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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귀도 만세여, 목여에서 벵에돔 낚시)
입질 부부의 제주도 낚시 15편은 차귀도를 무대로 이어집니다. 전갱이는 낚시도중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단골손님. 일본에선 고등어보다 전갱이가 단연 인기가 높아 국민생선 취급을 하지만 한국에선 고등어 인기에 밀려 국민생선의 자리를 내줬습니다. 그래서 잡히는 족족 일본으로 수출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낚시꾼들에겐 참으로 친숙한 존재입니다. 일단 전갱이는 구이용으로 인기가 좋고 맛과 영양적인 측면에서도 고등어 보다 한수 위인데 즉석으로 회를 썰면 흰살과 붉은살 생선의 중간 정도 되는 맛이 기가 막히지요. 물론 크기가 컸을 때의 얘기입니다만, 이 날은 차귀도로 벵에돔 낚시를 갔는데요. 저는 낚시하면서 이렇게 많은 전갱이떼를 처음봤습니다. 아주 징글맞다 못해 두렵기까지 하더군요.
차귀도 벵에돔 낚시를 위해 보트에 승선하는 중, 제주도 용수리 포구
이 날은 특별한 손님을 모시고 출조를 나갔습니다.
평소 낚시를 즐기는 이 분은 제 블로그에서 '밥곰팅'이라는 닉네임으로 찾아주시는 단골 손님.
멀리 서울에서 어렵사리 시간을 내어 왔기에 이 분과 함께 1박 2일 동안 제주도 낚시를 마음껏 즐기도록 계획을 짰습니다.
그 첫번째가 차귀도였고 다음날은 형제섬을 계획했지요.
올해 휴가도 제대로 못갔다는 밥곰팅님. 모처럼 일상에서 벗어나 제주도에서 낚시대를 드리울 생각에 밤잠 설치며 오셨다고 합니다.
시간에 맞춰 공항으로 마중 나간 저는 밥곰팅님을 픽업한 후 숙소로 이동해 여정을 풀었습니다.
사실 이 날은 오후 물때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당초 계획을 세운 도보권 포인트를 포기하고 과감히 차귀도 낚시를 감행하였습니다.
너울로 인해 아무도 하선하지 못한 차귀도의 명당, 썩은여
목여에서 낚시중인 꾼이 소리치며 하선을 못하게 한다
#. 이기주의의 극치를 보여준 카고낚시꾼
우리는 차귀도로 출조가면서 포인트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셋이서 낚시를 편하게 할 수 있는 '목여'냐, 아니면 한방을 노릴 수 있는 '만세여'냐..
물때와 시간등 여러가지를 꼼꼼히 따져 본 결과 만세여 보다는 목여가 낫겠다는 판단이 들어 선장님께 그리 가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마침 목여에는 두 분이서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내릴려고 하자 소리를 지르며 배를 빼라는 것입니다.
영문을 모르는 선장님은 "왜?"라고 되물었죠. 그랬더니 저 카고꾼이 하는 말이 기가 막히더군요.
"여긴 소망호 관할이지 동광호가 내릴 자리가 아냐. 내리지마!"
이건 도대체 무슨 귀신시나락 까먹는 소리래요? 언제부터 이곳이 소망호 땅이 됐는지? 혹시 차귀도에다 땅이라도 사놨나요?
사실 저희들도 처음엔 소망호를 타고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소망호 선장은 항상 느낀거지만 영업할 의지가 없어 보이더군요.
"오후 4시면 무조건 철수, 그 이상은 안돼"
이렇게 말하십니다. 12시 반에 출조하는데 오후 4시에 철수하면 3시간만 낚시하라는 건가요?
제주도 낚시는 오후 4시부터 해질때까지가 피크인데 4시에 철수하면 무슨 낚시를 하겠냐고 하니, 오후 4시면 해가 다 진다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십니다.
이때가 10월 말경으로 일몰시각이 6시 20분 정도 되었거든요.
