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하단에 이 둘의 차이를 설명하는 동영상을 첨부하였습니다. 글 대신 동영상을 보셔도 됩니다.

 

 

<사진 1> 표준명 숭어

 

숭어를 지칭하는 이름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참숭어, 보리숭어, 밀치, 가숭어. 개숭어, 모치, 언구"

 

등이 있습니다. 혹시 숭어 종류가 이렇게 많았던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숭어는 크게 두 종류입니다.

 

"숭어와 가숭어"

 

 

문제는 삼면이 바다인 나라이다 보니 저마다 자기네 지역에서 많이 잡히는 숭어를 특별히 여기어 '참숭어'라 불렀던 것. 동해에서는 주로 숭어가 많이 났기 때문에 이를 참숭어라 부르는 경향이 있고, 옛 고문헌에서는 가숭어를 참숭어라 불렀습니다. 그 정도로 '참'은 우리 민족이 '진짜'란 의미로 쓰면서 각별히 여겼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계절(5월)에는 어떤 숭어회를 먹어야 할까요? 어떤 사람은 보리숭어가 맛있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참숭어야말로 제대로 된 숭어라고 합니다. 보리숭어와 참숭어의 관계, 오늘 이 시간을 통해 쉽게 풀어봅니다.

 

 

<사진 2> 표준명 숭어의 눈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숭어는 크게 두 종류입니다. 먼저 정식명으로 알아본다면 '숭어와 가숭어'가 있습니다. 즉, 학계에서 통용되는 숭어 이름은 숭어와 가숭어뿐입니다. 이 외에 참숭어니 밀치니 보리숭어니 하는 것은 모두 지역 방언에 해당합니다.

 

<사진 1>과 <사진 2>는 모두 표준명 숭어입니다. 숭어를 설명할 때는 날렵한 제비 꼬리가 빠지지 않지만, 가장 확실한 구별법은 눈동자에 있습니다. <사진 2>에서 보다시피 숭어 눈동자는 검은색이며 주위에 금테가 둘러져 있지만, 전반적으로 검은색 느낌이 강하다는 정도로만 알아둡시다. 숭어는 지중해를 비롯해 전 세계에 온대 해역에 폭넓게 서식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면에 모두 분포하는데 특히, 동해와 남해, 제주도 연안에 많이 서식합니다.

 

 

<사진 3> 표준명 가숭어

 

사진은 낚시로 잡은 가숭어의 모습입니다. 숭어와의 차이점. 언뜻 느껴지시나요? 눈 부분을 확대하면 더욱 숭어와의 차이점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사진 4> 표준명 가숭어의 눈

 

가숭어도 숭어처럼 검은색 눈동자를 가졌지만, 주변에 둘러쳐진 금테가 확실히 숭어보다는 큽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노랗게 보이는 것. 언뜻 봐도 구별이 되겠지요? 

 

겨울이 오면 숭어는 기름 눈꺼풀이 발달해 희고 불투명한 각막이 눈 전체를 뒤덮습니다. 심한 경우 눈동자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두꺼운 각막으로 덮여지지만, 가숭어의 눈은 계절 상관없이 언제나 노란색 테두리가 선명합니다.

 

가숭어는 전 세계에서도 극동아시아 해역에만 서식하는 특산종입니다. 갯펄의 유기물을 먹고 사는 탓에 우리나라에서는 개펄이 발달한 서해 및 서남해에서만 볼 수 있으며, 암반이 발달한 제주도나 일본, 동해로 갈수록 보기 어렵습니다. 여기까지가 숭어와 가숭어의 특징입니다.   

 

그렇다면 보리숭어와 참숭어는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알아보았던 숭어와 가숭어에 각각 대입하면 됩니다. 아래 도표를 참고하면, 그동안 오락가락했던 숭어 명칭과 특징이 한눈에 파악될 것입니다.

 

 

<표 1> 숭어와 가숭어의 특징

 

정리하자면..

 

- 표준명 숭어 = 보리숭어 개숭어 → 제철은 겨울부터 봄

- 표준명 가숭어 = 참숭어, 밀치 → 제철은 겨울

 

위 도표를 꼼꼼히 둘러보았다면, 아래의 기사 인용구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보리 이삭이 팰 무렵에 잡히기 때문에 보리숭어라 부른다. 보리숭어는 여름철 산란을 앞두고 살이 올라 달고 찰진 맛이 일품이다."

"5~6월 보리가 익을 무렵에 잡히는 숭어를 '보리 숭어'라 하는데, 보리 숭어는 산란을 앞두고 맛이 절정에 이른 숭어의 대명사격이다."

 

 

#. 알밴 숭어를 보기 어려운 이유

보리숭어라 불리는 숭어는 주로 가을부터 겨울 사이에 산란합니다. 이 시기가 되면 쿠로시오 해류의 영향권에 있는 먼 바다로 나가 산란을 준비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알밴 숭어를 보기란 대단히 어렵습니다. 

 

한편, 영암에서는 임금님 상에도 진상했다는 숭어 어란이 매우 유명합니다. 봄에 산란이 임박한 숭어를 잡아다 어란을 만든 것인데 정확히 말하자면, 숭어가 아닌 가숭어(참숭어, 밀치)의 알을 빼서 말린 것입니다. 위 도표에서도 볼 수 있듯 가숭어는 3~6월 사이 산란하는데 지역에 따라 5월이면 이미 산란을 마쳐 배가 홀쭉합니다. 그래서 봄에 숭어가 맛있다고 이런 숭어를 먹게 된다면 실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봄에 맛이 좋은 숭어는 모두 표준명 숭어(보리숭어)입니다. 위 기사 인용구처럼 산란을 앞두어 맛이 절정에 이른 것이 아니라 겨울에 이미 산란을 마친 숭어가 먼바다에서 우리 연안으로 들어오다 잡힌 것이기 때문에 지방이 한껏 오른 맛이 아닌, 긴 회유 거리를 거슬러 올라오기 위한 체력 보충으로 먹이활동이 왕성했을 것이고 그 덕에 살집이 탄탄하고 쫄깃한 것입니다. 

 

 

<사진 5> 숭어(보리숭어)회

 

숭어와 가숭어는 회를 떴을 때도 차이가 납니다. 겨울부터 봄이 제철인 숭어회는 사진과 같은 모습입니다. 핏빛일 만큼 강렬한 붉은색 혈합육이 특징입니다.

 

 

<사진 6> 가숭어(밀치, 참숭어)회

 

반면에 겨울이 제철인 가숭어는 우리나라에서 대량 양식을 하고 있습니다. 경남에서는 주로 밀치라 부릅니다. 회를 뜨면 화사한 선홍색 혈합육에 지방층이 낀 것이 특징입니다. 마지막으로 숭어와 가승어의 재미있는 특징과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첨부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숭어 두 종류는? (MBC 어영차바다야, 어류 칼럼니스트 김지민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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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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