선시켰고, 이제는 제가 내릴 차례입니다.

 

 

가까운 곳은 3~4m로 매우 낮고, 조금 멀리 치면 6~7m까지 나온다는 선장의 가이드를 참고합니다. 사진을 보면 오른쪽에 지형의 변화가 있어 이쪽으로 조류가 흘러가면, 반전 조류에 의한 포인트가 형성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만, 조류는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파우더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제가 원하는 배합이 힘든 만큼, 일반적인 배합법 중 하나인 크릴 4장, 파우더 2봉, 압맥 3장으로 대충 갰습니다.

 

 

남해동부권 치곤 물색이 어둡군요. 사리 때라 그런 듯합니다.

 

 

이제 막 초들물로 돌아선 시점이라 조류는 매우 느린 속도로 흘러갑니다. 여기에 수심 5~6m 권을 공략할 것이니 G2 봉돌 하나만 달아서 감성돔을 공략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봅니다. 이날 사용한 찌 모델은 쯔리겐 신상품인 원투구레. 지금은 한낮이고 멀리 쳐서 채비 정렬 시간을 생각해 12.9g짜리 찌를 들었습니다.

 

원줄은 2호, 목줄은 1.5호 4.5m로 다소 길게 씁니다. 목줄 길이만 4.5m라 채비가 정렬되고 조수우끼고무가 잠기면서 시야에서 사라질 즈음이면, 벌써 6m 수심은 확보되는 셈. 이때부터 살짝살짝 견제하면서 밑밥과 하층 동조를 지속해 나가는 식입니다. 하지만 이 공략법은 조류가 더 이상 빨라지지 않았을 때라야 가능합니다. 나중에 중들물에 접어들면서 시냇물 같은 조류가 형성된다면 그땐 채비를 바꿔야겠지요.


  

 

채비를 만들고 나서 편의점에서 산 도시락으로 점심을 듭니다.

 

 

이날 저와 함께하신 분은 최필님. 오랜만에 동출입니다. 고흥 나로도권의 반유동 낚시에 익숙한 친구인데 이날 두미도가 처음이고, 무엇보다도 감성돔 전유동 낚시가 어색하다고 하는군요. 최필님은 B찌 전유동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낚시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첫 번째 입질이 닿습니다.

 

 

씨알 좋은 말쥐치. 라이브웰에 기포기를 들어 살려둡니다. 이건 조림으로.

 

 

최필님이 바닥을 박박 긁었는지 보라성게가 크릴을 물고 옵니다. 지금은 알이 많은 시기가 아니죠. 방생.

 

 

이번에는 용치놀래기. 초들물에 입질은 곧잘 들어오는데 아직 감성돔 소식은 없습니다.

 

 

최필님이 전방 15m 안쪽을 공략할 때 저는 그 라인을 넘겨서 공략 중입니다.

 

 

물때가 중들물에 접어들면서 우려했던 문제가 생깁니다. 조류가 빨라지면 봉돌을 더하는 등 채비에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줘야 하는데 이건 완전히 시냇물 수준이라 g2나 B봉돌로는 채비를 내릴 방도가 없습니다. 몇 번 던지다가 아니다 싶어서 바로 채비 교체.

 

 

과감하게 1호 반유동으로 전환합니다. 아무리 미끼 연출이 어쩌고 입질이 예민하네 해도 감성돔 낚시에서 미끼가 하층에 정렬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일 테니. 대신 봉돌을 잘 달아 여부력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최필님 찌가 스르륵 잠기길래 챔질하니 보기 좋게 두미도를 걸었습니다. 조류가 워낙 빠르니 밑걸림에도 찌도 스르륵 잠기는군요.

 

 

바닥층 가까이에선 계속해서 용치놀래기만이..

 

 

횡으로 쭉쭉 나가는 조류에 이번에는 꽤 멀리 흘렸는데 거기서 볼락이 물고 옵니다. 아~이런 유속에서 조류가 꺾이거나 죽는 지점이 있으면 좋겠는데 이리 흘리고 저리 흘려봐도 그런 곳은 보이지 않습니다. 공략이 쉽지 않네요. 더군다나 15m 안쪽에는 삐죽삐죽한 여들이 많아서 밑걸림도 심하고, 제가 웬만하면 찌를 해 먹지 않는데(그래서 찌건지게도 가지고 다니지 않음) 이날 애지중지한 찌를 다섯 개나 날려 먹었습니다. 이쯤이면 전의 상실.

 

시간은 흘러 흘러 어느덧 6시. 5시부터 날이 급격히 어두워져 5B 전자찌를 달고 했지만, 전갱이 한두 마리 올라오는 것으로 끝. 가끔 뭐에 홀린 기분으로 낚시하는데 이날이 꼭 그랬습니다. 특별히 정신줄을 놓은 것은 아닌데 감성돔을 떠나 대상어를 공략하는데 있어서 제가 원하는 상황을 한 차례도 만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크릴이 계속해서 따먹힌 것으로 보아 예민해진 젓볼락이나 복어(바늘에 이빨 자국 확인), 또는 작은 용치놀래기들이 설친 것으로 보입니다. 낚시 어렵네요.

 

 

꽝치고 오는 길인데도 웃을 기분이 나는지 ㅎㅎ

 

 

항으로 돌아와 어묵과 삶은 달걀로 요기하는 꾼들. 저는 사진 찍다가 보니 어느새 다 먹고 없네요. 최필님이 어묵 꼬치 하나 챙겨준 것으로 만족. 그나저나 낚시계는 좁습니다. 여기서 쯔리겐FG 회원인 이재현 프로도 보고, 뒤쪽에는 대마도 빅마마에서 뵌 김익재 프로도 오랜만에 보네요. 배가 고프셨는지 어묵을 아주 맛있게 드시더라는 ^^

 

 

이날은 감성돔과 참돔이 낱마리 조황입니다. 제가 내린 두미도 북쪽은 거의 몰황 수준이고, 고기는 남동쪽 직벽 자리에서 나온 것 같은데. 요즘 조황이 터질 듯하면서 터지지 않고 이렇게 애간장만 태우고 있으니 조만간 복수전을 하러 가야겠지요. 원래는 여기서 하룻밤 자고 한번 더 나가기로 했는데 제 느낌상 뭔가 새~~ 합니다.

 

웬만하면 잡은 일정을 다 채우는 편인데 이날은 예감이 좋지 않아요. 내일이면 오늘보다 조류가 더 빠를 것이고, 무엇보다도 낱마리 조황이 하루 만에 호조황으로 바뀔 것 같지는 않을 테니 일단은 다음을 위해 일보 후퇴하기로 합니다. 지금은 21~23 일정으로 제주도에 있습니다. 벵에돔 낚시 중인데 다녀와서 소식 전하겠습니다. 다음 조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두미도 감성돔 낚시 문의

삼천포 금양낚시(055-832-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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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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