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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맛이 좋은 제철과 어획시기가 서로 안맞아 가장 맛있을 때 회맛을 보기 어려운 어종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벵에돔, 문치가자미, 그리고 독가시치인데요. 어디까지나 회맛이 좋은 철을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벵에돔의 회맛은 겨울에 절정기를
맞이하지만 한겨울 벵에돔회는 일본에서 낚시로 잡거나 혹은 우리나라의 먼바다 섬에서 전문 낚시꾼이 아니고선 좀 처럼 맛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제주도 횟집 수조에 들여놓는 벵에돔은 일본산 양식이 주류인 탓도 있고요.
그리고 우리가 흔히 '도다리'라 말하는 어종의 80% 이상은 문치가자미를 의미하는데 연중 어획량을 보면 대부분이 봄철에 잡히는 알베기들입니다.
이들 알베기는 횟감으론 매력도가 떨어지며 문치가자미를 회로 먹을 땐 여름부터 가을까지가 좋은데 이 역시 자연산이 아니면 먹기가 힘들겠죠.
마찬가지로 한겨울의 독가시치는 회맛이 일품이지만 주로 어획되는 시기는 여름부터 가을여서 겨울에 맛보기가 쉽지 않아요.
이렇듯 제철과 어획시기가 엇박자를 타는 어종들은 대부분이 자연산이고 전문 낚시꾼에 의해서 간간히 잡히기 때문에 일반인들로선 맛보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오늘의 어류도감 이야기는 제주도의 터줏대감, 독가시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독가시치에 대해서 |
표준명 : 독가시치(농어목 독가시치과)
방언 : 따치(제주), 따돔(제주)
영명 : Rabbit Fish
일명 : アイゴ(아이고)
전장 : 50cm
분포 : 남해 먼바다와 제주도, 일본 남부, 동중국해, 남중국해, 호주 서부, 인도양
음식 : 회, 소금구이, 탕
제철 : 11~2월(겨울)
어류의 박식도 : ★★★★
(★★★★★ : 알고 있으면 학자, ★★★★ : 알고 있으면 물고기 마니아, ★★★ : 제법 미식가, ★★ : 이것은 상식 ★ : 모르면 바보)
제주도 외돌개 갯바위에서 잡힌 독가시치
■ 특징과 생태
생김새와 관련된 명칭이 재밌습니다. 보시다시피 대가리의 주둥이가 토끼처럼 튀어나왔다 하여 '레빗피쉬'라 불리며 날카로운 지느러미는 독이 있어
찔리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합니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은 아니지만 독가시치의 일본명은 アイゴ(아이고). ^^
독가시치과 어류는 전세계적으로 30여종에 이르고 일본에서만도 십여종이 서식하지만 우리나라에는 단 한종으로 '독가시치(따치)'만이 유일하게 서식
하고 있습니다. 서식지도 제주도 인근 해역에서만 잡히다가 최근에는 남해 연안에서도 곧잘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독가시치의
서식 영역이 남해로 확장되는 현상을 보이는데요. 실제로 거제 내만권, 특히 안경섬엔 엄청난 군집의 독가시치가 서식고 있음을 낚시를 통해 확인한 바
있습니다. 심지어 2001년에는 서해 어청도에서도 출현한 적이 있었는데 이후 출현된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을 미루어 보면 서해권에서의 독가시치 출현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개인적으로 충남 태안의 신진도에서 벵에돔이 잡혔다는 소문 다음으로 충격적인 일)
독가시치(따치)의 날카로운 등지느러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독가시치는 지느러미 가시에 독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등, 배, 뒷지느러미 할 것 없이 독을 품고 있는데요. 한번 찔리면 극심한
통증을 불러 일으키고 경우에 따라선 몇 일 동안 지속되기에 취급시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최대성장은 50cm를 넘지만 낚시로 잡히는 대부분의 성체는 30~40cm가 주종입니다.
제주도에서 낚은 40cm급 독가시치
■ 독가시치와 낚시
독가시치를 낚기 위해선 제주도로 가야합니다. 남해 연안과 거제 안경섬에서도 잡히지만 아무래도 이쪽에선 독가시치가 흔히 볼 수 없는 잡어 정도로만
인식될 뿐, 이것을 잡으려고 남해 먼바다까지 가기엔 여러모로 가성비가 떨어집니다.
독가시치를 낚는 꾼들은 대부분 제주사람들이며 생활낚시 대상어종으로 각광받으며 홍콩에서도 인기 대상어종입니다.
독가시치는 잘록한 꼬리부분을 쥐면 얌전해지는 성질을 갖고 있다
독가시치는 가시에 독이 있기 때문에 취급시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수건을 이용해 양 눈을 잡고 올리거나, 위 사진처럼 잘록한 꼬리 부분을 잡아 올리면 안전하게 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
독가시치는 군집생활을 하는데요. 적게는 수십마리부터 많게는 수천 수만마리에 이르기까지.. 한번 낚이면 그 근방에선 계속해서 낚이기 때문에 마릿수
재미가 좋습니다. 제주도에는 아예 독가시치 전용 집어제가 있으며 미끼는 크릴을 씁니다.
