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박 11일 그리스 여행 목차

어린 딸과 함께한 9박 11일 그리스 가족 여행

에미레이트 항공의 특별 기내식 이용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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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여행(하), 스케일과 분위기로 압도하는 두바이몰

그리스 여행(1), 에게해의 낙원 미코노스의 첫인상은 이런 느낌

그리스 여행(2), 대충 찍어도 그림이 되는 곳, 리틀 베니스

그리스 여행(3), 감동과 아쉬움이 교차했던 리틀 베니스의 석양

그리스 여행(4), 세상에서 제일 예쁜 미코노스의 골목길

그리스 여행(5), 미코노스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것

그리스 여행(6), 색다른 경험이었던 산토리니행 페리 여행

그리스 여행(7), 산토리니와 처음 마주한 장면들

그리스 여행(8), 우리가족 인생 여행 산토리니 선셋 요트 투어

그리스 여행(9), 선셋 크루즈의 환상적인 석양

그리스 여행(10), 예술의 기운이 넘치는 피르고스(Pyrgos) 마을

그리스 여행(11), 가는 길은 지옥 도착하면 천국인 곳, 아무디베이

그리스 여행(12),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아마을의 석양

그리스 여행(13), 특별한 경험이었던 산토리니 와이너리 투어

그리스 여행(14), 찍으면 화보집이 되는 이아마을과 선셋

그리스 여행(15), 아테네에서 보낸 달콤한 하루

그리스 여행(16), 그리스 여행객의 필수 코스 아크로폴리스

그리스 여행(17), 쇼핑의 천국 플라카 지구

 

 

그날 밤, 그리스에서의 마지막 저녁 식사는 숙소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아점과 점녁(?)으로 식사 시간이 어중간해 근처 레스토랑에서 간단히 포장으로 사 온 기로스와 그릭 샐러드. 여기에 1kg 4,500원으로 저렴하고 맛있는 체리까지 안주로 올렸습니다. 그리스 맥주도 빠질 수 없죠.

 

 

그리스를 여행하면서 기로스를 몇 번 먹어봤는데 제 입에는 닭고기나 양고기보다는 돼지고기가 가장 낫더라고요. (소고기는 왜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힌두권도 아닌데)

 

 

기로스를 사면 함께 포장해주는 짜지키(그리스식 요거트 소스)와 양파, 토마토인데요. 양이 좀 각박합니다. 듬뿍듬뿍 찍어 먹고 싶은데 여기서는 아껴먹어야 할 판.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소주입니다. 처형이 한국에서 가져왔는데 여태 뜯지 못하다가 드디어 그리스 여행 마지막 날에 신선한 레몬을 구해서 마실 수 있었습니다.

 

 

과일 가게에서 산 레몬입니다. 레몬이 어찌나 달고 상큼한지 사진으로만 봐도 과즙을 듬뿍 품고 있을 것 같은 레몬이죠. 3초만 바라보면 침 나올 겁니다. ㅎㅎ 신맛 좋아하는 분은 그냥 먹어도 될 정도예요.

 

 

꽃보다 할배에서 레몬 소주 만들어 먹는 모습을 보고 군침이 돌았는데 이렇게 현장에서 직접 하게 될 줄이야. ^^ 우선 레몬 소주 제조를 위한 용기가 필요한데 적당한 게 없어서 페트병을 잘랐습니다. 여기에 소주와 탄산수를 적당히 혼합한 뒤 레몬을 4개 정도 꽉꽉 짜 넣었죠. 소주 한 병당 레몬 4개꼴입니다.

 

 

잘 흔들어서 한 잔씩 홀짝홀짝하니 아.. 너무 레몬주스 같아서 소주를 더 넣으며 간(?)을 맞춥니다. 그랬더니 적당히 맛있는 레몬 소주가 만들어졌는데요평소 먹던 레몬 소주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상큼합니다. 뭐랄까 정말 신선하면서 칵테일을 먹는 듯한 부드러움. 완전 작업용 술이잖아요. 맛있다고 홀짝홀짝 마셨다간 골로 갈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기로스는 피타 브레드를 적당히 찢어서 싸 먹습니다. 이럴 땐 매콤한 낙지볶음이 생각나는데 비록, 그런 자극성은 없어도 건강하게 반주를 곁들일 만한 안주로 손색 없었죠

 

 

각자 취향에 맞게 싸 먹다가 감자튀김까지 바닥나자

 

 

얼른 나가서 안주를 포장해 왔습니다. 오전에 먹었던 무사카인데요. 포장하느라 모양은 좀 흐트러졌지만, 맛은 그대롭니다.

