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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박 11일 그리스 여행 목차
두바이 여행(하), 스케일과 분위기로 압도하는 두바이몰
그리스 여행(1), 에게해의 낙원 미코노스의 첫인상은 이런 느낌
그리스 여행(2), 대충 찍어도 그림이 되는 곳, 리틀 베니스
그리스 여행(3), 감동과 아쉬움이 교차했던 리틀 베니스의 석양
그리스 여행(4), 세상에서 제일 예쁜 미코노스의 골목길
그리스 여행(6), 색다른 경험이었던 산토리니행 페리 여행
그리스 여행(8), 우리가족 인생 여행 산토리니 선셋 요트 투어
그리스 여행(10), 예술의 기운이 넘치는 피르고스(Pyrgos) 마을
그리스 여행(11), 가는 길은 지옥 도착하면 천국인 곳, 아무디베이
그리스 여행(12),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아마을의 석양
그리스 여행(13), 특별한 경험이었던 산토리니 와이너리 투어
그리스 여행(14), 찍으면 화보집이 되는 이아마을과 선셋
그리스 여행(16), 그리스 여행객의 필수 코스 아크로폴리스
플라카 지구, 그리스 아테네
오전에 아크로폴리스를 보고 돌아와 호텔에서 쉬고 다시 나왔습니다. 이제 그리스 여행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매 순간이 아깝고 소중하게만 느껴지더군요. 사진은 호텔 앞 거리 풍경입니다. 호텔을 나서면 아크로폴리스든 플라카 지구든 도보로 2~3분 거리라 접근성 하나만큼은 최곱니다.
플라카 지구에서 즐길 거리는 다름 아닌 쇼핑과 먹는 것, 여기에 조만간 소개할 예쁜 거리 풍경과 사진 찍기도 있습니다. 귀국이 하루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이제는 슬슬 지인들의 선물을 챙길 차례. 쇼핑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가게가 즐비한 이 거리를 천천히 둘러보기로 합니다.
가게마다 취급품이 조금씩 다른데요. 대부분 기념품이거나 술, 음식 위주이고 이곳에서만 생산되는 특수한 비누나 생활용품도 있습니다.
우조
한켠에는 그리스의 전통 술인 우조가 놓였는데 선물용을 겨냥한 듯한 패키지가 멋집니다. 다만, 우조가 민트나 허브 계열의 향이 강해 우리 입맛에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조를 선물로 사 갈 때는 우조의 맛을 아는 지인이 아닌 한 신중해야 할 거예요.
저도 우조를 몇 번 먹어봤는데 종류가 이렇게 다양한 줄은 몰랐습니다. 알코올 도수가 40도 정도인 이 술은 스트레이트로도 마시지만, 보통은 물에 희석해서 먹습니다. 색은 투명한데 물과 섞이는 순간 뿌옇게 변하죠. 신선한 올리브나 은행알을 안주 삼아 가볍게 한두 잔 하기에는 좋은 술입니다.
그리스의 대표적인 스위트인 바칼라바도 있군요. 스위트인 만큼 단맛이 강하고 끈적거리기도 합니다. 때문에 쌉싸름한 녹차나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으면 궁합이 좋은 디저트이죠.
이 밖에도 요리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시즈닝도 다양하게 판매합니다. 내용을 보니 주로 그리스 음식에 들어갈 만한 양념인데 그릭 샐러드에 뿌려도 좋고, 고기 양념을 재울 때 뿌려도 좋은 허브 계열이 많군요.
올리브를 좋아하는 저는 여기서 발길을 멈추었습니다. 지인 선물을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에 두고두고 먹을 특수 재료를 사는 것도 이때뿐이니까요. 신선한 올리브를 비롯해 샐러드나 피자에 토핑할 수 있는 선드라이드 토마토 같은 것 말입니다.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일단은 찜만 해둡니다.
여기서 처형은 올리브로 만든 비누를 사서 동네 친구들에게 나눠줬는데 너무너무 좋다는 호평이 있었습니다. 한 분은 피부과를 다니고 있었는데요. 아 글쎄 이 비누를 쓰고 난 뒤로 피부가 좋아졌다는 겁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약장수 느낌이 나는 건 왜일까 ㅎㅎ)
저렴한 액세서리도 한가득.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초등학생 여아들이 하고 다닐만한 가벼운 팔찌도 있어서 조카가 반 친구들 주려고 구입.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거주하는 동생은 자신의 팬트하우스에 장식할 만한 것으로 체스판을 두 판이나 샀습니다. 나중에 비행기 짐 실을 때 무게가 걱정되더군요.
