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편을 못 보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1) 바다낚시 처음 하는 딸이 잡은 생애 첫 고기

2) 대마도 낚시, 철수 직전 극적으로 잡은 대물 감성돔

3) 어린 딸과 함께한 대마도 감성돔 낚시

4) 대마도 낚시 3일차, 힐링하기 좋은 나홀로 갯바위 낚시

5) 이보다 좋은 장소가 있을까? 대마도 가족 낚시 포인트

 

 

출항 직전, 낚시 준비를 마친 아내가 대기 중이다

 

대마도 낚시 4일 차 아침이 밝았습니다. 앞서 예고했듯이 이날은 아내 혼자서 낚시하기로 합니다. 새벽 6시에 일어난 아내는 민숙집에서 차려준 아침을 먹고 곧바로 출항 준비를 서두릅니다. 저는 선착장으로 나와 배웅만 합니다. 이후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선 일절 관여할 수도, 알지도 못합니다. 함께 배를 타고 나간 손님들은 여자 혼자 갯바위에 내리는 모습에 어리둥절했다고 합니다. ㅎㅎ

 

 

미네만의 마루시마 타카이

 

지금부터는 아내가 찍은 사진으로 상황을 전달합니다. 이 자리는 미네만에서 악명 높은 포인트인 타카이입니다. 아내가 4년 전 홀몸으로 갯바위 낚시에 도전했던 바로 그 자리인데요. 악명이 높은 이유는 꽤 높은 낚시 기술이 요구되는 까다로운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대박 아님 쪽박인 자리죠. 아무리 낚시 잘하는 분들이라도 이곳에서 전갱이 떼를 만나면 그날은 빈손입니다. 아내도 4년 전, 구름같이 몰려든 전갱이 떼에 두손 두발 들고 나왔었죠.

 

 

그런데도 이 자리가 매력적인 이유는 대물 벵에돔의 서식처라는 점. 발밑 수심이 8m나 나옵니다. 전방에 양식장 부표까지 던지면 15m는 족히 나오죠. 포인트는 전방 15m 안쪽인데 특히, 발밑에는 굴이 발달해 대물 벵에돔이 사철 상주한다는 점. 다만, 아까도 말했듯이 이곳은 잡어가 관건입니다. 상황이 좋을 때면 밑밥에 반응한 대물 벵에돔들이 수심 2~3m까지 활보하는 환상적인 모습을 보기도 하는데요.

 

이 자리가 악명 높은 까닭은 눈앞에 보이는 물고기에 현혹되는 순간 '꽝'이라는 것입니다. 이곳에 내린 수많은 분이 허탕 친 이유가 눈앞에 보이는 물고기 잡으려다 시간만 낭비한 탓. 게다가 수면과 상층에는 온갖 잡어들이 벵에돔의 방패막이가 되고 있어서 더욱 낚시를 어렵게 합니다.

 

때문에 이 자리는 벵에돔 낚시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채비와 기술을 바탕으로 한 교과서적인 정공법이 좋습니다. 기본기 없는 분들에게는 그야말로 꽝 자리인 셈. 과연 아내가 4년 전 설욕을 복수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가운데 낚시가 시작됩니다.

 

 

g2찌를 선택한 아내

 

#. 아내의 채비와 장비

로드 : 동양레포츠 갯바위 원정기 1.75-530

릴 : 시마노 BBX 하이퍼포스 3000번 LBD릴

원줄 : 세미 플로트 3호

어신찌 : 쯔리겐 황흑 G2 / 조수우끼고무 M

목줄 : 토레이 슈퍼 L-EX 리미티드 3호

바늘 : 벵에돔 바늘 6호로 시작

 

대물 벵에돔으로 라이브웰을 채우고 오겠다는 아내. 채비를 보니 아주 단단히 복수를 다짐한 듯합니다. 걸면 4짜 이상일 확률이 높은 벵에돔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기 위해 질기고 튼튼한 채비로 무장했군요. 앞쪽에는 삼각형 모양의 뾰족한 갯바위와 굴이 있어서 빠르고 강제적인 제압이 필요하겠지요. 이 채비는 강제 진압을 염두에 둔 채비로 보입니다.

 

 

홀몸으로 도전하는 갯바위 낚시. 첫수로 벵에돔을 잡아냅니다.

 

 

이어서 35cm급 벵에돔을 뜰채질로 올렸다고 합니다. (본인은 37cm라고 우기는데 아무리 봐도 내 눈에는 ^^) 일단은 출발이 좋습니다.

 

한편, 느지막이 일어난 저와 딸은 선착장에서 낚시를 시작하는데요. 원래는 반찬감 마련을 위해 전갱이를 노리기로 했다가 엊그제 아내가 이 자리에서 능성어 두 마리를 뽑아먹는 것을 보고 바닥까지 내려봤습니다. 그런데..