 

 

수저로 뜬 부분은 베샤멜 소스. 맛은 있는데 알고 보면 밀가루, 버터 덩어리죠. 사실 알고 먹으면 부담되는 게 한둘이 아닐 겁니다. 그렇게 따지면 우리가 먹는 수프나 하이라이스, 데미그라스 소스도 밀가루와 버터로 만든 '루'가 들어갈 테니 말입니다. 그래도 무사카는 바닥에 다진 소고기와 가지가 들어서 맥주 안주로 잘 어울리더군요.

 

 

어느새 그리스에서의 마지막 밤이 왔습니다. 열흘 동안 여행하면서 아무 탈 없이 와준 아이들이 고맙습니다. 무엇보다도 건강하고 안전한 여행이 될 수 있음이 감사했죠. 그렇게 축배를 들고 술기운에 잠이 들었습니다.

 

 

9일 차 아침 플라카 지구, 그리스 아테네

 

식구들이 곤히 자는 이른 아침. 저는 홀로 숙소를 빠져나와 거리를 스케치해봅니다. 이날은 일요일이라 한산한 모습. 플라카 지구 뒷골목의 소소한 풍경에 홀려 마음 가는 대로 걷다 보니 어느새 대로변입니다. 

 

 

길 건너편에는 하드리안의 문이 보입니다.

 

 

차로에 전선이 있는 걸 보아 이곳에 전차가 다니는 모양입니다.

 

 

 

하드리안의 문

 

하드리안의 문은 옛 로마인과 그리스인들이 사는 마을을 구분하기 위한 경계선이라고 합니다. 제가 선 곳은 로마인이 사는 구역이고요.

 

 

반대편인 이곳은 옛 그리스 마을이었을 것입니다.

 

 

제우스 신전

 

그리고 제 뒤쪽은 그리스 최대의 신전인 제우스 신전이 떡 하니 있습니다.

 

 

제우스 신전은 기원전 6세기에 공사를 시작했다가 자금 부족으로 중단한 것을 로마 황제 하드리안누스가 완성시켰다고 합니다. 당시 로마 황제가 그리스 문화에 지대한 관심이 있었던 만큼 로마인의 삶 곳곳에 그리스 문화의 흔적이 침투했다고 하죠. 제우스 신전이 가진 독특한 건축 양식은 유럽 문화의 초석이 되는 상징과도 같은 존재인데요. 어쩌면 지금 우리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 뿌리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인류 문명의 발상지라 불리는 아테네 문화와 신전의 건축양식이 탁월했고 아름다웠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신전은 고트족의 침입으로 파괴되면서 현재는 85개의 돌기둥 중 15개만 남게 되었습니다. 복원하려고 해도 복원하기가 매우 어려운 지경에 이른 것이죠.

 

 

여기서 잠시 쉬었다 가는데 알 수 없는 벌레가 짝짓기 중입니다. 셋이 삼각관계였던 걸까요? ㅎㅎ

 

 

우리나라도 옛 성터가 남아 있듯이 이곳도 비슷한 돌담이 길가로 이어집니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던 중 눈에 띄는 동상이 있어서 살피는데.

 

 

멜레나 메르쿠리 여사의 동상

 

저는 분명 처음 보는 동상인데 처음 보는 느낌이 아닌 이 느낌. 기억을 되짚어보니 아하 꽃보다할배 그리스 편에 나온 그 여배우 동상이었습니다. 이름은 멜레나 메르쿠리. 1965년을 전후로 데뷔한 꽃보다할배들보다 선배격인 그리스 당대 최고의 여배우라 하죠. 그녀의 조각상 앞에서 할배들은 추억을 회상합니다. 이순재씨는 "그 아주머니는 봐야 한다. 우리로 따지면 문화부 장관도 한 여자다."라고 했고, 박근형씨는 "우리 젊었을 땐 아주 멋진 여자로 유명했다."고 덧붙였지요. 저를 비롯해 연극학도가 아닌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평범한 동상에 지나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그리스에서는 제법 유명인사였거나 위인이었을 것이라는 추측만 할 뿐이겠지요.

