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대 슈퍼푸드로 선정된 연어. DHA, EPA 등 우리 몸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산에 맛도 뛰어나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연어 소비의 불모지였던 한국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웰빙 열풍에 힘입어 생연어를 먹기 시작했고, 이제 겨우 10년이 지났습니다. 지금은 칠레와 알래스카산 등 기존의 수입산 연어는 물론, 노르웨이산 연어가 전체 수입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특정 국가의 양식 연어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연어가 건강을 위한 웰빙 식재료로 각인됐지만, 실상을 뜯어보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몇 가지 의문점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시간에는 우리가 주로 먹는 생연어 즉, 양식산 연어의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과연 과연 슈퍼푸드에 부합하는지 따져보기도 하였습니다. (관련 글 : '슈퍼 푸드' 연어의 수상한 진실, 이젠 알고 먹어야 할 때)

 

오늘은 또 다른 쟁점 중 하나인 농약(살충제) 살포의 실상에 관해 알아봅니다. 이미 국내에서는 2011년에 미각 스캔들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연어의 두 얼굴'이란 주제로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내용은 EU(유럽연합)에서 사용을 금지한 살충제를 노르웨이가 양식산 연어에 사용했고 실제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파장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당시 프랑스의 국영방송 Fr3의 기자인 이자벨 스포타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양식 과정에서 좁은 공간에 많은 물고기들이 있는 한 '바다이(sea lice)'는 없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양식장에서 물고기 수를 줄이면 수입이 감소하는 것이 문제이다. 이러한 이유로 양식장에서는 절대 물고기 수를 줄이지 않는다. 즉, 기생충 퇴치를 위해 '디플루벤주론'을 사용하거나 아니면 또 다른 성분을 찾아야 한다"

 

농약 성분 중 하나인 '디플루벤주론(Diflubenzuron)'은 농경지에서 살충 효과를 위해 사용하는 것입니다. 노르웨이뿐 아니라 연어를 양식하는 스코틀랜드와 캐나다에서는 오래전부터 연어 몸에 달라붙어 기생하는 '바다이(sea lice)'를 박멸하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왔습니다. 처음에는 항생제를 투여했지만, 내성이 생기면서 디플루벤주론과 같은 극약처방을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구글 위성 지도에서 찾아낸 노르웨이의 연어 양식장 사진을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노르웨이의 연어 양식장

 

노르웨이의 또 다른 연어 양식장

 

사진은 노르웨이에서 가장 대표적인 연어 산지라 할 수 있는 베르겐의 소트라 지역입니다. 소트라의 연어 양식장은 항에서 배로 20~30분 정도의 거리에 떨어져 있으며, 몇 개의 해상 가두리와 기계화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양식 면허를 취득한 건수는 노르웨이 내에서만 1,200여 군데나 됩니다. 양식 종사자 수로는 5,700명을 웃돕니다.

 

구글 위성 지도로 노르웨이를 살피면 아시겠지만, 빙하의 오랜 침식으로 인해 이 나라 전체가 피오르드 해안(빙하에 의하여 형성된 빙식곡 안에 해수가 침입하여 좁고 긴 내륙 협만에 발달한 해안을 일컫는 말)이 발달하였습니다. 사방이 산으로 가로막혀 있어 바다에는 파도가 없고 잔잔해 양식업에는 최적화된 환경입니다. 

 

 

해상 가두리를 좀 더 확대한 모습입니다. 가두리마다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 양식장을 취재한 경향신문의 특별취재팀의 글을 인용하자면 둘레 160m, 깊이 40m인 거대 해상 가두리에 약 17~18만 마리가 들어있다고 합니다. 위성 사진에서도 보았듯 6개 가두리가 동시 가동 중이라면, 한 양식장에서만 100만 마리가 길러지는 셈입니다.

 

 

연어 양식의 가장 큰 걸림돌인 '바다이(sea lice)' (사진 출처 : http://www.eaa-europe.org/resolutions)

 

