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권 감성돔 낚시] 자연산 홍합과 감성돔 회


    지난 시간에 이어 서해권 가을 감성돔 낚시 2편으로 이어집니다.
    아침에 포인트 지형만 빨리 파악했더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밀려오고,
    해가 중천에 떠서야 겨우 한 마리의 감성돔을 잡은 입질의 추억. 철수까지 남은 시간은 2시간.
    아무래도 오늘 낚시는 여기까지인가 보다 싶어 체념하고 서 있는데 발밑에 뭐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걸 발견. 이게 왠 자연산 홍합 ^^ 뜻밖의 득템으로 낚시는 뒷전이 되버리는데..




    격포내만권 감성돔 낚시의 명 포인트인 장안여

    남쪽 방향에서 한마리 잡은 저는 조류가 멈춰서자 포인트를 북쪽으로 옮겼습니다.
    이쪽은 물이 잘 흐르네요. 정오시간이 임박했지만 본류대가 쭉쭉 뻗어나가는 물줄기여서 무한 흘림 체재로 공략에 들어갑니다.
    그러다 제법 먼 곳에서 해태님에게 어신이 전달되고..


    꽤 먼 곳에서 입질을 받고 파이팅에 들어가는 해태님

    이곳 지형도 여가 복잡하게 산재해 있어 끌어오는 경로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채비가 나가버리기 일쑤.
    여 사이사이를 요리조리 피해 조심스레 끌어옵니다. 부디 잉어처럼 생긴 녀석만 아니길.^^;


    농어이길 바랬지만 또 한차례 숭어를 낚은 해태님

    저 멀리 수면에는 베이트 피쉬를 쫒아 들어온 농어떼.
    혹시나 싶어 그쪽으로 흘렸기에 내심 농어이길 바랬답니다. 하지만 여기도 숭어, 저기도 숭어, 온통 숭어밭이네요.
    지난번 안경섬에서 뜰채를 잃어버린 후 큰 맘 먹고 하나 장만했거든요. 첫 개시를 이왕이면 감성돔으로 하면 좋겠지만 아침에 연타석 숭어로 뜰채질을 하고
    또 다시 숭어가 나오니 갑자기 뜰채질 하기가 싫어지는 이 마음. ^^; 목줄 잡고 올릴까 싶어 접근하는데 다행히 바늘이 벗겨져 자연 방생 되버립니다. 
    이 날 해태님은 두 차례 숭어로 손맛을 보며 간접적으로나마 감성돔 낚시의 감을 익혔습니다.
    감성돔 낚는데 숭어만큼 좋은 스파링 상대는 없으니..^^


    마지막 희망으로 크릴을 여러마리 꿰어 본류대로 흘려보지만 추가 입질은 받지 못했다

    이제는 물도 많이 빠졌고 더 많은 여들이 드러나니 도시락이나 까먹자고 생각하는데..
    발 밑에 무언가가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자세히보니




    어린아이 주먹만한 자연산 홍합이네요.+_+


    아직 홍합철이라 하기엔 이르지만 명색이 자연산이라 알 크기가 기본이 넘습니다.
    낚시하면서 요런것 캐는 것도 소소한 재미지요.^^ 하지만 홍합 채취가 금지된 곳도 있으니 그런건 주의하셔야 할 겁니다.
    특히 한겨울에 금지구역에서 홍합 채취하다 단속반에 걸려 벌금 무는 불쌍사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예전에 들은 얘긴데요. 이곳은 아니고 여기서 뱃길로 한시간 가까이 가면 왕등도라는 대물터가 있는데..
    때는 초겨울이였던가 그랬을 겁니다. 대물 감성돔 시즌을 맞아 왕등도로 몇몇 꾼들이 들어갔는데 오후에 철수하며 살펴보니 고기는 한마리도 못잡고
    전부 꽝을 쳐서 오는데 다들 표정이 밝더랍니다. 왜그런가 했더니 글쎄 주먹만한 자연산 홍합을 망태기에다 가득 담아 온게 아닙니까.
    이후 그것이 소문이 났는지 그 자리(홍합 포인트 따로 있슴)에 내렸다 하면 다들 낚시는 안하고 홍합 캐는데만 열중하니 조황도 안나와 낚시점 입장에선
    여간 곤혹이 아닐 수 없었답니다. 낚시하러 오셨으면 낚시를 하셔야지 ^^;



    물때는 어느새 간조를 맞이하며 조류의 흐름도 완전히 멈춰섰습니다.
    그간 쉬지 않고 낚시를 했다가 철수 시간 한시간도 안남은 상황에서야 식사를 하는데요. 근데 반찬들이 소태입니다.
    저 중 유일한 낙으로 먹을만한 계란말이 조차도 소금이 뭉쳤는지 너무 짜서 반정도 먹다 남기고..(이건 계란말이가 아니라 계란젓갈임)
    다시 심기일전해서 몇 차례 캐스팅을 해보지만 곧 철수배가 들이닥칠 시간이라 아쉬운 맘으로 짐 정리를 합니다.


