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보의 홍수속에서 넘쳐나는 맛집블로그
    파워블로거라 불리는 전문 맛집 블로그부터 시작해서 여행과 사진찍는걸 좋아하는 블로거,
    일상을 그리는 블로거, 요리블로거, 일기장 처럼 사용하는 블로거에 이르기까지..
    맛집 포스팅 참으로 많은거 같습니다.
    사실 저도 맛집에 대한 포스팅을 하기에 앞서 블로그 검색을 통해 맛집 선정을 결정하는 편입니다.


    



    맛집 블로그는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닌 개인이기 때문에 주관적인 견해가 들어가지만
    어느정도는 손님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볼 수 있다고 믿어왔기 때문에 전적으로 맛집 블로그를 신뢰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그러한 생각이 조금씩 깨지기 시작했답니다.
    뒤늦게 알게된 사실이지만 맛집 포스팅이 홍보로써 가치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이것을 이용해서 음식점과 호텔등은
    유명한 맛집 블로거를 섭외하고 거래를 통해 포스팅으로 홍보효과를 노리는 일이 꽤 있었다고 합니다.
    그 거래라는것은 음식과 술을 접대하는것 말고도 돈도 포함이 된다 하는데
    조건이 문제가 된다기 보다 이러한 방법으로 작성되어진 포스팅은 댓가성 포스팅이므로 음식점의 맛과 서비스를 논하는데 있어서
    객관성을 잃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되겠고 그것은 검색을 통해 유입된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는 사실입니다.




    "맛집블로그에 대한 신뢰도 정말 다 맛있을까?"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건 역시 "초심"을 잃지 말자였습니다.
    처음엔 누구나가 순수한 동기로 블로그를 운영하게 되며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위주로 포스팅을 합니다.
    맛집 블로거의 경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제의가 많이 들어오는 편이라 할 수 있는데요
    솔직히 공짜인데 싫어하는 분은 안계시겠죠 ^^;
    저 역시 최근들어 공짜밥을 먹고 포스팅을 한적이 있지만 댓가성 포스팅의 경우 맛집 포스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맛에 대한 "객관성"을 얼만큼 지킬 수 있느냐 입니다.






    최근에 갔던 한 횟집입니다.
    제가 활동하는 모 커뮤니티의 후배들 회식을 쏘기 위해 찾아간 곳이였습니다.
    제 이웃님들은 아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왠만하면 횟집을 잘 안가려고 합니다.
    제가 낚시로 직접 잡아서 먹는 탓도 있지만 동네횟집에 대한 신뢰도는 거의 "제로"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하는
    상황이여서 찾아갔는데~ 이왕이면 그래도 소문난 횟집에 가자라는 생각에 모 포털에서 블로그 검색으로 꽤 유명한 블로거가 쓴 포스팅을
    참고해서 찾아간 곳이였습니다.






    우리는 8만원정도 하는 4인 특(大) 모듬회를 시켰고 차례데로 나오는 스끼다시를 먹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특별함도 없었고 스끼다시의 공식마냥 나오는 여느 횟집과 다를바 없는 수준이였습니다.







    그런데 연두부에서 머리카락이 나오기 시작한것부터 문제는 시작되었습니다.
    인증샷을 찍을까 하다가 안찍고 넘겼습니다. 일행이 이거 말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했을때
    전 겨우 머리카락 하나가지고~ 라며 애써 넘겼죠.







    두번째 문제가 나왔습니다. 스끼다시를 먹던 손이 뭔가 찝찌름하고 끈적함을 느껴서 젓가락을 봤더니
    저렇게 고추장같은게 묻어있었던 것입니다. 제대로 씻지도 않고 젓가락을 보니 저도 슬슬 김이 나기 시작합니다.







    동네횟집이라 큰 기대는 안했지만 이것은 마트에서 팔던 초밥이 아니던가요
    샤리(밥)는 떡밥인지 뭉개져 있었구요








    스끼다시 25가지 이상! 이라고 광고하는 이 집은 스끼다시가 25가지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들어간 재료는 25가지가 되어 보입니다.

