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글을 못 보신 분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1) 요즘 대세인 대마도 낚시, 놓치지 말아야 할 즐길 포인트

2) 우연히 낚인 갯바위의 폭군 돌돔

3) 남자들의 로망 대물 벵에돔을 포획하다

4) 대마도 낚시, 연속으로 꽝치면 생기는 일

5) 낚시로 잡은 돌돔 민숙집에 맡겼더니..

 

 

대마도 낚시 3일 차 아침. 이날도 바보 같은 모습으로 배를 타고 나옵니다. 최근 대마도에서 일본 해경이 수시로 구명복 단속한다기에 갯바위 구명조끼를 입고도 빨간 조끼를 걸쳐야 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곤 합니다. 해경이 낚시용 구명복을 구명복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생기는 일입니다.

 

 

배는 미네만을 벗어나 북쪽으로 달려옵니다. 여기서 다른 팀을 내려주는데요.

 

 

이 장면만 보면 꼭 울릉도 같습니다. 평소에는 파도와 물때로 인해 내리기 힘든 자리인데 이날은 평화롭게 열려있습니다. 이날 물때는 고저 차가 가장 적은 2물. 바람도 거의 없었으며, 너울도 죽어버린 그야말로 장판의 바다였죠.

 

 

여기에 또 다른 팀이 내렸습니다. 던지면 퍽퍽 할 것 같죠? ^^

 

 

이어서 우리가 내릴 포인트가 다가옵니다.

 

 

시간이 없으니 낚시를 서두르기로 합니다. 이날 오전에 주어진 낚시 시간은 7시부터 11시까지.

 

 

남쪽을 바라본 모습은 이렇습니다. 물이 빠지면 왼쪽 갯바위로 올라가 저 멀리 떨어진 여 주변을 공략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 타이밍이 올지는 모르겠습니다.

 

 

민숙집에서 개어 온 밑밥은 늘 같습니다. 특별히 주문하지 않은 이상 크릴 1장에 파우더 1장을 1세트로 섞죠. 여기에 미끼로 크릴 한 각씩 들어가 있는데요. 이걸 그대로 놔두면 크릴이 녹으면서 안에 물이 찹니다. 그러면 크릴이 흐물흐물해지면서 사용감이 불편해집니다.  

 

 

그래서 저는 밑면에 구멍을 뚫어 밑밥에 올립니다. 이렇게 하면, 크릴 녹은 물이 자연스레 밑밥으로 스며들고 크릴은 좀 더 뽀송뽀송한 상태가 되겠죠.

 

 

이날은 중거리 공략형 제로찌를 썼습니다. 아침이라 가까운 곳부터 공략하겠지만, 여차하면 20m권 밖으로 공략하기 위함입니다. 겨울 벵에돔 낚시는 기본적으로 상층까지 피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표층에서 중층까지는 공략을 생략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g5번 봉돌을 하나 물리고 시작합니다. 

 

 

무점 황놀래기

 

첫수로 황놀래기가 올라옵니다.

 

 

이어서 상원아빠님이 히트.

 

 

쏨뱅이

 

엎드려 자는 쏨뱅이를 끄집어 냅니다. 아무래도 미끼가 바닥을 터치한 것 같죠?

 

 

이때 제게 제법 시원한 입질이 오는데

 

 

어린 긴꼬리벵에돔입니다. 햐~ 빛깔 참 곱습니다. 하지만 25cm가 될까 말까 하여 방생합니다.

 

 

이어서 상원아빠님의 연속 히트.

 

 

오~ 뜰채 씨알?

 

 

30cm 조금 넘는 씨알 가지고 뜰채를 대다니요. 우~~ 하지만 저는 그 심정 이해가 갑니다. 들어뽕 하다 고가 낚싯대 부러트려 봐야 30cm급 벵에돔에 뜰채 내리지 ㅋㅋ

 

 

그 사이 최필님도 한 수 거둡니다. 모두가 기준치 이상 벵에돔을 잡는 상황에서

 

 

저의 상황입니다. 찌를 터트려 먹어 찌 구출 작전을 시전하는 중. ㅎㅎ

 

 

한편 상원아빠님은 (....)

 

 

이때 최필님에게 당찬 입질이 들어오는데

 

 

요리용 사이즈인 긴꼬리벵에돔을 올립니다. 튀김을 하기에는 크고, 횟감으로 쓰자니 작은 요리용 사이즈. 이 사이즈에 어울리는 요리는요. 얼마 전에 성공한 벵에돔 솥밥, 벵에돔 백숙, 벵에돔 김치찜, 벵에돔 탕수 등이 있습니다.

 

 

채비를 새로 정비한 저도 벵에돔을 잡았지만, 씨알이 잘아 방생합니다.

 

 

그러던 중 최필님이 묘하게 생긴 벵에돔을 낚아 올리는데..

