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노스 뉴포트

그리스 미코노스에서 맞이하는 3일 차 오전. 느지막이 일어나 호텔 조식을 먹고 짐을 챙겨 나온 곳은 미코노스의 신항구. 이곳을 거치는 대형 선박은 모두 신항구로 집결됩니다. 아쉽지만 이제는 미코노스와 작별할 시간이 왔습니다. 페리를 기다리는데 때마침 지나가는 클래식한 자동차와 저 멀리 입항을 준비하는 페리가 겹쳐 보이면서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합니다.



커다란 레미콘 차량이 제 앞에서 멈추더니 후진 기어를 넣고 배에 올라탑니다. 지중해 중에서도 남에게해는 그리스령의 수많은 섬이 산재해 있어 해양 교통이 발달했는데요렇게 큰 차량을 실어나를 수 있는 대형 선박이 하루에도 수십 대가 섬 곳곳을 누비고 다닐 것입니다. 



미코노스 여객 터미널

여기까지만 보고 우리는 터미널로 들어가 예약한 바우처를 티켓으로 교환했습니다.

 

미코노스에서 산토리니로 가는 페리 티켓

해양 교통이 발달하긴 했으나 바다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뱃값이 비싼 건 우리나라나 그리스나 마찬가진가 봅니다. 티켓 가격이 부산 대마도 편도 요금(정가)과 맞먹는 수준이네요. 성인 1인당 85,000원 정도. 어린이는 40% 정도 할인받을 수 있고, 30개월인 우리 딸은 무료입니다. 예약은 지중해 페리를 이용하는 사이트가 따로 있습니다. 저도 어디서 했는지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요.

미코노스에서 산토리니까지는 직항이 없어 페리로만 이동할 수 있습니다. '미코노스 산토리니 페리 예약'으로 검색하면 몇몇 블로그에서 친절히 링크까지 걸며 안내해 줄 것입니다.   



터미널 매점

페리를 기다리는데 이날 따라 유난히 날씨가 푹푹 찝니다. 배에서 사 먹는 음식은 아무래도 비쌀 테니 미리 이것저것 사가려는 사람이 많아 보입니다. 여기서 뭐 하나 사려고 하면 기본 10분 잡아먹는데요.  



저는 아이스크림을 골랐습니다. 한개에 2.5유로(약 3,200원). 두 개면 6,400원으로 물가가 셉니다. 아이스크림은 하OOO 수준의 맛이여서 그나마 위안이 되고.



페리가 30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출발이 조금 지연됐습니다. 해상 날씨가 안 좋은가요? 페리가 늦는 이유는 대부분 기상 문제라. 그나저나 이 광경을 보니 미코노스를 찾는 사람도 정말 많지만, 떠나는 사람도 정말 많습니다. 사진을 편집하면서 알게 됐는데 사진 오른쪽에 흑인 꼬마 숙녀들도 보이네요. 그리스에서 미코노스로 넘어올 때도 우리와 같은 항공편을 이용했는데 이날도 같은 페리를 이용하고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산토리니를 떠날 때도 공항에서 마주치더니 아테네를 떠날 때도 공항에서 마주쳤었죠.



페리에 들어오자 거대한 창고에 들어온 기분입니다. 큰 짐은 여기다 두고 객실로 올라갑니다.



티켓에 좌석 표시가 따로 되어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자유석인가 봅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보이고..



2층 객실에는 이런 장식이 되어 있습니다.



그사이 배는 미코노스를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2박 3일간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 미코노스.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때까지 이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길 바라며 아쉬운 작별을 고합니다. 



객실에는 이런 걸 파는 아저씨가 있는데요. 한 개 4천 원 정도 했던 피자 빵입니다. 배 타는 시간이 딱 점심시간과 겹쳐 할 수 없이 사 먹긴 했는데요. 맛은... 후회막심.   



좀 더 먹을 만한 게 없나 둘러보다가 매점을 이용해보기로 합니다.



저도 페리를 많이 이용해 보았지만, 외국에서의 페리 여행 경험은 많지 않습니다. 그리스에서는 무엇을 팔까?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는데요. 지금은 배가 고파서 뭐든 맛있어 보입니다. 저 맛 없어 보이는 식빵에도 끼워 넣어야 할 재료는 넣은 것 같아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차라리 햄버거가 나을 것 같아 주문해 봅니다. 햄버거를 주문하자 플라스틱 접시에 갑자 칩을 한 웅큼 곁들여 주네요. 썩 맛있지는 않았지만, 배고플 땐 먹을만 합니다.  



