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전갱이

 

사진은 등푸른생선의 일종인 전갱이입니다. 고등어가 한국인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국민 생선이라면, 전갱이는 일본에서 국민 생선입니다. 두 어종은 비슷하게 생겼지만, 맛과 영양소 측면에도 제법 차이가 있습니다.

 

100g을 기준으로 했을 때 열량과 콜레스테롤은 전갱이가 낮고, 각종 비타민 함유량은 고등어가 많습니다. 비타민 E와 칼슘 철분은 전갱이가 더 많은데 EPA와 DHA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은 고등어가 좀 더 많이 들었습니다.

 

 

이것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은 고등어는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을 돕고, 청소년의 집중력 향상에 도움 되는 영양소가 많은 반면, 전갱이는 다이어트와 시력보호, 고혈압과 동맥경화 예방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상 '우리 식탁 위의 수산물, 안전합니까?'(지은이 김지민) 발췌)

 

 

<사진 1> 고등어(위)와 전갱이의 방패비늘(아래)

 

고등어와 전갱이는 엇비슷한 생선이지만, 생김새에서 꽤 차이를 보입니다. 전갱이는 고등어와 달리 등에 흐릿한 줄무늬가 없고, 꼬리 부근에는 수술 자국처럼 생긴 특이한 비늘이 특징입니다. 이를 '모비늘'이라 부르는데 학술적 명칭은 '방패비늘'입니다.

 

방패비늘은 매우 딱딱해서 식용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전갱이를 조리할 때는 방패비늘부터 제거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방패비늘은 꼬리 쪽부터 칼집을 넣어 자르는데 이렇게 시작 부근에서 칼을 넣게 되면 제거하기가 수월합니다.

 

 

손가락으로 살짝 눌러 전갱이를 고정하고, 칼은 수평에서 살짝 아래를 향해 방패비늘을 잘라내는데 칼을 위로 올렸다가

 

 

아래로 내리기를 반복하면 더욱 수월하게 자를 수 있습니다.

 

 

<사진 1>에서 보았듯이 전갱이의 방패비늘은 측선으로 이어지고 이 부근까지가 가장 딱딱하기 때문에 이쯤에서 도려냅니다.

 

 

이것이 전갱이에서 도려낸 방패비늘(모비늘)입니다. 일본말로는 '제이고(ぜいご)', 영어로는 '스큐트(Scute)'라고 하지요.

 

 

방패비늘을 도려낸 전갱이는 이런 모습입니다. 이 상태로 고등어자반처럼 반으로 갈라 소금 뿌려 구워 먹으면 정말 맛있는 전갱이 구이가 됩니다.

 

그렇다면 전갱이의 방패비늘은 왜 있는 것이며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요?

 

 

다양한 전갱이과 어류(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줄전갱이, 별무늬갈전갱이, 가라지, 고등가라지), 전갱이과 어류라면 대부분 방패비늘을 갖고 있다

 

#. 전갱이과 어류의 방패 비늘은 어떤 역할일까?

사실 방패비늘은 농어목 전갱잇과 어류라면 대부분 붙어 있습니다. 고등어에 방패비늘이 없는 이유는 전갱잇과가 아닌 고등엇과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분류체계는 생물 종의 진화과정 즉, 경골어류의 골격 형성과 생물학적 특징이 서로 달라서 생기는 차이라고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일각에서는 전갱이의 이런 방패비늘이 포식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진화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뒤에서 포식자가 공격할 때 방패비늘의 딱딱하고 까슬까슬한 부분이 위화감을 줘서 쉽게 삼키지 못하게 한다는데요. 이는 추측에 불과할 뿐, 학자들 사이에서 합의된 내용은 아닙니다.

 

실제로 방패비늘이 포식자로부터 몸을 방어해준다면 전갱이는 포식자로부터 보호받았어야 했고, 그 결과 개체 수가 더욱 불어나야 하는데 실제로는 청새치나 상어, 참치 같은 대형 포식자에 의해 적정 개체 수를 유지하게 됩니다.

 

 

전갱이의 방패비늘은 어류의 감각기관인 측선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방패비늘이 포식자로부터 방어가 된다는 설보다는 측선 기관의 연장선에 있다는 설이 좀 더 설득력을 얻습니다. 어류의 측선은 수온, 조류의 변화, 공간에 대한 지각을 인지하는 안테나 같은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 방패비늘은 생물 종의 습성상 떼 지어 다니는 무리에서 갑자기 방향을 트는 등 단체로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일 때, 좌우 앞뒤 동료들과 부딪히지 않도록 조수 흐름을 감지하고 공간을 인지하여 신속한 움직임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는 설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비늘 구조는 수억 년 동안 종을 유지하면서 포식자로부터 신속하게 도망치기 위한 수단으로 진화한 결과라는 것입니다. (대부분 생명체가 비슷한 이유로 진화와 진화를 거듭해 왔겠지만)

 

 

방패비늘을 제거하지 않고 튀긴 어린 전갱이

 

어쨌든 우리는 전갱이를 아무 생각 없이 먹어왔지만, 시장에서 손질해 달라고 할 때 혹은 직접 요리할 때는 먹을 수 없는 방패비늘을 제거해야 합니다. 단, 사진과 같이 어린 전갱이를 바짝 튀겨서 뼈째 먹는 경우는 굳이 제거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렇게 바스러지게 튀긴 전갱이는 대가리부터 꼬리까지 통째로 씹어먹는데요. 바다에서 나는 천연 과자가 따로 없겠지요어쨌든 오늘의 결론.

 

"전갱이는 정말 맛있는 생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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