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항낚시] 광어 다운샷 리그, 첫 신고식을 치르다


    갯바위 릴 찌낚시를 주로 하던 입질의 추억이 올해들어 유난히 다양한 낚시장르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올 3월 어초낚시를 비롯해 우럭 선상낚시, 그리고 초여름에 접어든 현재 서해권에선 한창 주가를 올리
    고 있는 광어 다운샷까지..여기엔 자그마한 사연이 있지만 다음기회에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고  어쨌든
    이날은 제가 소싯적에(?) 감성돔 낚시를 연습하기 위해 자주 찾았던 홍원항을 찾았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도전해 본 광어 다운샷, 근데 첫 신고식부터 말도 아닙니다. ^^;
    좌충우돌했던 현장, 함께 가보시죠!



     



    AM 7시 홍원항, 충남 서천

    이곳은 주꾸미와 갑오징어, 그리고 최근 각광받고 있는 참돔 타이라바와 광어 다운샷으로 유명한 홍원항입니다.
    홍원항은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이 갔던 곳입니다. 확률은 매우 떨어지지만 봄철에 올라오는 오름 감성돔을 잡기 위해 도보권 방파제를 자주 다녔었고
    또 씨알은 잘지만 낚시 입문 후 첫 감성돔을 낚은 의미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

    이 날은 느즈막히 출발해 홍원항에 도착하니 오전 7시. 낚시를 시작하기엔 매우 늦은 시간입니다.
    요즘은 해가 일찍 떠서 5시부터 낚시를 시작하고 8시까지 폭발적인 입질을 받지 못하면 그날 낚시는 종쳐야 할지도 모르는데 지금이 벌써 7시.
    이 날은 오로지 낚기 위해서 왔다기 보단 가벼운 맘으로 바람쐬러 왔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배에 올라타는 어복부인

    이 날은 특별한 분과 함께 출조를 다녀왔는데요. 한국 쯔리겐 유통사인 한조무역 대표 박범수 프로님입니다.
    갯바위 낚시를 즐기는 꾼이라면 대부분 알지 않을까 싶은데 예전에 FTV 방송을 통해 자주 얼굴을 비추셨던 분이기도 했고요.
    또 우리나라 벵에돔 낚시에 있어서 선구 역할을 해오셨던 분이고..
    그런데 벵에돔 낚시가 아니고 갑자기 왠 광어 다운샷이냐? 말하자면 얘기가 길지만 이날 남부지방은 예보상으론 장마에 접어든 상태여서 서울에서 큰맘먹고
    가기엔 영~ 엄두가 안나고, 그나마 홍원항은 수도권에서 접근하기가 수월한 곳이고 게다가 대표님께서 직접 모는 낚시배를 타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으니 
    잠깐의 외도지만 처음 낚시를 접할 때의 그 기대감과 흥분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뭐든 처음 접할때가 재밌는 것이지요~~ 그렇죠? ^^

    하지만 걱정도 있습니다. 광어 다운샷과 관련하여 낚시 장비가 전무하다는 점.
    다행히 대표님께서 낚시 장비를 저희 몫까지 준비해 오셔서 우리부부는 쿨러만 딸랑 들고 왔지요. ^^;
    낚시 다니면서 짐이 없으니 좀 어색하지만 아내는 너무 편하다며 좋아하더랍니다.
    이후에 기다리고 있을 시련도 모르고 말이지요. ^^ㅋㅋ
    언제나 초보같은 마음가짐으로 낚시를 했지만 오늘 만큼은 진짜 쌩초보의 입장에서 광어 다운샷을 배우고 왔습니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으니 출발해 보겠습니다.^^


    채비를 점검하는 아내, 충남 서천 홍원항

    날씨는 여름철 가장 낚시하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었습니다.
    앞서 고속도로를 달려오면서 갑자기 불어오는 강풍에 차가 휘청거릴 정도여서 걱정을 했는데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바람도 없고, 상쾌한 바닷바람을
    맡으며 기분좋게 출발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때가 시간이 8시가 다 되갑니다. 조과를 바랄만한 시간대는 슬금슬금 지났지 않았나 싶어요.ㅠㅠ


    광어 다운샷 채비는 처음 접해 보는데 대표님이 알려주셔서 완성을 해봤습니다.
    다운샷 전용 채비를 매달고 훅(바늘)에는 저런식으로 새드웜을 끼운 후 맨 아래 봉돌을 달면 됩니다.
    봉돌은 서해권이다 보니 30~40호를 많이 사용하는거 같아요.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미끼만 다를 뿐 우럭 선상낚시와 다를 게 없네~라고 생각했지요.