 

 

어벙이네요. 지도 먹고 살겠다고 크릴을 문 것인데 .. 그렇게 생각하자니 측은함이 듭니다. 어차피 먹을 것도 아니므로 다치지 않게 바늘을 빼서 바다로 돌려보냅니다.

 

 

2015년 겨울에 잡힌 치와와 벵에돔

 

사실 이 같은 벵에돔은 몇 년 전에도 잡힌 적이 있었습니다. TV에서 본 것까지 합하면 총 세 번째인데요. 사람마다 골격이 다르듯 벵에돔도 다를 수 있지만, 이것은 단순히 골격 문제를 넘어 변이를 일으킨 개체이거나 환경에 의한 요인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논문이나 공신력 있는 자료를 찾아봤는데 나오는 자료라고는 죄다 입질의 추억뿐이라 찾다 찾다 포기.

 

일본 쪽 자료도 쉽게 검색되지 않는 것을 보면 아직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미비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제가 느낀 점은 그렇습니다. 세 번의 사례가 모두 일반 벵에돔이라는 점. 일반 벵에돔은 긴꼬리와 달리 회유 폭넓지 않습니다. 붙박이인 경우가 많아 이 녀석도 근방에서 태어난 개체로 추정되는데요. 이쯤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방사능 드립'도 맞지 않은 것은 벵에돔이란 어종이 이곳 대마도에서 수백 km 나 떨어진 방사능 오염 지역으로부터 회유할 만큼 회유성은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마도 근방이 방사능으로 오염되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이 해류 또한 한반도 전체에 영향을 미치므로 국내 연안도 무사하진 않겠지요?

 

왜 이런 변이를 일으키는지는 어류 학자들이 조사해야겠지만, 만약 벵에돔의 유전 인자 중 아래턱이 기형으로 나오는 열성 유전자를 가졌다면, 이 녀석의 자손도 그렇게 태어날 확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봅니다.

 

 

어쨌든 방생합니다. 그 사이 상원아빠님이 한 마리 올리는데 방생 씨알에서 간당간당합니다.

 

 

철수 직전에는 최필님이 뜰채 씨알을 걸었습니다.

 

 

30대 중반의 벵에돔이네요. 사진에 모두 담지는 않았지만, 이날 최필님이 키핑 사이즈만 다섯 마리. 상원 아빠님 세 마리. 저는 0마리. (나는 도대체 뭐 했는지.. 세 마리 잡았으나 모두 방생 씨알 ㅠㅠ) 이쯤이면 기세 역전인가 싶습니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바다가 워낙 잔잔하니 이날은 전체 조황이 좋지 못합니다. 김성진 프로만 40m 이상 장타 쳐서 4짜 두 마리를 잡아 왔는데요. 낚시 실력이란 게 이럴 때 다 드러나죠. ㅎㅎ 장타를 쳐야 잡는 상황임을 알면서도, 저는 장타 낚시를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낚시에서 대역죄는 뻔히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

 

대표적인 예가 장비며 용품이며 다 챙겨왔는데 대부분 숙소에 놓고선, 정작 필드에는 챙겨오지 못하는 사람. (상원아빠님이라고는 말 못함).황이 좋을 때야 누구나 잡지만, 상황이 좋지 못할 때는 준비가 되어 있고 실력 있는 사람이 잡는다는 것. 다음에는 저도 20g짜리 대구경 찌를 달고 밑밥 점도 빡빡하게 맞춰서 40m 장타 날라뿌랍니다. 에잉~

 

 

입질이 뚝~ 끊겼습니다.

 

 

아쉬운 마음 한가득이지만, 철수를 준비합니다. 이대로라면 우리의 미래가... 긴급회의를 해야겠네요.

 

 

선착장으로 돌아오니 이날 나가는 손님들의 손질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맨 아래 우측에 보이는 작은 갈색의 생선.

 

 

자바리(제주 다금바리)

 

제주도에서 다금바리라고 불리는 어마무시한 고급어종이죠. 아직은 치어에 불과하지만, 이 녀석이 다 자라면 1m까지 성장. 그랬을 때 무게는 10kg 이상, 가격은 수백만 원이 나올 겁니다.

 

 

지금은 그저 귀엽네요. ^^

 

자~ 그건 그렇고. 3박 4일 대마도 낚시 일정 중 2/3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우리 팀 물칸을 보니 한숨이 나옵니다. 다들 어려운 발걸음으로 이곳까지 왔는데요. 물칸에 있는 고기만으로는 누구 한 사람 몰아주기밖에 안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이미 고기 가져갈 생각을 접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선상낚시입니다. 

 

문제는 이날 오전 선상낚시를 나간 팀이 꽝을 쳤다는 겁니다. 오전 내내 잡은 것이 고작 7~8마리. 이쯤이면 오후 낚시도 불안합니다. 우리는 그대로 선상낚시를 감행했습니다. 그런데요. 이 선상낚시가 이번 일정에서 '신의 한 수'가 돼버렸습니다. 하여간 바닷속은 아무도 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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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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