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대천 죽도

 

이곳은 대천 죽도 갯바위. 근처 무창포 대하 축제를 보러 간 김에 잠시 들려 낚시하기로 합니다.

 

 

반대편은 남포 방조제가 쭉 이어지고 있고요. 차량도 방조제 길을 따라 쭉 들어오면 죽도로 넘어올 수 있습니다.

 

저는 이곳이 처음입니다. 대하 축제 취재차 간 김에 근처 낚시할 만한 데가 없나 싶어서 위성 지도를 보고 찾은 곳인데요. 제게는 죽도 포인트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냥 무작정 갯바위를 찾아 원투대를 던질 생각이었을 뿐.

 

 

엔에스의 원투 전용 낚싯대 스파르타 서프 30-405

 

저는 원투낚시로 바다낚시에 입문했고, 한동안은 충남권 방파제를 전전했습니다. 이제는 추억의 낚시가 됐지만, 내년부터는 가족과 함께 원투낚시를 다닐 생각이기 때문에 장비를 새로 영입하고 테스트 삼아 던져보기로 한 것입니다. 장비는 원투 전용 대에 5000번 릴, 5호 원줄로 무장합니다.

 

 

엔에스의 원투 전용 낚싯대 스파르타-S 서프 25-520

 

여기 또 다른 원투대에는 기존에 쓰던 5000번 릴에 4호 원줄이 감긴 상태.

 

 

일단 뭐가 잡힐지 예측이 안 되기 때문에 가장 일반적인 채비인 묶음추에 갯지렁이를 달아 힘껏 던져보기로 합니다. 그나저나 괜히 설레네요. 원투낚시는 캐스팅이 반절 이상 먹고 들어가는데 그걸 10년 만에 한다고 생각하니 조금 긴장도 되면서 설레기도 합니다. ^^

 

 

3호 목줄에 30호 구멍봉돌을 장착한 채비

 

또 다른 낚싯대에는 도다리나 쥐노래미, 보리멸 등을 겨냥한 구멍봉돌 채비를 달았습니다.

 

 

그리곤 쌍포를 가동합니다. 물이 급격히 빠지는 중이라 계속 전진하면서 캐스팅하는데요. 처음에는 몸이 덜 풀렸는지 30~40m만 날아가다가 중간에 밑걸림도 몇 번 당하고, 미끼도 갈아주면서 캐스팅 횟수가 늘었습니다. 그러자 이제는 80m 정도 날아가네요.

 

 

한 시간쯤 지났을까요? 몇 번 던지지도 않았는데 벌써 해가 어둑해집니다. 포인트 주변으로는 주꾸미를 노린 루어꾼들이 다수 들어온 상황. 잡지는 못하더군요. 그래도 루어꾼들이 들어온다는 것은 포인트란 얘긴데 혹시나 하여 검색해 보니 이 자리가 가을에 주꾸미, 갑오징어 명당입니다. 3~4시간에 50마리 채운 사람도 있죠.

 

 

그런데 지금은 물때가 좋지 못합니다. 주꾸미 워킹 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물색도 나쁘고요. 아마 그래서 꽝을 친 것이지 저분들 실력이 안 좋아서 꽝을 친 건 아니죠.

 

 

어쨌든 지금은 물이 빠지면서 간조에 다다릅니다. 해질 때 간조. 제가 낚시하면서 가장 재미를 못 본 물때이기도 합니다. 드러나는 갯바위를 따라 나가면서 최대한 멀리 던져보는데 아직은 입질이 없습니다.

 

바닥 지형은 보시다시피 돌밭인데 70~80m 정도 던져도 수심 3~4m권. 대신 밑걸림 덜합니다. 거기서 뭐라도 입질이 들어올 것 같은데..

 

 

하염없이 초릿대만 쳐다봅니다.

 

 

지금은 완전한 간조입니다. 루어꾼들 밑걸림으로 고생하네요.

 

 

입질이 없어도 미끼만큼은 열심히 갈아주고 있는데 선상에서 주꾸미 하다 떨군 에기만 바늘에 걸려옵니다.

 

 

저녁 6시. 요즘 해가 부쩍 짧아졌습니다. 루어꾼들은 철수하고 저 혼자 남았네요. 이때 천금 같은 만루홈런 한방! 예를 들면, 대물 참돔이나 민어 같은(꿈도 야무져요. ㅎㅎ) 뭐 그런 게 덜커덕 물어야 이 조행기가 사는데. 각본 없는 드라마에서 그걸 바라기에는 무리죠.

