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동 츄리츄리

 

시칠리아에서 가져온 인테리어 장식들

 

 

로마 출신 남편과 시칠리아 출신 아내가 운영하고 있다

 

시칠리아는 이탈리아의 한 주를 형성하는 지중해에서는 가장 큰 섬입니다. 지도를 보면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장화 앞굽에 붙은 커다란 섬이죠.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시칠리아 가정식 전문점으로 로마 출신 남편과 시칠리아 출신의 아내가 할머니로부터 전수받은 비법으로 음식을 직접 만들고, 커피를 비롯한 적잖은 식자재를 시칠리아와 이탈리아에서 공수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테리어를 구성하는 장식과 식기 등은 시칠리아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사촌의 도움으로 가져온다고 합니다. 테이블 6~7개 정도에 바가 있어 낮에는 따듯한 자연채광에 편안한 느낌을 주고, 밤에는 비스트로 느낌의 아늑함에서 맥주나 와인 한 잔 즐기는 분위기가 상상됩니다. 상호인 '츄리츄리'는 시칠리아 방언으로 '꽃'이란 의미입니다.

 

 

오너셰프가 한국어를 못해 영어로 주문받고 있지만, 메뉴판에는 한글로 상세히 설명되어 있어 주문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주 메뉴는 이탈리아의 전체 요리격인 안티파스티와 파스타 종류로 구성되어 있고 특히, 시칠리아에서 간식으로 이용되는 전통음식인 아란차니가 인기입니다.

 

메뉴 구성 자체는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시칠리아 출신의 셰프가 소시지를 비롯한 거의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들면서 시칠리아의 전통 가정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받고 있습니다.

 

 

 

에스프레소에 사용되는 원두와 머신, 맥주까지 이탈리아 직수입으로 흉내만 낸 것과는 차별화를 두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와인리스트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특징.

 

 

기본 테이블 세팅

 

예쁘고 이국적인 물병

 

포카치아

 

음식을 주문하면 기본으로 내주는 식전 빵입니다. 양파가 들어간 포카치아로 양파의 달달함과 포카치아 특유의 폭신하면서도 기름진 맛이 있습니다.

 

 

올리브 절임

 

올리브도 주문과 동시에 기본으로 내주지만, 추가할 때는 식전빵과 마찬가지로 2천 원씩 받습니다. 올리브가 짜지 않아서 좋네요. 부담 없는 매운맛이 맛의 균형을 잡아주는 훌륭한 애피타이저입니다. 대낮이라 술은 시키지 않았지만, 이걸 먹고 있으니 평소에는 잘 마시지 않는 와인이 당기네요. ^^

 

 

인살라타 팔레르모(Insalata Palermo), 13,000원

 

그릴에 구운 쥬키니 호박, 호두, 리코타 치즈를 곁들인 홈 샐러드입니다. 맛은 두말할 필요 없이 신선하군요. 샐러드 채소는 냉장 상태로 오래 보관한 것은 아닌지, 축 늘어지지 않았는지, 아삭한 식감과 결이 살아있는지를 눈여겨봅니다. 개인적으로 샐러드는 레스토랑의 얼굴이자 그 집의 식재료 보관 상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료 신선도를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하죠.

 

주요리가 나오기 전에 입가심으로 먹기도 하므로 잎채소가 힘이 없고 신선하지 않으면, 식전에 거는 기대를 저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메인 요리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할 수 있습니다. 그릴에 구운 쥬키니 호박은 두툼이 썰어 신선한 즙을 머금고 있었고, 리코타 치즈와 산미가 느껴지는 가벼운 드레싱도 조화를 이루네요.

 

 

라자녜(Lasane), 21,000원

 

제가 알고 있는 발음은 라자냐인데 여기선 라자녜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라자냐는 시칠리아뿐 아니라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가정식이기도 합니다. 파스타의 일종인 라자냐를 켜켜이 쌓고, 그 사이사이마다 베사멜 소스를 발라 오븐에 구운 음식이죠. 보기에는 간단해 보여도 베사멜 소스 자체가 직접 만들기에는 꽤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니, 이탈리아 출신 셰프가 손수 만든 맛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한 움큼 뜨자 볼로네즈와 베사멜 소스를 흠뻑 입힌 라자냐가 드러납니다. 파르메산 치즈와 베사멜의 진한 풍미에 고개를 끄떡이게 하는 맛. 한두 번 먹어서는 질리지 않을 좋은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토마토 베이스의 거슬리는 신맛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 집은 몽글하게 졸인 풍미로 진하면서 부드럽습니다.

