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애월

 

춥디추운 겨울 바다지만, 바라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뻥 뚫리는 풍경은 일상의 때를 벗기고 기분을 전환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해안가 곳곳에 건물이 많이 들어섰습니다. 카페 건물은 양반이죠. 무슨 펜션을 그리도 많이 짓는지. 조금 비약하자면, 지금의 제주도는 많이 먹고 배가 나올 대로 나와 토하기 직전인 모습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일 년에 몇 번씩 오는 제주도라 제겐 더는 새로울 것이 없어서 일수도 있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철저한 자본에 잠식되어가는 제주도를 바라보면서 그간 변해도 많이 변했구나를 실감하는 것은 비단 저만의 생각일까요.

 

 

어쨌든 오전에 라면이나 먹으러 갑니다. 제게 라면은 무엇을 어떻게 치장해도 라면. 그래서 '라면이나' 먹으러 갑니다. 같이 간 일행이 놀맨에서 일했던 친구라 안내를 받고 갔습니다.

 

 

문어를 잡으러 들어가는 곳

 

놀맨은 무한도전에 나온 이후 유명세를 탄 것 같은데 문어는 잡힐 때만 조금씩 썰어서 넣어 준다고 합니다. 그 외에는 안 들어갑니다. 사람들은 음식 품질이 일정하지 않다고 말하는데 6천원짜리 라면에 문어를 넣거나 말거나 한 것은 품질의 변화라기보다는 그냥 서비스 차원이라 봐야겠죠.

 

 

 

 

 

여기서 일한 친구와 함께 가니 이런 서비스도 얻어먹네요. 메뉴는 6천원짜리 해물 라면 하나입니다.

 

 

 

라면에 들어가는 재료는 대부분 홍합과 게, 딱새우로 모두 국물 내기에는 좋은 재료들입니다. 국물이 안 시원하면 그게 더 이상할 정도. 이를 뒤집어 말하면 건져 먹을만 한 해물은 빈약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라면 스프는 사용하지 않고 된장을 베이스로 한 자체 간을 맞추는 듯한데 저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대치는 이와 다를 수 있겠죠. 이곳은 제주도 현지 주민보다 관광객이 주로 이용합니다. 방송도 탄 데다 제주도로 비행기 타고 와서 먹는 라면이니 아무래도 기대치가 높을 겁니다. 어디는 전복이 들어가고, 어디는 문어가 통째로 들어가는데 하며 가격과 상관 없는 액면 비교를 하겠지요.

 

이때는 줄이 없었습니다만, 대체로 줄이 많은 집이라 시간 써서 겨우 먹는가 싶더니 꼴랑 홍합 몇 개랑 게 한 조각에 까먹기 힘든 딱새우라면, 혹평이 나올 만도 합니다. 만원이 넘어가는 문어 라면에 사람들이 지갑을 여는 것도, 제주에서 먹는 전복은 뭔가 특별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도(다 같은 양식인데도) 관광객으로서 좀 더 특별한 음식을 기대한 탓이겠죠. 돈 쓰러 오는 사람들에게 가격이란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이 집 라면은 그보다 훨씬 저렴하면서 라면 스프 대신 자체적으로 간을 맞추지만, 줄 서서 먹는 사람들의 기대치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좀 더 제주도다운 음식을 기대하는 이들의 심리를 이용해 '덕용 라면'에 '양식 전복' 몇 개를 넣어 만 원 이상 받아도 그것이 통하는 것입니다. 국물 맛을 문어나 전복만으로는 내기 부족하니 당연히 라면 스프가 들어가 줘야겠죠. 그러면 그 집이 '제주도 해물라면 맛집'이 되는 이율배반적인 현상이 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 집에서는 별로 아쉬울 게 없을 것 같습니다. 여전히 줄 많고, 테이블 회전이 빠르고, 박리다매라 할 가격까지는 아니지만 적당한 가격에 적당히 시원한 해물라면을 선보이니 말입니다. 여기에 바닷바람이라는 양념을 더 하니 후루룩 쉽게 넘어갑니다. 그래서일까요? 맛은 있더군요. 어쩌면 이 집 해물라면의 일등 공신은 '바람'과 '바닷가 풍경'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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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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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1.13 12: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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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이 가게 본 거 기억나네요.
    되게 맛있어 보였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가 보군요
  2. 2017.01.1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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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댓글입니다
  3. 2017.01.13 13: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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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 맛있는 해물라면이네요. ㅎㅎ
    게, 홍합새우, 딱새우가 우러낸 국물이
    시원할 듯 합니다. ^^. 행복한 금요일 되세요. ^^
  4. 2017.01.13 17: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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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사진 보고 저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왔네요. 역시 제주의 하늘과 바다는 그림인지 사진인지 분간이 가지 않습니다.
  5. 2017.01.17 19: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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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야, 진짜 시원할 것 같긴하네요 :)
    저도 언젠가 저렇게 맘놓고 재료넣고 먹오보고 싶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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