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제 : 수온 28도, 정체 모를 괴어의 습격

 

새벽 4시 30분. 이곳은 전남 고흥 나로도의 한 선착장. 육지는 가을 날씨가 완연하지만, 바닷속은 절기상 여전히 한여름일 것입니다. 내려가서 바닷물을 만지는데 미지근합니다. 이 수온이라면 25도는 될 터. 가을맞이 감성돔 낚시를 하러 왔건만, 이 수온은 감성돔이 먹이활동 하기에 적절치 못해 보입니다.

 

바다낚시에서 수온은 절대적인 요소. 단지 1~2도 오르락내리락 할 뿐인데도 녀석들의 먹이활동은 인간으로 치면, 모든 야외활동을 중단할 것을 권고하는 혹한기 또는 폭염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바다 수온 25도 이상은 감성돔에게 폭염주의보나 다름없겠죠. 이 점이 염려됐지만, 이날은 감성돔만 노리고 온 것은 아니어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바로 30cm급 전후의 뺀찌급 돌돔도 함께 노리기 위해 나로도 본섬이 아닌 탕건여로 향했던 것. 그나저나 이 꼭두새벽부터 움직이는 낚시꾼들, 참으로 부지런하죠. 저 또한 서울에서 밤새 달려왔습니다. 나로도가 워낙 외진 곳이고 근방에는 여수라는 걸출한 포인트가 있어서 늘 한산한 편입니다. 평일이라 손님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12명 정원에 10명이나 탔습니다. 벌이는 되겠더군요.

 

 

꼭두여에 하선하는 낚시인들

 

배에 탄 10명이 모두 탕건여로 향한 것은 아닙니다. 본섬에 한 팀, 꼭두여에 한 팀, 그리고 저를 비롯한 나머지 세 팀이 탕건여로 들어갑니다.

 

 

탕건여는 나로도 본섬에서 뱃길로 20~25분 정도 소요, 준원도권에 속하는 돌섬입니다.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나로도는 금오열도의 끝단인 연도와 맞먹을 만큼 위도가 낮습니다. 좌사리도와 국도보다도 아래에 있으며, 대마도 아소만과는 같은 위도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더 잘 낚이는 것은 아닙니다. 쿠로시오 해류는 그 세력이 동쪽으로 치우치므로 아무래도 벵에돔같은 난류성 어종보다는 감성돔과 돌돔 자원이 많은 지역이죠.

 

 

새벽 5시, 탕건여에 도착

 

저는 탕건여가 초행길인데요. 이름과 달리 이곳은 여가 아닌 제법 큰 무인섬입니다. 제가 내린 곳은 탕건여 중에서도 일급 포인트에 속하는 가마여. 아직 동이 트지 않았으니 전자찌로 볼락을 칠까 했는데 짐 정리하고 채비하려고 보자 어느새 먼동이 틉니다.  

 

 

감성돔 전용이자 속공형 잠수찌 채비를 준비

 

#. 나의 채비와 장비

로드 : 엔에스 알바트로스 VS 1-530호

릴 : 오쿠마 LBD릴 2500번

원줄 : 쯔리겐 프릭션 Z 2.5호 세미플로트

어신찌 : 쯔리겐 프로그레스 지누 스텐다드 M

목줄 : 토레이 일본선 1.7호

바늘 : 감성돔 전용 바늘 2호 → 3호로 변경

 

