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낚시 첫날 저녁

 

대마도 첫날은 언제나 2~3시간짧은 오후 낚시로 마무리합니사진은 제가 이용하는 민숙집의 저녁 밥상인데요. 썩 잘 나오지는 않네요. 그냥 자연산 긴꼬리벵에돔 회에 모둠 튀김에 조림과 탕, 몇 가지 일본식 반찬을 곁들이는 정도. 소박하죠? 그러니 여기서 소고기 스테이크나 일식 코스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

 

 

모둠 튀김은 게살이 들어간 이름 모를 튀김에 일본식 돈가스, 새우튀김만이 들어갔을 뿐 그리 특별한 건 없습니다. ^^; 냉동 노바시 새우로 적당히 튀겨도 될 것 같은데 크고 실한 새우를 튀겨버리는 바람에 집어먹을 때마다 눈치 보이잖아요. 꼭 한 개씩 남기더라는 ㅎㅎ

 

 

전에는 못 보던 음식이 보입니다. 김밥인 줄 알았는데 밥이 없어서 살짝 당황. 임기응변으로 밥에다 얹어 먹으니 분홍 소시지가 들어간 추억의 김밥 맛이 납니다. ㅎㅎ

 

 

이것도 처음 보는 두부 요리인데요. 일본 음식에 중화풍을 결합한 느낌입니다. 

 

 

샛줄멸 조림

 

낚시 전용 민숙집이라 손님 대부분은 낚시인입니다. 그러다 보니 생선류에는 손이 잘 안 가는 경향이 있는데요. 사진은 전 세계인들이 즐겨 먹는 국민 생선, 어쩌면 인류의 생선이라 할 만큼 풍족한 어자원과 광범위한 서식지를 가진 '샛줄멸'입니다. 제주도에서는 꽃멸치라 부르기도 하지요.

 

몰디브 이름으로는 '래히'로 튀김 및 참치 미끼로 이용하고, 베트남 이름으로는 '까껌'으로 생선 액젓으로 활용, 제주도에서는 도리뱅뱅이나 회무침으로 이용. 그런데 대마도에서는 간장 조림으로 이용되고 있음을 이때 알았습니다. 보기와 달리 비리지 않아서 젓가락이 계속 갔는데요. 다른 분들은 이런 음식에 인색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통째로 들어간 비주얼에 비릴 것이라는 인식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고요.

 

 

두툼하게 썬 자연산 긴꼬리벵에돔 회

 

대망의 긴꼬리벵에돔 회는 자연산입니다. 자연산이라 강조한 이유는 양식산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최근 에돔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국민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패널들로부터 일부 잘못된 정보가 흘러나와 이 부분은 바로 잡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은 일본에서 양식이 되며, 한국으로 수출합니다. 대부분 제주도 횟집에서 소진되죠. 어한기(2~4월)에 접어들면 벵에돔의 어획량이 크게 주는데 이때 수요를 메꾸는 것이 일본산 양식 벵에돔이며, 여기에는 긴꼬리벵에돔도 포함됩니다.

 

그러면서 정작 일본에서는 양식산 벵에돔의 소비가 활발하다고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일본에서도 벵에돔은 낚시꾼들이 잡아먹는 고기로 인식된 지라 규슈나 시코쿠 지역을 제하면 국민에게 여전히 생소한 생선입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양식 벵에돔은 내수용과 수출용이 반반입니다. 

 

참고로 양식산 벵에돔은 종묘(치어)를 부화해 키우는 것이 아니고 자연에서 채집한 치어를 기른 것입니다. 원래는 양식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방어 양식장에 끼는 이끼를 제거할 목적으로 넣어둔 것인데요. 이는 해초를 뜯어 먹는 벵에돔의 습성을 이용해 일종의 청소부 역할을 맡긴 것입니다.

 

지금은 출하량이 제법 많아졌고 제주도 관광객 수요와 맞물리면서 한 달에 수 톤씩 수출하게 되었죠. 그러니 방송에 나온 "벵에돔은 100% 자연산 뿐이다."는 말은 틀린 정보입니다.  