저는 멀리 서울서 온 손님도 있고하니 5시라도 철수하자니깐 그래도 안된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다 다시 소망호 선장께 전화를 넣어 출조를 취소하겠다고 했더니 마치 바랬다는 듯 목소리가 밝은 톤으로 바뀌면서 "네엡~"하고
끊습니다. 그 말 속에는 (아주 잘 생각했어요. 저는 오늘 나가기가 싫습니다) 라고 말하는 듯 하였습니다.
저 넓은 포인트에서 둘이서만 낚시 하겠다며 하선을 못하게 막고 있었다
어쨌든 좋습니다. 개인 사정이 있어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문제는 그 소망호를 타고 들어간 저 두 사람.
저 넓디 넓은 목여가 자기네 땅인냥 소리를 빽빽 지르며 못내리게 하던데..
뿔이난 선장은 "이렇게 자리가 많은데 왜 못내리는데?"라고 되물었고 파도 소리때문에 서로가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은 가운데 저 연두색 옷을 입은 사람이
갑자기 "이 씨X놈"이라며 육두문자를 날리네요. 지켜보는 꾼들도 뭐 저런 인간이 있냐며 끌끌 찹니다.
제주꾼들은 아시겠지만 차귀도 목여 포인트는 워낙에 넓은 포인트입니다. 주말엔 7명까지도 내리지요.
선장님은 저기에 다섯명만 있어도 절대 하선을 안시킨다고 합니다. 사진을 보시면 앞에 빈자리가 많고 각도상 안보이지만 목여란 포인트는 저 두사람
뒷쪽으로도 쭈욱 빈자리가 많습니다. 저희 일행은 셋인데 여기에 내려서 낚시를 한다 한들 저 분들에게 피해가 가거나 할 상황은 아니였던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꾼들이 우리를 못내리게 하는 이유는 단 하나 뿐입니다.
"포인트 독점을 위해, 그리고 우리가 뿌린 밑밥이 자신들의 낚시에 방해되니깐"
차귀도로 들어가는 유어선은 총 3대. 그 중 2대는 격일제로 운항하니 실질적으로 2대가 움직이는데 이들 유어선끼리 포인트 충돌을 막고자 암묵적으로
지정된 관할 포인트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서로간에 상도덕이라면 지켜주는게 예의겠죠? 이렇게 포인트가 남아돌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또한 서로간의 충돌을 막고자 각 포인트는 정해진 낚시 장르까지 암묵적으로 정해 놓은 줄 압니다. 예를들어 방어덕은 카고 낚시를, 목여는 찌낚시를 할 수
있는 포인트로 잘 알려져 있죠. 그런데 저 분들은 그런 관행을 이유로 못내리 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목여에 내려서 카고 낚시를 하는건 정상인지?
"10월 29일 소망호를 타고 오후에 목여로 들어간 두 사람"
당신들 때문에 제주도 카고꾼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나빠졌습니다.
저 넓은 땅을 단 둘이서만 하겠다니 이기주의의 극치란 이런 것이구나를 느꼈습니다.
우리 일행은 고작 1~2평 남짓한 만세여에 하선하고
하여간 서로간에 욕설로 얼룩진 현장을 뒤로한 채 결국은 만세여에 내리기로 했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이 날은 북동풍이 강했고 너울도 있었기에 바람을 의지할 수 있는 포인트는 전부 현지꾼들로 차 있었습니다.
채비 세팅 중인 입질의 추억
원투성과 줄빠짐,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 모델로 OC(제로씨) 부력으로 벵에돔 낚시를 시작해 본다
포인트 정보를 대충 알고 있었기에 현장 상황을 보면서 채비를 셋팅하기로 합니다.
제 채비는 여느때와 같이 1-530대에 원줄은 2호, 목줄은 1.2호로 쓰고 다만 바람이 많이 부는 상황이여서 OC찌에 작은 봉돌을 물려 잠길찌 낚시를
시작하였습니다.
#. 낚시 시작도 전에 공황상태에 빠지다
그나마 다행인건 바람을 등졌다는 건데 문제는 너울이 쉴새 없이 갯바위를 때리며 우릴 위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밥곰팅님은 낚시 시작도 전에 바지와 신발이 젖어 버렸고 채비 세팅 과정에서 낚시대가 넘어지는 바람에 초릿대가 나가버렸습니다.