어쨌든 이걸로 체스를 즐기면 기분이 색다르긴 할 것 같네요. ^^
각종 벽걸이 장식품들.
그중에서도 벽시계가 눈에 띄어 석고로 된 저 무거운 걸 두 개나 사버렸습니다. 수작업으로 조각된 거라 아무래도 지금이 아니면 보지도 사지도 못할 것 같아 지인 선물용 구입.
다시 나와 플라카 지구를 활보합니다. 밤낮 할 것 없이 활기차고 주변 풍경도 이국적이라 둘러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겁니다.
어딜 가나 이런 그라피티는 꼭 있는 듯.
큰 대로변으로 이어지는 골목길입니다. 길 건너에는 그 유명한 히드리안의 문이 보이는군요. 저곳을 통과하면 제우스 신전이 나올 것입니다.
쇼핑 거리를 지나치자 레스토랑 골목이 나옵니다. 날씨가 좋으니 대부분 노천에 앉아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죠.
그리스에는 레스토랑과 타베르나(Taverna) 두 종류의 식당이 있습니다. 레스토랑은 우리가 아는 개념과 같은데 그리스 전통 음식보다는 근처 이탈리아나 유럽, 미국 등 서구 영향을 받은 음식을 선보입니다.
타베르나는 우리나라의 대중적인 백반집 같은 개념이지요. 주로 된장찌개나 순두부찌개를 파는 그런 식당처럼 그리스 전통 음식이나 가정식을 선보입니다. 그래서인지 가격도 레스토랑보다는 타베르나가 좀 더 저렴한 편입니다. 그런데 유명 관광지에서는 이 둘의 구분이 사실상 무색하더군요. 특히, 산토리니를 여행할 때가 그랬는데 레스토랑이든 타베르나든 파는 음식이 거기서 거기였고, 타베르나라고 하여 특별히 저렴하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바닷가에 자리한 곳은 자릿세 때문에 비쌌죠.)
그나마 아테네(특히 구시가지 방면)는 두 가지 개념의 음식점이 구분되는 듯합니다.
때는 점심도 저녁도 아닌 어중간한 시간이지만, 우리 일행은 느지막이 일어나 브런치로 끼니를 때웠기에 슬슬 배가 고플 시점입니다. 어디를 갈까 하다가 레스토랑도 타베르나도 아닌 중식당으로 향했습니다. ^^; 이쯤이면 그리스 음식이 질릴 때도 되었겠죠.
플라카 지구를 잠시 벗어나 낯선 거리로 향합니다. 트립 어드바이저의 정보에 의지한 채 찾아간 곳은
중국음식점 분위기가 물씬 나는 어느 중식당. 푸른색 일색이던 그리스에 빨간색과 노란색 간판이 어색한데 하필 건물 스타일이 저래서 여기만 놓고 보면 꼭 홍콩에 온 것 같단 느낌도 듭니다.
원형 테이블에 앉아 메뉴를 고르는데도 십여 분. 아따 메뉴는 왜 그리 많은지 ㅎㅎ
우선 입가심으로 주문한 것은 아직 맛보지 못한 그리스 맥주인 픽스. 이로써 그리스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맥주는 대부분 마셔봤는데요. 우리네 라거와 닮은 부분이 많습니다. 라거 일색인 점도 그렇지만, 홉 함량에 의한 쓴맛이라든지 보디감에서 오는 묵직함이나 몰트의 구수함과는 거리가 멀고요. 주로 청량감과 탄산을 내세운 가벼운 스타일이 많더군요. 그러니 튀김 같은 느끼한 음식과는 궁합이 좋을지 몰라도 맥주 자체의 맛과 향으로 음미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숟가락에도 깨알처럼 박힌 한자에서 중국풍이 물씬 나고.
일전에 산토리니에서 먹은 우육탕이 생각나 그것과 최대한 비슷한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고기와 채소가 듬뿍 들어 비주얼은 마음에 드는데요. 우리네 입맛에는 얼추 맞는데 면발과 국물에서 뭔가 2% 부족한 느낌입니다.