소시지가 매우 길어서 사게 된 핫도그. 최고로 후회막심입니다. 저 붉은 소시지의 불량한 맛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데요. 우리 주변에 파는 가장 맛없는 소시지도 저것보단 나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분홍 소시지를 먹는 편이 나을지도 모를..)



이쪽은 디저트 코너인데요. 보기만 해도 뱃살이 팍팍 늘어날 것만 같죠. 동생이 하단 가운데 있는 도넛을 사 먹길래 맛만 봤는데 소태입니다. 소금 소태가 아닌 설탕 쪽으로   



2층으로 올라옵니다. 플래티넘 객실이 보이고요. 배 양쪽으로는 갑판이 있는데 배가 힘껏 달리는 도중에도 지중해의 생생한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우리나라 페리와 다릅니다. 그 모습은 잠시 후에 보여드리겠습니다.



2층에는 놀이방이 있어서 아이들이 머물기에 좋아 보입니다. 처음에는 선원이 우리 딸 귀엽다고 어찌할 줄 모르다가 결국에는 안아주네요. ㅎㅎ 대게 저 연령대에서 아이를 유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비슷한 또래의 자녀가 있지 싶습니다. (여기선 흔치 않은 동양인 아이라서 신기할 만도 하겠지만)



선내 방송으로 파로스 섬에 도착했다고 해서 얼른 나왔습니다. 페리는 바깥 공기를 쐴 수 있는 갑판이 양쪽에 하나씩 달렸는데요. 배가 도는 방향에 따라 풍경도 180도 달라져서 그때마다 부지런히 옮겨 다녀야 했습니다.  



파로스(Paros) 섬


정차 시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타고 내리는 사람도 섬 주민 외에는 많지 않았던 조용한 곳이었죠. 뒤쪽에 높은 산이 이렇다 할 봉우리 없이 평평하게 이어졌고, 그 앞으로 작은 마을이 보이는 정도가 파로스 섬의 첫인상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페리는 파로스 섬을 떠나 낙소스로 향합니다.



가는 동안에는 에게해 여기저기 흩어진 부속섬과 무인도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섬 대부분이 가파른 직벽 형태를면서도 우리나라 갯바위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죠. 이곳에서 갯바위 낚시가 행해질 리는 없겠지만, 행해진다더라도 사람이 발을 딛고 설 만한 자리가 없을 만큼 지형이 가파릅니다. 저쪽은 아예 산사태가 일어난 것 같네요



겉모습만 봐선 정확한 용도를 모르겠는 배. 어선일까요?





낙소스(Naxos) 섬






낙소스의 항구 풍경

낙소스는 그리스 남부 키클라데스 제도의 섬 중에서는 크레타 섬을 제하고 가장 큰 섬입니다. 정보가 많지 않은 섬인데요. 풍부한 대리석과 비옥한 토지를 기반으로 한 부자 섬이라는 점, 그리스 신화의 배경이라는 점, 오래된 교회와 수도원이 많고 구시가지 마을이 아름다우며, 디오니소스 신앙의 중심지 정도가 국내 포털 사이트에서 그나마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간단한 역사를 살피면 제4차 십자군원정(1202~1204)을 계기로 베네치아인에 의해 미코노스와 함께 지배를 당하면서 번영했으나, 1566년 오스만제국에 속했다가 1597년에는 터키에 점령당했고, 1832년에는 그리스령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은 미지의 섬이지만, 유럽에서는 여행지의 숨은 보석이라 할 만큼 여행지로서 잠재적 가치를 가진 섬이기도 하죠. 

눈에는 항구 풍경이 참으로 이국적으로 다가왔던 곳. 예쁜 곳이 많은 섬이라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두 개의 큰 봉우리가 인상적이었던 낙소스를 뒤로하며


낙소스를 중심으로 부속 섬이 많으니 가는 동안에도 보는 재미가 쏠쏠한 페리 여행




이오스(Ios) 섬에 도착


배는 어느덧 이오스 섬에 도착합니다. 이오스 섬은 산토리니로 가는 문턱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지만젊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인 만큼 좋은 호텔과 렌터카, 멋진 해변 등이 잘 어우러진 곳이죠그러니 사진에 보이는 풍경만으로 이 섬의 모든 것을 판단하기에는 이릅니다비록, 화려하거나 유명한 여행지는 아니지만북적이는 인파를 피해 한적하 여유로운 휴양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찾는 이른바 '남들이 모르는 숨은 여행지' 같은 곳입니다.

이제 막 페리에서 내린 관광객들. 미코노스나 산토리니에 비하면 1/1000도 안 되는 숫자지만, 이런 숨은 여행지를 잘도 찾아온 저분들끼리는지 성향이 비슷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이오스 섬을 떠나면서 바라본 그리스 정교회 예배당. 순백의 하얀 건물은 비단 미코노스나 산토리니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오면서 들렀던 섬들이 대부분 일관된 색으로 페인트칠을 하고 있어서 이것이 마치 그리스 섬들의 상징이 된 것 같습니다.