고흥권에서는 현지꾼이 전유동을 하는 경우가 극히 드뭅니다. 대부분 구멍찌나 막대찌 반유동이죠. 이유는 이곳 일대의 조류가 매우 빠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조류가 한풀 꺾일 시점 만큼은 전유동 조법이 탁월한 효과를 낼 것이라 봅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가을철에는 감성돔이 밑밥에 반응해 제법 떠오르므로 바닥층만 고집하기보다는 좀 더 폭넓은 수심층을 탐색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위 찌의 선택은 해볼 만한 시도였습니다. 이 찌가 생소한 분들을 위해 잠시 설명하자면, 프로그레스 지누는 약한 침력을 가진 잠수찌이자 감성돔 전용 찌입니다. 찌가 수면에 안착하면 곧바로 잠기는데 그 속도를 F(퍼스트)와 M(미디움), S(슬로우)로 조절합니다. 조류가 세면 퍼스트를 쓰고, 조류가 약하면 슬로우를 써서 찌와 채비를 자연스럽게 침강시키는데 결국에는 감성돔의 입질 반경인 중층부터 바닥층까지 폭넓게 공략함으로써 입질 확률을 높이는 게임이 가능해집니다.

 

이 채비의 장점은 가을 감성돔 낚시에서 마릿수가 포인트로 들어왔을 때 밑밥으로 묶어놓고 계속해서 뽑아먹을 수 있다는 점. 미끼(크릴)를 물었을 때 위화감이 적어 당기는 입질이 시원하다는 점. 미끼가 바닥에 가라앉아 밑걸림이 생길 수 있는 시점에서 낚싯대를 50cm 폭으로 올렸다 놓기를 반복하면, 미끼가 나풀거려 주변을 배회하는 감성돔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아 빠른 입질로 연결시킨다는 점. 반유동과 달리 공략 수심층을 자유자재로 조절한다는 점 등이 장점입니다.

 

단점도 있습니다.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빠를 때, 강한 포말에 의한 반탄류가 형성될 때는 채비 안정감이 떨어지면서 하층 공략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낚시 지역을 떠나 상황만 잘 맞는다면 이러한 채비를 사용해볼 만하겠지요.

 

 

제가 내린 자리의 우측에는 작은 삼각형 모양의 홈통이 있습니다. 이 홈통이 오늘 낚시의 핵심 자리가 될 것입니다. 지금 시각 5시 30분. 물때는 9물이라 본격적으로 들물이 들면 홈통 주변으로 강력한 포말과 빠른 지류가 형성될 것이 예상됩니다. 지금은 간조라 그때까지는 1~2시간 정도 남아 있어서 잔잔한 낚시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우선 홈통 중앙부를 노릴 텐데요. 만약에 밤새 감성돔이 들어와 쉬고 있었다면, 미끼가 떨어지자마자 바로 물지도 모릅니다. 감성돔이 있는지 혹은 다른 잡어가 들어와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채비를 내리는데 한동안은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수로 볼락

 

여기도 담가보고 저기도 담가보지만, 입질이 없어서 이번에는 바닥을 살짝살짝 더듬어 보는데 툭툭 치는 입질이 들어옵니다. 대를 살며시 들자 토도독 하네요. 생명체 확인에 들어가는데 다름 아닌 볼락입니다.

 

 

탕건여에서 바라본 일출

 

이제 해가 떠오릅니다. 좀 전에 볼락 한 마리 낚은 이후로는 입질이 전혀 없습니다. 아직 초들물이 들기 전이라 그런지 녀석들이 움직이지 않는데요. 수차례 담가본 느낌으로는 일단 바닥에 어느 정도 떠서 다니는 어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워낙 저활성이라 바닥을 박박 긁는데 그 과정에서 용치놀래기가 입질하듯이 톡톡 건드립니다.

 

입질만 보아선 용치놀래기 같은 작은 잡어 같지만 그래도 얼굴 보기 전까지는 속단하기 일러요. 뜻밖에 감성돔일 수도 있으니 끝까지 참았다가 녀석이 미끼를 완전히 흡입하기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물었다가 뱉었다가 약을 올리네요. 속 터지네~

 

계속 낚싯대를 요래요래 놀리는데 이번에는 턱! 하는 느낌이 들어옵니다. 그리곤 반응이 없습니다. 낚싯대를 살짝 들자 초릿대가 슬그머니 구부러집니다. 허허 그냥 물고 가만히 있네요. 얼마나 예민한 녀석인지 얼굴이나 보자며 챔질하는데 놀란 녀석이 쏜살처럼 달아나다가 이내 힘이 풀려 올라옵니다.

