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차례상을 접했습니다. 그러면서 즐겨 먹었던 음식이 동그랑땡인데요. 어쩜 같은 음식인데도 집마다 들어가는 재료와 방법이 이렇게 다른지. 그런데도 대부분 맛은 있어요. 참 흥미로운 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때로는 너무 바빠서 사 먹기도 했지만, 역시 직접 만든 것보다 나을 순 없습니다.

 

지금 소개하는 동그랑땡은 지난 설 명절 때 작심하고 만든 레시피입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적절한 시기에 소개하기 위해 지난 7개월 동안 제 수첩에만 적혔던 레시피를 이제서야 올리게 된 것. 아직 자기만의 동그랑땡 레시피가 없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글을 시작합니다.

 

 

동그랑땡 만드는 법은 각 재료간의 비율이 핵심

 

#. 동그랑땡 핵심 재료(4~5인분 기준)

소고기 350g, 돼지고기 250g, 두부 1모, 당근 1/3개, 양파 大 1/2개, 쪽파 6뿌리, 간마늘 2큰술, 참기름 2숟가락, 버섯가루 2숟가락, 청주 4숟가락, 참깨 2숟가락, 소금 1숟가락, 후추 약간.

 

#. 부재료

달걀 2~3개, 밀가루 약간

 

#. 고추전과 깻잎전을 추가한다면(선택)

매운고추, 깻잎

 

※ 계량을 참고하세요.

- 계량은 밥숟가락으로 합니다. 1큰술은 수북이 푸고, 1숟가락은 적당히 깎아서입니다.

-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간 것으로 준비합니다.

- 당근, 쪽파, 양파는 잘게 썰어서 준비합니다.

- 두부는 끓는 물에 약 3~4분간 데칩니다.

 

 

먼저 데친 두부를 면 보자기에 넣고 물기를 쫙 빼줍니다. 성공적인 동그랑땡 만들기, 그 첫 단추는 두부의 수분을 완전히 빼주는 것이지요. 데친 두부는 매우 뜨거우니 면장갑과 비닐장갑을 차례대로 끼고 하셔야 안전합니다.

 

 

볼에 주요 재료를 모두 담습니다. 여기에는 서두에 소개한 '동그랑땡 핵심 재료'가 모두 들어갑니다. 

 

 

고루 섞어 준 뒤 약 5분 정도 치댑니다. 치대는 것은 반죽의 점성을 높여 잘 뭉치게 해주지요. 이는 함박 스테이크 만드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 TIP!

치댈 때는 손바닥에서 가장 단단한 부위로 꾹꾹 눌러주듯 반죽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제 부재료인 달걀과 밀가루, 그리고 동그랑땡을 만드는 김에 같이 만들면 좋은 고추와 깻잎을 잘 씻어서 준비합니다. 저는 매운 고추로 만드는 고추전을 좋아하는데 매운맛이 부담스러운 분들은 오이고추나 풋고추로 해도 됩니다. 고추는 반으로 가른 후 흐르는 물에 씻으면서 씨까지 날려줍니다.

 

 

여기서부터는 일반적인 동그랑땡 만드는 법과 다르지 않습니다. 삼삼오오 가족끼리 옹기종기 앉아서 함께 빚으면 이 작업이 더욱 즐겁고 손쉬워지겠지요? 동그랑땡은 부치면서 부풀기 때문에 생각했던 크기보다는 조금 작게 빚습니다. 그리고 가운데를 엄지손가락으로 살며시 눌러주면 부칠 때 모양이 예쁘게 잡힐 겁니다.

 

깻잎 전은 활짝 펼친 깻잎 절반에 적당량의 반죽을 넣고 반으로 접어서 살짝 눌러줍니다. 고추전은 반죽을 꾹꾹 눌러 담듯 충분히 넣어줍니다. 부칠 때 반죽이 부서지거나 삐져나올 수도 있으니 손바닥으로 살며시 눌러주는 것 잊지마세요.

 

널찍한 도마에는 밀가루를 뿌려 각각의 반죽이 들러붙지 않게 합니다. 

 

 

이제 다 됐습니다. 소고기 350g과 돼지고기 250g, 두부 1모로 만든 양이 이 정도입니다.

 

 

다시 밀가루를 살짝 뿌려주시고요. 반죽을 뒤적거리면서 밀가루를 고루 묻게 해주세요.

 

 

이후로는 전 부치는 방법과 똑같습니다. 달걀 물에 흠뻑 적신 후

 

 

팬에 식용유를 충분히 두르고, 너무 세지 않은 불에서 은근히 익혀야 달걀옷이 타지 않고 부드럽게 익어갑니다. 중약불에서 달걀옷이 황금빛이 나게 부치면 끝. 전 바구니가 있으면 거기로 옮겨 담고요.

 

 

접시에 담아봅니다.

 

 

입질의 추억 버전으로 만든 동그랑땡 전 세트 완성.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고추전과 깻잎전.

 

 

그리고 간이 딱 맞아떨어지는 동그랑땡. 이 레시피는 사람에 따라 간이 맞을 수도 싱거울 수도 있습니다. (저는 간이 맞았습니다.) 싱거우면 초간장에 찍어 드세요. 반죽 자체가 짜면 답이 없기 때문에 차라리 싱거운 편이 낫습니다.

 

 

동그랑땡 크기는 이 정도.

 

 

한입 베어 무는데 흠~  아침부터 막걸리가 당기네요. ^^; 이 맛을 왜 명절 때만 맛봐야 하는지. 시간과 여력만 된다면 평소에도 종종 해 먹고 싶어집니다.

 

이번 추석 명절은 이렇게 먹다 남긴 동그랑땡을 궁중 음식인 '도미면(승기악탕)'에 활용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소개할 '도미면'도 기대해 주시고요. 이것으로 집마다 제각각인 동그랑땡 레시피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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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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