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1> 재래시장에서 사온 멍게 1kg
멍게의 계절이 한창입니다. 흔히 먹는 멍게회부터 멍게 비빔밥, 멍게 젓갈까지. 저는 살아있는 통 멍게가 향과 신선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서 깐 멍게보다 선호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멍게 손질. 그리 어려울 것도 없는 손질이지만, 그래도 안 해보신 분들에게는 조금 막막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초보자도 척척 할 수 있는 쉬운 멍게 손질법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손질에 앞서 멍게 고르는 간단한 팁부터 알아봅니다. <사진 1>은 재래시장에서 구입한 멍게 1kg입니다. 위에 세 마리와 아래 네 마리가 있는데요. 구입할 때는 위 세 마리처럼 크고 통통하며, 대체로 뿔이 많은 것을 고르길 권합니다. (관련 글 : 제철 멍게, 좋은 멍게 잘 고르는 꿀팁)
멍게는 입과 항문이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조수에 흘러들어온 작은 플랑크톤을 먹고 살기 때문에 멍게의 입은 들어온다는 의미로 입수공이라 부르며, 항문은 나간다는 의미로 출수공이라 부릅니다. 입수공과 출수공은 각각 십자드라이버와 일자드라이버를 닮았습니다.
#. 손질법 A
먼저 입수공과 출수공이 붙은 부위를 사진과 같이 자릅니다. 자를 때 힘이 들어가면 안에 있던 물이 갑자기 튈 수 있습니다. 날이 잘 선 칼로 여러 번 움직여 표면에 작은 흠집을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표면에 작은 균열이 벌어지면서 물이 튀지 않고 조용히 흘러내릴 것입니다. 그 상태에서 힘주어 자릅니다.
잘라낸 부위에도 살이 붙어 있으니 멍게 한 접시를 낼 때 같이 내면 됩니다. 그래서 이 방법은 주로 멍게회를 낼 때 적절합니다.
이어서 뿌리 쪽을 자릅니다.
뿌리 쪽 살을 버리는 분들이 많은데 그리 질기지 않은 섬유질 덩어리이므로 먹어도 상관없습니다.
이어서 가위로 한쪽 면을 가르고
활짝 펼치면 이런 모양이 됩니다. 가운데 검은 덩어리는 심장이라고 얼마 전에 알려드렸지요. 먹어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우리가 먹는 멍게는 속살 개념이 희박합니다. 저 노란 속살은 사실 속살이 아니고 여러 내장 기관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까지 멍게의 심장과 내장을 먹어온 것입니다. ^^;;
속살을 분리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끝부분에 엄지손가락을 넣고 그대로 밀어줍니다.
충분히 벌어지면 손으로 잡아 벗길 수 있습니다.
멍게 한 마리에서 나온 통살 아니 통 내장입니다. ^^; 이 상태에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다 드시면 됩니다.
싱싱한 멍게 즉, 수조에 들여놓은 지 오래되지 않은 멍게는 속살에 뻘을 가득 품고 있습니다. 뼐은 소화된 찌꺼기이며 보통은 먹지 않으니 손으로 눌러 뻘을 짜내거나 칼로 긁어서 제거해야 합니다.
#. 손질법 B
두 번째로 소개하는 방법은 시장 아낙들이 하는 속전속결식 방법입니다. 보통은 멍게를 손질할 때 주둥이를 자르고 시작하는데 이 방법은 그런 과정 없이 바로 멍게를 절단합니다. 먼저 사진과 같이 멍게를 놓고 입수공과 출수공에 칼을 댑니다.
한쪽 손은 멍게를 고정해야 하기 때문에 살짝 누르고 다른 손으로 칼질합니다. 입수공(십자드라이버)와 출수공(일자드라이버)에 칼을 대고 반으로 가르는데 이때도 처음부터 힘주면 물이 튈 수 있으니 약한 힘으로 여러 번 썰어서 표면에 균열을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식으로 멍게를 가릅니다.
반으로 가른 모습입니다.
※ 뻘 제거 팁
나중에 뻘을 제거할 때 알아두면 유용합니다. 멍게의 뻘은 반으로 갈랐을 때 한쪽 면에만 있습니다. 즉, 출수공과 입수공에 칼을 대고 정확히 반을 가르면 위 사진처럼 되는데 이때 뻘은 둘 중 한쪽 면에만 있다는 것입니다.
이후의 방법은 손질법 A와 같습니다. 엄지손가락을 끝부분에 대고
그대로 밀어주면
쉽게 분리됩니다.
좀 전에도 썼지만, 이렇게 분리한 멍게 속살은 보통 한쪽 면에만 뻘이 있으니 손으로 살짝 눌러서 짜거나 칼로 긁어 제거하시면 됩니다.
손질을 마치면 채반에 받친 뒤 흐르는 물에 살짝 씻고 물기를 털어서 드시면 됩니다.
※ 멍게, 씻어 먹어야 할까?
멍게 속살은 기본적으로 바닷물을 머금고 있어 자연스러운 간이 밴 상태입니다. 깨끗한 수조, 깨끗한 바닷물에서 빼낸 멍게라면 굳이 수돗물에 헹구지 않고 먹어도 상관은 없으나(그렇게 짜지 않습니다.) 신선도가 염려돼거나 그냥 먹기가 찝찝하다면 흐르는 물에 살짝 헹구어 낸 뒤, 물기를 털어서 드시면 됩니다.
저는 이것으로 멍게 젓갈을 만들었습니다. 레시피는 조만간 소개하겠습니다.
#. 관련글 보기
한국 음식만큼 맛있게 매운 인도네시아 마나도의 전통 음식
봄 여름 주의해서 먹어야 할 해산물(패류 독소 및 기생충)
정기구독자를 위한 즐겨찾기+
'꾼의 레시피 > 수산물, 생선 손질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순살 생선'이 되는 잔가시(지아이) 뽑기, 이렇게 하세요 (5) | 2018.11.22 |
---|---|
누구나 쉽게 학꽁치회 뜨는 법(학꽁치 쉬운 손질법) (10) | 2018.11.06 |
집에서 전어회 뜨는 쉬운 방법 (16) | 2017.10.02 |
오징어 한치회 맛깔나게 뜨는 방법(with 일본식 백된장 참깨소스) (6) | 2017.07.10 |
새조개 초간단 손질법(동영상) (7) | 2017.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