 

 

뭔가 대물이 걸린 듯, 드랙을 찌익~ 끌고 간다

 

바닥에 추가 닿자마자 살짝 들고 있는데 갑자기 '턱'하는 둔탁한 진동이 전해집니다. 가만히 있어 보니 살짝 잡아당기네요. 이 낚싯대가 어린이용은 아니지만, 어린이가 써도 될 만큼 작고 얇습니다. 원줄도 매우 얇아 전갱이 낚시로 쓰는 건데 이를 어쩐담? 낚싯대를 살며시 드는데..

 

"물고 있네요!!!"

 

들었을 때 느낌이 무슨 바위에 걸린 듯한데 분명 생명체가 물고 있음을 직감하였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챔질하는데!! 갑자기 드랙이 굉음을 내며 풀립니다. 터트릴까 봐 조마조마한 기분으로 드랙을 조절해가며 싸운지 5분.

 

 

무지개색 커다란 덩어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다름 아닌 대물 호박돔이네요. (어제 실컷 떡밥 뿌려놓았는데 회수가 안 되는 상황 ㅠㅠ)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능성어 출몰 자리이고 가끔 자바리(제주 다금바리)도 나오고 있어서 저 역시 그런 어종을 기대했는데요. 호박돔을 보자마자 승부차기에서 실패한 선수 마냥 머리를 움켜 쥡니다. 그때의 상심한 마음 만큼 조행기를 읽는 여러분도 같은 감정을 느꼈으리라 생각되면서 ^^;;

 

이제 남은 문제는 랜딩인데 주변에는 딸 말고 아무도 없습니다. 뜰채를 가지러 가려면 족히 20m는 걸어야 하는데요. 고민 끝에 바늘빼기 집게로 아래턱을 잡아 올리는 방법을 택합니다. 낚싯대는 잠시 딸이 들고 있는 것으로... (괜찮을까?)

 

 

우열 곡절 끝에 간신히 올린 호박돔. 씨알 좀 보세요. 그런데 딸이 신나서 호박돔을 질질 끌고 다닙니다.

 

 

이쯤에서 인증샷을 찍어봅니다. 41개월 딸의 남다른 사진이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이번에는 딸이 전갱이 낚시를 시도하는데 전갱이치곤 힘이 센지 릴 감는 손이 살짝 버거워 보입니다. 안 되겠네요. 이참에 릴링과 펌핑을 알려줘야 할 것 같습니다. 녀석의 힘에 낚싯대가 뻗치기 일보 직전. 줄도 나무에 쓸릴 것 같은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시키지도 않았는데 휙~ 하고 사정없이 랜딩하는 딸. 낚시하는데 일말의 망설임도 없는 딸. ㅎㅎ

 

 

딸이 고등어를 척하고 알아봅니다.

 

 

 

"제가 생후 41개월 때 고등어 좀 잡았었죠."

 

나중에 이걸로 꼭 고등어구이를 해 먹자는 딸. 자기가 직접 잡은 생선을 요리해서 먹는 일도 남다른 경험이 될 것입니다.

 

 

줄도화돔

 

계속해서 전갱이를 노리는 딸 채비에는 줄도화돔이 연신 물고 늘어집니다. 보통은 야행성인데 선착장 주변이 어두운 편인 데다 먹잇감도 풍부해 24시간 대기 상태입니다. 여기서는 매우 귀찮은 잡어 중 하나지요.

 

 

딸의 낚싯대를 빼앗아 다시 한번 호박돔 잡은 자리를 탐해 보는데 거기서 덜커덕하고 왕쏨뱅이가 걸려듭니다. 이것도 좋기는 한데 능성어와 자바리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나.

 

 

쏠배감팽(라이온 피시)

 

이제는 수족관에서나 보던 쏠배감펭까지 등장합니다. ㅎㅎ (가시에 쏘이면 굉장히 아프니 조심) 이 정도면 웬만한 좌대낚시 저리가라죠. 이쯤 되니 선착장 아래에 뭐가 있는지 궁금한데요. 이날은 물이 탁해 바닥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대략 8~10m 수심대에 뻘 바닥입니다. 뻘 바닥에는 암초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크기의 돌덩이들이 흩어진 정도라 그 주변에 쏨뱅이나 능성어가 들어오는 듯합니다. 

 

선착장은 민숙집 손님들이 생선을 손질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언제나 먹잇감이 풍부하죠. 그 때문인지 이곳에 통발을 내리면 밤사이 어른 팔뚝만 한 붕장어와 꼼장어가 대거 잡히기도 하고요. 하루는 7~8kg급 대형 자바리(제주 다금바리)가 잡혀 직원들이 회식한 적도 있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산란철을 맞아 대형 광어가 들어오기도 했고, 홍해삼이나 소라 따위는 그냥 뜰채로 건집니다. 철이 되면 한치나 무늬오징어가 들어와 에깅 낚시도 가능하고요. 또 어떨 땐 30~40cm급 고등어나 전갱이가 들어와 짜릿한 손맛을 주니 민숙집 선착장은 실로 냉장고 포인트나 다름없죠.

