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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편을 못 보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2) 대마도 낚시, 철수 직전 극적으로 잡은 대물 감성돔
4) 대마도 낚시 3일차, 힐링하기 좋은 나홀로 갯바위 낚시
미네만의 어느 포인트로 향하는 중
가족과 함께한 대마도 낚시 3일 차 오후. 가족과 함께 배를 타고 포인트로 향합니다.
오전에는 홀로 출조, 오후에는 가족 모두 데리고 출조하니 모두가 편한 세상. ^^ 충분히 자고 일어난 아내와 딸은 선착장에서 짬 낚시하다가 잠시 쉬었고, 오후에는 저와 함께 갯바위로 향하는데.. 과연 이번에는 어떻게 생긴 포인트와 고기가 걸릴지 궁금합니다. 앞서 민숙집 스텝분이 텐트를 쳐도 될 만큼 안전한 곳이라고 기대했는데요. 그 장소는..
이런 곳이었습니다. 미네만 안쪽 깊숙이 들어간 포인트라 처음 오신 분들은 고기가 잘 잡힐까? 하는 의구심도 들겠지만, 실제로는 이런 곳이야말로 얕보았다간 큰코다칠 수 있죠.
평소보다 튼튼한 장비로 낚시를 시작하는 아내
그도 그럴 것이 조건만 맞으면 대물 감성돔은 물론, 대물 돌돔의 출현도 잦다고 하기에 1호대를 쓰기가 좀 불안합니다. 그래서 아내는 자신이 가진 낚싯대 중 그나마 튼튼한 1.7호대를 꺼냈습니다.
그나저나 발판이 정말..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 싶어요. 이런 포인트인 줄 알았다면 불편한 장화 대신 운동화를 신고 오는 건데.
시작하자마자 전갱이를 올리는 아내. 시작부터 전갱이라니 출발이 불안합니다.
딸은 텐트 안에서 간식 먹고 노는 중입니다. 완전 소풍 낚시하는 기분이 들어요. ^^
감성돔 잡아본 지 10년이 되어가는 아내. 그동안 감성돔 낚시를 제대로 한 적도 없었지만, 감성돔 포인트에서도 유독 감성돔과 인연이 닿지 않았던 아내를 위해 이번 대마도 낚시 여행을 추진하였습니다. 어린 딸까지 합류하니 그야말로 큰 맘 먹어야 했는데요. 부부끼리 출조할 때와 딸까지 함께할 때는 벌써 짐부터 차이납니다. 신경 써야 할 것도 많고요.
대마도 낚시 3일 차가 되도록 감성돔을 잡지 못한 아내를 위해 이번에는 정말 5짜 조사 만들기 프로젝트를 가동해 봅니다만.
편안하고 그늘진 포인트와 달리 바다 상황은 썩 좋지 못한 듯합니다. 발 앞에 노는 자리돔과 어랭이들이야 밑밥으로 묶어두면 그만인데..
문제는 가까운 곳 먼 곳 할 것 없이 물고 늘어지는 전갱이들입니다. 이 녀석들은 밑밥으로도 통제가 안 되고, 장타를 쳐도 소용이 없고. 전갱이 수백 마리가 떼 지어 다니며 호시탐탐 미끼를 물고 늘어질 뿐이니 감성돔 있는 바닥까지 내려갈 틈을 안 줍니다.
표준명 가라지
이번에는 전갱이 사촌 가라지를 낚아내는 아내. 반찬감으로 챙기기도 애매한 사이즈만이 1타 1피로 올라오니 감성돔 낚시가 매우 어렵습니다. 밑밥 품질은 진작에 중단한 상황.
발밑 잡어 상황을 점검하는데요. 처음에는 대물 벵에돔이 나타난 줄 알고 흥분했다가 이내 황줄깜정이란 사실을 알고선 바다 상황이 좋지 못함에 더욱 확신이 들고.
아내는 어떻게든 잡어 떼를 피해 30m 장타를 쳐서 가라앉히려고 애씁니다. 이때 찌가 스멀스멀 잠기는데, 앞서 전갱이를 낚을 때도 비슷한 어신이라 애써 외면해 보지만, 이번에는 원줄을 끌고 들어갑니다.
