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로키여행] 밴프 국립공원 미네완카 호수


    캐나다 로키산맥으로 여행을 떠나신다면 빠질 수 없는게 "빼어난 풍경의 호수들" 입니다. 오늘은 캐나다 로키산맥의 관문 밴프 국립공원에 위치한 미네완카 호수로 한때 악마의 호수라 불리며,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인어의 전설을 찾아 떠나봅니다.





    #. 악마의 호수에서 본 식인인어의 모습, 실로 놀랍다.
    [캐나다 로키산맥여행] 악마의 호수라 불리는 미네완카 호수


     

    캐나다 로키산맥의 관문인 "밴프 국립공원"엔 420개의 크고 작은 호수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호수를 꼽으라면 "미네완카 호수(Lake innewanka)"를 들 수 있는데요.길이 28km, 최대 수심 142m를 지닌 이 호수는 밴프국립공원의 수많은 호수들 중 가장 거대한 수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된데는 슬픈 사연이 있다고 하는데, 해발 3,000m를 전후로 솟은 산봉우리들은 깊은 협곡을 형성, 이곳에다 수력발전을 위해 인공적으로 생성시킨 호수가 바로 미네완카 호수입니다. 그 과정에서 옛 인디언 부족의 마을들이 안타깝게도 수장되어 버렸다고 하는 이곳은 다른 호수에선 볼 수 없는 갖가지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죽은자의 영혼이 잠든 호수" 혹은 "악마의 호수"

    보기에도 섬뜩한 이 문구는 아마도 수장된 인디언 마을에서부터 유래가 되지 않았나 싶은데.. 죽은자의 영혼들은 이곳에서 해후한다는 전설이 있으며 한때 정체불명의 괴생명체가 깊은 호수바닥에 살면서 사람을 잡아먹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멋진 풍광을 한가득 느낄 수 있는 밴프의 대표적인 호수가 되었습니다. 5월부터 10월까지 악마의 협곡까지 운행하는 미네완카 크루즈, 그리고 5월부터 8월까지는 송어 낚시 시즌이 이어지며 많은 낚시 마니아를 불러모으는 미네완카 호수를 찾아갑니다.

    미네완카 호수로 가는 길, 밴프 국립공원


    미네완카 호수로의 진입은 로키산맥의 관문이자 관광도시인 "밴프"의 입구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달리 교통수단으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여서 이곳을 방문하려면 투어를 이용하거나 랜터카를 이용해 들어올 수 있는데 밴프에서 약 15분 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호수예요. 찻길 양옆으론 펜스가 없기 때문에 커브길을 돌 때 운전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공용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천천히 걸어내려오면 곧바로 보이는 곳이 호수 선착장. 이곳에 달린 빨간 단풍의 국기가 지극히 캐나다스러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사실 이 날은 저희부부가 이곳에서 보트를 타고 송어낚시를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계속된 기상악화에 시즌을 조기마감하여 낚시를 할 수 없었는데 막상 미네완카 호수를 찾은 당일 날은 바람한점 구름한점도 없었기에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미네완카 호수(Lake Minnewanka), 캐나다 밴프 국립공원

    호숫가를 감상하고 있는 어느 노부부

    미네완카 호수(Lake Minnewanka), 캐나다 밴프 국립공원

     

    캘거리에서 이곳 밴프로 넘어오면서 이미 서너개의 호수를 둘러봤지만 다들 아담한 사이즈의 호수들이여서 그런지 미네완카 호수는 그러한 점에서 크게 차별되었습니다. 단지 규모로써 다가오는 위압감은 아닌 장엄한 로키산맥의 한가운데에 섰다는 기분이 들 정도의 웅장함을 느꼈고 바라보고 있으면 빨려들것만 같은 짙푸은 물색이 인상적인 그런 호수였습니다.


    수심층에 따라 호수의 물색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한여름에도 수온이 6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미네완카 호수. 인디언 말로 "영혼의 물"이라는 미네완카를 손으로 만지며 느껴봅니다. 손이 아주 시릴 정도는 아니였지만 한참을 대고 있으니 슬슬 얼얼해질 정도로 물은 차갑습니다.


