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전어 대가리는 깨가 서말"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

 

살면서 한 번쯤 들어본 말인데 모두 가을 전어의 뛰어난 맛을 표현한 속담입니다. 그만큼 가을 전어는 예부터 우리 선조들이 즐겨 먹었던 생선 중 하나인데요. 국립수산과학원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가을 전어가 다른 계절보다 지방 함량이 3배 가량 높게 나타난 만큼 전어 맛은 지금 절정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전어의 계절을 맞아 전어를 먹기 전에 알아야 할 상식에 관해 짚어봅니다. 

 

 

은백색으로 빛나는 자연산 전어,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 전어에 대해서
표준명 : 전어(청어목 청어과)

학명 : Konosirus punctatus
방언 : 새갈치(강릉), 되미, 엽삭(전라도), 전애(경상도), 대전어(大전어), 엿사리(中전어). 전어사리(小전어), 떡전어(마산)
영명 : dotted gizzard shad
일명 : 코노시로(コノシロ)
전장 : 25cm
분포 : 우리 나라 전 연안, 일본, 동중국해, 남중국해
음식 : 회, 회무침, 초밥, 구이, 튀김
제철 : 8~10월(가을)

어류의 박식도 : ★★
(★★★★★ : 알고 있으면 학자, ★★★★ : 알고 있으면 물고기 마니아, ★★★ : 제법 미식가, ★★ : 이것은 상식 ★ : 모르면 바보)

 

 

전어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검은 반점인 a)와 기다란 등지느러미 기조 b)

 

#. 특징과 생태

전어는 3~6월 바다와 강물이 만나는 기수역(삼각주)에 알을 낳는 청어과 어류입니다. 수명은 3년으로 알려졌으며, 그해 태어난 전어 새끼는 1년 만에 성체로 자랍니다.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고 기수역을 좋아하는 탓에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저염도 해역을 좋아하며, 개펄이 발달한 지역의 유기물과 플랑크톤, 작은 요각류를 먹으면서 성장합니다.

 

최대 성장은 25cm로 알려졌고 특히, 마산만에서 잡힌 큰 전어를 '떡전어'로 불렀는데, 지금은 지역 상관없이 큰 전어를 떡전어로 부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어는 청어목 청어과에 속한 등푸른생선입니다. 같은 과에 속한 어류로는 청어를 비롯해 멸치, 웅어, 밴댕이, 반지, 준치, 정어리 등이 있습니다. 청어와 마찬가지로 은백색으로 빛나는 작고 부드러운 비늘을 가졌는데 등 쪽에 가까울수록 참깨 같은 반점이 도드라져 청어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청어와 구분되는 외형적 특징으로는 우선 청어보다 몸집이 작으며, 아가미뚜껑에는 검고 선명한 반점이 있고(사진의 a), 실처럼 기다란 등지느러미 기조(사진의 b)가 특징입니다.

 

 

전어는 산소 요구량이 높은 붉은살생선으로 수조에서 3일 이상 못 버티는 특성을 지닌다

 

전어는 고등어, 참치와 같은 붉은살생선에 속합니다. 붉은살생선은 흰살생선보다 적색 단백질 색소인 '미오글로빈' 함량이 많아서 혐기성의 근육이 산소에 노출될 시 붉게 보이는데요. 전어의 경우, 앞서 언급한 고등어나 참치보다 몸집이 작기 때문에 그만큼 산소 요구량도 많지 않으나, 같은 크기 흰살생선에 비해 더 많은 산소량이 요구되는 탓에 쉴새 없이 움직이며 호흡해야 하는 특성이 가집니다.

 

이 특성은 생물 종의 본능과도 같아 사진과 같이 사각형 수조에 넣어두면 금새 죽어버립니다. 고등어와 전어를 횟감용으로 판매할 때 특별히 원형 수조를 갖춰야 하는 이유입니다. 원형 수조에 놓인 전어는 곡면으로 된 유리 벽을 따라 쉴새 없이 돌 수 있으므로 호흡이 원활해지고,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습니다. 적어도 사각형 수조보다는 생명 연장에 약간 더 유리하다는 의미입니다.