발판은 좁은데 뒤에선 쉴새없이 바람과 너울이 때리는 상황에다 예비대없이 유일하게 챙겨온 낚시대가 나가버렸으니 흔히 말하는 "낚시 공황상태"가
온 것입니다.
표정이 굳어버린 밥곰팅님을 보며 저 역시 기분이 찹찹해 집니다.
제주도 낚시 첫날부터 본의 아니게 너무 와일드한 포인트에 내린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방금전 목여에 내렸으면 이런 고생은 안해도 될텐데 또 다시 그 분들이 원망스러워지는 순간입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제주도를 향한 첫 캐스팅이 시작됐다
그래도 낚시는 어떻게 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제가 예비대를 챙겨왔기에 가능한 일이였지요. 이때까지만 해도 아내는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자리가 협소하기도 했고 뒤에서 너울이 때리는 상황이여서 물이 좀 더 빠지고 나면 그때서야 낚시를 시작할 생각이였죠.
발 앞에 잡어용으로 몇 주걱을 날리고 20m 전방인 포인트에 한주걱 날려보는데 바람에 전부 풀어집니다.
이번에는 수차례 밑밥을 문지르고 던져봅니다. 뒷바람이라서 그런지 살짝만 던져도 엄청 멀리 날아갑니다.^^;
그렇게 밑밥이 몇 주걱 들어가자 바다에 변화가 오기 시작하는데 순간 우리 일행들은 공포에 질러버렸습니다.
#. 전갱이떼 습격에 모두가 멘붕
벵에돔 낚시의 최대 적인 전갱이떼가 구름처럼 몰려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실 제주도에서 이런 풍경은 낮설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많아도 너~~~~~~~~무 많군요.ㅠㅠ
이 날은 사리 물때라 만세여 주변으로 조류가 빠를 것이라 판단을 했고, 조류가 빠른 곳에선 전갱이떼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 왔는데 왠걸요.
지금 썰물이 한창이고 사리 물때임에도 불구하고 조류는 정체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고인 물에 대상어가 회유할리 만무합니다. 그러니 저런 전갱이 치어들이 맘 놓고 먹이활동을 할 수 밖에..
이제 막 낚시대를 피고 시작하려던 아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였습니다.
밥곰팅님도 그간 숱하게 전갱이를 봐왔지만 이렇게 몰려드는 건 처음 본다며 혀를 찼습니다.
어쨌든 벵에돔을 낚기 위해선 미끼를 중층으로 내려야만 하는데 수면에 떨어지자 마자 미끼를 채가니 벵에돔에게 돌아갈 몫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밑밥 치는 걸 중단해야 할까? 그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지금은 어떻게든 밑밥을 꾸준히 넣어 벵에돔을 피어오르게 하는 것이 급선무. 벵에돔이 피어오르기만 한다면 저 전갱이 무리들은 흩어지겠죠.
물론 이 곳에 벵에돔이 있다는 가정하에서 말입니다.
그러나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어 갑니다.
발 앞에도 전갱이, 10m 전방에도 전갱이, 심지어 30m 장투를 해도 전갱이가 올라오는 상황.
밑밥을 뿌리면 뿌릴수록 더욱 기세등등하게 몰려오는 전갱이떼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작심하고 한 곳에다가 집중적으로 밑밥을 뿌려봅니다.
만약 이곳에 벵에돔이 있다면 떨어지는 밑밥에 못이겨 부상할 것을 기대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할수록 주변 전갱이들을 모두 끌어모으는 결과만 초래했습니다.
미끼없이 바늘만 던져도 물고 늘어지는 전갱이의 성화에 두손 두발 들었다
씨알이 크면 반찬용으로라도 챙기겠지만, 예네들은 15cm 전후로 먹기도 힘듭니다.
이렇게 수면 가득 매우니 도저히 미끼를 내릴 수 없는 상황.