 

 

어린 농어(깔따구)

 

뜻밖에도 농어였군요. 아니 농어 하면 시원한 입질부터 떠올리는데 이렇게 예민할 수가 있나요. 그랬다는 것은 바닥에 배를 붙이고 자는 녀석을 크릴로 건드려가며 먹여준 것이라고밖에는 달리 설명이 안 됩니다. 아무래도 밑밥으로 녀석들의 잠을 깨워야 할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바닥을 긁자 이번에는 쏨뱅이가 올라옵니다. 바닥은 그만 긁고 띄워서 흘리면 여전히 입질이 없는 초저활성의 상황. 그래도 괜찮습니다. 지금은 간조잖아요. 수심 6~7m짜리 작은 홈통에서 그럴싸한 녀석을 걸려면 중들물 이후는 돼야 할 겁니다.

 

 

이날은 오랜만에 최필님(이하 승필이)과 함께 했습니다. 1호 반유동을 선택한 승필이는 첫수로 용치놀래기를 올립니다.

 

 

1호 반유동으로 채비를 교체했다

 

결국, 현지에서 자주 쓰는 1호 반유동으로 바꿨습니다. 본격적으로 물이 들기 시작하자 작은 홈통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조류가 빨라졌기 때문입니다.

 

 

초들물이니 감성돔이 들어오는 길목인 홈통 입구를 노려봅니다.

 

 

이렇게 찌를 보고 있노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릴 찌낚시의 매력이죠. ^^ 바닥 수심이 7m 정도라 저는 6m 정도 주고 흘리는데요. 이때 찌가 골골골 잠깁니다. 찌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챔질하자.

 

 

음?

 

 

이번에도 어린 농어(깔따구)가 반깁니다.

 

 

이후 입질이 뚝 끊겼습니다. 수차례 담가봤는데 완전한 소강상태를 보입니다. 초들물이라 기대했는데 바닷속 여건이 맞지 않는지 잡어조차 입질이 없어서 일단 밥부터 먹기로 합니다.

 

 

아침 식사는 편의점에서 사 온 도시락으로 때우는데 돈까스 가운데 묻은 저 빨간 소스는 최악 중의 최악이었습니다. 캡사이신도 정도껏 넣어야죠. 이러다 위장에 구멍 나겠어요. 

 

 

식사를 마치고 낚싯대를 잡기 전에 포인트를 둘러봅니다. 저 멀리 나로도 본섬이 보이고요. 앞쪽의 작은 여와 이곳 사이로 물골을 이루는데

 

 

이 물골은 뒤쪽으로 뚫려 있어 고기들이 지나는 길목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제 눈에는 여전히 저 홈통이 매력적으로 보이니 다시 한번 심기일전하여 채비를 담가보는데 여기서 아주 시원한 입질이 들어옵니다.

 

 

오~ 이번에는 녀석이 힘 좀 씁니다. 그런데 갯바위 라인을 따라 옆으로 째니 일단 감성돔은 아닌 것 같고, 농어라고 하기에는 힘이 많이 센데요.

 

 

와우~ 제법 처박습니다. 오늘 꺼낸 1호대가 새 제품이라 개시를 제대로 하는데요.

 

 

이제 좀 일어나고 싶은데 녀석이 틈을 안 줍니다. 아니 뭔데 이리 힘을 쓸까? 농어면 거의 따오기급인데 수면에서 바늘털이를 하지 않는 걸 보아 농어는 아니고.

 

 

이제 녀석도 힘이 풀리는지 슬슬 올라옵니다. 바로 앞 여자락으로 파고드는 바람에 목줄이 쓸린 것 같아서 바로 올리지는 못하고 시간 좀 끌었습니다. 