#. 대량 양식과 기생충 퇴치 사이의 딜레마

사육 밀집도가 높은 연어 양식장에는 바다이가 필수로 붙게 됩니다. 바다이가 붙은 연어는 물리적, 화학적 손상에 의해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습니다. 바다이는 연어의 살을 파먹으며 기생합니다. 연어의 피부 조직은 찢기고 상하게 되며, 이에 따른 병변과 2차 감염을 일으키면서 또 다른 질병에 노출될 것이고 성장을 저해하며, 결국에는 이것이 양식장 내로 급격히 퍼지면서 집단 폐사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사육 밀집도가 높으면 바다이(sea lice) 감염뿐 아니라 세균성 아가미 병 등의 각종 질병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지만, 사육 밀집도를 낮추면 생산성이 떨어져 어민 소득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양식 초반에는 항생제를 주입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는데 내성이 생기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는 살충제의 일종인 '디플루벤주론(Diflubenzuron)'을 비롯해 '에마액틴(emamectin)', '테플루벤주론(teflubenzuron)'등을 액체 상태로 양식장에 직접 투여하거나 사료에 혼합해 사용했고, 아가미 병에 효과적인 과산화수소의 사용량은 2013년에서 2014년으로 넘어올 때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3만 톤을 넘긴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캐나다 연어 양식장에서는 방제약의 일종인 '사이퍼메트린(cypermethrin), 한국명 피레스라는 품목'을 투여하다 인근 해역의 랍스타 수천 마리가 집단 폐사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문제는 대량 생산에 의한 수익 증대라는 이기적이고도 일방적인 방침 속에 주변국과의 공조 및 협약 사항을 준수하지 못한 것에서부터 비롯됩니다. 노르웨이 양식 연어에 사용된 농약 성분은 이미 EU 가입국에서 사용 금지 처분을 내린 약품입니다. 하지만 노르웨이는 EU 가입국이 아니란 이유로 사용 가능했다. 그래서 2010년 프랑스 공영방송이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의 문제점을 대대적으로 고발했고, 이후 프랑스의 각종 식품 판매대에서는 노르웨이산 연어를 밀어내는 대신 스코틀랜드산 연어로 대체하게 되었습니다. 

 

 

헨릭 앤더슨 이사(前노르웨이 수산물 위원회 한국, 일본 이사)와 통역관

 

#. 현재 농약은 불검출, 일부는 유언비어

이후 노르웨이의 양식 연어는 어떻게 변화했을까요? 저는 3년 전, 이 문제에 관해 알아보다가 때마침 노르웨이 수산물의 한국 지사 이사와 미팅을 갖고 그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농약 사용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고 해당 내용은 이미 방송을 통해 문제가 되었기에 긍정이나 부정 등의 즉답은 피하면서도 방송 내용 중 일부 과장된 부분이 있었다는 점에 대해 아래와 같이 해명하였습니다.

 

"방송에서는 노르웨이가 EU 회원국이 아니라는 사실로 규제에서 벗어난 약물을 투여한다 했지만, 실제로는 유럽 연합(EU)와 동일한 규제를 준수하고 있다. 방송 내용은 이슈를 만들기 위해 억지로 짜 맞춘 거였거나 혹은 연어 양식에 반대하는 환경운동가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한 편파보도라고 생각한다."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조작이나 연출도 서슴지 않은 방송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일면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100만 마리의 연어를 양식하는데 고작 2~3명만이 관리한다는 말은 자칫 연어가 인력 부족에 의해 비정상, 비위생적으로 생산된다는 뉘앙스로 비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한 양식장에 2~3명만이 관리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양식장 시설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되어 있어서 가능한 일입니다.

 

또 다른 예로, 프랑스 공영 방송이 고발한 내용 중 해당 양식업자의 인터뷰가 실렸는데 "투여한 약품이 워낙 독해 가두리에 접근한 물고기뿐 아니라 상어도 그 자리에서 죽는다. 게다가 우리(노르웨이 자국민)는 이런 연어를 먹지 않는다." 식으로 보도한 내용은 사안의 심각성을 부풀리기 위한 과장 보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디플루벤주론을 액체 상태로 직접 바닷물에 투여한다고 해도 둘레 160m, 깊이 40m인 거대 해상 가두리임을 감안한다면, 근처에 접근하는 것만으로도 상어가 죽어버린다는 말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습니다. 상어는 후각이 매우 발달한 어류입니다.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오염 지역을 이탈하면 그만인데 어떤 의도로 그런 인터뷰가 가능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 어민의 편파적인 의견이 노르웨이 내에 설치된 모든 양식장을 대변하는 내용으로 치부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일 염려가 있습니다. 항생제 투여 문제도 지금은 그 양을 대폭 줄어서 백신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유언비어나 확인되지 않는 폭로성 사실이 일파만파 퍼진 것은 사실이나 단 한 가지 의혹인 농약 사용 특히, 유럽에서 문제를 제기한 디플루벤주론을 사용한 의혹에 관해서는 노르웨이 수산물 측 이사로부터 속시원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세태를 반영이라도 하듯, 한국에 닻을 내린 노르웨이 수산물 위원회는 2013년경부터 몇몇 요리 블로거들을 적극적으로 섭외해 자사의 연어를 홍보하는데 집중합니다. 


 

 

또한, 국내에서도 연어 농약 파문이 일자 네이버 요리 블로거들을 대거 섭외해 체험단을 확보, 노르웨이산 연어 및 생연어의 안정성을 홍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노르웨이 수산물 위원회가 특별히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준 것은 아니지만, 체험단 성격상 제품 협찬에 의한 대가성이 들어가기 때문에 블로거들은 노르웨이 수산물 위원회 공식 홈에 기재된 내용을 인용하기에 급급했고, 그 결과 농약 사용의 의혹을 상쇄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별도로 알아본 바로는 노르웨이 수산물 측도 바다이(sea lice) 박멸법을 두고 적잖은 고심을 해온 것으로 압니다.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는 칠레와 캐나다, 알래스카를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장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품질(맛)과 신선도,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국제 시장에서 도태되는 만큼, 이 부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온 것도 사실입니다.