    힘차게 달리는 배 안에서 낚시 준비에 여념이 없는 아내와 손님 꾼

    선상낚시를 하면서 이렇게 한적할 수 있을까? ^^
    운전대를 잡고 계신 대표님, 우리부부, 그리고 마침 배를 타겠다는 지역 손님 이렇게 4명이 전부인 배 안이 너무나 여유스러워 보입니다.


    채비를 집어 넣자마자 물고 늘어진 통통한 쥐노래미

    포인트에 도착한 배는 선장님의 "시작하세요" 라는 마이크 음과 함께 다운샷 채비가 첫 입수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몇 초 지나지 않아 털털 거리며 올라온 녀석은 준수한 씨알의 쥐노래미.
    초겨울 산란을 하게 될 이 녀석은 지금부터 살이 통통해지고 있을 때입니다.


    이후 입질이 없다가 저에게 드르륵~ 거리는 입질이 왔는데 딱히 챔질도 안했는데 뱉어버리네요.
    올려보니 광어 이빨자국만 선명하게 찍혀있습니다. 아깝..
    활성도가 낮거나 경계심이 있거나.. 어딘지 모르게 입질이 불안해 보였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제 고패질이 문제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지요. 저는 선상낚시를 하듯이 고패질을 해주고 있었습니다.


    뱃머리는 용섬을 향하고 있다.

    이 날 물때가 조금이여서 그런지 조류소통이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시간도 시간인지라 입질도 전무한 상태.
    포인트를 옮겨다니며 열심히 쪼아봤지만 바다는 묵묵무답입니다. 그래서 20분 가량 이동해서 도착한 곳은 충남 보령의 용섬.
    얼마전에 제가 블로그에서 포인트 소개를 했던 바로 그 섬입니다.


    고요한 바다를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꾼, 충남 보령 용섬


    AM 11시, 열심히 액션을 취해보지만 도통 입질이 없다.

    하도 입질이 없자 심심한 아내가 장난을 친다.^^

    엔진을 끄고 함께 낚시를 즐기고 계신 박범수 프로님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여전히 입질 받은 사람이 전무한 가운데 적막을 깨고 손님께서 잔씨알의 광어로 첫 포문을 엽니다. ^^
    이제 시작인가 싶었지만 아쉽게도 추가타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배가 이동하는 동안 준비한 점심을 먹습니다. 아이스박스의 냉기 때문인지 맛은 그냥 그렇습니다. ㅠㅠ
    그렇게 입질없는 지루한 시간이 흐르고 물때는 어느새 간조를 지나 들물로 바뀌는 타임이 왔습니다.
    이때 뒤에서 "왔다" 합니다.



    옆 손님 광어 채비에 튼실한 개우럭이 올라옵니다.
    여밭에서 입질이 없자 어초를 탔는데 거기서 올라온 것입니다. 그리고 잠시 뒤


    비슷한 씨알의 우럭이 또 한마리 올라오네요.
    왠지 선상낚시를 전문으로 하는 꾼이다 싶었는데 고기도 그것을 알아봐주나 봅니다. ^^


    이어서 대표님도 광어를 올리기 시작하고..


    서해바다의 해녀들이 숨비소리를 내고 있다

    광어 다운샷을 하러 왔는데 광어는 한마리도 못잡고 노래미만 한마리 잡고 끝나는건 아닌지..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은 초조해지고..전반적으로 입질 자체가 없다보니 긴장감이 풀어지는 듯한 낚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손님과 대표님은 간간히 광어를 올리고 있어요.
    비록 낱마리에다 잔씨알이지만 중요한건 이쪽은 입질을 받고 있는데 우리 부부한테는 입질이 없다는 것입니다;

    "왜 우리한테만 입질이 없는거죠?ㅠㅠ"
    "그것은 아마도 실력차이? ^^"

    대표님께서 약을 올리시네요. ㅋㅋ
    저는 그렇다 치고 아내가 아직까지 한번도 입질을 못받았는데, 선상낚시를 많이 해본 건 아니지만 이때까지 입질을 못받은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아무래도 제 아내, 이제는 더 이상 어복부인이 아닌듯 싶어요. 
    여기에 아내는 지난번 새를 낚고 나서부터 부진의 늪에 빠졌다며 원인을 새로 돌리고 있습니다. ^^;
    그렇게 한 시간, 두 시간이 흐르고 철수시간이 임박해 오는데 드디어 저한테도 입질이 옵니다.