 

 

슬슬 떠오르는 녀석. 사실 낚시하면서 가장 두근거릴 때는 잡고 나서가 아니라 이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속 굴절로 희끗하게 보이며 일렁이는 자태에서 궁금증이 폭발 직전. 움직임으로 보아 감성돔과 농어는 확실히 아닌 듯하고.

 

 

녀석이 마지막 몸부림을 치며 한 번 더 처박습니다. 내 낚싯대가 약한 건지 녀석이 센 건지 하여간 손맛은 톡톡히 보네요.

 

 

뜰채 대기가 애매해 질질 끌어 올립니다.

 

 

잿방어(엠버잭)

 

"어린 잿방어잖아"

 

거의 2m 가까이 크는 잿방어이기에 이 녀석은 이제 갓 어린 시절을 넘긴 청소년. 씨알이 이 정도인대도 손맛은 엄청납니다. 이후 밑밥을 뿌리는데 이런 잿방어가 포인트 내로 제법 들어온 것 같군요. 희끗희끗하게 비치는 녀석만 대여섯 마리. 밑밥을 치면 수심 1~2m까지 떠올라 주워먹고선 다시 하층으로 들어가는 얍삭빠른 움직임을 보입니다.

 

이쯤에서 고민이 되는 게 어차피 수온이 이래서 감성돔은 어려울 것 같고, 돌돔도 반응이 없으니 차라리 반찬감으로 잿방어나 잡아볼까? 했습니다. 곧바로 루어대를 들고, 그 끝에는 싱킹형 바이브레이션을 답니다. 어차피 대상어가 안 될 때는 집착을 버리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어종을 노리는 편이 재미있는 낚시를 즐기는 방법일 테니까요.   

 

 

엄청난 입질을 받았다

 

한 스무 번 정도 던지고 감기를 반복하는데 한 번은 거의 다 끌고 왔을 즈음입니다. 채비를 걷는 과정에서 갑자기 우당탕하는 입질과 함께 낚싯대가 급격하게 휘기 시작합니다. 동시에 드랙에서 굉음이 나고, 줄이 쫙~ 풀리니 순간 대물임을 직감. 드랙을 조금 헐겁게 해서 조였는데도 차고 한도 끝도 없이 차고 나가는 녀석. 좀 전의 잿방어와는 차원이 다른 힘입니다. 

 

 

이 녀석은 난바다 쪽으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드랙은 계속 풀리고 있으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녀석이 진정할 때까지 그냥 버티는 것. 줄은 PE 합사 1호에 쇼크리더(카본 목줄) 3호를 달아서 아직은 버틸 만합니다.

 

 

그러다가 녀석의 움직임이 주춤합니다. 이때를 틈타 릴링을 시작, 거의 근처까지 끌고 오는 데만 3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래로 처박기 시작합니다. 안돼!

 

 

한동안 버티다가 수면에 띄우자 이번에는 바늘털이를 시도합니다. 도대체 뭘까? 그리고 거의 10m 앞까지 끌고 왔을 즈음 녀석을 수면에 띄워 확인하는데 어떤 녀석인지 단번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결국, 터트리고 말았다

 

녀석도 힘이 빠진 상태라 희망을 가졌는데요. 갑자기 퍽 하더니 낚싯대가 하늘로 서버립니다. (매우 허무) 채비를 걷자 아니 글쎄 도래 부근이 끊어진 게 아닙니까? 기억을 더듬어보니 잿방어나 잡겠다면서 갯바위 낚시에서나 쓰는 일반적인 도래매듭을 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정체 모를 괴어가 토해낸 갈치

 

채비가 터진 이후에도 녀석은 몇 초간 수면에 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지친 기색이 역력해 보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토악질로 갈치를 뱉어내더니 이내 물속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나저나 녀석의 정체는 뭐였을까? 저의 파이팅을 높은 곳에서 지켜본 승필이는 '상어'라고 합니다.  

 

"상어라고?"