이건 뼈가 있는 갈빗살 부위가 들어간 면인데요. 고기가 부드럽고 국물도 느끼하지 않아 좋기는 한데 맛이 좀 심심합니다. 좋게 말하면 자극적이지 않아서 건강에는 좋아 보이는군요.
쓰촨성 방식의 볶음밥이라고 하였던가요. 특정 지역명 방식의 볶음밥이라고 해서 주문했는데 이 맛이 말입니다. 우리 동네 중국집에서 배달한 볶음밥과 90% 같았지 뭐예요. 너무도 익숙한 맛이라 먹으면서 웃음이 나면서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합니다. 밥도 고슬고슬하니 잘 볶았는데 역시 간이 삼삼한 느낌.
블랙빈 소스에 볶은 돼지고기 요리입니다. 우리나라 중식당에서 먹던 맛과 거의 비슷한데요. 보기와 달리 맛이 순합니다. 이 집 음식은 전반적으로 간을 약하게 하는 듯.
굴 소스에 볶은 채소.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좋습니다.
마파두부라고 해서 시켰는데 이것도 중국의 지역마다 조리 방식이 다른지 제가 생각한 마파두부는 아니었습니다. 이것도 맛이 삼삼하고 덜 자극적이네요. 화끈하게 매운 마파두부를 기대했기에 약간은 실망감이 들면서도 자극 없는 마파두부라니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음식은 전반적으로 무난한데 따로 지면을 할애해서 소개하기에는 뭔가 모자란 느낌.
우리 딸이 요즘 저 재미에 빠진 듯합니다. ㅎㅎ
제 눈에는 눈에 넣어도 아픈 모녀. 음? (사실 그렇잖아요.) 말을 바꿔서 제 눈에는 언제 보아도 흐뭇한 모녀.
이에 질세라 처형과 조카도 따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만난 과일가게. 먹음직스러운 과일도 과일이지만, 햄이나 치즈, 통조림 등 온갖 재료를 파는 식재료 가게라 개인적으로 눈길을 끕니다. 여기서 주인아저씨가 추천해 주는 올리브유도 사고요. 좀 전에 쇼핑에서 올리브를 사지 못했는데 여기 같은 제품이 있어서 가격 보니 이 집이 좀 더 저렴했습니다. 아무래도 쇼핑 골목은 관광객을 위한 곳이고, 이곳은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가게니 그렇겠죠?
사고 싶은 건 많은데 짐 무게가 마음에 걸려 많이 사지는 못하겠고요. 간단하게 선드라이드 토마토와 토마토 페이스트를 구입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토마토 페이스트는 국내 마트에서 파는 제품이었음 ㅠㅠ)
어쨌든..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과일을 비롯해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과일이지만, 품종이 미묘하게 다른 것들이 있어서 구경하던 찰나 발견한 이것.
마트 진열대에서 살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내려놓아야 했던 바로 그 체리입니다. 여기서는 1kg 가격이 무려 3.8유로. 당시 환율로는 우리 돈으로 약 4,500원 정도입니다. 지금 마트에서 구입하면 12,000~15,000원 정도 하죠. 얼마나 반가웠는지 2kg이나 사버렸습니다. 이날 저녁, 애들 입이 아주 새빨개지도록 먹일 수 있었죠. 맛도 한국의 수입산 체리와는 비교도 안 되고..
그러면서 토마토 천국이기도 하죠. 품종도 다양하고 맛도 좋은 토마토. 제가 토마토를 싫어하는 편인데 그리스에서만큼은 실컷 먹었던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품종의 사과와 배, 멜론 등에 호기심이 갔지만, 지금은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레몬입니다. 레몬을 한 사람당 한 개씩 사 먹여야 할 일이 생겼는데요. 아무래도 오늘 밤은 그리스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인 만큼, 술이 빠질 수 없을 것입니다. 마침 처형이 소주를 챙겨왔으니 레몬과 탄산수만 있으면 뭐가 될까요? ㅎㅎ 꽃보다 할배 그리스 편에서 등장했던 리얼 레몬 소주를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다시 숙소로 되돌아오는 길. 공사? 리모델링? 중인 건물도 그래비티 때문인지 이국적인 분위기가 납니다.
이런 담쟁이 덩굴이 무성한 느낌이 참 좋아요. 아래는 카페트 가게인가 봅니다.
다시 플라카 지구로 귀환.
이제 그리스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에서 축배를 들 일만 남았습니다. 9박 10일간 우리 가족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었음을 감사하며. (다음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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