 

 

#. 크기에 따라 용도와 이름이 다른 출세어

전어는 농어와 마찬가지로 성장 크기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을 가진 '출세어'입니다. 전어를 초밥으로 즐기는 일본에서는 크기에 따라 그 명칭을 세분화해 철마다 즐기는데요. 지방 함량이 덜한 봄에는 몸길이 4~6cm 남짓한 어린 전어를 '신코(シンコ)'라 하여 주로 초밥용으로 씁니다.

 

몸길이 6~12cm에 이르는 중치급 전어는 '코하다(コハダ)'로 부르며 역시 초밥에 사용되는데, 신코와 다른 점은 크기가 커서 한 피스당 반쪽이 사용됩니다. 이후로는 지방이 들기 시작한 가을 전어가 맛이 좋은데, 몸길이 12~20cm인 전어를 '나카즈미(ナカズミ)', 20cm 넘어가는 大전어를 '고로시로(コノシロ)'로 부르는 등 크기에 따라 조리 용도가 달라지는 생선입니다.

 

우리나라도 성장 크기에 따른 방언을 엿볼 수 있는데 강원도에서는 전어 새끼를 '전어사리'라 부르고, 중치급 전어는 '엿사리', 큰 전어는 '대전어'라 부르면서 구분합니다.

 

전어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지방 함량은 물론, 성장 폭의 변화가 두드러지는 어류입니다. 봄보다는 여름, 여름보다는 가을, 그리고 늦가을에서 겨울로 갈수록 지방함량이 늘고, 크기는 커지며, 뼈는 억세집니다. 이러한 이유로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내는 초밥은 주로 봄철에 잡히는 새끼 전어를 사용하고, 뼈째 썰기 회는 8~9월에 사용, 그보다 큰 전어를 굽거나 회를 칠 때는 10월 이후가 알맞습니다. 

 

 

크기가 들쭉날쭉한 자연산 전어

 

#. 자연산 전어 vs 양식 전어

한때 양식 전어가 대량 유통된 적이 있습니다. 자연산 전어 어획량이 몰리는 8~9월(추석 전후)까지는 시중에 유통되는 전어 중 상당수가 자연산인데 수요가 몰리는 추석을 전후로 자연산 어획량이 줄면 양식 전어가 출하됩니다. 이러한 패턴은 전어 양식업이 활발한 7~8년 전까지 이어졌으나 최근에는 자연산 전어의 어획량 증가와 더불어 전어의 시장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양식업이 줄었고, 지금은 전국적으로 몇 군데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 산지에 따른 맛과 품질

전어는 양식보다 자연산이 조금 더 맛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연산 전어의 고소한 맛은 야생에서 취한 먹잇감과 성분에서 비롯되기에 바닷속 환경이 저마다 다른 삼면의 특성상, 산지마다 전어 맛은 다르게 평가됩니다. 생선 전문가와 미식가, 요식업 종사자들의 공통된 의견으로 전어가 가장 맛있는 순서로는 남해 > 서해 > 양식 > 동해인데 양식 전어와 동해산 전어는 평가가 엇갈릴 수 있습니다.

 

 

<사진 1> 숨을 거둔지 얼마 안 된 횟감용 전어

 

#. 죽어도 충분히 맛있는 전어회

최근 몇 년간 전어 가격의 추이를 살피면, 전어가 과연 서민 횟감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만큼 저렴하지 않았습니다. 서울 수도권을 기준으로 활전어 값은 한창때인 추석을 전후로 kg당 35,000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kg당 25,000원 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어회를 좋아해도 가격 때문에 선뜻 주머니 열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 속출하는데요. 가장 신선하고 좋은 전어회는 활어를 쓰는 것이지만, 숨을 거둔 지 얼마 안 된 전어도 횟감에 준하는 선도이므로 조금만 발품 팔면 활전어 가격의 반값에 횟감용 전어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사진 1>은 이미 숨을 거두었으나 횟감용 선도를 가진 전어입니다. 그랬을 때 특징으로는 배가 은백색으로 빛나야 하며, 눈동자가 핏기로 충혈되지 않고 투명해야 합니다.

 

 

<사진 2> 숨을 거둔지 오래된 구이용 전어

 

반면, <사진 2>는 똑같이 숨을 거두었어도 시간이 제법 경과한 상태이므로 횟감용으로는 부적합합니다. 이러한 전어의 특징을 살피면, 눈동자는 불투명하고 핏기로 충혈돼 빨갛습니다. 비늘은 일부 벗겨졌으며 은빛으로 반짝거림도 덜 합니다. 무엇보다도 아가미뚜껑의 검은 반점이 흐릿하다면, 구이용으로도 적합하지 못한 선도이니 횟감용을 구매할 때 유의합니다.  