    아~살아서 꿈틀거리는 이 생명력이여~


    광어 다운샷 데뷔 첫 광어

    광어 다운샷 데뷔 첫 조과가 확인된 순간입니다.
    광어야 뭐 감성돔 낚시하다고도 곧잘 올리고 그랬는데 오늘따라 광어 낚는게 왜 이렇게 힘든건지..


    이어서 연속 입질 받은 입질의 추억

    "오오~ 그래 바로 이거야. 이런 손맛을 원했어!"



    처음 몇 초간은 대광어인줄 알았습니다만 이내 힘이 빠지고 올라온 녀석은 중칫급 광어

    "짜릿한 손맛에 더위야 물럿거라!^^"

    이쯤되니 아내가 뿔이 났습니다.
    왜 나만 입질이 없냐고!!!  그러더니 자리를 바꾸잡니다. ㅋㅋ


    그런데 자리를 바꾸니 거짓말 같이 입질이 들어오네요.
    정말 자리탓인지 모르지만 지금은 첫 입질을 받았다는게 중요하잖아요. ^^



    에게게게~ 이 날 잡은 광어 중 젤 작은 사이즈지만 그래도 첫수를 올려 반갑기만 합니다.
    갯바위 낚시를 하다보면 손님고기로 심심찮게 봤던 녀석이지만 그런 저와는 달리 제 아내는 유독 광어나 도다리와는 인연이 없었답니다.
    거의 왠종일 꽝만 치다 한마리 낚아서 불행중 다행이지만 이 날은 전반적으로 조황의 부진 정도가 아니라 지금까지 했던 날 중에서도 가장 최악이였다며
    대표님도 혀를 끌끌 찰 정도였으니.. 그나저나 우리는 요즘 갈때마다 왜 이런데요. ^^; 

    "저희부부가 와서 그래요"

    라며.. 부진의 원인을 우리에게 돌렸는데요.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올 상반기 저희부부에게 뭔가 단단히 씌인것 같은 느낌이 들긴 합니다.
    2월에 제주도, 3월에 가거도, 5월에 격포 내만권.. 그리고 요즘 한창인 광어 다운샷까지.
    갈때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데요. 어쩌면 올 후반기 폭발적인 조과를 내기 위한 숨고르기가 아닐까..
    정말 긍정적인 마인드지 않습니까? ^^;
    어쨌든 이 날은 박범수 프로님과 함께 즐거운 출조를 다녀오며 2012년 상반기 낚시를 마무리 짓게 되었습니다.


    요새는 수온이 많이 올라서 노래미는 물론 광어에도 고래회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집에서 회를 드실려면 현장에서 내장을 떼어내고 가져오시는게 안전하고요.


    조촐하게 한상 차려 회포를 풉니다.



    참고로 우리가 먹는 놀래미회의 정확한 명칭은 노래미다.

    아랫쪽이 광어 한마리, 위에가 쥐노래미 한마리를 뜬 건데요. 노래미가 살이 쪄서 양이 상당히 많이 나옵니다.
    늦은 밤이지만 근처에 사는 손님을 모시고 작은 시식회를 열었습니다.
    어떤 어종인지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은 채 맛있는 걸 찍으라고 했는데 저를 포함해 네명 모두 만장일치로 노래미를 선택했습니다.
    예상한대로 식감, 맛 모든 면에서 노래미가 압승. 광어는 완전 맹탕.
    그만큼 여름으로 가면서 노래미가 살이 쪄간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광어는 산란기를 마쳐서 맛이 빠져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꼭 회를 먹을려고 낚시하는 건 아니지만 어종에 따라선 가장 맛없을 때 가장 많이 잡히기도 하니 대상어종을 고를때 개인적으로 피하게 되더랍니다.

    나중에 입질이 없었던 이유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액션'문제가 나왔는데요.
    광어 다운샷은 선상과는 달리 고패질을 하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어차피 배는 천천히 움직이고 바닥층의 속조류가 흐르는 상황이므로 바닥에서 약간 띄워만 줘도 웜이 알아서 액션을 만들어 준다고 해요.
    그런데 거기서 위 아래로 정신없이 움직인다면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연출이 될 수 있다는 게 이유인듯 싶습니다.
    아 이런건 진작에 알려주시지...ㅎㅎ

    한여름의 바다낚시. 뜨거운 자외선으로 인해 쉽지는 않았지만 꼭 이 날 같았으면 좋겠어요.
    적당히 구름도 끼여 있고 살랑살랑 바닷바람이 불어준다면 금상첨화지요. ^^
    올 상반기 낚시는 이것으로 마칩니다. 조만간 날씨가 게이는대로 여름어종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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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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