     





    흔히들 나오는 코스의 절차데로 나오고 있습니다.










    알밥에 이어 해산물 등장
    아마 스끼다시 25가지중 상당수가 이 접시안에 있을거라 생각을 하면서  이윽고 모듬회가 나옵니다.
    저는 마침 지나가는 사장님을 불러 모듬회의 종류를 물어봅니다.
    우럭, 광어, 도미라고 하십니다.
    이미 알고는 있는 사실이지만 다시한번 물었습니다.
    "정말 도미가 맞습니까"
    "아니 그럼 이게 도미가 아니면 뭐라고 생각하는데요?"
    "점성어는 아니구요?"
    "허허~ 이 사람이 어디가서 그런 말 하지마쇼. 우리집 절대 점성어 안써요~ 걍 믿고 드세요"

    서로 웃으면서 대화를 한거지만 저는 이미 짜증이 날데로 나 있었습니다. 







    스끼다시 내용도 가격에 비해 맘에 안들고 머리카락도 나왔지만 참았고, 젓가락도 더러웠지만 그냥 넘어갔는데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으니 그냥 조용히 넘어가기로 합니다.
    전 이미 카메라의 파워를 끈 상태...
    잠시후 매운탕이 나오고 공기밥 3개를 시켰지만 매운탕이 끊어 쪼려지는 동안에도 
    공기밥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나가는 서빙 아주머니에게 공기밥 3개 시켰는데.. 라고 한차례 더 말을 해도 
    바쁘신지 고개만 끄떡이시더니 소식이 없습니다. (....)
    마침 사장님이 지나가서 여기 공기밥 시켰는데 아직 안나왔어요 하니 그제서야 공기밥을 1개 들고 나옵니다. 
    우린 3개 시켰는데.. 매운탕을 반이상 먹고 나서야 공기밥을 받았습니다.
    한번 불러도 두번 불러도 잘 오지 않는 종업원들

    이 가격에 이런 서비스에 음식으론 도저히 포스팅 할 수 없었습니다. 







    이 집이 동네에서 맛있다고 해서 찾아간 어느 중국음식점
    셋이서 탕수육(10,000원),  삼선짬뽕(6,000원), 간짜장(4,000원)을 시켰습니다.
    저도 기대를 갖고 카메라로 연신 셧터를 날립니다.








    만원짜리 탕수육.. 어때요? 먹음직스럽죠?
    사진빨입니다..;
    먹음직스런 탕수육을 한입 베어물자마자 전해져 오는 탕수육의 배신감이란 이젠 놀랍지도 않아요







    속을 살펴봤으나 사진을 찍지는 않았습니다.
    한입 먹고 두입먹고 세입 먹는 순간 전 카메라를 놓고 말았습니다.
    속을 살펴봤습니다. 고기라곤 실가락 같은게 전부
    우리가 먹은건 탕수육이 아니라 그냥 밀가루 튀김이였습니다.







    삼선짬뽕.. 제철이라 쭈꾸미가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젤 처음 국물 한술을 떠 먹어봅니다. 국물이 얼큰하지 않고 그냥 좀 밍밍합니다.
    게다가 들어간 해물은 위에 얹혀진게 전부.. 조갯살은 질겨서 씹다가 뱉어야 했고

    그 흔한 오징어도 하나 안들어갔습니다. 아마 쭈꾸미 몇 개로 대체를 한 모양입니다.
    새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소라가 몇 조각 들어갔지만 딱딱한 식감을 보니 오랫동안 냉동을 한 모양입니다.
    이게 6,000원 짜리 삼선짬뽕이라고 과연 포스팅 할 수 있을까?








    사진에 속지 마세요~ 어디까지나 사진빨일 뿐입니다. ^^;
    제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구로디지털 단지는 밥집이 많은데 직장인들 상대라 물가가 상당합니다. 
    그런곳의 중국집도 삼선짬뽕이 5,000원인데 고추씨와 해물로 제대로 우려내서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입니다.
    해물의 양은 말할것도 없구요.