 

이날 모처럼 벵에돔회를 맛봤는데 겨울이라 기름기가 제대로 붙었습니다. 이러한 지방 감은 2~3월에 절정에 이르다가 4~5월 산란기에 알과 함께 방출됩니다. 그런 이유로 벵에돔은 가을부터 겨울 사이가 가장 맛있고, 봄에는 떨어지는 편입니다.

 

 

두툼히 썰어 우적우적 씹어먹는 벵에돔회도 좋지만, 이날 베스트는 엉뚱하게도 연근 샐러드가 차지했습니다. 처음에는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우리 테이블에 같이한 분들도 연근 샐러드를 치켜세우더군요. 다음에는 레시피 전수 좀 어떻게 ^^; 

 

이렇듯 술이 빠지면 아쉬운 음식들이지만, 민숙집에서는 따로 술을 팔지 않습니다. 참 자판기에 맥주는 있습니다. 그래서 한두 캔씩 뽑아먹는 맥주가 아니라면, 대게 현지 마트에서 사와야 합니다. 우리 부부는 맥주 파라 깔끔하게 500ml 맥주 여섯 캔만 사 왔습니다. 너무 많이 마시면 다음 날 새벽에 힘들어요.   

 

 

오는 길에 릴 + 보조 스풀 2개를 구입했다

 

내일 출조를 앞두고 이번에 새로 구입한 릴을 점검하기로 합니다. 지금까지 낚시하면서 사비로 구입한 릴 중 가장 비싼 제품이 98,000원 짜리 오쿠마 LBD 릴인데(다이와 임펄트는 선물 받은 것) 이번에 큰마음 먹고 질렀습니다.

 

조금 저렴하게 구입하는 대신 대마도 현지 구입이라 A/S가 발생하면 국내에서 수리하기가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냥 브랜드 하나 믿고 구입한 거죠. 릴은 평소 관리만 잘 해주면 어지간해선 고장 나지 않을 테니 다만, 지금 시즌에는 갯바위에 김이 많이 껴서 엄청나게 미끄럽습니다. 자칫 넘어지기라도 하면, 들고 있는 낚싯대와 릴이 박살 나기 딱 좋죠. 파도와 함께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갯바위에 오를 땐 반드시 핀 펠트 장화 신고, 그렇게 해도 김발은 미끄럽기 때문에 웬만하면 밟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발판 사정상 김발을 밟고 서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수건 한 장을 깔고 밟으세요. 그럼 좀 낫습니다. 

 

 

어쨌든 이놈의 릴 쪼가리가 뭐라고 그리 비싼지. 비싼 만큼 디자인도 좋을 줄 알았는데 정말 구리네요. 구린 건 아내한테 끼워줘야겠다. ㅎㅎ

 

아내는 릴 대부분이 남성의 손에 맞게 제작되어서인지 파지를 제대로 해도 LB 릴은 그립감이 불편하답니다. 그나마 이 모델은 레버가 작고 조밀해 나은 편이라고. 보조 스풀도 2개나 구입했으니 줄을 감고 내일을 기약하며 잠을 청합니다.

 

 

다음 날 새벽

 

이날 오전은 선상 낚시를 하기로 했습니다. 내일부터는 다시 날이 안 좋아지기 때문에 선상을 할 수 있는 타이밍은 지금뿐.

 

 

예전에 대물 광어를 잡았던 요시다

 

그런데 우리 부부가 온 곳은 엉뚱하게도 공터입니다. 얼씨구 누가 벤치까지 가져다 놨네요? 앉아서 낚시하라는 것인지.

 

선상 하러 갔다가 공터로 오게 된 이유는 이렇습니다. 미네만을 벗어나 외해로 나갔더니 예보와 달리 바다는 뒤집어지고 있었습니다. 너울이 얼마나 높은지 배가 심하게 휘청거려서 도저히 안 되겠다고 판단. 다시 숙소로 돌아가 밑밥을 개고 갯바위 장비를 준비하는데요. 갯바위 주요 포인트는 이미 만석이 돼버린 겁니다.