아니 근데 전인권씨가 왜 여기서 낚시를 하고 있을까요? ㅎㅎ



이오스 섬의 면적은 미코노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작지 않은 섬입니다. 페리가 안선을 따라간 덕분에 항구 외에도 섬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날씨는 해양성 기후라 각각의 섬에 도착할 때마다 조금씩 다른 느낌이었, 섬 지형이나 지질도 각양각색입니. 



이 모습을 끝으로 페리는 다시 망망대해로 접어듭니다. 마지막 종착지인 산토리니()를 남겨두고



별다른 시설도 없는 놀이방인데 꽤 오랜 시간 여기서 놀고 있는 딸조카가  놀아줘서 그런지 엄마도 찾지 않고 효자 노릇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덕분에 아내는 페리에서 단잠을 잤다죠. ㅎㅎ 



이윽고 어느 돌섬을 지나는데 여기서부터는 암석의 색이라든지 지형의 변화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저 높은 곳에도 수도원이 보이는군요. 인간의 손길이 저 높은 곳까지 스쳤다고 생각하니 새삼 대단함을 느낍니다.



이런 풍경을 보면 본능적으로 낚시가 하고 싶어지는데요. 낚시인이라 이런 마음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바다 한 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저 간출여가 포인트는 되겠다 싶은 거죠. 과연 저곳에다 찌를 흘리면 뭐가 잡힐까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시선을 좀 더 멀리 두니 뭔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망망대해에서 신기루처럼 뿌옇게 나타난 저것은 혹시 산토리니? 제가 생각했던 산토리니와는 다소 차이가 났습니다. 아기자기한 마을과 해안가 절벽을 상상하기는 했는데 저 정도로 어마 무시한 높이에 지어진 마을인 줄은 몰랐던 거죠생각했던 것보다 높고 거대했으며 웅장합니다.



산토리니는 요트 투어가 발달해 이렇게 요트가 많이 지나다닙니다.





저 요트는 소수 정예만 탈 수 있는 럭셔리 선셋 요트인데요. 저는 럭셔리까진 아니지만내일 선셋 크루즈 투어가 예정돼 있어 한껏 기대 되고 있습니다.



미코노스에서 3시간 30분의 향해 끝에 산토리니에 도착합니다. 긴 시간인듯하면서도 보는 재미가 있어 길지 않았던 시간. 배에서 파는 먹거리 부터 풍경까지 머나먼 이국에서 체험한 페리 여행은 제게 색다른 경험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인파로군요. 이 많은 사람이 동시에 내리고 탈 수 있는 페리였다니성인 한 사람당 편도 가격이 9만 원에 육박하니 지중해 페리 회사들은 떼돈 벌겠습니다



처음 마주한 산토리니의 인상은 "아직 잘 모르겠다."입니다. 주변에는 렌터카나 투어 버스 간판으로 가득합니다호객 행위도 좀 있고요. 호텔 픽업이든 렌터카든 사전 예약을 하고 온 사람들도 있지만, 즉석에서 흥정하는 이들도 적잖습니다. 때문에 항구 주변은 아직 결정하지 못한 관광객을 상대로 가벼운 수준으로 호객하는 편입니다.

그 호객에 우리도 한 사무소로 이끌려 들어갔는데요호텔로 가기 위한 별도의 픽업 서비스를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운영하는 버스를 타고 호텔에 갈 정입니다. 어른 몇 명에 얼마 이런 식으로 가격을 흥정했던 기억이 나는데요비싸야 인당 5~6천 원꼴 정도 되지 않았겠습니까.



앞서 산토리니의 첫인상이 뭔지 몰랐다가 이 장면을 보고서야 생각이 났습니다

"뭐야. 미코노스는 제주도, 산토리니는 울릉도잖아?"

망언인가요? 굳이 비유하자니 그렇다는 것. ^^; 새로운 호텔에 도착한 우리는 곧바로 환영 리셉션과 호텔에서 제공하는 저녁 식사를 위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음식과 함께 피로를 푸는 식사 시간이라 더욱 기대됐던 산토리니에서의 첫날 밤. 산토리니에서의 여행이 이제 막 시작되려고 합니다. (다음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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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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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7.12 21:44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실물이 더 아름답겠지만, 표현은 이렇게 밖에는 할 수 가 없네요.
    그림같습니다!
    언젠가 한 번 꼭 가보고 싶은 나라입니다.
    좋은 사진과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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