전갱이떼의 습격에 밥곰팅님도, 아내도 슬슬 지쳐만 갑니다.
주로 거제도로 감성돔 낚시를 다니셨던 밥곰팅님은 제주도 낚시는 처음이고 벵에돔 낚시도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제주도 낚시에 대한 기대가 컷을지도 모를텐데 지금 상황만 본다면 실망이 컸으리라 봅니다.
아무래도 이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선장께 전화를 넣어 포인트를 이동해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손님과 함께 배낚시 중인 선장님, 처음엔 난색을 표하셨지만 그래도 포인트 이동을 해주셨습니다.
오후 5시, 문제의 목여로 포인트를 이동 후 첫 캐스팅에 벵에돔을 낚았다
목여가 나을 것이라는 저의 예상은 맞아 떨어졌습니다.
5시가 다 되어 목여에 가보니 좀 전에 진상을 부렸던 두 사람은 철수했는지 보이질 않습니다.
"제주도 낚시는 4시에 철수해야 한다"는 소망호 선장의 투철한 철학(?)이 이럴땐 도움이 되는군요.
아까보단 훨씬 편하고 넓은 자리로 이동하자 밥곰팅님의 표정도 좀 누그러졌습니다. 그것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는 표정이였습니다.
사실 좀 전의 만세여는 지옥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바다낚시 최대의 적인 바람과 너울, 잡어라는 이 3종 세트가 한자리에서 끊임없이 괴롭혔으니까요.
하지만 목여에 도착해 보니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넓고 편한 발판에 바람까지 막아주고 잡어도 없으니 벵에돔 낚시는 이제부터 시작인 것입니다.
라고 생각할려는 찰나 시계를 보니 5시 반.
"철수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1시간밖에.."
이제부터 낚시 좀 하려고 했더만 여유부리긴 글러먹었습니다.
이때였습니다. 밥곰팅님의 낚시대가 휘어집니다.
제주도에서 첫 벵에돔을 올리는 순간
25cm급이지만 잘생긴 긴꼬리 벵에돔을 올리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군요.
슬슬 일몰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는 최대한 사진촬영을 간소화하며 낚시에 집중해 봅니다.
연달아 이어지는 입질. 이번엔 아내가 받았습니다.
"그래 바로 이거야! 이것을 기대하고 온거지"
25cm급 긴꼬리 벵에돔
아직은 씨알이 잡니다.
그렇게 저는 한손에 낚시대를, 다른 한손엔 카메라를 들고 있는데 낚시대를 훅~하고 잡아 당기는 입질이 옵니다.
카메라 놓을 겨를도 없습니다. 반사적으로 챔질하고 나서야 카메라를 갯바위에 다소곶이 놓아두고 파이팅을 합니다.
씨알은 그 씨알이 그 씨알이지만 예쁘게 생긴 긴꼬리 벵에돔이 올라옵니다.
현재 스코어는 입질의 추억 2마리, 아내 1마리, 밥곰팅님 1마리 입니다.
좀 전에 만세여에서 낚시했을 때만 해도 오늘 횟감은 글렀다고 생각했는데 잘만하면 저녁찬감은 구하겠습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해는 이미 수평선 뒤로 넘어갔고 저만치 정박해 있던 배는 조명을 키고선 철수 준비를 하라며 신호를 줍니다.
이때 밥곰팅님의 낚시대가 또다시 휘어집니다.
"벵에돔 낚시 처음하는 사람 맞아요?"
밥곰팅님은 거제도에서 감성돔 낚시를 하다 깻잎 사이즈의 벵에돔을 걸어 본 적은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긴꼬리는 아니고 일반 벵에돔인데 잡으려고 잡은 게 아니고 입질이 약아서 채보니 걸려온 손님고기였지요.
하지만 긴꼬리 벵에돔은 활동 반경이 넓고 원줄을 훅 가져가는 시원한 입질을 보이다 보니 낚시가 무척 재밌습니다.