 

기상이 안 좋은 데다 이날 만조가 오전 10시라 포인트 대부분이 물에 잠깁니다. 물에 잠기지 않는 포인트는 몇 자리 없어 이미 다른 손님들이 들어간 상황. 딱히 내릴 만한 포인트가 없으니 그냥 숙소에서 쉴까 했는데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고 해서 오게 된 곳이 바로 이 자리입니다. 

 

사실 이 자리는 2년 전, 마지막 캐스팅에서 82cm짜리 광어를 잡은 곳이었습니다. 감성돔 포인트지만, 이때는 고등어와 전갱이 치어로 점령당해 낚시가 거의 불가능하답니다.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어서 이번 일정에서 완전히 배제했는데요.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가보는데..

 

 

채비를 준비하는 아내

 

공터에서 갯바위 장화 신고 낚시하려니 어색하네요. 운동화를 신고 올걸.

 

 

이 자리는 오전에 해가 정면에 떠서 찌 보기가 아주 고약합니다. 스텝분 말을 들어보니 찌 보는 건 고사하고 고등어 때문에 감성돔에 대해 기대는 접고 그냥 던지고 감고 운동하다 와야 할 것 같은 상황.

 

 

아내가 첫 캐스팅을 하는데 찌가 수면에 닿자마자 바로 입질이 들어옵니다. 아이고 이런 건 보나 마나 ㅠㅠ

 

 

고등어죠. 크면 반찬이라도 될 텐데 이런 뭐..

 

이렇게 말하면 서울, 경기에 사는 분들에게 매우 실례가 되겠죠. ^^; 불과 10년 전만 해도 우리 부부가 충남 신진도에서 고등어 잡겠다고 새벽부터 나가서 낚싯대를 드리웠는데 그때 잡힌 씨알이 딱 저랬습니다. 저걸 잡겠다고 새벽부터 자리싸움 해가며 인산인해를 이뤘던 신진도 마도 방파제의 진풍경이 아직도 기억에 선해요.

 

잡은 고등어(고도리)는 곧바로 번개탄에 구워 먹는데 그때는 번개탄의 유해성을 따질 것도 없이 현장에서 그 맛없는 새끼 고등어를 구워 먹어도 기분이 났었죠. 그것이 바로 초심이라는 것. 아내는 그러한 초심을 바다로 내던져버립니다. 낚는 족족 방생!!

 

 

새끼 전갱이

 

이것도 방생 방생. 아무래도 이곳은 새끼 고등어와 전갱이의 월동장인 것 같군요. 이 녀석들만 빠지면 감성돔은 그리 어렵지 않게 낚을 수 있는데. 밑밥을 치면 가까운 곳 먼 곳 할 것 없이 녀석들이 시커멓게 몰려듭니다.

 

 

게다가 정면에는 본격적으로 해가 솟고 있으니 찌를 볼 수 없고.

 

 

편광안경을 써도 찌를 볼 수 없자 줄의 긴장감만으로 캐치에 돌돔을 낚아내는 어복부인. 요 정도 크기는 딱 1년생이죠. 중국산 양식은 이렇게 1년만 키워서 출하해 '줄돔'이라는 이름으로 횟집에 파는데 비록, 어린 돌돔이지만 뼈째 썰기(세꼬시)로 먹으면 맛이 좋은 횟감이지요. 어쨌든 방생합니다. 앞으로 많이 먹고 자라서 7~8년이 지난 즈음에는 5짜가 되어 우리 부부에게 잡혀주길 바라면서..

 

 

제에게도 여지없이 물고 늘어지는 번개탄 구이 사이즈 고등어.

 

 

그러다가 이번에는 줄이 획~하고 나가길래 깜짝 놀라 챘더니 이것도 벵에돔이라고 줄을 가져갑니다. ^^ 세 시간 정도 낚시했는데요.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질 않고 있습니다. 고등어, 전갱이 떼를 밑밥으로 분리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가까운 곳에만 밑밥을 치고 채비는 멀리 던져서 가라앉힌 다음, 중하층에서 큰 입질을 받는 것입니다.

 

생각은 그러한데 이미 광범위하게 퍼진 고등어, 전갱이 떼는 우리의 미끼를 가만두지 않았습니다.