"왔다!"
자기도 벵에돔이라도 줄까지 끌고 가네요. 그나마 밑밥을 중단한 이후로는 전갱이 성화가 덜한지 미끼가 조금씩 내려가는 것 같습니다. 그 잡어 밭에서 벵에돔 낚은 것도 용한데..
시간이 지나면서 전갱이의 성화가 점점 더 심해집니다. 밑밥을 중단했다고 전갱이 성화가 사그라지는 것은 아닌 듯. 잠시 사라졌나 싶었던 전갱이들이 다시 들어왔는지 던지는 족족 물고 늘어지는 상황이 쉼 없이 반복됩니다. 이제는 반복되는 낚시 패턴에 슬슬 지치는데요. 어느 순간 텐트 안에서 쫑알대던 딸이 조용한 겁니다. 바로 낮잠 모드. (속으로 앗싸~ ^^;)
기회는 이때다 싶어 서둘러 채비를 꾸렸습니다. 아내는 전방 10~15m를 노리고 저는 30m 정도 던져 좀 더 깊은 곳을 노릴 생각으로 2B찌를 세팅합니다.
이 얼마 만에 부부가 함께 낚시하는지. ㅠㅠ 지금까지는 딸 돌보느라 낚싯대 두 대 펴는 건 꿈도 못 꿨는데 말입니다.
복어, 전갱이, 어랭이, 자리돔까지 잡어 천국이다
딸이 잠든 사이 부부가 합심하여 감성돔을 노리는데 계속된 잡어 성화에 고전 중입니다.
시간은 어느덧 철수 시각이 다가옵니다. 딸은 여전히 잠든 상황. 장타 공략에 미끼를 바닥 가까이 내려도 보지만, 그때마다 크릴이 그대로 붙어나온 것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쯤 되면 감성돔이 없나 하는 의구심이 들 법도 합니다. 하도 입질이 없으니 발밑에 크릴을 내려보는데 거기서 쏨뱅이가 걸려듭니다. 같은 방법으로 두 마리 뽑아내니 여기도 입질 뚝.
가까운 곳은 다시 밑밥을 주면서 상황을 주시하는데 자리돔 밭에서 덩치 큰 황줄깜정이 두세 마리가 어슬렁거리는 것 외에는 특이점이 없습니다. 자리돔 때문에 잡기가 쉽지도 않지만, 잡아도 맛없는 황줄깜정이라 동기부여가 되지 않은..
호박돔이 근처에 얼씬거리길래 뜰채로 잡아볼까 시도해 보았지만, 돌 틈으로 줄행랑치는 바람에 포기. 낚시가 전반적으로 까다롭고 어려운 하루입니다.
주말을 맞아 민숙집에는 많은 손님이 들어왔습니다.
저녁은 바비큐 식사. "바비큐가 뭐야"라는 딸의 질문에 적절한 답변을 해주니 "내가 좋아하는 거잖아?" 하면서 신났습니다. ^^
저야 대마도 낚시를 하면서 익숙한 풍경이 돼버렸지만, 이 자리에 딸이 앉아있으니 살짝 어색하면서 기분이 남다른, 하여간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묘한 감정이 듭니다. 왜냐하면, 이 민숙집을 처음 찾았을 때가 2014년 6월이었는데 그때 아내가 임신 5개월이었거든요. 한 달 뒤인 7월에도 왔는데 그때는 임신 6개월에 접어들면서 구명복 지퍼가 잠기지 않을 만큼 배가 나왔습니다.
그때를 마지막으로 낚싯대를 놓을 수밖에 없었던 아내. 그리고 2018년 봄인 지금은 딸과 나란히 앉아있습니다. 이것으로 딸은 세 번째 방문인 셈? ^^
불판에는 다양한 재료가 구워집니다. 이중 별미는 대마도 특산물인 가리비와 닭 날개.
삼겹살도 빠지면 서운하겠지요. 얇아서 바삭바삭해지는 삼겹살에 가끔은 MSG 섞인 소금 후추 뿌려 먹는 맛도 괜찮습니다.