25cm급 긴꼬리 벵에돔
물론 출발하기 전에 제가 제주도 벵에돔 낚시에 대한 여러 조언을 했지만 낚시를 하는 사람은 제가 아니므로 처음하는 낚시에 대해 얼마나 잘 적응해줄지가
관건이였죠. 그런데 그런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아직까지는 벵에돔을 낚는 메뉴얼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시간만 좀 더 있었더라면 마릿수 타작을 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낚시하면서 한가지 재밌는 사실은 이곳에도 전갱이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전갱이와 자리돔이 함께 노는데요. 전방 15m권 밖에 벵에돔이 노니깐 이것들이 밖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채 발 앞에서만 머무는 현상을 보입니다.
굳이 잡어를 묶어두기 위해 발 앞에다 밑밥을 칠 필요도 없지요. 벵에돔이 자동으로 묶어둔 셈입니다.^^
잠시후 아내가 "왔다!"를 외칩니다.
27~28cm급 긴꼬리 벵에돔
오늘 잡은 것 중 장원입니다. 해가 지니 씨알이 점점 올라가네요.
하지만 이제는 낚시대를 접어야 할 시간입니다. 배에 타신 분들도 있어 민폐끼치기 전에 철수 준비를 서두릅니다.
잡은 벵에돔은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피를 빼고 손질해서 숙소로 가져왔다
낚시 시간이 매우 짧았지만 다행히 6마리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각자 사이좋게 2마리씩 했군요.^^
이것으로 횟감은 어느정도 될 것 같습니다.
돌돔 뺀찌구이는 냉동실에서 꺼냈어요. 저런건 숙소 냉동실에 넘쳐나는 관계로 ^^;;
포슬포슬 썰어놓은 긴꼬리 벵에돔 회
반은 숙회(마스까와)로 반은 껍질을 벗겨서 회를 쳤습니다.
이 정도면 셋이서 먹을만하죠?^^ 막판에 잡은 것들이라 그런지 참 싱싱합니다.
밥곰팅님은 아직 벵에돔 회맛을 맛 본 적이 없다고 해요.
비록 씨알은 잘지만 그래도 긴꼬리 벵에돔이니 이걸로 소주 한잔 먹고 다음날 새벽 낚시를 위해 일찌감치 잠을 청했습니다.
송악산 직벽 포인트중 하나인 부남코지에 하선한 우리일행들
다음날 새벽, 4시에 기상한 우리는 서둘러 옷을 입고 나와 서귀포시 사계항으로 출발했습니다.
원래는 형제섬 넙데기를 가려고 했지만 오전에 만조와 겹치는 바람에 하선이 금지되었답니다. 선장님은 송악산에 내려보지 않겠냐며 조언하셨는데요.
사실 이 상황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그리 가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곳이 어떤 포인트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송악산을 관광 명소로만 알았지 이렇게 절벽아래서 낚시가 가능할 줄은 몰랐거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절벽 밑에 딱 낚시하라고 만든 자리처럼 평평한 지형이 있었습니다.
선장님은 그곳에다 우리들을 내려주면서 "저짝으로 쳐서 쭉 흘려봐" 하는 겁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 말이 무슨 의민지 몰랐죠. 여튼 여기선 선장말이 진리이기 때문에 ^^ 서둘러 채비를 하고 저짝(가파도, 마라도 방향)으로 흐르는
조류에 찌를 태워봅니다. 그렇게 던진지 몇 분이 지났을까? 갑자기 원줄이 와락~~~ 하며 풀려나가는 것입니다.
"빨리 챔질! 챔질!"
정체모를 녀석과 파이팅 중인 밥곰팅님
포인트에 대한 정보가 0%인 우리 일행.
알고보니 이곳은 무시무시한 놈들이 우글거리는 소굴이였던 것입니다. 별로 만나고 싶지는 않은 그런 놈들 말입니다. ㅠㅠ
150m가 감긴 원줄이 반쯤 풀려나갔을 즈음 원줄이 와락하며 풀려나가자 대를 세우는 밥곰팅님.
"밥곰팅님 오늘 손맛하나는 찡하게 보겠는데요"
엇 그런데 예상했던 부시리가 아니다? 뭐지 이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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