 

 

#. 전어와 낚시

8월이면 북상하는 전어 떼를 잡으려는 강태공으로 방파제 및 방조제, 교각, 좌대가 북적입니다. 몸집이 작고 입도 작은 만큼 작은 바늘이 여럿 달린 카드 채비를 쓰는데요. 동해 일부 지역에는 하천과 만나는 기수역에서 투망으로 잡기도 합니다.

 

 

뼈째 썬 전어회

 

깻잎에 전어회, 마늘, 고추, 양념 된장, 고추냉이의 조합은 그 무엇도 따라잡기 힘든 천상의 맛을 제공한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 전어구이

 

바사삭 전어 허브 튀김

 

황금빛 레몬간장 전어튀김

 

#. 전어의 식용

전어의 '전(錢)'은 '돈전'자입니다. 조선 후기 어류박물지인 '전어지(佃漁志)'에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해 서울에서 파는데, 귀한 사람이나 천한 사람이나 모두 좋아해 사는 이가 돈을 생각하지 않아 전어(錢魚)라 기록했다"는 구절이 나옵니다. 지금은 가격이 높아서 서민들이 부담 없이 사 는 생선이라 하기에는 이견이 있지만, 해마다 가을이면 찾아오는 전어의 구수한 냄새, 여기에 지금이 아니면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에 맛보기로 사 먹기도 합니다.

 

8~9월의 싱싱한 전어는 뼈째 썬 일명 '전어 세꼬시'가 인기입니다. 깻잎과 양념 된장과 어울리는데 여기에 살균작용을 하는 마늘과 고추냉이를 곁들이면 천상의 궁합을 자랑합니다. 전어 칼슘은 체내 흡수율이 높은 '인산칼슘'으로 골다공증 예방 및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섭취는 뼈째 먹었을 때 효과가 높아지므로 8~9월은 전어 뼈째 썰기 회를 추천합니다. 

 

이 외에도 전어는 등푸른생선답게 우리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있습니다. 전어 무침과 전어구이도 이 가을에 빠져선 안 될 별미지만, 저는 전어 잔가시가 부담인 이들을 위해 통째로 씹어먹을 수 있는 '전어 허브 튀김'과 '레몬간장 전어 튀김'을 권하고 있습니다.

 

전어는 10월 이후에도 꾸준히 잡히나 이때부터는 삼치로 관심을 돌리는 탓에 전어에 대한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줍니다. 늦가을에는 가을 바다의 영양분을 고스란히 흡수한 일명 떡전어가 유통됩니다. 떡전어(큰전어)는 구이도 좋지만, 통째로 포 떠서 세로로 길게 썰어 먹는 회가 일품입니다.

 

※ 참고 자료 및 문헌

전어지(佃漁志), 식용바닷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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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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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는나
    2018.09.12 17:3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숨을 거두다.....언제부터 전어가 상전이 되었나요....죽다의 올림표현이 아닌가요...그냥 죽은지 얼마 안된....또는 죽은 오래된...이렇게 표현해도 될걸 전어죽은걸 사람죽은것처럼 표현했네요
    • 2018.09.13 13:16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ㅡ_ㅡa
    • 어느나라말?
      2018.09.16 23:48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숨을 거두다가 상전한테만 쓰이는거냐? 죽다의 올림 표현은 또 뭔지? 지적하려거든 좀 알고 지적하시죠. 아니면 댓글 적을시간 투자해서 검색이라도 하고 지적을 하시던가요.
  2. 흰너구리
    2018.09.12 23:18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전어 비린내 심하고 맛은 별로던데.
    왜들 좋아하지
    • 2018.09.13 13: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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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 어디서 눈탱이 맞고 안좋은거 먹었나 보죠 ㅋ
  3. 전어구이
    2018.09.14 01:4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굵은소금으로 간해서 숯불에 잘 구운 요놈을 대가리부터 씹어서 고소한 풍미를 즐기고 쐬주한잔 털어넣으면 깔끔하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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