 

 

뇨끼 고르곤졸라(Gnocchi al Gorgonzola), 18,000원

 

검색해보니 평소에는 흰색 뇨끼와 함께 색을 맞추는데 이때는 웬일인지 쑥색 뇨끼만 들어갔네요. 여기에 살짝 뿌려진 후추 입자가 꼭 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그것을 연상케 해 겉으로 본 비주얼은 기대에 못 미칩니다.

 

 

설명에는 고르곤졸라, 페코리노 치즈가 들어간 크림소스라고 되어 있는데 설명의 느낌만큼 치즈 풍미가 확 와 닿을 것 같단 기대감에서는 다소 부족한 느낌입니다. 감자뇨끼는 쫀득해 마치 찹쌀떡을 씹는 느낌이고, 수제비의 느낌도 나서 식감만큼은 우리네 정서와 닮았습니다. 

 

생김새가 통통하다는 점에서 뇨끼를 모르는 분들에게는 뭔가 다른 속으로 채워졌을 것이란 기대를 저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크림소스에 버무린 뇨끼란 점에서는 매우 익숙한 맛이지만, 일행(아내)은 뭔가 색다른 맛과 식감을 기대했는지 뜻밖에도 낙제점을 주는군요. 아마도 뇨끼와 크림이라는 단순한 조합이 가격대비 기대감에 못 미친 것 같습니다.

 

사실 가격대만 따진다면, 썩 착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아이 주먹만 한 아란차니 한 개가 8천 원씩 받는 것을 보면, 사악하게도 느껴집니다. 물가는 홍대, 상수역 상권의 특성이란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번의 방문에 제한된 음식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미식가들 사이에서 들리는 입소문과 평이 좋은 몇몇 인기 메뉴, 여기에 현지에 근거한 조리법으로 우리 주변에는 흔치 않은 시칠리아 전통 가정식을 선보인다는 점에서는 방문할 만한 가치와 동기가 충분하다고 보입니다.

 

반면에 이탈리아 음식에 관심이 없고, 이와 관련된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방문한다면, 아는 만큼 보이는 맛의 측면이란 점에서 가격대비 실망할 수도 있겠지요? 인기 메뉴는 아란차니를 비롯해 인살라타 코를레오네, 라자녜, 살시체, 라비올리, 뇨끼, 티라미슈, 까놀리 등이 있습니다.   

 

#. 시칠리아 가정식 전문점, 상수동 츄리츄리

내비 주소 : 서울시 마포구 독막로 15길 3-13

영업 시간 : 점심 12:00~3:00, 저녁 6:00~11:00(주말은 5:30분부터), 마지막 주문 9:30 

휴무 : 매주 월요일

주차 시설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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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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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상원아빠
    2017.04.28 16:57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상수동이면 조만간 한번 같이 가야겠네...^^
    이제 내일부터 저는 서울을 떠납니다.
    잘 지켜주세요...^^
  2. 2017.04.28 17:06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아직 학생이라 부담되는 가격이긴 하지만
    친구와 한번 쯤은 꼭 가보고 싶네요!
  3. 조화로운삶
    2017.04.28 19:35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여기는 기본이 안된 곳이라고 봅니다. 자리 없다더니 저희 다음에 온 사람들을 직원 지인이라고 넣어주더군요. 그 과정이 좀 더 친절했다면 당연히 이해했을텐데 저희를 무슨 거지보듯 하며 기다려도 자리없다고 매몰차게 대꾸해놓구선 저희가 보는데두 다음에 온 사람들한테 00씨 친구시구나~ 괜찮아요 들어가세요 이랬어요. 기본이 없는 매니저덕에 주변에도 비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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