 

 

진상 훼방꾼들의 성화에 낚시를 포기하고 앉아있는데 발밑에 커다란 호박돔 발견. (어째 레파토리가 똑같냐 ㅎㅎ) 계속해서 안 되는 감성돔 낚시를 하느니 차라리 호박돔이라도 잡아서 보여주자는 생각에 저는 아내에게 '호박돔 줄낚시'를 권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낚싯대를 바닥에 내려놓고요.

 

 

줄만 내려서 호박돔을 유인합니다. 호박돔이 갯바위 벽 쪽에 바짝 붙어 다녀서 어쩔 수 없이 줄낚시를 하는 것이지만, 저 거대한 녀석을 줄로 잡아내는 것도 그림 상 괜찮기에 강행.

 

 

밑밥을 소량 뿌려가며 조심조심 내려보지만, 그때마다 전갱이들이 몰려와 채비를 걷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이번에는 최대한 갯바위에 붙여서 유인하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녀석도 우리의 기척을 알아채는지 굴속으로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합니다. 거참 까다롭네.

 

 

그리곤 원치 않은 녀석이 대신 낚이는데

 

 

으아~ 복어 씨알 봐라..

 

 

호박돔 대신 줄낚시로 복어 잡기 성공 ^^;

 

 

순간 두꺼비로 착각할 뻔.. ^^;

 

 

표준명 졸복

 

통영에 졸복탕이 유명하죠. 그런데 거기 들어간 복어는 졸복이 아니고 양식산 '복섬'입니다. 그것을 경상도에서는 졸복이라 부르죠. 진짜 졸복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이 녀석. 회가 달고 맛있는 녀석인데 맹독성이라 복어 자격증이 있어도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녀석을 회로 썰어 먹는 손님이 있다고 하네요.

 

 

다시 시도합니다. 전갱이들이 빠진 틈을 타 호박돔을 노리는데요. 이번에도 저 졸복 녀석이 훼방을 놓습니다.

 

 

아이고 아무 의미 없다. 호박돔 잡으면 실험적으로 회로 먹어볼까 했는데 복어만 낚이니 철수.  

 

 

민숙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심기일전해 다시 출조합니다.

 

 

이번에는 외해로 나왔습니다. 오전에 이어 여전히 파도가 높습니다. 이 파도는 오후에 가라앉는다고 예보되어 있으니 믿고 들어가 봅니다.

 

 

읔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파도가 가라앉기는커녕 오히려 거세지고 있습니다. 

 

 

파도가 세면 입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하도 입질이 없길래 풍경이라도 찍자 싶어 카메라를 드는데 때마침 아내의 낚싯대가 크게 휩니다.

 

나 : 밑걸림 아니?"

아내 : 아냐. 제대로 왔어

나 : 흠 밑걸림 같은데...

 

 

때 낚싯대가 꾹꾹 하면서 제법 처박기 시작합니다. 휨새가 보통 녀석이 아닌 듯. 앞쪽에 커다란 여가 있어 쓸리기 딱 좋은 위치. 아니나 다를까 녀석이 그리로 처박기 시작합니다.

 

"낚싯대 반대로~!!"

 

이날 오후 낚시는 어떻게 전개되었을까요? 모처럼 부부 동반으로 출조한 대마도 낚시.

다음 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 아내의 못말리는 낚시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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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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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돌삐
    2018.01.24 13:24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낚시대 반대로`~~~~
    드라마라면 어복부인의 재기겠지만
    현실은 팅~~~~~~~~을 조심스래 예상해봅니다
  2. 여수크린조
    2018.01.24 14:14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딱 중요한 순간에!
    야속한 드라마 마지막 장면 같네요ㅎㅎ
  3. 2018.01.25 10:05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호박돔 사진을 보자마자 '타카이 영감'편이 떠오르는군요.
  4. 금강불괴
    2018.05.07 03:08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제가 대마도 갈때 마다 한번은 가는곳인데 저도 저 자리에서 광어 미터급 한번 걸었었는데 다 올라와서 이빨에 목줄이 터지는 바람에 못 잡았네요 저도 철수 직전에 걸었습니다 현지 분들은 산 전갱이 미끼로 광어 잡으러 오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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