    아담한 사이즈의 보트들이 나란히 정박되어 있는 호수 선착장

    눈앞에 보이는 아담한 요트들 그리고 선착장 넘어로 보이는 거대한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모습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었구요. 저 엄청난 수의 침엽수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캐나다의 공기는 한마디로 "숨쉬는게 맛있었다" 였습니다. 그냥 이대로 숨만 쉬고 서 있어도 엔돌핀이 솟는 기분이랄까..

    불과 몇 달전만해도 제가 캐나다 로키산맥으로 여행을 가리라곤 생각치 못했는데 어느새 저는 이곳에 서 있습니다. 이곳에서 보내는 열흘동안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달궈진 열기를 식혀야 할 필요가 있었어요. 그 열기란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제 자신에 대한 문제랄까요.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잠시나마 일과 블로그를 떠나 자연을 느끼면서 머리를 식혀주고 싶었는데 미네완카 호수는 그런 저에게 매우 적절한 화답으로 반겨줬습니다.


     

    미네완카 호수(Lake Minnewanka), 캐나다 밴프 국립공원

    미네완카 호수를 둘러볼 수 있는 크루즈와 매표소

     

    호수 선착장만 둘러봐도 그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이왕 여기까지 오셨다면 크루즈를 타보실것을 권해봅니다. 1889년부터 시작된 보트 크루즈는 가이드께서 미네완카 호수에 얽힌 사연이라던가 동식물 그외 여러가지 이야기를 재치있게 설명해줍니다.


    우리가 탄 배에는 콧수염의 아저씨와 미모의 아가씨가 밝은 웃음으로 관광객들을 맞고 있었습니다. 이두분 중 한분은 운전대를 잡을테고 다른 한분은 마이크를 이용해 가이드를 맡게 될텐데요. 제 예상과는 반대로 미모의 아가씨는 선장이였고 콧수염 아저씨께서 가이드를 맡으셨더라구요. ^^


    크루즈를 타고 떠나는 미네완카의 웅장한 풍경들



    호숫가를 둘러산 침엽수림과 바위산들은 크루즈가 지나감에 따라 각도가 달라지면서 변화무쌍한 풍경들을 자아냅니다. 해가 비추는 각도에 따라 다르며 좌우로 보여지는 각도에 따라 또 달라지구요. 약 1시간 동안 이어지는 크루즈 투어에도 나름 팁이 있습니다.

     

    제가 느껴 본 바로는 실내에서도 창문을 열고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자기가 앉은 좌석에만 한정되어 있으므로 좌우 풍경 모두 담아내고 싶다면 갑판으로 나가는걸 권해드려요. 대신 실내에서 가이드의 설명은 일정부분 포기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사진에 치중할 것이냐 아니면 가이드의 설명에 귀를 귀울일 것이냐는 오로지 여행자의 몫입니다. 갈 땐 설명을 듣고 올 땐 사진을 찍는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구요.

     

    미네완카 호수는 오전중으로 둘러보신다면 더 쨍한 사진을 얻을 수 있겠지만 저 처럼 오후에 둘러보셔도 해를 등지고 순광으로 풍경을 담아낸다면 맑고 푸른 하늘과 호수의 풍경들을 별다른 기술없이 담아내실 수 있을겁니다. 물론 CPL필터를 착용한다면 더 좋구요. 그렇다고 무조건 해만 등지고 찍을것이라면 다양한 각도에서의 풍경이 나오지 않을 수 있으니 다양한 각도로 적절하게 섞어주는게 좋습니다.


     


    식물성장 한계선을 볼 수 있는 캐나다 로키산맥, 밴프 국립공원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산들은 해발 2,000m가 넘는 산들입니다. 밴프 국립공원 자체의 해발고도가 기본적으로 높은데요. 자세히 보시면 산등성이의 중간까진 침엽수림이 자라다 어느 지점 이상으론 나무가 확연히 줄어들거나 아예 없는 곳을 볼 수 있습니다. "식물성장 한계선"이 그것인데, 로키산맥에선 해발고도가 2,200~2,300m되는 지점에서 침엽수림의 번식이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멈춘다고 하는데 대게 침엽수림은 산 중턱인 1천미터에서 2천미터 사이에 밀집되어 있다고 합니다.