회는 벵에돔회입니다. 긴꼬리인지 일반인지는 안 물어봐서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봐선 저도 구분하기가 어려워요. ^^; 어쨌든 갓 썰어낸 것이라 식감이 쫄깃쫄깃한데요. 아무리 숙성하고 이케시메 하고 어쩌고 해도 집으로 가져가면 이 식감이 안 납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대마도 민숙집 바비큐 현장(초상권 문제 있으신 분들은 말씀해 주세요. 가끔 모자이크했다고 성내는 분들이 계셔서 ^^;)
삼겹살로 입에 기름칠까지 하고 나면 매콤한 라면이 깔끔히 마무리해줍니다. 제가 썩 좋아하는 브랜드는 아닌데요. (농O) 그 브랜드의 아주 매운 라면을 우리 딸이 그렇게 잘 먹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매운 것은 입에도 대지 않고, 두려워했던 우리 딸인데 말입니다.
아이들이 라면으로 매운맛을 배운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가 봅니다. 물컵에 한 차례 헹궜는데도 맵기는 마찬가지인지 혀가 얼얼해 혀를 내밀면서도 멈추지 않는 딸. 이날 저녁은 분위기를 탔는지 평소 안 먹던 가리비도 먹고, 안 먹던 재료에 관심을 보이면서 하나하나 먹어보려는 딸이 대견스러웠습니다. 뭐 삼겹살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러다 보니 과식해 버렸습니다. ^^;
그렇게 하루가 저물고 있을 즈음.
손님들이 웃고 즐기는 동안 민숙집 스텝분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내일 오전 출조에 있을 포인트 배정 때문인데요. 개인 손님들 기량을 일일이 파악하기도 어렵고, 개인마다 선호하는 포인트나 낚시 기법도 다를 겁니다. 때문에 그 취향과 궁합을 고려해 최대한 좋은 조황을 끌어내는 것도 스텝분들의 능력이라면 능력이라.. 참 쉽지 않은 일이죠.
생각만 해도 골치 아프죠. 그래서 저는 그냥 스텝분들이 권하는 자리에서 하기로 합니다. ^^; 그런데 '입질3'이라 쓰인 곳에 웬 타카이라 적혀있군요? 다음 날 오전은 아내 혼자 갯바위에 들어가려고 특별 요청한 것입니다. 4년 전 7월, 아내는 타카이란 포인트에 혼자 들어갔다가 무시무시한 전갱이 떼에 혼나고 돌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뒤로 들어간 손님들도 대부분 빈손으로 돌아왔었죠.
아내 말로는 타카이에 저주를 걸고 왔기 때문에 자기가 저주를 풀기 전까지는 고기 잡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이상한 주장을 펼칩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혼자 낚시해 보라고 내버려 둡니다. 갯바위 낚시가 얼마나 어려운지 뼈저리게 느껴야 다신 혼자 안 들어가지.
이 말에 아내는 '두고보자'는 한 마디와 함께 다음 날 새벽, 홀연히 사라집니다.
다음 날 오전, 민숙집 선착장에서 대물을 건 순간
다음 날 아침, 예정대로 아내는 홀몸으로 갯바위에 들어간 상황. 8시쯤 일어난 저와 딸은 선착장에서 낚시를 시작합니다. 얇은 원줄이 감긴 낭창한 낚싯대로 전갱이나 잡아볼까? 하다가 혹시 몰라 바닥을 찍는데 거기서 '턱'하는 둔탁한 입질이 들어옵니다.
뭐지? 싶어 낚싯대를 슬그머니 드는데 이 녀석, 물고 있네요! 어림짐작으로 덩치가 산만 하였습니다. 순간 머릿속에는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죠.
"다금바리? 능성어? 붉바리?"
챔질하는데 순간 '끼리릭~'하며 드랙이 굉음을 냅니다. 낚싯대가 수면 아래로 처박히며 녀석의 질주가 시작됩니다.
"으악~ 크다 커~!"
주위를 둘러보니 딸 외에는 지켜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네요.(...) 모두 출조 나가고 없는 텅빈 숙소입니다. ㅠㅠ 이거 잡으려면 저기 저쪽에 있는 뜰채 가져와야 하는데.. 원줄이 기껏 해봐야 1~1.5호인데 이걸로 어찌 녀석을 감당해야 할지. 다음 편을 보시려면 →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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