갯바위나 방파제 중에서도 독가시치 포인트는 따로 있는 편인데 주로 잡히는 시기는 여름부터 가을로 이때가 산란기에 해당되기 때문에 연안 가까이 붙어
먹이 활동이 왕성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채비는 일반적인 릴 찌낚시 채비로 찌매듭을 한 반유동 막대찌가 유효. 수심층은 5m전후로 밑밥의 반응에 따라
중층에서 하층까지 다양하게 형성됩니다.
제주도에선 오래전부터 세발도래를 이용한 가짓줄 채비를 사용해 왔는데 벵에돔 뿐 아니라 독가시치를 공략할 때도 매우 좋습니다.
홍콩에서 독가시치를 낚는 생활 낚시꾼
독가시치는 우리나라 제주도를 포함, 일본 남부, 홍콩 연안, 동중국해, 남중국해등 폭넓게 서식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선 식용어로서 굉장히 생소한 어종이며, 특유의 향이 있어 맛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그런 어종인데 비해 홍콩에선 생선찜으로 굉장히
인기가 좋습니다. 방파제나 제방에 가면 이렇게 독가시치를 낚으려고 온 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요. 생활낚시 주요 대상어종으로는 독가시치가
스테디셀러로 채택, 다양한 광둥요리와 스프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독가시치를 회로 먹으려면 살아 있을 때 내장을 제거해야 하며 터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독가시치의 식용
일반인들에겐 낮설지만 제주도민과 독가시치를 낚는 꾼들에겐 익숙한 어종입니다.
다만 독가시치의 식성 중에는 해초가 다수 포함되기 때문에 이를 손질하다 터트리기라도 한다면 자칫 위장에서 소화되고 있는 해초 냄새가 풍겨 역겨울
수도 있습니다. 소위 '풀냄새'라 불리는 이것은 살짝 쌉사름하면서도 비릿한 향을 가지는데요. 잘못 손질하면 금새 살로 스며들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며,
가급적이면 살아있을 때 피를 빼고 내장을 깔끔히 분리해 내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렇게 현장에서 손질 된 독가시치는 이동해 오는 동안 해수에 담가 두는것도 특유의 향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일본에선 "독가시치가 담긴 접시는 혀로 핥는 만큼 맛있다"라는 말이 있지만 이것도 그들이 말하는 "악취"를 잘 제거했을 때 얘깁니다.
일본에선 독가시치의 향을 생강, 유자, 후추등으로 처리하는 걸로 알려졌으며 역시 '내장의 손상 없이 처리'하는 게 맛의 포인트라고 합니다.
시마네현에선 이를 훈제해서 먹기도 하며, 일본도 지역에 따라 냄새가 나 못먹는 생선으로 치부하기도 합니다.
독가시치 손질 방법은 본문 아랫쪽에 링크로 걸어두겠습니다.
구수하고 얼큰한 독가시치 매운탕
매운탕을 끓일 땐 독이 있는 지느러미를 가위로 오려내고 조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주도식 매운탕은 된장을 푸는 게 특징인데 이러한 된장이 생선 특유의 잡내를 없애는데 탁월한 역할을 하고요. 수제비를 넣어 다소 걸쭉하게 끓이면
맛있는 독가시치 매운탕이 완성됩니다. 구이는 다른 생선보다 좀 더 바짝 구워주는 게 맛의 포인트!
제주의 명물, 독가시치 회
독가시치 회는 특유의 향이 있습니다. 조리사의 숙련된 손질 여하에 따라 특유의 향이 많거나 적을 수는 있지만 100% 완벽하게 가리기는 어렵습니다.
여기에 민감하지 않은 분들은 일반적인 회처럼 드실 수 있지만, 작은 향에도 민감하다면 감지할 수 있으며 이것이 사람에 따라서는 좋을 수도 있고,
거슬릴 수도 있어 호불호가 명백히 갈리는 생선회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독가시치회를 취급하는 곳은 수도권의 자연산 전문 취급점 중에서도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통영, 거제등 해안가 지방의 자연산 전문점과
제주도의 몇몇 횟집 밖에 없습니다. 살집은 도미보다 더 단단해 씹히는 식감이 좋고, 뱃살은 고소합니다.
활어로 바로 드셔도 되지만 1~2시간 정도 저온숙성시켜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아래는 독가시치와 관련된 글들을 링크해 놨으니 참고하시기 바래요.
오늘자 발행글 : 베이킹 경험없이 만들어 본 깜찍한 복어 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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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가시치가 발밑에 우글우글 합니다. 거제도 안경섬에서
제주도 낚시 6부, 외돌개에서 갯바위 생활낚시(하)
18년 전통의 독가시치회(따치) 전문점 백선횟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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