 

날도 쌀쌀하고 슬슬 접을까 하던 찰나 초릿대가 살짝 움직입니다. 처음에는 바람 때문이겠지 싶었는데 아니에요. 잡어가 깔짝대듯 건드리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본신으로 연결되지 않자 일단 채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주꾸미 한 마리가 갯지렁이를 깊숙이 물고 올라옵니다. 화가 난 녀석은 양쪽에 원 모양의 무늬를 띄우며 마치 눈을 부릅뜬 것 같은 착시를 주곤 하죠.

 

 

급기야 몸을 뒤집으며 도망칩니다. 사진 찍는다고 만지작거리자 녀석도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겁니다. 이렇게 몸을 뒤집으면 적보다 크다고 어필할 수 있으니까요. 참 영악하죠? ^^

 

 

대천 해수욕장 거리

 

주꾸미는 한 마리뿐이라 방생했습니다. 그 길로 철수한 저는 대천 해수욕장 인근 모텔에 투숙. 저녁을 먹으러 나왔는데 성수기를 치른 해수욕장 거리는 마치 유령의 도시처럼 한산합니다. 사람은 없는데 곳곳마다 환하게 켜진 식당 불빛들.

 

식당 주인들은 한팀이라도 더 받으려고 가벼운 호객행위를 합니다. 저더러 "삼촌 먹고 가!"하는데 대부분 조개구이나 회, 해물찜이다 보니 혼자서 먹을 만한 음식이 없네요. 중국집이나 갈까 하다 근방에 메밀 음식점이 있어 그리로 향합니다.

 

 

다음 날 아침, 죽도 선착장

 

새벽에 일어난 저는 7시부터 9시까지 낚시할 생각으로 죽도 선착장을 찾았습니다. 도착할 당시에는 한 사람뿐이었는데 어느새 낚시인들로 가득합니다.

 

 

픽업트럭에 싣고 온 고무보트. 거기에 엔진을 장착한 꾼들은 곧바로 주꾸미 보팅을 떠납니다.

 

 

선착장 한쪽에는 게 미끼를 이용한 주꾸미 주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염장 지렁이를 이용해 다시 원투낚시를 해볼 생각입니다.

 

 

대상 어종은 '묻지마 어종'. 붕장어 빼고 다 환영입니다. 시즌 끝물이긴 하지만, 보리멸이 잡히면 집에 가서 딸에게 회 좀 썰어 주려고요. ^^

 

사실 이번 출조는 취재차 겸사겸사 들린 것이라 물때나 포인트를 선택할 여지는 없었습니다. 주꾸미 워킹이나 삼치 루어도 할까 생각했는데 현지 낚시점 말로는 올해 삼치 조황이 별로랍니다. 삼치는 물때가 좋아야 하는데 이때는 조금이었죠. 그래서 장비 테스트 겸 바람이나 쐬자며 원투낚시를 했는데요.

 

선착장에 온 분들은 한두 팀 외에 전부 주꾸미입니다. 방법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는데 가까운 곳을 노린 주꾸미 낚시는 꽝. 차라리 원투낚시에 주꾸미 채비를 달아 70~80m 권을 공략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뒤늦게 뇌리를 스칩니다.

 

어쨌든 전날은 주꾸미 한 마리로 꽝은 면했는데요. 이날은 생명체 보기 어려울 듯 합니다. 채비를 거두고 정리하는데 혹시 몰라 발 앞에 던져봅니다. 그랬더니..

 

 

어린 쥐노래미

 

요런 녀석들이 계속 물고 늘어지네요. ㅎㅎ 잠깐이지만 톡톡거리는 손맛만 보고 나왔습니다.

 

 

이후 무창포 대하 축제장을 살피고 나오는 길에 늦은 아점을 먹습니다. 항이나 해변가는 죄다 새우구이에 바지락 칼국수에 해물 뚝배기만 파는데요. 제가 kg당 5만 원이나 하는 새우구이를 먹을 일은 없고(엊그제 코스트코에서 1.2kg 23,000원에 사다 맛있게 구워 먹었습니다.), 어중간한 해물 뚝배기나 칼국수도 썩 당기지 않고..

 

해서 편의점 도시락이나 까먹고 올라가렵니다. 실외에서 먹는데요. 오전 볕이 따사로우니 참 좋습니다이제 저는 우럭과 삼치를 낚으러 시화방조제로 향합니다. 그리곤 거기서 뜻밖에 어종을 접합니다. (다음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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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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