 

 

아테네의 버스 정류장입니다. 파란색층버스가 그리스다운 색채를 뽐내는데요. 버스 정류소 간판에 가려 잘 보이지는 않지만, 파란 옷을 입은 금발 머리 아가씨가 버스 티켓을 팔거나 체크합니다.

 

 

빨간 이층버스는 노란색 상의를 입은 아가씨가 티켓을 판매하는군요. 아가씨와 운전사가 한 조가 되어 버스를 운행하는 시스템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 모습을 보고 있자니 1980년대 한국의 버스 시스템이 떠오릅니다. 어릴 적이라 희미하게만 기억나는데요. 뒷문에는 빵모자를 쓴 아가씨가 '오라이~오라이~'하며 티켓을 검사하거나 토큰을 받았던 것이 기억나죠.

 

 

시간은 흘러 흘러 오전 11시. 숙소 체크아웃을 하고 짐만 맡긴 채 점심을 먹으러 나왔습니다. 플라카 지구에는 다양한 레스토랑 및 타르베나가 있는데 그중 적당한 곳으로 들어갑니다.

 

 

레스토랑 정문은 이렇게 담쟁이덩굴로 운치 가득 뽐냅니다.

 

 

대부분 사람이 노처에서 식사하길 좋아해서 내부는 텅텅 비었습니다.

 

 

늘 두 테이블씩 차지하던 우리 일행이 이젠 한 테이블로 줄었습니다. 동생과 후배는 우리와 항공편이 달라서 먼저 공항으로 출발한 상황. 말레이시아로 돌아갔습니다. 남은 우리는 저녁 비행기라 여기서 좀 더 버티다 공항으로 향해야 합니다.

 

 

그리스를 여행하며 늘 우리의 아침을 반겼던 커피. 에스프레소 프레도를 주문하면 우리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비슷한 형태로 나옵니다.  

 

 

레스토랑 아저씨의 장난 ㅎㅎ, 뒤에 청년도 웃고 있었음을 사진 편집하면서 알았어요.

 

 

 

비프 스튜를 주문했던 것 같은데 쌀알 모양의 파스타 요리였습니다. 맛있어요. 고기도 부드럽고.

 

 

그릭 샐러드는 질려서 아르굴라(루꼴라) 샐러드를 주문했습니다. 치즈의 꼬릿함이 과해서 좀 그랬지만,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던 샐러드.

 

 

어제 먹고 오늘도 또 먹게 된 무사카. 그래도 한두 집 이상은 먹어봐야 무사카 좀 먹어봤다고 할 수 있으니 시켰는데..

 

 

간이 덜 돼 싱겁고 느끼하기만 한 무사카. 먹다가 남기고 말았습니다.

 

 

로스트 레몬 램을 주문했는데 이 음식은 그리스 여행 중 가장 실패한 오더가 되었습니다. 램이라고 하면, 보통은 양고기의 가장 맛있는 부위만 생각하기 쉬운데 이건 다리뼈가 붙은 부위였죠. 부위 때문인지 다 큰 양고기라서 그런지 냄새가 심합니다. 레몬 소스도 램의 꼬릿한 향이 스며들었는지 상큼하지가 않고.

 

 

그나마 고기 자체는 푹 익혀서 부드러운데 먹으면 먹을수록 향이 역해져서 몇 점 먹다가 남기고 말았습니다. 왜 이걸 선택했을까요? 저의 메뉴 선택은 좀처럼 실패하지 않는데 아무래도 사전 조사 없이 무작정 찍고 들어간 게 원인인 듯합니다.

 

 

아이들은 거의 안 먹어서 주문한 양이 많네요 

 

 

오더가 실패하면 꼭 옆집을 쳐다보게 되더라고요. 어젯밤 저곳에서 기로스를 포장해 맛있게 먹었는데 말입니다. 유난히 손님이 많아 맛집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다음 편은 그리스 아테네를 여행할 때 추천할 만한 사진 포인트를 소개할까 합니다. (다음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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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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