 

하지만 이곳을 이용하는 손님은 대부분 선상이나 갯바위 낚시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선착장 낚시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 것 같습니다. 스텝분 말로는 운 좋은 날, 커다란 달고기도 잡힌다고 해요. 

 

그렇게 우리는 전갱이 낚시로 반찬감 마련에 몰두하는데 어느새 철수배가 들이닥칩니다. 드디어 아내가 무사히 낚시를 마쳤는데요. 얼마나 잡았나 확인하니..

 

 

 

"에게? 이게 다야?"

 

 

35cm급 벵에돔 한 마리

 

이보다 작은 벵에돔은 전부 방생했다는 아내. 총 몇 마리 잡았냐니 다섯 마리라고 합니다. 그리곤 벵에돔 낚시가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이 안에 있다면서 뭔가를 보여주는데.. 

 

 

표준명 흑점줄전갱이(시마아지)

 

바로 이 녀석들이 포인트에 떼로 들어와 설치는 바람에 벵에돔 낚시를 망쳤다고 씩씩거리는 아내. 그래서 이게 뭔가 하는데 음?

 

"이건 흑점줄전갱이잖아. 알고 있었어?"

"그냥 전갱이 아니야? 던지는 족족 물길래 전부 놔주고 왔는데.."

"뭐라고? (OTL 털썩)"

 

아내가 가져온 전갱이 두 마리는 시장에서 kg당 5만 원에 파는 줄무늬전갱이. 일명 '시마아지'입니다. 주로 일본산 양식인데 양식도 비싸서 고급 일식집이나 호텔에서 주로 취급하는 고급 횟감입니다.

 

상황을 묻자 이것들이 포인트에 어마어마하게 들어와 설친답니다. 벵에돔 낚시가 안 될 정도로..

 

"지금 벵에돔이 문제야? 이런 건 감사하며 넙쭉 잡아 와야지 ㅠㅠ"

 

인제 와서 후회해 봐야... 내일 아침은 제가 흑점줄전갱이 잡으러 들어가야겠습니다.

 

 

오랜만에 맛보는 천진반

 

우리 가족은 점심을 먹고 오후 낚시를 준비합니다.

 

 

대마도 낚시 4일 차 오후는 미네만이 아닌 아소만 도보 포인트로 결정. 차를 타고 15~20분 정도 가야 합니다.

 

 

니히 아소만 선착장

 

도착한 곳은 니히 아소만의 작은 선착장. 이곳은 기수역이기 때문에 주 대상어는 감성돔을 비롯해 새눈치까지 노릴 수 있습니다. 40cm급 새눈치 한 마리 잡아야죠. ^^ 다음 편을 보시려면 → 여기를 클릭

 

#. 관련글 보기

제주도 낚시 12부, 관탈도에서 돌돔 찌낚시

제주도 낚시 14부, 방파제 생활낚시

제주도 낚시 16부, 송악산 부남코지 대물 습격 사건

제주도 낚시 9부, 형제섬에서 긴꼬리 벵에돔 낚시(하)

제주도 낚시 5부, 외돌개에서 갯바위 생활낚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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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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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카
    2018.05.30 15:50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쏠배감펭도 흰살생선인듯한데 횟감으로 가치는 없는것인가요?
  2. 김엘베
    2018.05.30 18:17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쏠베감펭도 참 락피쉬 계열 고기처럼 생겼네요 그건 그렇고 호박돔이 참 예쁩니다. 색깔이 영롱하니 작은 녀석은 여럿 키우면 예쁘겠어요~
  3. 여수꽝조사
    2018.05.30 22:47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간만에 댓글 남기네요. 역시 대마도는 어자원이
    정말 우리나라와 비교가 안되네요.
    가족과 낚시라 더욱 의미 있는거 같습니다.
    딸도 예쁘게 많이 컸네요.ㅎㅎ
    • 2018.06.02 02:15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깊숙한 내만일수록 오염이 심한 법인데 여기는 양식장도 많지 않고 전반적으로 어장이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4. 2018.05.31 00:42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낚시하는 남편옆에서 고기 이름을 영어로 배운지라 아직도 한국식 이름은 조금 어렵습니다.
    벵어돔을 저는 "블루 마오마오(뉴질랜드에서는 이렇게 불림)"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내가 아는 고기들도 많이 이는데, 다들 이름이 낯선지라..^^;
  5. 2018.05.31 14:33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ㅎㅎ 몇 해 전부터인가 초밥집마다 시마아지 타령이던데 아쉽네요. 호박돔도 아쉽습니다.

    장비가 없는 저로서는 대마도 갈 때, 줄낚시 가지고 가서 선착장에서만 놀아야겠어요.
  6. 구르미
    2018.06.08 09:41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오랜만에 들어와 봅니다^^
    벌써 따님이 저렇게 많이 커서..
    같이 낚시 다니시는군요~! 너무 부럽습니다 ㅎㅎ
    저희 딸도 무럭 무럭 크고 있는중인데 ㅎㅎ
    어서 같이 낚시가고 싶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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