    그에 비해 자장면은 그나마 가격값을 하는듯 보였습니다.








    우선 색이 있는 면발이 시선을 사로 잡았는데 간짜장을 비벼서 먹자마자
    들어간 돼지고기를 유심히 살핍니다.
    저는 돼지고기 누린내를 그냥 못지나 칠 정도로 예민한 편입니다.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보니 신선한 고기는
    아닌거 같단 생각도 들구요. 이날 집에와서 갈증이 나서 물만 계속 먹었는데 아마 MSG 한바가지 먹었지 않나 싶습니다.








    근데 MSG야 어느 중국집이든 많이 사용하고 익숙한 맛이니 그렇다 치고
    이런 음식 내용을 가지고 오늘 먹은 탕수육(만원), 삼선짬뽕(육천원), 간자장(사천원)을 포스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겁니다.
    나중에 알게된 거지만 계산을 하면서 일어날때 또 한번의 허탈감을 불러온게 있으니







    메뉴판 한켠에 있는 탕수육+자장면 셋트 12,000를 발견
    아주머니도 센스 참..;; 주문받을때 귀띔이라도 해주시지 ㅠㅠ
    물론 저 셋트로 시킨다고 양이 제대로 나온다는 보장은 없지만요


    결국 두번의 맛집탐방 모두 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여기의 첫번째 잘못은 장소선정을 잘못한 제 자신에게 있지만요
    사실 오늘 소개한 음식들이 그렇게까지 부적합한 사례는 아니랍니다. 
    우리네가 살고있는 동네에 이런 평이한 음식점 얼마나 많겠습니까 ^^
    다만 문제가 있다면 제가 맛집 포스팅을 하는데 있어서 이 음식점들이 부적합한 것이겠지요 
    맛집 블로그에서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사실은 "메뉴와 가격"뿐입니다. 
    맛에 대한 논리는 지극히 개인적이지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맛집 블로그는 신뢰를 먹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추천받아간 맛집이 형편이 없거나 실망으로 돌아섰을때 
    맛집 블로거의 신뢰도도 떨어진다는 사실.. 
    정작 이렇게 외치고 있는 제 자신도 지난 시절의 맛집 포스팅을 보면 한심한게 한두가지가 아니랍니다. 
    예전에 했던 맛집 포스팅을 보면서 많은 부족함을 느끼고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보다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맛집 포스팅을 써나가기 위해 애써볼려고 합니다. 
    저는 대놓고 거짓말은 못하는 성격입니다. 맛이 없으면 없다고 말하고, 서비스가 맘에 안들면 시정을 부탁합니다. 
    그리고 기분이 안좋으면 표정관리가 안됩니다. ^^; 음식하나 잘못먹어 그날 기분 망친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만약에 정말 맘에 안들었다면 포스팅을 포기할 지언정 입에 발린 칭찬일색의 글 쓰지 못한답니다. 
    스스로가 용납이 안되기에.. 

    제가 스스로 설정해놓은 맛집의 기준은 "기본"에 충실한 집입니다.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1. 맛보단 서비스가 더 중요하고
    2. 서비스보다 더 중요한건 위생상태 ...아니 전부 다 중요합니다.
    3. 음식의 내용은 가격대비 괜찮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면 이 집만의 특별한 개성이  있거나 
       맛이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식자재를 사용 해야 겠지요.

    또한 종업원들의 서비스도 단순히 서빙이라는 인식이 아닌 손님에게 맛있는 음식을 전달해주는
    기분좋은 역활로써의 마인드를 가졌으면 좋겠답니다.
    맛집 블로거도 신뢰를 바탕으로한 진솔한 맛의 전도사가 되도록 노력해야 시간이 흐르고 맛집 포스팅을 찾아주는 
    분들이 블로거의 이름을 기억해주며 신뢰를 가질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
    다소 장황하게 쓴것 같지만, 글을 쓰면서 스스로 다짐을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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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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