 

분명 뒷모습은 상언데 앞모습은 대가리가 납작하고 수염이 난 것이 꼭 메기 같았단 말이죠. 결정적인 사진이 없으니 증거도 없습니다. 그나마 제 머릿속으로 떠오른 것은 철갑상어. 원래는 민물에 살지만, 바다로도 회유하는 어류죠. 지식백과에서는 서해와 목포, 남해 연안에도 출몰한다고 설명합니다. 주로 추운 지방의 강과 호수에 사는 녀석이지만, 대만과 일본 남부의 따듯한 바다에도 산다니 이 수온에 철갑상어가 잡히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집으로 돌아와 사진을 모니터에 띄웠습니다. 흐릿하지만 녀석의 일부가 찍혔더군요. 사진은 꼬리 부근이고.

 

 

이 사진은 전체가 찍혔는데요. 몸길이는 약 80cm 정도인데 이 사진을 보자 날새기(코비아)가 생각납니다. 날새기는 원래 아열대성 어류로 이 시기에 루어로 잡힐 만합니다. 루어에 반응하는 공격성이 있는 날새기와 그렇지 못한 철갑상어.

 

 

철갑상어(출처 두산백과)와 날새기(출처 http://www.aqua.stardust31.com)

 

두 녀석의 사진을 올립니다. 저는 날새기로 결론을 냈지만,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괴어의 등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좀 전에 놓친 녀석(날새기로 추정)과 똑같이 생긴 녀석이 몇 마리 더 다니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새로운 녀석이 나타났습니다. 밑밥을 뿌리자 갯바위 근처 수면까지 올라와 받아먹는데요.

 

 

약오르게도 미끼(크릴)에는 전혀 반응하지 않습니다. 밑밥은 주워먹으면서도 크릴을 보면 뒷걸음질 치더니

 

 

이번에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치는데요. 제가 뜬 고기는 전문인데 ^^; 여러 번 시도했으나 이 녀석을 낚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한동안 녀석의 움직임을 관찰하자 몇 가지 특징이 보입니다. 늘 2~3마리가 짝지어 다니고, 늘 갯바위를 끼고 다녔으며, 밑밥을 뿌리면 수면까지 떠서 다니다가도 그때가 지나면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 버린다는 사실입니다.

 

형태는 잿방어와 비슷하나 모양과 빛깔이 달랐으며, 숭어와는 움직임 자체가 다릅니다. 생긴 건 점성어와 비슷한데요. 이 지역에서 민어잡이에 등장하는 수조기(민어조기)나 심지어 어름돔까지 의심했으나 수조기와 어름돔을 직접 잡아본 승필이 말로는 물속에 비친 빛깔이 완전히 다르다고 합니다. 게다가 어름돔은 개펄 바닥으로만 다니니 더더욱 아닐 것이고.

 

유추 가능한 거의 모든 어류를 대입해 보았으나 아직은 이렇다 할 만한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바다 수온이 아열대화되면서 어종의 분포가 바뀌고 있는 요즘입니다. 

 

 

어쨌든 저는 정체 모를 녀석과 실랑이하느라 한동안은 대상어(감성돔)를 잊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만조가 되자, 뒤늦게 생각나서 원래 공략했던 홈통을 두드리는데 여기서 시원한 입질이 들어옵니다. 감성돔의 전형적인 찌 내림, 이어지는 파이팅에서도 감성돔이 확실할 정도로 전형적인 휨새를 보입니다. 뜰채에 담고.

 

 

탕건여에서 낚은 약 35cm급 감성돔

 

가을 감성돔치곤 씨알이 작지 않군요. 제가 낚은 감성돔 중 가장 높은 수온에서 낚은 기록이 될 것입니다. 분명 이런 씨알은 단독으로 다니지 않을 것입니다. 서둘러 밑밥을 치고 후속타를 노려봅니다. 다음 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 작아도 손맛은 일품, 나로도 가을 감성돔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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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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