    크루즈를 통해서 본 미네완카 호수의 느낌은 "거대한 협곡 사이를 달리는 기분" 이였습니다. 못해도 해발 2,500m 이상은 족히되는 봉우리들이 양쪽으로 놓여져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특이한것은 호수를 가르는 크루즈를 기준으로 오른쪽과 왼쪽에서 서식하는 식물군들의 종류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양쪽의 분위기에서 차이를 볼 수 있는데 왼쪽으론 가파른 바위산에 삐쭉삐쭉한 침엽수림으로만 덮여 있는 반면..



    오른쪽은 산 기슭과도 같은 잔잔한 풍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곳을 둘러볼 때 운이 좋다면 곰이나 엘크등의 야생동물도 관찰이 가능하구요.



    앙상하게 뼈만 남은 나뭇가지에서 흰머리 독수리를 볼 수 있었다.

     

    저는 북아메리카의 대표적인 맹금류인 흰머리 독수리를 이곳에서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그 거리가 너무 멀어 가까스로 200mm 망원랜즈로는 디테일하게 담을 수 없어 좀 안타까웠어요.


    호수너머 풍경을 바라보는 한 노부부의 모습에서 삶의 여유가 보인다.

    현재의 모습(위)과 과거의 모습(아래), 아주 오래전에는 이 호수에 마을이 있었다고 한다.

    한때 미네완카 호수에 살았다는 식인인어의 모습이 놀랍다.

     

    가이드분께서 보여준 사진인데요. 과거에 살았었다는 식인인어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런 전설은 어딜가나 한두개씩 있지만서도.. 이곳이 과거 인디언 부족이 살았던 마을이였고 산기슭에 엄청난 수량으로 가득 매워지면서 생겨난 인공호수이기에 이곳에 수장된 많은 영혼들이 정처없이 떠돌아 다녔을 것이라고 믿는 분들이 많은거 같습니다. 재미난 사실은 식인인어에 얽힌 전설인데요.

    "낚시꾼과 사랑에 빠졌던 인어가 실연을 당하자 아릿따운 목소리로 사람을 유혹해 호수에서 익사시켰다." 는 소문이 전해져왔습니다.

    그 인어가 호수의 수량을 늘였다 줄였다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었다고 하구요. 그래서 이 호수가 "악마의 호수"라는 별칭을 얻었을까.. 다만 "식인"이라는 표현은 다소 과장되어 보이지만 유골이 발견되어질 당시 몸속에서 소화가 덜된 인간의 신체가 발견되었다고 하니 마치 인면어처럼 인간의 모습과 흡사한 거대 물고기였나 추론도 해보구요. 지금도 근처의 박물관엔 이 식인인어의 박재가 전시되어 있다던데 사진상으로만 봐도 너무나 정교해 실로 놀라웠습니다. 어디까지나 믿거나 말거나가 아닐까 싶지만 현지에선 꽤 진지한 전설입니다.


    송어 낚시로도 유명한 미네완카 호수

     

    만약 사진에서 보이는 산과 협곡 사이로 가득 채워진 물이 없었다면 어떠한 모습이였는지 상상이 될까? 단지 물이 없어졌다고만 생각해도 호수가 생성되기 이전의 지형이 어떠했는지 산의 능선으로 유추할 수 있을것입니다. 양쪽에서 내려오는 능선을 그대로 이어 내려가다보면 좁다란 협곡이 나오겠고 그곳이 바로 이 호수의 최대 수심인 142m 지점으로 들어가는 길이겠죠. 물빛이 어두워 악마의 호수라고도 불리지만 실은 깊은 수심과 관련이 있습니다.


    마치 울릉도 앞바다와 비슷한 느낌의 군청색으로 밴프 국립공원에 있는 호수중에선 그로테스크하면서 웅장함이 돋보이는 호수입니다. 그런 호수위를 물쌀을 가르며 나갈때쯤 되면 한낮 인간의 걱정과 근심은 거대한 풍경앞에서 잠시 잊게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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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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