 

때문에 항생제 사용이 많이 줄었고, 디플루벤주론 등의 약품 사용도 대대적으로 줄임에 따라 현재 수입되는 노르웨이산 생연어에는 항생제와 농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산 생연어를 적극적으로 수입하는 코스트코에서도 농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는 (노르웨이)양식장을 선별해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프랑스는 농약 파문으로 수입을 금지했다가 최근 들어 다시 재개한 것으로 보아 적어도 농약 문제 만큼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입니다. 

 

 

#. 그럼에도 풀리지 않는 의혹

이자벨 스포타가 말했던 것처럼 바다이의 완전 퇴치는 디플루벤주론과 같은 약품이 아니고선 매우 어렵습니다. 노르웨이 양식장 자체 내에서도 디플루벤주론의 사용에 의한 수출 감소를 의식해 약품을 대대적으로 줄이거나 사용을 중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대체할 만한 대체 약품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또 사용 허가된 약품인지, 기준치를 넘기지는 않은지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로써 알려지지 않았으며,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노르웨이산 훈제연어를 비롯해 생연어에도 명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 상세히 다루겠지만, 연어의 주황색 살코기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합성 색소인 '칸타산틴(Canthaxantin)'의 사용은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된 색소로 현재 유통 중인 생연어는 물론, 훈제연어의 식품 표기법에도 위배되므로 적잖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연어의 대량 양식이 야생 연어에 미치는 영향

 

현재 자연산(야생) 연어는 전 세계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습니다. 원인은 남획으로 보이지만, 위 동영상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다룬 이야기와는 조금 다르지만, 연어의 대량 양식이 야생 연어에 미치는 악영향도 이제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연어 양식장은 대체로 파도가 없는 잔잔한 바다에 설치합니다. 야생 연어가 회귀본능에 따라 강으로 거슬러 올라와 알을 낳으면, 그 알에서 부화한 새끼는 이듬해 봄에 다시 바다로 나갑니다. 이때 연어 양식장을 통과하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위 동영상이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 특정 국가의 수입 의존도는 낮추고 다양성 부여해야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연어의 절반 이상은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입니다. 이 중에서도 생연어 비중은 거의 노르웨이산이 절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해마다 생연어 소비는 늘고 있지만, 소비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최근 수입되고 있는 노르웨이산 연어에서 농약이 검출되지 않음에 따라 이 논란은 일단 접어두게 되었지만, 과도한 지방산 문제라던가 국내 식품법에 위반되는 화학 합성 색소 문제, 또 그렇게 생산된 연어의 부산물(머리, 내장)을 다시 사료로 순환시키면서 체내에 쌓일 수 있는 여러 고질적인 문제들. 여기에 위 동영상에서 설명하고 있는 자연 훼손 문제와 연어 배설물 등 생각만 해도 골치 아픈 문제를 연어 양식 업체들은 어떤 식으로 보완해 나갈지가 문제입니다.  

 

앞으로는 생연어든 훈제 연어든 포장지에 구체적인 어종(연어 종류), 및 생산지를 기술하고 투여한 항생제나 약품을 반드시 표기해 소비자의 소비 판단에 적절한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참고한 자료

- 강원발전연구원의 노르웨이 연어양식산업과 강원도의 과제(첨부파일 참조)

정책메모_제541호_노르웨이_연어양식산업과_강원도의_과제 (1).pdf

- 캐나다 환경부의 농약 및 갑각류 [링크]

- 메일리 온라인의 살충제 연어에서 발견 [링크]

- CAAR(Coastal Aliance for Aquaculture Reform)의 바다이에 관하여 [링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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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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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루바타
    2016.11.28 14:33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상당히 많은 조사를 통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_+b

    연어라면 덮어두고 맛있고 좋은 음식으로 생각만 할게 아니라
    여러가지를 염두에두고 즐겨야 할 것 같네요

    동영상의 내용은 정말 충격이 아닐수 없습니다.
  2. 2016.11.29 11:27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흠... 그렇군요.. 연어 먹을 때 신중해질 것 같네요
  3. 개똥이아빠
    2016.11.29 16:47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농약과 색소에 관한 부분은 전혀 몰랐네요
  4. 최가네
    2016.11.30 10:33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양식업으로 많은 활어를 소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기생충이나 질병
    문제로 살충제나 항생제등을 많이 투여하진 않을까요?..갑자기 궁금증이 생기네요...
  5. 2016.11.30 16:05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와..덕분에 지식을 쌓고 갑니다.! :)
  6. 2016.12.01 01:00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요 근래 연어 무한리필집 마니 생겨서 뭔가 했는데..
    이런 정보들도 있었네요...
  7. 2016.12.01 10:2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영상 속 연어랑 곰 표정이 너무 짠하네용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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