    봄, 가을철 감성돔 낚시 명소인 장안여, 전북 격포

    이 날 처음 내린 장안여는 아침 진입할 시 만조여서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였습니다.
    그때는 물이 등대까지 차 올라 콩크리트 구조물에서 낚시를 시작했는데 지금 이렇게 훤히 드러난 지형 보십시요.
    이 지형을 미리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사진상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지만..


    좀 더 멀리 떨어진 이 곳은 그 굴곡의 변화가 심합니다.
    사진은 만조때 물이 이렇게 찬다는 걸 표시해 봤습니다. 서해권은 기본적으로 조수간만의 차가 적게는 5m에서 많게는 8m에 이르기까지 그 차이가
    엄청나 지형을 모르고 하면 밑걸림에 채비 손실이 적잖습니다. 언제 또 이곳에서 낚시하게 될지 모르니 이 참에 지형을 눈으로 익혀놓습니다.
    이곳은 만조시 등대위에서 낚시할 때 기준으로 수심 2~3m남짓한 여밭이 됩니다.


    등 뒤로 돌리면 이런 풍경이 이어지는데 보시다시피 크게 드러난 여에는 저런 골창도 있습니다.
    등대에서 남쪽을 향해 바라봤을 때 대략 2시방향으로 25m 지점이지요. 그런데 저 곳을 직접적으로 노리기엔 조류가 빨라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냥 만조시엔 동쪽(격포항 방면)을 노리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골창을 확대해 봤습니다. 분명 이곳으로도 감성돔이 들어오겠지요.


    등대에서 동쪽(격포항 방면)을 바라본 사진입니다.
    만조땐 물이 이렇게 찹니다. 이렇듯 물이 쫙 빠졌을 때 지형을 봐두신다면 다음에 같은 자리에서 낚시할 때 큰 도움이 된답니다.
    격포 장안여에서 낚시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유일한 조과, 34cm급 감성돔과 먹을만큼만 따온 자연산 홍합

    가만 생각해보니 최근 1년 사이 잡은 감성돔들이 죄다 날물에 잡혔고 또 황금 물때인 아침시간엔 몰황을 치다 꼭 10시~12시에 잡네요.
    요게 이상한 징크스가 되면 안될텐데..

    원래는 이 날 캤던 홍합과 감성돔을 해태님께 드릴려고 수차례 푸쉬를 넣었는데 "형님이 가져가셔서 사진 찍으셔야죠" 라며 끝내 거절하셨습니다.
    할 수 없이 집으로 가져오긴 했는데, 낚시 배운다고 와서 하루종일 고생해 빈손으로 보내자니 맘이 편치는 않습니다.
    홍합이야 그렇다 치더라도(요즘 내만권 홍합은 중금속 중독 얘기가 있어) 감성돔은 회 뜰 줄 모른다고 한사코 거절하시니 다음에 또 가게 되면 제가 아예
    포를 떠서 집에 가져가 썰어묵기만 하면 되는 상태로다가 드리겠습니다. 

    하여간 이 날은 큰 조과가 없었지만 그래도 이런 여밭에서 큰 고전없이 감성돔 낚시를 마쳤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원래 수심 깊은 남해권보다 이렇게 얕은 여밭에서 하는 감성돔 낚시가 어려운 편. 몇 차례의 밑걸림은 있었지만 그래도 잘 빠져나왔고, 그 와중에 대물급
    숭어를 낚고, 본류 낚시를 하면서 원줄을 확 가져가는 입질까지 받아봤기에 릴 찌낚시 입문자 입장에선 이보다 좋은 연습은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게다가 제 블로그에 올릴 사진까지 걱정해 주시니 제목에 쓴대로 청출어람이 따로 없네요. ^^


    철수길에서 바라본 장안여, 전북 격포


    어쨌든 해태님의 끈질긴 뿌리침으로 인해 고기를 가져오긴 했습니다만 회로 먹기엔 사이즈가 작네요.
    그냥 구워먹을까 하다, 그래도 생각해서 양보해준건데 사진빨을 생각하여 회를 쳐 봅니다.


    자연산 홍합도 팔팔 끓이고


    이 날 낚시는 자연산 홍합탕과 감성돔 회로 마무리

    함께 가져온 각얼음을 데코레이션으로 활용해 봅니다. ^^



    사실 자연산 홍합치곤 작은 편인데 이게 겨울되면 정말 커질겁니다.



    가을의 문턱에 선 감성돔 회, 제철이라 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이 한점에 피로가 샥 풀립니다.
    지난번에 먹고 키핑해 둔 닷사이50은 이 날의 조연감.

    격포권 낚시가 좋은 게 있다면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아 숙성시간이 적당하다는 점이지요.
    완도권이나 거제도에서 서울로 갖고 오면 7시간은 숙성되버려 쫄깃한 식감이 덜한데 비해 격포권은 그나마 이동거리가 적으니 참 쫄깃합니다. ^^
    이제 감성돔 낚시는 잠시 접어두려고 합니다. 조만간 또 다른 낚시 이야기로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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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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